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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리지

[리지] 내가 세뇌 당하고 있는 시나리오 입니다만!? 2019-12-28


KPC : 리안 헤이즈

PC : 강지유



날씨도 좋은 주말입니다.
당신은 오늘 사랑스러운 연인인 헤이즈와 간만에 즐거운 데이트를 나왔습니다.
사실은 며칠 전에 그와 다툰 일이 있었거든요
어찌어찌 대강 화해를 하고, 그 기념으로 슬그머니 나온 데이트입니다.
그 때문일까요, 헤이즈가 이상하게 들떠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죠?
간간히 콧노래 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고...
뭔가 잘못 먹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강지유:(약을 의심해본다...)
그걸 지켜보던 당신은, 헤이즈를 보며
무언가를 말하고만 싶습니다.
기분이 간질간질한 게, 어쩐지......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요?"
그렇게 말하고만 싶습니다.
지금 당장 그렇게 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지유:오늘 약했...아니,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요? (평상시와 다를바없이 방긋웃어보였다.)
....
....
어?
잠깐만요, 이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황급히 입을 틀어막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요?!
이성 체크
강지유: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것을 말하는 순간에는 단 한 순간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말을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거부할 의지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당황스럽네요.
그런 당신의 앞에서, 헤이즈는 당신을 멀거니 쳐다봅니다.
헤이즈:...그, 원하면, 그러던가.
...
잘못 들은 건 아니죠?
그가 분명히 예스라고 대답했습니다.
헤이즈:...뭐해?
강지유:(무어라고 말해야할지, 입을 달싹이다가 회색의 옅은 속눈썹을 떨어보였다. 이런 사람이 아닌데, 망설임도 잠시 천천히 손을 뻗어 네 뺨을 감싸 본다.) 진짜죠?
헤이즈:(뺨을 감싸이자 입술이 잠시 씰룩거렸던 것도 같다. 미묘하게 이쪽도 당황한 표정. 약간이나마 굳어 있다는 것을 너라면 눈치 챌 만도 하다.)
하고 싶,다며.
(화해 기념이니까 뭐... 작게 중얼거린다.)
강지유:그럼 먼저 해주세요. (방긋 웃어보였다. 오늘따라 낯선 느낌이지만, 뭐 그러면 어떨까.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것이 아니였다.)
헤이즈:...
(그 웃음을 쳐다보다, 에라 모르겠다 하듯이 네 고개를 끌어와 입술을 부딪친다. 그야, 몇 초는 있었나 싶게 금세 떨어졌지만. 떨어진 표정이 약간 찡그리고 있었다.)
됐냐.
강지유:... (겨우? 라는 생각이 얼굴에 선하게 묻어난다. 이렇게 밖에 안해놓고 저 찡그림과 말은 무엇인지, 꽁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다 또다시 고개를 내려 네 입에 입을 맞췄다.)
헤이즈:(도로 다가오는 입술에 눈이 커진 채, 몸이 뒤로 물러나려다가 그 자리에 딱 멈춘다. 그러나 일순 피하려 했던 기색과는 다르게 거부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리저리 방황하던 손이 결국 네 팔을 붙잡고 입술이 다시 붙는다.)
얼떨결에 내뱉은 말이지만, 어쨌든 가볍게나마 뽀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풀린 걸까요?
마음 속 어딘가가 싱숭생숭하지만 어쨌든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짧은 뽀뽀가 끝나자 헤이즈가 한 발 물러나 원래 가려던 방향을 돌아봅니다.
헤이즈:...해 지겠네.
그곳은 데이트를 위해 일부러 찾아온, 거대한 시가지입니다.
해가 지다니, 아직 한참은 더 남았지만요.
아무튼 데이트를 나왔으면 데이트를 해야겠지요.
눈앞에 펼쳐진 넓은 시가지에는 갈 곳도, 할 것도 많습니다.
이렇게나 넓은데, 어디부터 가보는 게 좋을까요.
강지유:(엄청 넓네...)
헤이즈:어디부터 갈래. 네가 골라.
강지유:도서관은, 어떱니까?
헤이즈:..놀자고 나와서 도서관 가자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거다.
(툴툴거리면서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도서관에 들어가자, 조용하고 정숙된 분위기에서 팔랑팔랑 넘기는 책장 소리만이 들려옵니다.
다양하고 엄청난 양의 수천 가지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는 거대한 도서관입니다.
마침 빈자리도 넉넉하네요.
마주보고 앉거나, 옆자리에 앉거나, 마음대로 앉을 수 있겠습니다.
강지유:그냥, 좋지 않습니까. (빼곡하게 늘어선 책들에 기분이 좋아져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본가의 서재가 이랬는데, 천천히 네 손끝을 잡고 책장사이로 너를 이끌었다. 드문드문 빛조차 닿지 않는 그늘진 공간이 이어지고 인적이 드물어질쯤 멈춰선다.)
헤이즈:좋기도 하겠네.
(그러나 더는 군말 없이 손끝을 걸어 잡은 채 서가 사이를 따라 걷는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책의 제목들을 훑어보다가 뚜벅거리는 구두 소리가 멈추자 같이 우뚝 멈춘다.)
강지유:그럼 다음엔 러브호텔이라도 갈까요? (장소가 탐탁치 않은지 퉁명한 대꾸에 반쯤 장난스럽게 권했다. 물론 반은 진담이였지만. 손끝만이 겨우이어져있던 손을 맞잡고 너를 책장쪽으로 밀어기대게했다. 숨결이 닿을듯 가까히 마주서며 소곤소곤 말을 이었다.) 한번쯤 이런거 해보고 싶었어요.
헤이즈:(밀려서, 책장에 등이 닿는다. 입가에 비웃음 같은 미소가 걸렸다. 비록 그것이 진심은 아니었더라도, 그렇게 보였을 터다.)
하루를 고작 그걸로 흘려보내겠다고. 그것도 바로 어제 화해한 사람들이?
(말하다가 거리가 너무 가깝다 싶은 생각이 들자 숨을 조용히 들이킨다.)
이런 게 뭔데.
1d40 굴려주세요.
강지유:
rolling 1d40
(
20
)
=
20
무엇을 의도했던가요?
그 순간 한 가지 욕망이 당신의 머릿속 가득히 밀어닥칩니다.
"차라리 나를 바보로 만들어줄래? 눈물의 뜻이 뭔지, 거짓의 뜻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 줄래요." 라고, 지금 당장 그를 향해 아련하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강지유:(진심인가 나자신...)
liter (GM):(힘...)
강지유:운명적인 사랑, 같은거요? (어느 영화의 클리셰처럼 도서관에서 처음만난 남녀가 책위로 손을 겹치고 눈을 맞추는 그런, 클래식. 믈론 곧 맞은편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와르르 무너질 정도로 거칠게 몸싸움을 하는 느와르 물이 될것 같았지만 애써 웃음지어보였다.) 차라리, 저를 바보로 만들어 줄래요? 눈물의 뜻이 뭔지, 거짓의 뜻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 줄래요?
헤이즈:..................뭐?
(말을 듣고 한참을 멍때렸다.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저게 지금 뭐라 한 거지? 오만상으로 일그러지려는 표정을 간신히 억누르고(그래도 채 지우지 못한 부분이 복잡미묘하게 남아있을 것이었다...), 곧장 네 어깨를 잡아 밀어냈다.)
뭔 헛소리야, 어디서 책이라도 잘못 집어먹었냐?
강지유:.. 아무것도 아니예요. (순순히 어깨를 밀리며 입을 다물었다. 오늘 약을 집어먹은건 저자신이 아닐까. 아니면 먹어야할 약을 안먹었다던지.)
내가 미친 걸까요, 도저히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입밖으로 내버렸어요.
싸한 공기가 둘 사이를 채웁니다.
아직도 입밖으로 내뱉은 말이 머릿속에서 울리는 듯해요.
이 상황을 견딜 수 있나요?
이성 체크
강지유: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70
판정결과:실패
이성 -1
이어서 정신력 판정
강지유: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72
판정결과:실패
도저히 이 상황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견딜 수 없어져서...
{자괴감} 너무 너무 부끄러워! 무슨 짓을 한 거야!! 1d10분 동안 부끄러움에 자괴감이 들어 아무것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진정하게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liter (GM):
rolling 1d10
(
4
)
=
4
4분간 자괴감에 빠집니다.
헤이즈:...야, 너 오늘 괜찮냐?
강지유:음, 아마도... (언제나 왁스로 깔끔하게 반쯤 넘긴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크게 흐트러지지는 않았지만, 머뭇거리는 손끝이 그의 상태를 보여주는듯 했다.)
헤이즈:(심각하게 쳐다본다. 이거 전에도 이런 식으로 맛이 갔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또 그때처럼 되는 건 아닌지 문득 불안해져서, 일단 널 끌고 구석진 자리로 가 의자에 앉혔다. 그런데, 뭐라 말해야 할지를 몰라 시선이 이리저리 샌다.)
진정될 때까지 있어. 잠깐 나는... 그, 갔다 올 테니까.
(해놓곤 메고 있던 가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는다.)
강지유:(어디를, 다녀올건지 묻고싶었지만 결국 묻지 않았다. 제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이상했으니까. 네가 내려둔 가방에서부터 네쪽으로 지긋이 시선을 옮겼다가 미미하게 미소 지어주었다. 얌전히 기다리겠다는 투였지.)
헤이즈:소리...는 지르면 안 되고.
(마치 어린애한테라도 말하듯 주의를 주고는 곧장 뒤돌아 서가 사이로 사라진다. 가면서 제 몸집에 숨겨 무언가를 가져가는 모습을 넌 보았을까. 그렇게 빠르게 자리를 비우고, 결국 이곳엔 너만이 남았다.)
강지유:(덩그러니...)
몇 분이 지났을까,
머지 않아 헤이즈는 다시 당신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남겨져 있었기 때문일까요?
돌아온 헤이즈를 마주하자 가슴 한편에서 찌잉, 하고 울리는 기분이 듭니다.
그 자신도 진정을 했는지, 헤이즈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가방을 들고는 당신 앞에 섭니다.
헤이즈:...계속 여기 있을거야?
강지유:.. 어디다녀왔어요? (계속 여기 있을수는 없다. 나름 데이트 이긴했으니까. 제 대답과는 별개로 이미 가방부터들고있는 네 모습에 선택권이 없기도 했다. 네 물음에는 고개를 저어보이며 천천히 자리에서 멀끔하게 일어서보인다.)
헤이즈:뭐, 그냥 온 김에.. (약간 늘어지는 말.) 찾던 책이 있는지 물어보고 왔는데, 없대서 그냥 왔어.
(아무래도 이곳에 계속 있다가는 방금 전 일이 계속 떠오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장소에서. 분명 이곳의 나쁜 공기(?)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일단 나가자.
강지유:...(고개를 끄덕이며 슬며시 네 손끝을 잡았다. 다음은 어딜가야할지, 아니 어느곳을 가도 제 상태가 계속 이 모양이라면. 입술을 작게 짓씹었다. 차라리 영화관에가면 이럴 일이 없지 않을까?) 가고 싶은곳은 있어요?
헤이즈:(손을 끌다시피 해 도서관을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면... 적어도 그런 걸 할 정신도 없는 쪽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자 보이는 건 방탈출 카페와 vr카페, 영화관, 노래방 정도일까.)
어디든 나쁘진 않은데. ...영화관 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곳.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되니 적격이겠다.)
강지유:좋아요. (클래식한 로맨스는 아니여도 로맨스는 맞는것같다. 뒤에 코미디나 스릴러가 붙어야할것 같지만. 또 이런일이 일어나겠어, 네 손을 꾸욱잡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끔찍했던 일을 잊기 위해 발을 옮겨 영화관으로 향합니다.
그곳이라면 괜찮겠죠. 지금쯤이면 영화도 성수기가 다가오니 볼 만한 영화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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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유:
rolling 1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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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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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관을 향해 다가가는데, 문득 앞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딱히 아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갑자기 울고 싶습니다.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헤이즈를 끌어안고, 저 사람에게 "죄송합니다...어머니. 이 사람을 포기할수는 없어요. 이 사람이 없으면...

내가 죽어요...이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살아 있는게 아니에요..."를 말하고 싶습니다.
강지유:(그 지나가던 사람 앞에 헤이즈를 당당히 끌고가 꼬옥 안았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이사람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이사람이 없으면 내가 죽어요, 이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살아있는게 아니예요.
당신의 뜨거운 눈빛을 받은 그 행인은,
당신의 말을 듣자마자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뭐야, 미친 사람인가봐;" 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
이럴수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그새를 못 참고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성 체크.
강지유: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당...)
헤이즈:....너
(뭐야 이게. 목소리도 안 나올 정도로 불쾌감과 어이없음과 당혹감이 밀려들어 뭐라 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쳐다본다.)
강지유:(왜 이사람이 내사람이다! 말하질 못해! 도망치듯 네 손을 잡고 영화관 화장실로 도망쳤다. 세면대에 너를 두고 맨끝칸에 틀어 박혔다.)
헤이즈:(어벙하게 뜬 채 영화관으로 끌려가 세면대에 버려졌다...)
(가만히 서 있다가, 어쨌든 뭐라도 해야 하나 싶어 끝 칸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두어 번 노크를 했다. ...똑똑.)
강지유:(똑똑...)
헤이즈:진짜 오늘 왜 그러는데? (진심이 담긴 물음이다.)
강지유:나도 모르겠습니다.
헤이즈:아침에 기분이 안 좋았어?
강지유:그것도, 아니였는데... (한숨을 푹쉬며 마른 세수를 했다.)
헤이즈:그............... (막막)
일단 나와봐.
강지유:(달칵하고 문을 열었다. 조금은 수척해보이는 얼굴의 그가 너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다.)
문을 연 순간, 문에 닿았던 쪽의 손목이 따끔거려옵니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칸막이를 사이에 둔 채, 헤이즈는 당신을 가만히 쳐다봅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던 사람이 마지막 칸의 광경을 보고는 뒷걸음질 쳐 화장실에서 나갑니다.
아무래도 이곳에는 당신과 그 뿐인 것 같습니다.
헤이즈:(끼익. 문을 밀어 연 채로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쳐다본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찾기라도 하는 눈이지만, 뭔가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제 일로 스트레스라도 받았냐. (그렇대도 이렇게까지 될 일인가. 일단 손을 뻗어 어색하게 네 머리를 매만진다.)
강지유:(활자가 적힌 책처럼 나를 읽어낼듯이, 두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본다. 네 서투른 위로에 네 손을 덮으며 제 뺨위로 천천히 끌어내렸다. 고개를 기울여 작게 부비고는 네 어깨위로 이마를 기대며 어리광이라도 부려봐.) 그렇다면 어쩔겁니까.
헤이즈:(정말 그것 때문인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손에 닿은 뺨을 만지작거리며 내는 목소리가, 정말 미안한지 가라앉아 있다.)
그런 거면 진짜 미안해지잖아...
강지유:(바보인가... 아, 바보였지. 실없는 생각을 하며 이 틈을 타 네 허리맡으로 손을 옮겼다. 척추를 손에 그리듯 쓸어내리며 어느새 웃음짓고있는 제 상태를 네게 들키지 않도록 조금 더 깊숙히 고개를 묻고는 조금 침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위로라도 해줄겁니까?
헤이즈:..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
(제 몸을 쓰는 이 손짓... 조금 휘말리고 있는 것 같은데. 하지만 정말 어제 일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라면 아무래도 증상이 없는 사람 쪽이 미안해지는 법이다. 못마땅하긴 하지만.)
강지유:도망치지마세요. (오늘 얼마나 더 이런일이 반복될지는 모르겠지만, 싱긋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이 쪽팔림을 자신만 겪을수는 없었으니까, 절대 너를 도망치게 할수는 없었다.)
헤이즈:뭐.... (표정이 이상하게 변한다.)
그건 여기서 더 할거란 소리냐?
강지유:글세요. (도망갈거예요? 슬쩍 묻는 목소리가 산뜻하다. 이왕 영화관에 오긴 왔으니 무라도 썰어야했다. 네 허리에 힘을주어 이끌며 화장실 밖으로 나선다.)
헤이즈:...최대한 노력해볼 순 있는데.
(말끝 흐리며 머뭇거리다가 끄는 대로 화장실 밖으로 나간다. ...괜찮겠지?)
영화관은 매표소며 매표소 앞이며, 영화를 예매하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한창입니다.
기계로 예매하는 최신식 예매 시스템도 있네요.
영화는 요즘 절찬리에 개봉중인 히어로 액션 영화, 애절한 로맨스 영화, 요절복통 코미디 영화, 으스스한 공포영화, 인기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골라 예매를 합시다.
강지유:흠...(이건 어떠냐는듯이 손을 뻗어 으스스한 공포영화를 골라본다.)
헤이즈:..공포?
뭐, 그래. (하곤 시간표를 본다.)
행운 판정
강지유:
행운
기준치:40/20/8
굴림:24
판정결과:보통 성공
럭키!
고른 영화가 마침 10분 뒤에 시작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자리도 괜찮아 보여요.
예매를 하고 들어갈까요?
강지유:(예매한다)
표를 예매하고, 맞는 관을 찾아 들어갑니다.
헤이즈:(아니 잠깐만 뭔가 살까?)
강지유:(우리둘 말고 뭐가 필요하냐는 얼굴)
헤이즈:(왠지 오싹)
강지유:(윙크..)
자리에 앉으니, 머지 않아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됩니다.
원하신다면 추가bgm
영화 제목은 <에나벨 2>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름 끼치는 효과음과 긴장감 가득한 카메라 워킹,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유령, 악마들의 등장에 관객들이 놀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튀어나옵니다.
헤이즈:(같이 깜짝 놀라 약간 튀어올랐다가 아무 일 없이 앉음)
강지유:(헤이즈봄)
헤이즈:(모른척..)
강지유:(안봄...)
헤이즈:(그래도 아까의 지유보단 훨씬 낫다 스스로 위안하며)
강지유:(뭐?)
헤이즈:(외면...)
영화가 끝나고, 역시나 으스스한 음악과 함께 영화관에 불이 켜집니다.
다행히 영화는 성공적으로, 아무 일 없이 본 것 같아요.
강지유:(조용히 한숨쉼...)
헤이즈:(함께 출구로 걸어 나가며 슬쩍 살핀다.)
원하던 대로였어?
강지유:어떤게요...?
헤이즈:영화. 네가 고른 거였잖아.
강지유:글세요, 모른척 손이라도 한번 잡아줬어야 했는데, 그건 불만이네요.
헤이즈:...봤냐?
강지유:무엇을요? (싱긋)
헤이즈:...아냐.
1d40굴려주세요.
강지유:
rolling 1d40
(
3
)
=
3
모른 척 눈을 피하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을까요.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그것.
"..너 타락천사 루시퍼 아냐?" "...타락천사 루시퍼가...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심판대에 섰을때....
왜 그런짓을 했습니까? 라는 심판관의 질문에.....뭐라고 답했는지 아냐?"
"사랑해서 그랬어요."
“...나는 널 사랑해, 헤이즈.”
그래요, 이것을 말하며 그의 손에 입을 맞추고 싶습니다.
강지유:(진심이야 나자신? 너 왜그래? 너 그런애 아니였잖아?)
(나다운게뭔데...!)
헤이즈:(내면에서 전쟁 일어나는줄 전혀 모르는 중)
강지유:타락천사 루시퍼 아십니까. (진지한 어투였다. 영화관에서 나오다가 우뚝선채로, 말을 이었다.) 그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심판대 위에 섰을때... 왜, 그런짓을 했습니까? 하는 심판관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죠. (네 손을 슬쩍 그러쥐며 제쪽으로 끌어왔다. 느릿하게 내려서는 상체, 제 입가로 네 손을끌어와 낮게 속삭였다. 사랑해서, 그랬어요.) 사랑합니다, 헤이즈. (결국 입술이 내려앉고, 네 손등위로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진다.)
이성 체크
강지유: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3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사뭇 진지하다.)
헤이즈:(무슨 말을 하는건지 불안감에 가득 차서 보고 있자니, 이어지는 말에 점점 얼굴이 창백해진다. 설마. 설마. 손이 끌려갈 즈음엔 몸 주변에 돋친 가시들이 보였을지도. 그리고 손등 위에 입술이 닿은지 정확히 1초 후,)
진짜 미쳤냐?!
(왈칵 소리를 지르며 본능적으로 손을 빼서 제 손으로 감싸쥐고 말도 안 된다는 눈으로 경계 가득한 눈으로 널 쳐다보았다. 어느새 뒤로 잔뜩 물러나 있다...)
아무래도 충격이 컸을까요.
기껏 괜찮아졌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정도로 성공적인 영화관 데이트였는데!
반쯤 패닉에 빠진 헤이즈는 출구 앞을 이리저리 서성이고, 뒤를 돌아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당신에게 가방을 떠맏기곤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납니다.
헤이즈:나.. 나 잠깐 화장실좀.
강지유:도망치지 않기로 했잖아요.
금방 올게, 잠깐만, 하고 멀어지는 모습이 여간 급해 보이지가 않아요.
그렇게 당신은 가방을 껴안은 채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강지유:(... 가방 만지작)
뒤늦게라도 부끄러움이 몰려오나요?
아니면 이미 아무렇지도 않아졌나요?
강지유:(조금은...)
(역시 부끄럽다.)
(가방에 머리박음)
정신력 판정.
뽀록: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36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러나 부끄러움은 곧 잦아들었습니다.
이제 뭔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사랑은 원래 이렇게 속삭이는 거 아니던가?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곧 화장실에 갔다온다던 헤이즈가 돌아옵니다.
화가 난 건지 혼란스러운 건진 몰라도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왠지 박력 있네요.
그를 보는 순간 다시 심장이 두근대며 뛰기 시작합니다.
헤이즈:...줘. (가방을 가리킨다.)
강지유:뭐가 들어있는거예요? (슬쩍 고개를 들어 물었다.)
헤이즈:몰라도 돼. 별 거 아냐. (하며 가방을 당겨 가져와, 빠른 속도로 책으로 보이는 것을 가방 안에 쑤셔박고 가방을 닫는다.)
(가방을 메곤 곧장 네 손을 잡아 영화관 바깥으로 향한다.) 다른 데 가자. 여기도 안되겠네.
강지유:이럴겁니까? (평소와같은 퉁명스러운 말투에 다시 물을수밖에 없었다. 오늘 나와 데이트를 나온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 또는 만남 같은것이 있는것인지. 제정신이 아닌 자신과 마찬가지로 너또한 산만해보인다.)
헤이즈:(우뚝 선다.) 내가 뭘?
(멋진 데이트가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이 계속 틀어져서 기분이 좋지 않은 것뿐이었다. 그 이유가... 자신한테 있든, 너한테 있든. 때문에 다시 퉁명스럽게 대답이 튀어나간다.)
강지유:(이런 분위기에서 어느곳을 가야할까, 분명 자신이 이상하긴했지만 그렇다고해서 네게 사랑을 말하는것조차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것은 아니였다. 이조차 제가 이상해졌기때문인지, 아니면... 기분이 축처지고 만다. 꼭 병에 걸린 사람같지않은가, 갑자기 슬펐다 행복했다 아련했다. 자신이 아무리 그 수국이라곤 하지만 이건 아니였다. 다음 데이트는 병원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일단 밖으로 나가죠.
헤이즈:...
바깥으로 나오면, 서서히 저녁으로 접어드는지 주변이 점차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자, 이제 어디를 가야 할까요?
강지유:(이렇게 밝기조절을 하나...?)
(귓가를 스치는 노래에 왠지 즐겁게 산책이라도 가야할것같은 기분이든다...)
liter (GM):(극과 극을 달려드릴 수 있다는 몸짓....)
강지유:(계속이러면 러브호텔 갈거라는 발걸음...)
liter (GM):
(계속 이러면...)
1d15 굴려주세요.
강지유:(앗)
(이씌)
liter (GM):(히죽...)
강지유:
rolling 1d15
(
5
)
=
5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황혼이 지는 저녁, 어쩐지 싸늘한 헤이즈와의 공기.
울기 딱 좋은 분위기 아니겠어요?
그래서인지, 헤이즈를 끌어안고 “나만 제일 사랑해주는 애예요......그리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애란 말이에요........”
라고 말하며 길거리 한복판에서 펑펑 울고 싶습니다.
강지유:(진짜 죽을병에라도 걸렸나. 갑자기 울고싶어졌다. 이렇게 상황분간 못하고 제 감정에 솔직해지는 사람은 아니였는데, 그만 울고말았다. 그것도 펑펑. 울음을 삼키느라 꾹 눌려진 목이 막혀오고 그 밑으로 내뱉어야할 말들마저 눌러져 턱까지 얼얼했다. 뺨위를 타고 흐르는 눈물과 감정의 무개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헤이즈:??????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널 보고 눈에 띄게 당황했다. 왜? 정말 왜? 내가 오늘 하루 동안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가? 방금 내가 한 말이 어딘가 크게 잘못됐나? 아니면 또 그 증상.. 아니, 그런데 그 증상이 이렇게 우는 증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난잡하게 뒤섞인다.)
ㅇ..왜 울어...?! ..야, 뭔데? 내가 뭐라고 했냐 또?
강지유:나만 제일 사랑해주는 애예요... 그리고 내가 제일 사랑해주는 애예요... (너를 제 품안가득 꼬옥 안으며 말했다. 네 어깨위로 눈물이 뚝뚝떨어져 옷감을 적시고, 그의 손은 너를 놔주지 않는다. 억눌러왔던 감정은 입이 열리며 툭 바닥에 떨어지듯 쏟아져내렸다. 달래주지않으면 이대로 안긴체 질질끌려갈 기세였다.)
헤이즈:뭐....
(듣는 순간 직감했다. '그거'구나. 그런데 동시에 생긴 약간의 의문. ...말투가 좀 그래서 그렇지, 어쩌면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이상행동들이 혹시 네 진심에서 나온 건 아닐까? 그러니까 지금, 이 이상한 말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미안함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만약 정말 그런 거였다면 아까처럼 굴 것이 아니라 차라리 떨떠름하게라도 고맙다고 하는 게 맞았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자신을 안은 네 등을 끌어안아 토닥인다. 두드리는 손길이 영 어색하다.)
그 순간, 손목이 욱신거립니다.
아까 화장실에서 따끔거렸던 바로 그 위치입니다.
강지유:(눈물에 울렁이다가도 계속되는 통증에 고개를 들고 몸을빼며 손목을 확인 할 수 밖에 없었다.)
손목을 확인하자, 엄지 손톱보다 좀 더 큰 크기의 검은 양 문양이 그곳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헤이즈:(뭘 보는 건지 가만 바라본다.)
강지유:(양,,,?)
헤이즈:왜?
강지유:이게 왜, 이런곳에 있지? (슬쩍 문질러본다.)
문질러봐도 닦이거나 밀리지는 않습니다.
헤이즈:뭔데, 이게?
강지유:모르겠습니다...
헤이즈:...염소, 아니, 양인가?
..문신 했었어?
강지유:...전혀. (제몸의 문신은 등의 수국들이면 충분했다. 병에 걸려 반점이 나타났나, 그러기엔 너무 뚜렷한 모양이였다.)
헤이즈:(골똘히 고민해보지만 역시 모르겠다. 그래도 본인이 하지 않은 거라고 하니,)
...내일 가서 지우자.
(네 손목 잡고 양 문양 위를 쓸어본다.)
강지유:(지워지는 범주에 있긴 한건지... 오늘 하루가 너무 고단해서 연신 마른세수를 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선명한 감정들과는 거리가 먼 자신이였기에, 이 상황자체가 끔찍하게 피곤했다.)
헤이즈:(그제야 좀 진정된 너를 조용히 바라보다 울음 때문에 붉어 보이는 눈가를 가볍게 쓸었다.)
괜찮냐. 좀 쉴 수 있는 데로 갈까.
강지유:(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정에도 스위치가 있다면 확내려버릴텐데,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제 옆에있는 너만해도 곧잘 화를 냈기에 그저 그런 네가 신기해질 따름이였다.)
헤이즈:(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던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널 쳐다보다, 손을 온전히 그러잡고는 조금 앞서서 걸었다. 그렇게나 몰려 있을 정도였나. 머릿속이 복잡하긴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겠지.)
저녁 먹자. 배 안 고프냐. 오늘은 내가 쏜다.
강지유:제일 비싼거로 시켜야겠네요.
(흘긋 웃는 모습이 꽤 천진난만하다.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에 이런 일이 이러나게 될줄이야. 물론 오늘같은 날이 아니더라도 이런 격한 감정 변화는 사양이였지만. 아쉬웠다. 지금의 시간이)
손을 맞잡고 레스토랑에 들어섭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경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여러 가지 맛 좋은 음식들이 구비되어 있어,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퍼집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자 직원이 메뉴판을 건넵니다.
헤이즈:뭐... 제일 비싼 거 다 시켜도 되겠는데?
강지유:그럼 다음번을 기대하죠. (오차피 어딜가서 뭘시켜도 그다지 부담되는 가격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했다. 둘다 나름 잘사는 사람이였으니까. 또 자신의 감정이 도지면 먹던것도 채할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지만, 일단 메뉴판을 들고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헤이즈:다음번엔 아예 최상급 호텔이라도 가자고 하게 생겼네.
(그래도 별 상관 없다는 듯 중얼거리며 가장 비싼 돈가스 정식을 가리킨다.)
전 이거 하나.
강지유:스카이 라운지로 부탁해요. (선상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곳이라서 그런지, 무어라 형용해야할진 모르겠지만 고작 돈가스를 시키는것이 우스워 같은것으로 달라고 했다. 어차피 뭘시키건 오늘은 적당히 시키고 서둘러 나와도 아쉽지 않을 음식이 좋았다.)
헤이즈:(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바라봤으나 안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메뉴판을 들고 돌아가는 직원의 뒷모습을 보다가 다시 눈을 돌려왔다. 이건 뭐 데이트할 장소를 잘못 고른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해외여행이라도 가야겠네. 어디 가고 싶은데.
강지유:글세요, 따뜻한곳이 좋겠습니다. 바다구경도 할 수 있는곳으로 말입니다. (꼭이러고 있으니 더이상 데이트의 설렘도 사랑도 남지않은 결혼 11년차 부부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거 치곤 오늘 하루종일 사랑을 외쳤지만, 그저 이 분위기가 서로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기분이였다.)
헤이즈:따뜻한 곳에 바다라. 괌이나 푸켓 같은 데?
(피식 웃으며 물을 벌컥 들이킨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목이 탈 만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좀 괜찮으니까, 계속 이런 식으로만 돼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집에 갈 때는 썩 괜찮은 기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1d40 굴려주세요.
강지유:
rolling 1d40
(
8
)
=
8
liter (GM):....한 번만 다시 던져봅시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강지유:(뭐길레)
liter (GM):(중2병)
강지유:
rolling 1d40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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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타락천사는 중2병 수준도 아니였나 보군...)
liter (GM):(헤죽..)
강지유:(불안...)
이러고 있으니 꼭 처음 만난 순간의 알콩달콩한 사랑의 감정이 샘솟지는 않나요?
아니, 그런 게 있었던가?
그런 건 상관습니다.
이 순간 헤이즈의 손을 꼭 잡고 "포카칩보다 새우깡보다 오징어땅콩보다 네가 더 좋다."를 진지하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강지유:(진심이냐는 얼굴)
(전봇대에 머리박고 사랑에 빠져놓고 그런게 도대체 어디있는지 갑작스레 날조된 추억에 의문이 들었지만 헤이즈의 손을 일단 잡았다. 돈가스가 찍힌 포크가 들린손이였다. 식기위로 질척한 돈가스소스가 흐르고) 포카칩보다 새우깡보다 오징어 땅콩보다 네가 더 좋습니다.
헤이즈:.... (할 말 잃어버리며)
(돈가스 소스가 접시 위로 툭, 떨어졌다.)
(하지만... 그래, 하지만.... 겨우 잡아놓은 제정신 같은 데이트를 이렇게 놓칠 수는 없잖아.)
...어, 그, 고마워.
강지유:(순간 헤이즈의 정신머리를 의심했다.)
헤이즈:(필사적인편)
뽀록:헤이즈 산치체크 해주세요
liter (GM):미쳣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록:아닌데요
(철쭉
liter (GM):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뽀록:
liter (GM):제정신인걸로
뽀록:제정신으로
저말을
헤이즈 아니죠
liter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록:클론이죠
liter (GM):헤이즈도 지금 되게 필사적이거든요
지유 우는 것까지 봐버려서 엄청 머릿속 밍밍한 상태거든요
뽀록:헤이즈/새우깡에 필사적인편
liter (GM):아니 그거 말고 ㅋ ㅋ ㅋ ㅋ ㅋㅋㅋ
뽀록:강꺠비야
그렇다고
치지만
헤이즈는
헤이즈:(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표정이 썩 고마워 보이지는 않는다.)
liter (GM):빼먹었습니다
뽀록:정신머리를요...?
liter (GM):아니좀 ㅋ ㅋ ㅋ ㅋㅋㅋ
뽀록:우리애가
이럴리없는데
이단이다...!!!!
liter (GM):지금 헤이즈 표정 썩어잇는데
자꾸 그러시면 한 번 더 시켜
뽀록:시켜보세요
liter (GM):?
뽀록:시ㅕ보시란 말입니다!!!!!
liter (GM):
1d40 굴리세요
뽀록: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강지유:
rolling 1d40
(
23
)
=
23
그가 고맙다고 하니 하나 정도 더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하여
“천국에서 떨어질때 봄은 싫은데 피는 꽃이 좋아. 여름은 싫은데 내리는 비가 좋아. 가을은 싫은데 단풍이 좋아. 겨울은 싫은데 눈이 좋아. 이 세상은 싫은데 니가 너무 좋다.”를 가만히 턱을 괴고, 헤이즈와 눈을 마주치며 그윽하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강지유:(돈가스 소스가 떨어지는것을 지긋이보며 턱을 괴었다. 식당안에 사람들이 많았기에 오히려 역설적이지만 단둘이 이 자리에 고립된것만 같았다. 시끄러운 말소리들이 레스토랑의 배경음과 동화되며 둘이 어떠한것을 나누건 그누구도 신경쓸것같지 않았다. 영화와 같이 연출된듯한 시간이 흐르고 입이 열리며) 천국에서 떨어질때 봄은 싫은데, 피는 꽃이 좋습니다. 여름은 싫은데, 내리는 비가 좋고. 가을은 싫은데 단풍이 아름다우며, 겨울은 싫은데 눈으로 뒤덮힌 바깥이 좋습니다. ... 이세상은 싫은데, 당신이 너무, 좋습니다.
헤이즈:...................................
(도대체 무슨 시를 읊는가 했다.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런 쪽에 흥미를 가진 적은 없었으므로. 그런데 마지막 문장으로 알았다. 연달아 두 번이라니.)
미친 새끼.
(결국 입 밖으로 튀어나간 소리에도 정신이 없어서 남은 물이나 들이켰다. 왜 하필 오늘인가. 내가 또 무언가를 잘못했던가.)
........
(테이블 밑에서 가방을 뒤적이다 무언가를 몰래 꺼낸다. 안되겠다.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어딘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이것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면, 분명 이 상황을 뒤엎을 방법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드르륵, 의자를 끌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헤이즈:잠깐만.
(그 말 한 마디만 남겨두곤 휑하니 어딘가로 걸어간다.)
강지유:(또다시 홀로 남았다...)
또 혼자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매번 어딜 그렇게 가는 걸까요?
그가 사라진 방향을 지켜보지만, 평범하게 화장실을 간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매번 들고 가던 그건 뭐죠?
그때 눈앞에 그의 가방이 들어옵니다.
뒤져볼까요? 아니면, 장본인을 따라가볼까요. 가만히 있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강지유:(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너덜한 정신이였다.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의문이 들지 않는것은 아니였지만, 그 의문을 파해치고 또다시 의문을 만들며 합리적으로 추론하기까지의 고통조차 인내할수없는, 하고싶지않은 정신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멀리서 돌아오는 헤이즈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뜨거운 것에 데인 것 같은 아픔이 느껴집니다.
손목에서부터입니다.
강지유:(돈가스에 데였나, 화들짝놀라 제 손목을 잡았다. 이런게 평범한 문신일리가 없는데,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였지만 오늘 하루종일 혹사당한 정신이 생각하길 거부했다.)
문양이 어느새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크기로 커져 있습니다.
다행히 아픔은 또다시 금세 가셨지만...
문양은 커진 채로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헤이즈:(돌아와서 자리에 앉는다. 슬쩍 건너다보고)
..신경 쓰여서?
강지유:...아픕니다. (간단한말이였다. 너를 마주할때마다 아파지는걸까, 이게 내일도 내일모래도 지속된다면, 점점 더 커지는 문양과 통증이 반복된다면. 어떻게해야 하는거지?)
헤이즈:...아파? 언제부터?
강지유:언제인지 모를만큼, 훨씬 전부터.
헤이즈:..? 왜 말 안했어?
(인상 쓰며 팔 뻗어 네 손을 당겨온다.)
강지유:말하면 안아파집니까...? (네 손길에 순순히 이끌렸다. 내일 지우러가자고 하더니, 무언가 아는것이라도 있는걸까? 사실 내일이고뭐고 귀찮았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이런 수상한 문신이 제몸에 생겼는데도, 내내 신경쓰이긴 커녕 잊어버리고만 자신이 이상했지만, 그뿐이였다.)
헤이즈:그렇게 오랫동안 아픈 줄 알았으면 이때껏 돌아다니자고도 안 했어.
...일단 그건 지금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문양 만져보며) 지금도 아파?
강지유:아픔은 잠깐입니다.(애초에 계속 아팠다면 내가 이것의 존재를 이렇게 까먹었을리가 없었다, 물론 아프지 않더라도 계속 신경쓰였어야 정상이였지만, 오늘의 자신은 분명 정상이아니였기에. 이러다가 또다시 죽여달라고 애원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였다.)
헤이즈:그건 다행이네.
(그나마 짧게라니. 양 모양을 계속 들여다보며 한참을 고민했다. 그만둬야할까. 어째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데이트였는데,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만 있다. 여기에서 더 나빠지기 전에 그만두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손목을 잡은 채로, 문양을 내려다보고 있던 눈동자가 너를 향한다.)
강지유. 집에 가자.
강지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너에게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반쯤 내리깐 두눈이 피곤을 담고, 느릿하게 깜빡였다. 오늘 처음나왔을때는 어땠더라, 도서관까지만해도 나쁘지 않았던 기분이 든다. 정말 그랬는지는...)
헤이즈:(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고 네 손을 잡아 끌고 나온다. 계산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말없이. 레스토랑을 나오자 어느새 해가 저물어 밤에 들어가고 있었다.)
(잠시 돌아본다.)
많이 피곤하... 피곤해?
강지유:(차마 아니라고 할수는 없어서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다. 오늘하루는 돌이켜볼수록 너무 힘든 시간뿐이여서 애써 생각하길 그만두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억은 파편이되어 떠오르고, 오늘 네가 어땠을지 떠올리자 입밖으로 한숨을 내뱉을것만 같았다.)
헤이즈:...뭐,
(그야 그렇겠지. 답지 않은 모습을 한두 번도 아니고 도대체 몇 번을 본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아서 입만 벙긋거리다가, 몇 초 뒤에야 겨우 조그만 소리로)
...업힐라냐.
강지유:(무슨생각을 하는건지, 네게 업히면 매달려있는게 더 힘들거라는 생각이들어 피식웃어버렸다. 그러다가도 얼마나 걸어갈지 궁금해져서 고개를 끄덕여본다. 분명 반쯤 빈말로 내뱉었을텐데, 그런건 모른척 하기로 했다.)
헤이즈:(이래봬도 꽤 단련된 몸인데. 어쨌거나 그 자리에 너를 등지고 쪼그려 앉는다.) 빨리 엎어져.
강지유:(저렇게 쪼그려 앉아서 다시 일어설수는 있을지, 네 말에 엉거주춤하게 등위로 업혔다. 아주 어렸을때나 업혀봤지, 이 나이를 먹고도 이렇게 될줄은 몰랐지만 잠깐동안 더 모른척하기로 했다.)
헤이즈:(등 위로 묵직하게 얹힌 무게를 느끼곤 양 팔로 네 다리를 잡은 채 훌쩍 일어난다. 가볍게 던졌다 받아 자세를 고쳐 잡고는 발을 떼어 걷는다.)
존나 무겁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꽤 잘 걷고 있었다. 그대로 인도를 걸어, 시가지에서 점점 벗어났다. 점점 불빛이 줄어든다.)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오글거리는 말들이 피곤 속에서 점점 익숙해져갑니다.

오글거리는 말이든 뭐든, 이제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그저 이 몸만 맡기면 될 뿐입니다.
자꾸 비슷한 말을 내뱉다 보니 제법 익숙하네요.
이렇게 세뇌되어 가는 걸까요?
손목의 그림은 시큰시큰 아려옵니다.
하지만 아픔에도 익숙해져가는 탓인지, 그 아픔마저 조금은 즐겁게 느껴집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우리가 이렇게 가까워졌는데.
느릿하게 미소가 떠오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길고 길기만 합니다.

엔딩3 : 이젠 아무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