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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키퍼리스

우울을 집어삼키는 법 2023-08-13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2squ26

 

자체제작

 

PC 팔레나

 

 

메인

 

BGM

https://youtu.be/EZGgAaAdyLI

무겁게 내려앉은 어둠, 구름에 가려져 모습을 감춘 달빛.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 없는 하루입니다.
팔레나, 당신이 그 어떤 날보다 지독한 우울에 잠겨있단 것만 빼고요.


이유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혹은 누군가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새벽의 기운에 이끌려온 단순한 우울, 그 정도려나요.


착잡한 마음에 고개를 들면 탁자 위에 놓인-어젯밤 충동적으로 구매한 작은 상자형 오르골이 보입니다.
<여태껏 소홀했던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되도 않는 명목 아래
무언가에 홀린 듯 집어 들었던 오르골.
이런 경우를 바로 운명적 끌림이라고 하는 걸까요.


어제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한 채 저곳에 둔 기억이 납니다.
이참에 한 번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65 지능 (아이디어) (1D100<=65) > 22 > 成功

당신은 당시 판매상이 했던 말들을 정확히 떠올려냅니다.

 

판매상

...그래그래, 이 오르골은 일반 오르골이 아니지... 무려 사람의 불안을 태엽 삼아 돌아가는 오르골이란 말입세. 작동 방식은 간단해. 정 중앙에 있는 구멍에 숨을 불어넣으면 되는 일이야. 어때, 안색 어두워 보이는 자네, 제법 구미가 당기지 않나?

캐릭터 인장

팔레나

불행을 태엽 삼아서요...? (그거 저주 같잖아.)

밑져야 본전이랬나요,
이어지는 할머니의 화려한 언변에 속는 셈 치고 구매하긴 했으나
과연 그 말을 믿어도 될지 영 미심쩍습니다.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80 정신력 (1D100<=80) > 32 > 成功

가만히 탁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오르골을 작동시켜보고 싶단 호기심이 입니다.
그래도 기왕 사온 거, 한번 작동시켜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숨을 불어넣기 위해 상자를 집어 들면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오르골이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골동품 마니아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을 것 같네요.


중앙엔 숨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존재합니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잘못되면 경찰에 넘기고 고소해야지)
(중앙에 숨을 넣어본다.)

“후우.”


여러 생각을 품은 상태로 천천히 구멍 속에 숨을 불어넣으면
그 숨 한 모금에 온갖 불안과 우울이 씻겨 내려가듯,
놀랍도록 차분한 고요함이 방 안에 찾아옵니다.
마치 나의 우울을 대신 가져가 준 듯한, 그런...
잡음 하나 없이 맑은 소리,
느리지만 확실한 선율이 느껴지는 음악.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듣고 있자니
왜 여태껏 바보 같은 우울에 잠겨있었는지
의문을 갖게 할 만큼의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인 걸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음악에 그렇게 감동하는 편도 아니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아졌으니까 좋은 건가...
이거 진짜 괜찮은 거 맞나?

신기하다는 듯 오르골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시간은 새벽 두 시.
아침에 업무가 있다면 서둘러 잠자리에 드는 편이 좋겠네요.
아니면 이대로 오르골을 가지고 논다던가 할 수 있겠습니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어차피 약속은 점심시간 이후고...
올빼미족이 벌써 잠들다니 올족의 수치다.
이걸 갖고 뭘 해볼까... 구멍에 다른 거 넣으면 고장나려나.

그래요, 아직 밤은 길고 시간은 많아요.
조금 더 깨어있는다고 누가 뭐라 하겠어요?
오르골을 좀 더 손대봅시다.


당신은 서서히 손을 뻗어 다시금 오르골을 집어 듭니다.
분명 아까 내 모든 우울을 가져가 주었더랬죠.
앤틱한 디자인이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한 번만 더 숨을 넣어 연주해볼까...

캐릭터 인장

팔레나

어 음... 실험으로 딱 한 번만 더.
이거 계속 하면 마약처럼 하이해진다거나 그런 거 아니겠지, 설마.
잘 되면 중독은 될 것 같긴 한데... 불법은 아니니까...

“후우,”


이미 사용해본 전적이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요,
이번에 넣은 숨은 제법 힘이 들어갔습니다.
더 나은 감정을 기대하고 잔뜩 숨을 집어넣으면...
놀랍게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음. 진짜 평온한 상태로만 되돌려주는 정도구나.
...아니면 이거 일회용인가???

 

처음에 느꼈던 건 그저 기분탓이었던걸까,
괜스레 무기력함과 피로가 몰려듭니다.
차라리 오늘은 그냥 잠드는 편이 좋겠네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미친 사기당한 거냐고... (책상 위에 툭 놓고) 내일 다시 해보지 뭐.

오늘은 이걸로 충분합니다.
열심히 외관만 눈에 담아두고 낮에 놀던가 하는 편이 좋겠군요.
당신은 오르골을 눈에 잘 띄는 책상 위에 올려놓습니다.


관찰력 or 듣기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75 듣기 (1D100<=75) > 90 > 失敗
(??미친)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걸까요?
잠자리에 들기 전 우연히 마주한 창밖엔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드는 수면이라, 낭만적이기 그지없군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으음~ 백색소음~)

내일은 쉽게 그치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팔레나.
오르골의 덕을 톡톡히 보네요!
자칫하면 걱정으로 새벽을 지샜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아니다. 하늘이 미치지 않은 이상 언젠간 그칠 것이다. 그게 왜 오르골 덕분이냐.)

자는 동안은 좋은 꿈만 꿨음 좋겠네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그건 동감.)

잠자리 위에 올라 눈을 감았다 뜨면
시간은 마치 카드가 뒤집히듯 순식간에 아침을 불러옵니다.
싸늘한 아침 공기와 따뜻한 이불 속이 제법 기분 좋은 느낌을 가져다주네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 잔 거 맞지? 퀵하고 딥하게 수면해버렸는데;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피다 보면
바깥에선 여전히 창틀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설마 새벽에 본 비가 아직까지 내리고 있는 걸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장마니까 그럴 수 있지... (창밖 슬쩍)

아니나 다를까 슬그머니 내다본 창밖에는 빗줄기가 무서운 기세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이거, 일반적인 비가 아니라 거의 폭우 수준이네요.
웬일로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린담...

캐릭터 인장

팔레나

태풍 또 오나.
트위터 또 난리났겠네. (폰 확인)

세상에, 연락이 산더미입니다.
흐린 눈으로 내용을 확인해보면 대체적으로
‘오늘 있을 약속과 업무들을 내일로 미뤄도 괜찮냐’ 는 식의 내용들 뿐이네요.

하긴 비 오는 날씨엔 집에 있는 게 제일이죠.


그리고 화면 가득 재난문자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군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그럼 외출 약속은 취소. 온라인으로 뭔가 할 거 찾아야겠다.)
일단 물 좀 먹고... 목 칼칼하네. 밖은 열기에 습도에 찜통인데 왜...

터덜터덜 방을 나가면 익숙한 거실이 팔레나를 반깁니다.
그건 그렇고 배가...!


건강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모닝X?)
cc<=80 건강 (1D100<=80) > 14 > スペシャル

고픕니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아)
배꼽시계 미치도록 정확한 거 봐라...

이 시간엔 배가 고픈 게 정상이죠.
가뿐한 마음으로 아침이나 챙기러 가볼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오늘은 뭐 먹냐... 뭐 있지...
먹고 싶은 게 없는데... 시켜먹을 것도 없는데...

주방을 빙 둘러본 팔레나.
그러고 보니 집 안에 먹을 만한 게 뭐가 있었죠?


행운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60 행운 (1D100<=60) > 27 > 成功

팔레나는 프라이팬과 베이컨, 계란 2알, 식빵, 사과 등을 찾아냅니다.
구석에서 쌀도 얼마 발견했네요!
취향껏 조리해서 거실로 돌아가 봅시다.

캐릭터 인장

팔레나

오... 브런치 각.
(대강 베이컨 굽고. 베이컨 기름에 계란 굽고. 계란 잔여물에 식빵 굽고. 사과 잘라서 dp. 쌀... 저녁에 먹든가.)

그렇게 아침을 들고 거실로 온 팔레나.
적적한 기분에 TV를 틀면
마침 비 오는 날이라고 처음 보는 공포영화를 틀어주고 있습니다.
나머지 채널은 다 광고뿐이네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볼 거 진짜 없네
요즘 공포물 너무 보는데 귀신 붙는 거 아니냐... (라고 하면서도 봄)

초반의 내용은 꽤나 평온합니다.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어느 집으로 이사 오고,
검은 형체에 의해 몸을 빼앗긴 소녀가 점점 자신을 잃어가며
집안엔 온갖 괴이 현상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캐릭터 인장

팔레나

(파라노말?)

생각보다 귀신이 심각하게 소름 끼치게 생겼네요.
팔레나, 귀신 무서워하나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저건 별로... 아트팀 갈린 게 느껴진다.)

이성 체크 0/1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80 이성체크 (1D100<=80) > 76 > 成功

정신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80 정신력 (1D100<=80) > 94 > 失敗

무섭진 않지만 기분이 나쁩니다.


이성 -1

 

system

[ 팔레나 ] SAN : 80 → 79

영화를 보다 보면 결국 악령의 영향으로 행복했던 집안이 개박살 나게 됩니다.
그것도 끔찍하게요.
뭐 이런 전개가 다 있나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그거야 공포영화니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밀려오는 찜찜함은 그렇다 쳐도 마음이 심히 뒤숭숭합니다.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고 있어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왜지... 아무것도 안 하고 영화나 보고 앉아있는 꼴이 그냥 한량 백수라 그런가... 그런가보다.)

팔레나는 마치 홀린 듯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정리되던 오르골을 찾아가 숨을 불어넣습니다.


이상하게도, 어쩐지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습니다.
마치 여태껏 느꼈던 모든 기분이 다 사라진 느낌이랄까요.
우울도, 사소한 감정들도, 기쁨도.
그 어떠한 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것 같네요.
이상합니다.
이 오르골은 분명...
우울과 불안을 없애주던 오르골이 아니었나요?
왜 지금은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건가요?


이상함을 눈치챘을 땐 이미 늦었습니다.
아, 하지만 초조한 기분 따윈 들지 않아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다는 건, 지금의 내가 이상해진 이유 때문일까요.


당신이 불어넣은 그 숨 세 모금을 모조리 집어 삼켜버린 오르골은
더 이상 아무런 노래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됐습니다.
당신이 불어넣을 감정따위 이젠 남아있지 않잖아요.


[ End1-감정을 집어삼키는 방법 ]


탐사자 생환. 엔딩보상 없음.
탐사자는 모든 감정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도 뭐, 죽음의 경지(로스트)에서 한 번 살아 돌아오면 리셋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미친놈아 일회용을 팔면 어떡해)

 

 



* 두 번째 숨으로 조정


허겁지겁 숨을 불어넣자
오르골에서 잔잔히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함께
방금 전까지 느꼈던 불쾌한 감정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왜 또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유난을 떨까란 생각이 잠시 드네요.


하지만 뭔가 묘한 기분인데...
괴롭진 않지만, 그렇다고 기쁘지도 않습니다.
우선 거실로 돌아갈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이거 역시 사기...

제법 시간이 흘렀다 생각했는데도 막상 시계를 쳐다보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있진 않습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시 바깥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이 무료함을 털어내기 위해선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편이 좋겠습니다.
뭐라도 사 올 겸 집 근처 편의점이라도 들렀다 올까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빅파이 사야지... 빅파이 존맛...)

마침 현관 근처에 놓아둔 우산이 눈에 띕니다.
밖으로 나가 마실 거라도 사 와야겠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집 밖을 나가 길가를 걷는 팔레나...


행운 판정

캐릭터 인장

팔레나

cc<=60 행운 (1D100<=60) > 10 > スペシャル

우앗, 방금 옆으로 새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무서운 속도를 내며 지나갔습니다.
잘못했다간 앞에 있는 흙탕물을 그대로 뒤집어쓸 뻔했네요.
살 거나 사고 집으로 돌아가죠!

캐릭터 인장

팔레나

미친 새끼 아냐 저러다 사람 치면 돈은 지가 다 대지 스포츠카를 대가리로 샀나 생각이란 게 없어
(열심히 욕 퍼붓고 계획대로 빅파이와 음료, 이왕 나온 거 육포랑 술, 내일 먹을 아점거리도 사서 돌아간다.)

 

뭔가를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를 놈팽이마냥 보내진 않았습니다.
뭔가 움직이고 활동하는 일을 하긴 했잖아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카드에 기록이 남았으니까 죽은 사람은 아니게 됐지...)

음, 모르겠다.


오늘도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팔레나의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다행히 해가 쨍쨍히 떠오른다네요!
우리 다음날부턴 우울해질 일 없이 힘내서 일상으로 돌아가 보자고요-.

캐릭터 인장

팔레나

(실화?)

[ End2-우울따위 무시하는 법 ]


탐사자 생환. 엔딩보상 1d3 (*뭐의?)
후에 판매상을 찾아간다면 일주일에 3번 이상 오르골을 쓰지 말라 말해줍니다.

그럼에도 오르골을 7일 내 3번 넘게 사용하게 된다면 엔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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