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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곤주란

[곤주란] 붉어질 때까지 기다려 2019-12-29

시나리오 원문 : https://posty.pe/1n9fil

 

 

KP

KPC 강주란

 

PL

PC 선우곤

 

 

BGM은 링크 다 해제돼서 처음부터 다시... ㅠ

 

 

성인가 요소 위주의 시나리오입니다. 미성년자의 열람을 금지합니다.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는 것은 때때로 사람의 마음에 큰 부담이 됩니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었던가요?
 
건강이 안 좋은가요?
 
일에서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최근 생긴 문제로 인해, 몹시 피곤에 지쳐 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내일이 안 오면 좋겠다고.
 
너무나도 힘에 부치고, 쉬고만 싶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낄 때쯤, 하나의 목소리에 주변의 풍경이 다시 들어옵니다.
 
곤:괜찮아...?
 
사람들의 말소리로 시끄러운 카페 안.
 
강주란:"어? 어.. 응,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하네.."
 
당신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그가 앞에 있습니다.
 
곤:요즘 부쩍 피곤해 보이는데...
피곤하면 오늘 나오지 말고 그냥 쉬자 하지 그랬어.
 
강주란:"아냐, 그래도 바람 쐬는 게 기분 전환도 되니까."
 
곤:...그래. (가만 웃는다.)
오늘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으니까 돌아가서 푹 쉬자. 그럼 괜찮아질 거야.
 
강주란:"그래, 괜찮아질 거야."
 
힘을 내보기 위해 기지개를 쭈욱 켰다.
 
그런 당신을 보고 있던 그가 당신에게 작은 종이백 하나를 건넵니다.
 
곤:힘내라는 의미에서 선물.
 
그러고 보니 아까 뭔가를 산다고 잠시 자리를 비웠던 것 같습니다.
 
강주란:"어? 뭔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쇼핑백을 받았다.
 
선물이라니, 무슨 선물일까요?
 
자리에서 열어봐도 된다는 듯, 그는 가벼운 미소만 짓고 있을 뿐입니다.
 
강주란:뭘 사온 거지? 피로회복제라도 사왔나 싶어 쇼핑백을 뒤적뒤적 열어 꺼내보았다.
 
종이백 안에는 작은 화분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본 적 없는 식물에, 잎도 처음 보는 모양이지만
 
반들반들한 잎사귀에 새파란 초록색.
 
작고 아기자기한 게 꽤 귀엽습니다.
 
강주란:"화분? 뭐야, 귀엽네."
 
작게 웃으며 반질한 입사귀를 살짝 만져본다.
 
곤:키워봐. 기분이 좀 더 나아질지도 모르고.
 
강주란:"그럴까.. 잘 자라면 보람 있을 것 같다. 선물 고마워. 이 화분 이름은 뭐야?"
처음 보는 종이라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여 살펴본다.
 
곤:음- 글쎄. 외래종이라는 것 같던데.
 
강주란:"그래? 요즘엔 식물도 외래종이 많이 들어오는 구나."
 
곤: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줘도 된다고 했어.
이름을 붙인다면...
....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이름 붙여줄래?
 
강주란:"어, 그럴까?"
 
눈을 깜빡이다가 키득였다.
 
"아침마다 인사해줘야겠네, 우리 곤이 잘잤어? 하고."
 
상상하니 좀 웃길 것 같다.
 
곤:(같이 큭큭대며 웃었다.) 곤이 잘 키워줘. 키우다 죽이면 뒷골이 서늘할 것 같으니까.
 
강주란:"응, 그럴게. 소중한 곤이가 죽으면 큰일이지. 무럭무럭 자라자, 곤아~"
 
실실 웃으며 화분을 살짜 어화둥둥 해준다.
 
작은 선물에 핀 웃음꽃.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 뒤로도 그와 짤막한 대화를 나눈 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에서야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방에 혼자 앉아 있자니 선물받았던 화분이 눈에 띕니다.
 
강주란:"볼수록 귀엽네."
 
그의 이름도 붙여주었겠다, 머리맡에 두고 자면 좋은 꿈을 꿀 것만 같습니다.
 
강주란:화분을 소중하게 머리맡에 두었다. 작은 미소를 띤 채 바라보다가 살며시 잎파리를 쓰다듬었다.
"잘자, 곤아."
 
반질반질한 이파리의 감촉이 기분 좋게 손끝에 남습니다.
 
이제 불을 끄고 잠에 들어볼까요.
 
내일이면 피곤도 싹 가실 거라고 믿으면서요.
 
강주란: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마지막으로 화분을 조금 더 잘 놓아주고는 이불을 덮었다. 내일은, 보다 나은 하루이길 바라며 잠에 든다.
 
...
 
달콤한 향기에 문득 정신이 듭니다.
 
눈을 떠보면 왠지 초록빛으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강주란:"어..?"
 
몇 번의 눈 깜빡임 끝에 인지한 것은,
 
수많은 식물들입니다.
 
여기를 봐도 식물. 저기를 봐도 식물.
 
그리고 식물들을 감싼 거대한 돔 형태의 유리창들.
 
강주란:"뭐지, 여긴..? 정원인가..?"
 
유리 너머에서 은은하지만 밝고 따뜻한 불빛들이 들어옵니다.
 
당신은 그 신비로운 식물원이 한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머리는 왜인지 모르게 멍합니다.
 
묘한 부유감도 느껴집니다.
 
강주란:잠시 넋을 놓고 식물원을 돌아보았다. 어쩐지 기분이 몽롱하다.
멍한 표정으로 식물을 살짝 만지고 걸음을 옮겨본다.
 
이 기분, 뭔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꿈이네요.
 
강주란:'꿈을 꾸고 있는 거구나..'
 
화분을 선물받아서 이런 꿈을 꾸는 걸까요?
 
식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곤:주란아,
 
그러나 평소보다도 달콤한 목소리.
 
강주란:"응? 곤아?"
 
뒤에서 다가온 그가 당신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당깁니다.
 
강주란:어어..? 하는 사이 당기는대로 이끌렸다. 몽롱한 기분과 더불어 그의 달콤한 음성에 이상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곤:이쪽으로 와. 좋은 걸 보여줄게.
 
강주란:"좋은 거? 뭔데?"
 
의심의 여지 없이 그의 뒤를 따라 걸음을 뗐다.
 
그를 따라 걸어가니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끝없는 식물들의 밀집지,
 
그 가운데에 하나의 정자가 있습니다.
 
근처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주변으로 시냇물이 흐르며, 꽃들 사이를 형형색색의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나 환상적인 경치일까요.
 
강주란:"...아름답다."
 
그는 당신을 이끌고 정자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강주란:풍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손을 꼭 잡고 따라갔다.
 
계단을 밟고 올라 맨 위에 앉으면, 끝없을 것처럼 펼쳐진
 
식물원의 아름다운 정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곤:예쁘지?
 
강주란:"응, 너무 예뻐.."
 
부유하는 기분에 아름다운 풍경이 더해지니 두근거림마저 일었다. 시선을 거둘수가 없다.
 
당신의 옆에 앉은 곤,
 
그가 당신의 손을 잡은 채 살며시 몸을 기대옵니다.
 
달콤한 향기가 만연합니다.
 
술에 취한 듯 상쾌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강주란:그의 몸이 닿자마자 크게 심장이 뛰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이렇게 둘만 앉아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정말로 꿈이기는 하지만. 달콤한 향에 기분 좋게 취할 것만 같다.
 
곤:...주란아.
 
그 순간 귓가에 닿은 그의 음성.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점점 다가오는 얼굴에 당황을 했나요.
 
순식간에 당신과 그의 입술이 겹쳐집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과 달큰한 향기가 온몸을 휘감습니다.
 
그 순간 어딘가로 떨어져 내리는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눈을 뜹니다.
 
다시 눈에 들어온 것은 익숙한 천장입니다.
 
심장이 크게 요동칩니다.
 
땀이 나고 뺨이 달아오르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묘하게 나른한 기분.
 
마치 연인처럼 행동했던 꿈속의 그가 머릿속을 가득히 채우자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강주란: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닿았던 입술을 살며시 만져보았다. 꿈인데, 너무 선명하다. 심장이 가라앉질 안았다.
베개에 고개를 파묻는다. 미쳤나. 너무.. 너무 좋아서 이런 꿈을 꾸나..
 
방 안으로 밝은 햇살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직 꿈의 여운이 남아 있지만, 이제 잠자리에서 일어날 시간입니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하기로 했던가요?
 
일정이 없다면 외출을 나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강주란:심호흡을 하고 뺨을 두들긴 후 침대에서 일어났다. 머리를 가볍게 헝클고는 기지개를 켰다.
 
"머리나 좀 식히자."
아, 나가기 전에 선물 받은 '곤'이를 보았다.
 
"좋은 아침이야. 나 나갔다 올게, 곤아."
 
악! 꿈 때문에 이름 부르는 것도 이상하다. 고개를 털고는 옷을 갈아입은 후 서둘러 나간다.
 
눈에 들어온 화분이 어쩐지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강주란:'벌써 자란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바깥으로 나갑니다.
 
여전히 거리는 일상 속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곤은 일이 있다고 했던 것 같으니 어디선가 용무를 보고 있을 것입니다.
 
어디로 갈까요?
 
오늘의 일상은 온전히 당신의 것입니다.
 
강주란:"음, 어디를 가볼까.. 일단 간단하게 아침부터 먹을까."
 
터벅터벅 걸어서 브런치 카페로 향했다.
 
근처의 브런치 카페로 향합니다.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적당합니다.
 
큰 소란도 없으니 한 끼 배 채우고 가기엔 안성맞춤이네요.
 
강주란:"딱 좋네."
 
간단한 세트 메뉴를 준비하고 한 쪽에 자리 잡고 앉았다.
곤이가 오늘 바쁜 건 다행이야.. 라고 생각도 한다.
 
머지 않아 직원이 메뉴가 나왔다며 벨로 알려줍니다.
 
강주란:아, 나왔네. 일어나 메뉴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다. 포크로 조금씩 찍어 먹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는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느긋하게 앉아 있자니 꽤 괜찮은 느낌입니다.
 
오늘따라 음식도 맛있는 것 같고,
 
날씨도 그렇게까지 춥지 않아 다행입니다.
 
강주란:'어제보다 훨씬 나은 하루의 시작이네.'
'선물 받은 화분 덕분일까?'
 
괜히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접시를 깔끔하게 비우고 점원에게 다시 가져다 주었다.
 
직원이 접시를 받으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하고 친절하게 인사를 합니다.
 
마무리로 먹었던 과일의 향이 입안에서 은은하게 맴돕니다.
 
강주란:기분 좋게 가게를 나섰다.
 
시간은 많이 남았습니다.
 
이번엔 어디를 가볼까요?
 
강주란:거리를 산책하듯 걸어다니다가 문득 팬시점이 보였다. 화분에 이름 택을 붙여줄까? 받은 날짜도 많이 써두는 것 같던데. 팬시점 안으로 들어간다.
 
팬시점 안으로 들어가자 '어서오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꽤 큰 팬시점이라 진열대들이 높고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원하는 건 다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강주란:"와.. 생각보다 크네."
 
작은 바구니를 들고 이리저리 안을 돌아다녔다. 촬영에 쓸만한 것들도 몇 개 고르고, 화분에 해주면 좋을 법한 이름표들 앞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골라본다. 푯말이 더 예쁜가.
목걸이 형태의 것과 표지판 형태의 것을 들고 고민하다가 표지판 형태를 샀다. 흙에 꽂아줘야지.
 
화분용 이름표를 들고 기분 좋게 뒤를 돌았습니다.
 
그때 입구에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곤입니다.
 
강주란:"어..?"
 
잠시 멈칫 얼어붙었다. 순식간에 머릿속에 꿈이 스쳐지나가고 나도 모르게 죄라도 지은 것처럼 후딱 쭈구리고 앉아서 숨었다.
 
진열대 앞에 숨었습니다.
 
숨어 있는데도 그의 발걸음 소리는 뚜벅뚜벅 선명히도 들려옵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강주란:긴장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그리고 곧,
 
곤:...주란아?
왜 그러고 있어?
 
강주란:앗, 들켰어..!
"으, 응? 아, 어, 뭘 떨어뜨려서, 찾느라."
 
어색하게 웃으며 엉거주춤 일어났다.
왜 숨었던 거지, 난.
벌게진 얼굴로 어색하게 뒷목을 매만졌다.
 
곤:뭔데? 같이 찾아줄까? (하며 바닥 한 번 쓸어본다.)
 
강주란:"아아냐, 이미 찾았어."
 
얼른 손사레를 쳤다. 애초에 떨어뜨린 것이 없으니 뭐가 있을리 없다.
 
"그보다 넌 여기 어쩐 일이야? 일 있는 거 아니었어?"
 
곤:(그렇구나, 하고 가볍게 넘겼다. 그러다 네 말에 옆의 펜대를 가리키며) 아, 나도 살 게 있어서.
(네 바구니 안을 본다.) 뭐야? 이름표?
 
강주란:"아, 응. 어제 너가 준 '곤'이한테 이름표 달아줄까 해서. 그럼 더 귀여울 테니까."
그의 입술을 슬쩍 봤다가 바구니 안으로 시선을 고정시켜 두었다.
 
곤:그렇겠다. 귀엽겠네. (웃다가) 그럼 이왕 쓰는 거, 이런 걸로도 꾸며보는 건 어때?
 
그가 당신의 뒤쪽에 있던 진열대로 손을 뻗습니다.
 
점점 사이가 가까워지고, 얼굴이 가까워지고ㅡ
 
어제의 그 광경이 다시 떠오릅니다.
 
정확히는 그 꿈이요.
 
강주란:얼어붙었다. 움직임이라고는 내 심장밖에 없었다. 달콤했던 입맞춤이 떠올라서 두근거림으로 속이 울렁거린다. 마른침을 삼키며 그의 입술만 바라보았다.
 
곤:(작은 미니어처 인형을 들고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노랗고 귀여운 오리 모양의 미니어처. 그것을 네게 내밀려다가, 얼어붙은 모습을 발견한다.)
...왜 그래?
(순간 이제껏 피곤해했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괜찮아질 거라고 말은 했지만 벌써 그렇게 나았을 리가 없겠지. 잔뜩 걱정스런 표정이 떴다.)
괜찮아?
 
강주란:그의 음성을 듣고도 어..? 하는 멍청한 소리만 내다가 뒤늦게 정신을 붙잡았다.
 
"응? 어! 그럼! 괜찮지! 와 이거 귀엽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부끄러움이 밀려들어와서 빨개진 얼굴로, 귓가에 울리는 심장 소리를 그가 알아챌까 싶어서 괜히 큰소리로 말했다. 노란 미니어처를 잡아채듯 하고는 호들갑을 떤다.
 
곤:(과장된 몸짓에 오히려 걱정만 늘었다. 괜히 물어봤나. 걱정하는 걸 알고 일부러 저러는 건가. 그렇다면 더 묻는 편이 오히려 안 좋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말가니 미소를 지었다.)
그럼 다행이고. 그거 계산할 거지? 잠깐만. 나도 펜 좀 고르고 같이 계산하자.
(몸을 돌려 펜대로 향한다.)
 
강주란:"그래, 천천히 골라!"
 
나 진정될 때까지 오지마! 내심 소리치며 얼른 끄덕였다. 미쳤냐, 강주란? 남몰래 이마를 팍팍 때린다.
 
곤:(이리저리 펜을 고르더니 하나를 들고는 돌아와 네가 들고 있던 바구니를 뺏어 들고는 계산대로 향한다.)
이왕 화분 선물 한 거 이것까지 선물해줄게
 
강주란:"어?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다시 바구니를 뺏어들지 않고 뒤따라 계산대로 향했다. 몰래 숨을 고르고 뺨에 손등을 대서 온도를 채크해 본다. 그래, 괜찮다.
 
곤:괜찮아, 얼마 하지도 않는데 뭐. 나중에 화분 잘 자라고 기분 나아지면 커피나 한 잔 사줘.
(농담조로 말하면서 바구니에 펜을 넣고는 계산대에 내민다. 금방 계산을 마치고, 포장된 화분 꾸밈 세트를 네게 내밀며)
자. 예쁘게 꾸며줘.
 
강주란:"응, 그럴게. 고마워."
 
긴장이 조금 풀려서 웃으며 끄덕였다. 꾸밈 세트를 받아들면서는 농담도 건넨다.
 
"'곤'이는 책임지고 예쁘고 깜찍하게 꾸며줄게."
 
곤:(푸핫 웃음이 터진다.)
나중엔 나도 꾸며줄거야?
 
강주란:"그럴 계획이 있긴 하지. 큰 곤이 것도 잔뜩 샀어."
 
씩 웃으며 오늘 산 물건이 담긴 봉투를 들어보였다.
 
곤:그래? 뭐 샀는데? 어디 봐봐.
(휘적 다가가선 봉투 안이 보이게 고개를 빼꼼 넣는다.)
 
강주란:새해 프로잭트 용으로 산 것인지 복주머니 삔과 리본이 있다. 우스꽝스러운 안경도 하나 보인다.
"재밌을 것 같지?"
 
곤:(픽, 바람소리 샌다.)
이게 뭐야- 못난이 만들어버리려고 그러지 너.
 
강주란:"걱정마, 이런 걸로 잘생김이 가려지진 않을 테니까."
 
농담반 진담반으로 답한다.
 
곤:아니 아무리 그래도...
(안경을 보다가 웃으며 짧은 한숨)
그래, 뭐 어디 열심히 꾸며봐.
이제 집에 갈 거지?
 
강주란:"응, 그래야지."
 
어떤 옷도 입힐까 생각해보며 끄덕였다.
"넌 볼일 끝났어?"
 
곤:(끄덕인다.) 대충. 그럼 같이 들어갈까?
 
강주란:"그래, 그러자."
 
끄덕거리며 봉투를 잘 챙겨들고 함께 집으로 향한다.
 
발걸음을 나란히 맞춰 집으로 향합니다.
 
어쩌다 보니 오늘 하루 가장 피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버렸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평소처럼 저녁을 함께 먹은 뒤,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여전히 싱싱한 화분이 당신을 반기고 있습니다.
 
강주란:"나 왔어, 곤아. 오늘은 너 줄 것도 가지고 왔다?"
 
어느새 어둑해진 바깥에 비해 은은한 조명만이 방 안에 비추고 있습니다.
 
강주란:흥얼흥얼 곧장 화분에 다가가 오늘 사온 푯말과 오리 장식을 살포시 얹어 주었다.
"귀엽네."
 
흐뭇하다.
이파리를 살살 쓸어주고 기지개를 켠 후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오늘도 잘자, 곤아."
인사를 하고는 화분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사귀에 살짝 입맞췄다. 낮에 하고 싶었던 것 대신이다. 그러곤 돌았구나, 강주란 하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누웠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던 하루가 끝나고 포근한 이불 속으로 들어갑니다.
 
기분 좋은 따스함이 몸을 감싸자 금세 잠에 빠져듭니다.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
 
눈을 뜨면, 또 다시 그 장소입니다.
 
강주란:'어, 여긴..'
'같은 꿈인가..?'
 
그때 그 꿈의 연속인가요?
 
여전히 옆에는 그, 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강주란:눈을 깜빡이며 그를 보았다.
"곤아..?"
 
그 순간입니다.
 
입을 맞추기 직전.
 
꿈에서 깨기 직전.
 
또 다시, 그가 당신을 향해 손을 뻗고
 
강주란:심장이 다시 요동쳤다.
 
얼굴이 다가오고
 
입을 맞춥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강주란:어찌할 바를 몰라 눈동자를 굴리다가 눈을 꾹 감았다. 깨지 않았어..
 
가볍게 닿았던 입술이 살며시 벌어지더니, 당신의 아랫입술을 뭅니다.
 
강주란:"아.."
 
흠칫 놀라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려 소리를 냈다.
 
점점 깊어지는 키스에서 몽롱하고 단 향이 훅 끼쳐옵니다.
 
그 향은 아침에 먹었던 그 과일의 향과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강주란:달콤하다. 꿈이어서 그럴까, 상상한 것보다도 훨씬 달콤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감긴 눈꺼풀은 편안해졌고 손은 살며시 그를 잡았다. 꿈이니까..
 
그를 잡으면 몸은 더욱 가까워지고
 
말캉한 혀가 자연스레 당신의 입 안쪽을 노리고 들어옵니다.
 
강주란:입술을 벌려 혀를 받아들였다. 닿는 순간 몽롱하면서도 짜릿했다. 심장이 급하게 내달아서 벌써 숨이 밭아진다.
 
그의 혀가 당신의 것과 얽히며 낯부끄런 소리가 되어 흐릅니다.
 
키스가 깊어질수록 그에게 호흡을 빼앗기는 듯한 느낌입니다.
 
점점 몸은 뒤로 기울고, 기분 좋은 열기가 몸을 타고 오릅니다.
 
강주란:"하음.. 흐.."
 
호흡이 부족해지는 것만 같아 가쁜 숨을 입술새로 내었다. 몸이 뜨겁다. 모르지 않는 감각이었다. 저항없이 그가 이끄는대로 몸을 기울이고 천천히 하지만 점점 농밀하게 혀를 얽었다. 황홀하다.
 
어느새 덮쳐지듯이 몸의 위쪽을 그에게 내준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의 손이 천천히 당신의 허리를 쓸다가, 당신의 중심으로 향합니다.
 
강주란:입맞춤에 집중하다가도 손의 움직임으로 신경이 쏠렸다. 허리를 쓰는 손길이 색정적이게 느껴져서 흠칫 떨고 점차 다가오는 것에 긴장으로 몸을 살짝 굳혔다.
상상만 해보았던 일이다. 머리가 어지럽다.
 
그 주변을 쓰다듬는 손길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끈질기기만 합니다.
 
당신이 느낄 만한 곳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그의 손이 기분 좋은 부위만을 골라 쓸고 샅샅이 훑어댑니다.
 
강주란:"흐, 으...으응.."
 
잇새로 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몸은 더욱 선명하게 달아오르고 아래로 열이 몰리는 것만 같았다. 자위 말곤 해본적이 없는데..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가도 꿈이라는 생각이 면죄부를 준다. 그것과 별개로 발끝은 초조함과 안달이나 작게 까딱거렸다.
 
곧 그의 손이 당신의 바지에 닿습니다.
 
간단한 손짓으로 바지가 풀려나가고, 그는 힘있게 그것을 끌어내려 아래쪽을 훤히 드러냅니다.
 
망설임 없는 손길이 성기에 닿습니다.
 
그의 손에 당신의 것이 가득 쥐어집니다.
 
강주란:바지가 벗겨지는 순간 살짝 떴던 눈을 질끈 감았다. 긴장하고 있던 감각이 느껴지고, 그게 그의 손이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하얘졌다. 크게 움찔하며 고개를 틀어 더운 숨을 토해냈다.
 
곤:괜찮아.
 
부드러운 속삭임과 함께 그의 손이 부드럽게 당신의 것을 쓰다듬습니다.
 
강주란:"곤아.."
 
막혔던 숨을 뱉듯 간신히 속삭이듯이 그를 불렀다.
상상한 것보다 더 두근거려, 더 흥분되고 더 황홀하다. 달콤한 향이 가득 찬 것만 같다. 작게 신음하며 허리를 움찔거렸다.
 
천천히 시작된 손짓.
 
당신을 온전히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 속에서, 손짓이 점점 빨라져갑니다.
 
강주란:"아, 읏..! 흣..!"
 
시선이 선명하게 느껴져서 고개를 튼 채 눈을 질끈 감았다. 부끄럽다, 하지만 기분 좋았다. 그가 내 것을 어루고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흥분은 더욱 커서 귀까지 발갛게 물들인 채 손짓을 따라 허리를 들썩였다. 다리가 살며시 벌어지고 그 사이로 성기는 금세 부풀어 올랐다.
 
기분 좋은 열락이 아래쪽에서부터 피어나 빠르게 전신을 옭아맵니다.
 
그의 손이 스칠 때마다 불길이 스치는 듯 뜨거운 쾌감이 치솟습니다.
 
머지 않아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감각이 온 정신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그의 손 안에서 가버려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몸의 열기는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강주란:"아, 아..! 곤아, 나.. 힛..!"
 
낯설지 않은 사정감. 하지만 어느 때보다 황홀하고 컸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것만 같았다. 열락에 흐려진 눈으로 마침내 그를 올려다보며 신음과 함께 숨을 허덕였다. 갈 것 같아. 그를 꽉 붙들듯 안은 채 허벅지를 오므리고 안절부절했다. 곧 허연액을 그 손에 쏟아내버렸다.
 
황홀하게 찾아든 절정에, 결국 그의 손 안에 액을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아득하게 밀려오는 해방감과 나른함 속에서 정신이 자꾸만 의식의 저변으로 밀려갑니다.
 
......
 
눈을 뜨면 다시 방 안입니다.
 
멍하니 있던 것도 잠시, 꿈의 내용이 생생하게 온 정신을 뒤덮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두근거림에 금세 어딘가로 휩쓸려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강주란:"으아....."
몸을 웅크리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쓸데없이 왜 이리 선명한지.. 미치겠다.
그러다 문든 설마 몽정한 건 아니지 싶어 아래를 더듬어본다.
 
아래를 더듬어보니...
 
이럴수가, 정말로 몽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강주란:...도랏냐, 강주란. 도랏냐! 아득한 표정으로 참담하게 손을 거두고 베개를 팍팍 쳤다.
 
축축한 감각과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열기가 이것이 현실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이성 체크
 
강주란: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강주란:'좋아하면 몽정할 수도 있지'
 
급 침착
 
그래요, 몽정 좀 하면 어떻습니까.
 
그런데 일단 수습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주란:그보다 중요한 건.. 이걸 어떻게 몰래 수습하냐인데.. 오늘의 곤이 일정을 생각해본다.
 
이대로 곤이에게 이 모습을 들켰다간, 길고 긴 해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딱히 말이 없었으니 아직 집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강주란:'젠장.. 하필 오늘..'
 
일단 조용히 일어나 이불을 둘둘 싸두었다. 그리고 방문을 살며시 열어 밖을 빼꼼히 살핀다.
 
다행히 아직 방 안에 있는지, 거실과 부엌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강주란:"아직 안 깼나 보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고 하의까지 갈아입고 젖은 것들을 이불에 둘둘 싸맸다. 그리고 신속하고 고요하게 방 밖으로 튀어나가 세탁기로 향한다.
 
웅웅웅....
 
세탁기가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강주란:안도의 한숨..
 
그 소리에 방에서 그가 비척비척 걸어나옵니다.
 
곤:뭐야, 아침부터 빨래...?
 
강주란:"어어? ㄲ, 깼어? 아, 뭐.. 미리 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화들짝 놀라다가 더듬더듬 답했다. 시선은 차마 그를 보지 못하고 세탁기만 보고 있다.
 
곤:그럼 나도 깨우지... 아, 나도 빨 거 있는데 같이 넣을까?
 
강주란:"그으래.."
 
몽정한 이불이랑 같이 빨아도 괜찮다면.. 뒷말은 꿀꺽 삼키고 끄덕였다.
 
곤:잠시만. (뭔지도 모르고 끄덕이곤 방으로 들어가 세탁물을 반 바구니 정도 들고 나온다.)
 
강주란:다시 나오는 그를 슬쩍 봤다가 여전히 꿈이 떠올라서 다시 세탁기를 바라보며 세탁기 뚜껑을 열어주었다.
 
곤:(뚜껑 열린 세탁기 안에 망설임 없이 세탁물을 우르르 쏟아넣고는 뚜껑을 닫는다.)
 
강주란:'미안하다, 곤이 옷들아..'
'세탁 비누가 잘 해줄 거야..'
"오늘은 별다른 일정 없어?"
 
너가 없으면 내가 나가야겠다.
 
그가 가까이 있으니 자꾸만 꿈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덕분에 얼굴이 뜨거워지며 가슴이 쿵쿵 뛰어댑니다.
 
그가 이런 변화를 눈치 채지는 않을까요?
 
그러나 걱정할 새도 없이 왠지 탈력감이 찾아듭니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강주란:묘하게 지치네.. 아니, 그럴만하지. 그런 꿈을 꾸고 몸정까지 했으니. 왠지 머리도 아픈 것 같아. 세탁기를 가볍게 짚고서 이마에 손등을 대본다.
 
열에 달뜬 기분인데,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성 체크
 
강주란: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강주란:
rolling 1d3
 
(
1
 
)
 
 
=
1
 
곤:일정은 딱히 없는데... ..왜 그래, 어디 아파?
 
강주란:"어..?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런가?"
 
달뜬 기분이긴 한데 뭐 때문인지 모르겠어서 아리송하게 답했다.
 
곤:(심각해져선 네 이마를 제 손으로 짚어본다.)
...열이 있나?
 
강주란:손이 닿자 뻣뻣하게 굳었다. 지난 밤의 꿈 때문에 조금의 스킨십만으로도 심장이 더욱 요동쳤다. 더 어질거리는 것 같다.
 
"아냐, ㄱ, 괜찮아.."
 
곤:아니, 너 안 괜찮아. 안색이 말이 아닌데 뭐가 괜찮아.
(널 데리고 거실로 향해 소파에 기대 앉힌다.)
오늘 나갈 일 있는 건 아니지?
 
강주란:"정말인데.."
 
그의 손에 힘없이 이끌려 소파에 앉았다. 기대니 몸이 더욱 노곤한 기분이었다.
 
"응, 딱히 일이 있진 않아."
 
곤:...다행이네, 그럼 오늘은 집에서 좀 쉬어. 뭐라도 해줄까? 죽도 괜찮고, 먹고 싶은 거 있어?
 
강주란:"그래야겠다."
 
어젠 이렇게 피곤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꿈 때문에 잘 못 자서 이러나. 왜 이러지..
 
"음, 특별히 있진 않은데. 아무 거나 괜찮아."
 
시선은 여전히 그를 조금 빗겨두었다.
 
곤:그럼... (냉장고를 열어보고)
해물 리조또라도 해줄게. 방금 한 거면 몸도 따뜻해지고 괜찮을 것 같네.
(곧장 앞치마 두르고 요리 준비 들어간다.)
 
강주란:응, 그거 맛있겠다. 답하곤 그가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야 슬쩍 시선을 두었다. 얼마 안 가 꿈과 겹쳐 일렁이는 것만 같아 다시 거두어야 했지만.
 
머지 않아 그가 준비한 음식이 당신 앞에 놓입니다.
 
따끈따끈하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해물리조또입니다.
 
오징어와 조개, 약간의 파인애플이 들어가 있습니다.
 
강주란:소파에 늘어져 있다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보고 힘을 냈다.
 
"와, 향 좋다. 맛있을 것 같아."
"잘 먹을게."
 
한 스푼 떠 후후 불고 조심스럽게 먹어보았다. 역시 맛있어.
 
강주란:
"음, 완전 맛있어."
 
곤:내가 열심히 만들었잖아.
(장난스럽게 웃어 보인다. 네가 먹는 걸 보고 나서야 자기도 앞에 앉아 제 몫을 한 입씩 먹기 시작한다.)
계속 힘 없으면 병원에라도 가보자.
 
강주란:"맞아, 네가 만든 거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작게 웃고는 끄덕였다. 따끈한 것이 들어가서 그런가. 열에 달뜬 기분은 여전하지만 긴장감은 풀렸다.
 
"아마 며칠 무리해서 그런가봐. 쉬면 괜찮아질 거야."
 
 
강주란:호호 불어 몇 입 더 먹었다.
 
곤:쉬어서 나으면 괜찮지만.
(속도 맞춰 먹으며) 조금이라도 악화되면 말해야 해.
 
강주란:"응, 그럴게. 걱정 고마워."
 
실 웃으며 끄덕이고 남은 리조또를 냠냠 먹었다. 어지러워서 가라앉던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만점 신랑감이야, 곤이는..
 
맛있는 식사시간이 평화롭게 지나갑니다.
 
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집에는 온전히 둘뿐이니 뭐든 할 수 있고,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강주란:나가기엔 몸상태가 좋지 않으니, 오늘은 영상제작에 참고할 겸 영화나 볼까 생각을 해본다.
티비에서 다시 보기로 영화 서비스를 틀어 골라본다.
 
티비에는 정말 온갖 영화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로맨스, 액션, 개그, 애니메이션...
 
공포도 보이네요.
 
어떤 걸 볼까요?
 
강주란:열을 식힐 겸 공포를 틀어본다.
 
곤:(공포 고르는 주란이 봄...)
 
시작하자마자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배경이 나옵니다.
 
강주란:눈을 절반만 뜨고 봐야지..
쿠션으로 눈을 반쯤 가린다.
 
뻔하지만 들을 때마다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
 
강주란:비명이 들릴 때마다 같이 비명을 지른다.
 
안심하고 있을 즈음, 갑자기 귀신이 화면을 왁 덮칩니다.
 
강주란:"으오느아어야아오우ㅏ!!"
 
곤:(주란이 보며 빵 터짐)
도대체 공포는 왜 튼 거야?
 
강주란:"몰라, 머리가 아파서 미쳤나."
 
과거의 나를 욕하며 결국 끈다.
정서에 좋지 않아..
 
주인공을 향해 달려가던 유령의 모습이 화면 저편으로 사라집니다.
 
강주란:그와 동시에 늘어진다.
 
곤:(큭큭 웃으며) 다른 거 볼래?
 
강주란:"응.. 그래야 겠어. 더 아픈 기분이야.."
 
골골..
 
곤:어디... (리모콘을 들고 와서 다른 걸 튼다. 스릴러 영화?)
 
강주란:늘어져 있다가 다시 긴장한다.
 
곤:그냥 추격전 정도인데 뭘 그렇게 긴장해? (풉)
 
강주란:"으.. 요새 스릴러의 인물들은 귀신 못지 않다고.."
 
다시 쿠션 뒤로 얼굴 반이 없어진다.
 
곤:큰일났네, 강주란씨 볼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어서-
(키득거리며 머리 헝클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어나면서 저도 모르게 네 다리에 손이 스쳤다.)
치우고 올게.
 
강주란:"놀리지마.. 가족영화랑 코미디는 잘 보니까."
 
툴툴거리며 그를 노려보다가 문득 손이 다리를 스치자 크게 흠칫했다. 꿈에서의 손길이 다시 떠올라서 다리를 오므리고 쿠션을 안은 채 살짝 웅크렸다.
 
곤:(눈치 채지 못하고 접시를 가져가 담그고 온다.)
그런 것만 보면 조금 지루하지 않아? (하며 슬쩍 네 쪽으로, 아주 아주 약간 기댄다.)
 
강주란:생각하지말자 생각하지말자. 속으로 연신 중얼거리다가 물음으로 신경을 돌렸다.
 
"딱히? 코미디인, 걸.."
 
긴장하고 있는 탓인지 분명 미세하게 기대온 것인데고 크게 느껴져셔 막히려던 말끝을 간신히 뱉었다.
미치겠다. 심장이 가라앉질 않는다.
 
곤:안 지루하면 다행이고.
(아직 몸이 안 좋은가. 생각하며 조용히 있다가) 어차피 어디 나가지도 않을 거, 가볍게 일상로그나 찍어 올릴까?
 
강주란:"어, 그럴까..? 그러자."
 
그래, 뭔가 일을 하다보면 분명 집중하느라 더는 꿈이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고개를 털어 꿈을 머릿속에서 쫓아내고 냉큼 끄덕였다.
 
곤:그럼 뭘로 찍어볼까?
(곰곰 생각하다가 널 보곤)
PD님의 공포영화 후기 영상?
(키득인다.)
 
강주란:"그러게.."
 
어제 사온 소품을 오늘 써볼까? 그러다 공포영화 후기라는 말에 진저리 치며 고개를 저었다.
 
"으, 딱 질색이야, 그런 거. 그리고 난 너 촬영해야 하거든?"
 
곤:일상인데 뭐 어때. PD님도 가끔 출연해봐. 재미있을 텐데.
(진저리 치는 모습에 또 터지고 만다.)
 
강주란:"싫어. 난 카메라 공포증 있단 말야.."
 
너무 어색하다고.. 툴툴거리다가 웃는 그를 세모눈으로 노려보고 퍽 친다.
 
곤:(아야 소리를 내며 매우 아픈 척 맞은 곳 감싸 잡는다.)
그럼 뭘로 찍어? 또 나만 나오기엔 심심하지 않나.
 
강주란:엄살 피우지 마, 하면서도 흘끔 너무 세게 때렸나 살폈다.
 
"음.. 목소리 정도는 출연할게. 그래도 주인공은 너야. 사람들은 널 보기 위해서 우리 채널에 오는 거니까."
 
곤:에이, 나만 있다고 오나. PD님이 있으니까 오는 거지.
 
강주란:"내 앵글이 한 몫하긴 했지."
 
뻔뻔하게 끄덕인다.
 
곤:(픽 웃곤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럼 노래방 콘텐츠는 어때? 네 목소리는 안 나오고 화면만 찍어도 되니까.
 
강주란:"그런 건 찬성. 너는 옆에서 춤추기 어때? 어제 내가 사온 것들 하고."
 
일상과 너무 멀어지나?
 
곤:춤은 좀... (어색하게 웃지만 금세 일어나 TV를 노래방 채널에 맞춰놓고 마이크도 가져온다.)
카메라는 부탁합니다, PD님-
 
강주란:"응, 물론이죠~"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와 거치대를 가져왔다. 소파쪽, 그가 보일만큼의 앵글을 잡아두곤 방에서 어제 사온 소품도 들고 왔다.
"그럼 이것만 하고 있어."
리본과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건냈다.
버튼을 누르면 LED로 번쩍번쩍한 안경.
 
곤:(착잡하게 보고 있다가 한숨 푹 내쉬더니 챡챡 장착한다.)
 
강주란:장착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았다. 리본을 좀 더 예쁘게 묶어주고 뿌듯해 한다.
 
"역시 어울리네."
"그럼 카메라 켠다!"
 
곤:(도대체 뭐가 어울린다는 건지.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자 밝게 인사한다. '이것들은 다 PD님 때문'이라는 사실도 빼놓지 않고 설명하고, 추천곡과 신청곡들을 받아 리스트를 만든다.)
 
강주란:PD 때문이라고 말할 땐 당당하게 마음에 드시죠, 여러분? 하고 물었다. 실시간으로 만드는 리스트롤 보고 노래를 미리 찾아 두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나 당신의 목소리가 카메라 너머로 울려퍼집니다.
 
마냥 평화로운 일상이 또다시 지나갑니다.
 
나름 뿌듯하게 하루를 보내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눕자니
 
머리맡의 화분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강주란:"아, 오늘은 인사도 잊었네. 잘 지냈어, 곤아?"
 
어젯밤보다 확실히 더 자란 모습입니다.
 
약간의 성취감이 들기도 하나요?
 
강주란:"그새 자랐네? 너 무지 잘 크는구나."
흐뭇하게 잎을 쓰다듬었다. 해준 것은 딱히 없는데 괜히 뿌듯하다.
 
여전히 싱싱한 잎의 감촉이 기분 좋습니다.
 
강주란:"앞으로도 무럭무럭 커. 그럼 오늘도 잘자, 곤아."
 
화분에게 인사를 하곤 쭈욱 기지개를 켠 후 침대에 누웠다.
 
하루를 보내느라 피곤했던가요.
 
자리에 눕자 금세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갑니다.
 
빠르게 꿈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오늘도 그 꿈을 꾸게 될까요?
 
약간의 긴장과 기대가 섞입니다.
 
....
 
역시나 눈을 뜬 곳은 어젯밤 꿈과 같은 그곳입니다.
 
강주란:'오늘도..'
 
한 차례 정사를 나눈 그 자리 그대로
 
그가 당신을 향해 눈웃음을 짓습니다.
 
강주란:순식간에 그때의 감정이 올라왔다.
금세 숨이 가빠져선 그 웃음을 보고 작게 침을 참켰다.
 
그의 고개가 아래로 내려가고
 
말캉한 입술이 당신의 몸에 닿습니다.
 
커다랗고 따뜻한 손이 당신의 옷을 밀어 올립니다.
 
강주란:"아.."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소름이 올라왔다.
 
밀려올라가는 옷을 따라 드러나는 피부에 그의 입술이 따라붙습니다.
 
쪽, 쪽, 하는 간지러운 소리가 귓가를 가득 메웁니다.
 
강주란:"하아.. 읏.."
 
귀끝이 붉어졌다. 숨을 몰아쉬며 손을 내려 그의 머리카락에 살짝 손을 얹어보았다. 잠에 들기 전까지 분명, 이런 관계가 아니었는데. 괴리감을 느낄 새도 없이 살결이 금세 달아올랐다.
 
몸 곳곳에 닿던 그의 입술이,
 
이제는 당신의 성기 끝에도 가 닿습니다.
 
성기 끝에서 맴돌던 입술이 당신의 귀두를 물고선 가볍게 빨아들입니다.
 
강주란:그곳에마저 숨결이 느껴지자 몸이 파득 떨렸다.
 
"곤아.."
 
입술이 마르는 것만 같다. 무어라 더 말할 새도 없이 시작된 자극에 발끝을 오므리고 옅은 신음을 낸다.
 
곤:(입에 문 채) 주란아, 기분 좋아?
 
강주란:"응, .. 좋아.."
 
자극에 빠져있다가 문득 목소리가 들리면 부끄러워서 작게, 하지만 솔직하게 답했다.
 
"...너무 좋아.."
 
 
강주란:너와 하고 있는 거라서.
 
그의 입술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
 
이윽고 당신의 것을 온전히 제 입에 담았습니다.
 
그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질척한 소리가 새어나와 귓가와 시야를 간지럽힙니다.
 
강주란:자연스럽게 다리가 벌어지고 허리가 조금 허공에 떠올랐다. 시야가 붉게 이지러진다. 내뱉는 숨은 온통 열에 달뜬 신음뿐이었다. 그의 머리카락을 쥔 채 손끝만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했다. 이전 꿈에서의 사정이 무색하도록 성기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고개를 움직이며, 그는 자신의 옷을 천천히 벗기 시작합니다.
 
벗어낸 옷이 정자 바닥에 쌓일 때마다 매끄러운 살결이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거의 완전한 나신이 되어 있던 당신 역시, 그의 손길에 바지가 마저 벗겨지고 나체가 됩니다.
 
강주란:허공에 흩어지던 시선이 점차 드러나는 그의 살결로 향했다. 몽롱한 눈빛이 그 위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목이 더욱 타는 것만 같아서 입술을 자꾸면 혀로 축였다.
 
"흐, 으읏.. 곤아, 하읏.."
온전히 드러난 나체. 새삼스럽게 부끄러움이 몰려와서 다리를 오므리고 시선이 이리저리 옮겨갔다.
 
아래에 닿는 입술이 붉은 색을 띠는 만큼 당신의 머릿속도 붉게 물들어갑니다.
 
거리낌없이 계속되는 펠라치오에 온몸으로 찌르르 전율이 퍼져나가는 것만 같습니다.
 
그의 손은 당신의 몸을 더듬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강주란:아, 어떡해, 하지만 너무 좋아. 어떡하지. 전율을 닮은 쾌감에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었다. 몸 위를 노니는 손마저도 그의 것이란 사실에 지독한 흥분을 주었다. 가쁜 숨을 할딱이며 그가 주는 색에 취하듯 또다시 부끄러움을 잊었다. 다시 다리가 벌어지고 점치 밀려오는 사정감에 몸을 부르르 떤다.
 
그는 당신의 액까지 받아낼 것처럼 색정적으로, 당신의 것을 깊이 삼켜냅니다.
 
몸 위를 떠돌던 손은 당신의 가슴에 닿아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합니다.
 
열기에 한층 민감해진 몸 때문인지, 어쩐지 가슴이 점점 부푸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강주란:"고, 곤아, 가, 갈 것, 같아.. 힛..! 흐응, 읏..!"
 
손끝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 기분 탓일까, 그의 손이 닿은 가슴이 부푸는 것만 같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쾌락에 젖은 얼굴에 울상이 섞였다. 그의 고개와 정자 바닥을 더듬길 얼마간 결국 또다시 허리를 휘며 액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입 안 가득 쏟아진 액을 그대로 조금씩 삼켜냅니다.
 
강주란:멍하니 숨을 몰아쉬다가 그 모습이 야해서 얼굴을 훅 붉혔다.
 
액을 모두 삼킨 그의 혀가 당신의 성기를 훑으며 올라오면, 그의 타액으로 온통 젖어든 성기가 당신의 눈에도 들어옵니다.
 
부푼 가슴은 이제 기분 탓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부어올라 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손으로 당신의 가슴을 만지고 주물러 흥분을 자극합니다.
 
강주란:몸의 상태란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꼭.. 말하자면 야설에나 나올 법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가슴에 내리는 자극이 멈추지 않아서 다시금 흠칫거렸다.
 
"으, 흣.. 이, 이상해. 나 상태가 조금..."
 
또다시 올라오는 흥분에 더듬더듬 답했다. 원래 흥분하면 가슴이 부풀던가? 그런 것 못 배웠는데. 자위할 때 그렇지도 않았고.
 
곤:괜찮아. 그냥 맡겨도 돼.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끈적하게 의식에 달라붙습니다.
 
그는 성기에서 입을 떼고 올라와 당신의 가슴 한 쪽을 입에 머금습니다.
 
강주란:"...응, 알았어.."
 
석연치 않았지만, 그 음성 그리고 몸을 지배하는 흥분에 느릿 끄덕였다. 아, 그래. 꿈이니까, 그럴 수 있어.
 
그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달콤한 향기가 짙어집니다.
 
강주란:"아.."
 
손끝으로 바닥을 꽉 쥐었다가 그의 고개를 살며시 끌어안았다. 향에 이성이 마비되고 어지러웠다. 몸에 닿는 자극만이 몽롱하고 기분 좋게 느껴졌다.
 
점점 더 부풀어오르는 가슴에 이제 한계라고 생각할 즈음,
 
무언가가 터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가슴에서 하얀 액이 흘러나옵니다.
 
이건... 모유인가요?
 
강주란:어..? 멍한 소리를 내며 눈을 꿈뻑였다.
 
남자도 모유를 낼 수 있는 존재이던가요?
 
강주란:"ㄱ, 곤아.."
 
당혹스러운 음성이 살짝 떨렸다.
 
그러나 비현실감을 온통 뒤덮을 정도로 짙게 떠도는 달콤한 향기에 머리가 어질합니다.
 
이성 체크
 
강주란: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주란:그래, 꿈이니까.. 다시 침착함을 되찾는다.
 
모유를 입에 머금고, 그의 입술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다시 맞댄 입술 사이로 달고 단 액이 흘러들어옵니다.
 
강주란:멍하니 다가오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벌렸다. 달다. 눈을 스르륵 감고 그것을 받아 마셨다.
 
액체가 터진 덕분에 한껏 민감해진 가슴에 서슴없이 그의 손길이 닿아옵니다.
 
강주란:"으응, 흐..! 으흣.."
 
맨정신이었다면 민감했을 신음들이 스스럼없이 터져나왔다. 허리를 달싹 거리며 그를 안고서 몸을 조금씩 부볐다.
"기분, 좋아.."
 
그리고 아찔해지는 느낌과 함께,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아득함이 밀려오며
 
.......
 
흠칫 놀라 눈을 뜨면,
 
당신의 방입니다.
 
강주란:"어어..?"
아, 또 꿈.
...혹시 또..? 아래를 살며시 더듬어본다.
 
더듬어보면
 
역시나 정확히 같은 부위에,
 
가슴과 성기 쪽에 액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그 모든 일은 꿈이 아닌가요?
 
이성 체크
 
강주란:아래야 몽정을 했다지만.. 가슴은 왜..? 혼란스러운 표정이 된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캐입으로 이성을 깎습니다. 이성 -1d2
 
강주란:
rolling 1d2
 
(
2
 
)
 
 
=
2
 
강주란:몸을 웅크린 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가만히 생각해 본다. 꿈이 아닌가? 하지만 분명 거긴 꿈이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일들만 가득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런 꿈까지 꿔놓고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의 얼굴을 보고 뭐라고 해야 하죠?
 
강주란:꿈에선 황홀할만큼 기분 좋았지만 깨어나니 조금은 이상한 상황들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곤이는 또 무슨 얼굴로 보지..?
"이.. 일단..이것들 부터.."
 
주춤주춤 일어나서 꿈의 흔적들을 갈아입고 둘둘 이불에 말았다.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빼꼼히 본다.
 
다행히 지금은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강주란:서둘러 후다닥 그것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집을 비운 모양입니다.
 
강주란:"외출했나 보네.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야 천천히 생각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강주란: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소파에 웅크리고 앉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강주란:왜 이런 꿈을 꾸게 된 거지? 아니, 꿈은 그렇다 쳐도 왜 깨어나서도..
 
그는 이 일을 알고 있을까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강주란:우연일까? 하지만 이상해. 오늘 밤에도 또 꾸면 어떡하지. 슬슬 두려움이 올라왔다.
하지만 차마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 나 이런 꿈을 꾸는데 자고 일어나면 젖어라고 어떻게 말해. 특히 가장 의지하는 곤이에겐 절대 말할 수가 없다.
일어나서 방황하다가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화분에게로 슬슬 갔다.
 
화분은 역시나 어제보다 조금 더 자라 있습니다.
 
어?
 
강주란:"넌 아무 것도 안 해줘도 잘 자라는 구나.."
 
어쩐지 꽃봉오리가 맺혀 있는 걸 발견합니다.
 
어떤 꽃은 이미 개화를 시작한 모습입니다.
 
강주란:"어..? 어어!? 이거 꽃 아닌가?"
놀라며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관찰 판정.
 
강주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꽃을 들여다봤지만 너무나도 평범한 꽃일 뿐.
 
그저 이렇게 빠르게 자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강주란:"예쁘네. 되게 빨리 자란다."
감탄하며 꽃을 살짝 톡 건드려보았다.
"... 곤아, 나 요새 이상한 꿈 꿔.."
 
작게 꽃에게 곤이에게 하듯이 토로한다.
 
교육 판정
 
강주란:
교육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 번도 본 적 없는 잎모양과 꽃입니다.
 
강주란:"어.. 자세히 보니.."
 
어디서도 이렇게 생긴 모양의 잎이나 꽃이 있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어요.
 
어쩌면, 도감에는 실려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집에 없는 도감을 보려면 도서관에 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강주란:"...도서관에서 찾아볼까."
 
뭔가, 이 꽃을 받은 후부터 이상한 꿈도 꾸는 것 같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식물이라 궁금하기도 하니 도서관을 가기로 한다. 안에 있어 봐야 꿈 생각만 나서 뒤숭숭하지. 폰으로 화분 사진을 찍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옷을 챙겨 입고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아직 꿈속에서 느꼈던 정사의 여운이 남아 있는지, 길을 걷는 내내 나른하고 피로합니다.
 
강주란:너무 피곤하다.. 괜히 나왔나. 하지만 이왕 나온 거 힘을 내려고 애쓰며 꿋꿋하게 걸음을 옮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도서관에 도착해 식물과 관련이 있는 코너를 찾아갑니다.
 
다행히 도감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강주란:"아, 여깄다."
자료조사
기준치: 64/32/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도감을 차례차례 넘깁니다.
 
핸드폰에 찍어 온 사진과 대조를 해보지만...
 
.........
 
결국 마지막 장까지 닮은 식물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강주란:"...어떻게 된 거지? 새로운 종인가?"
 
외래 식물 도감에서조차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강주란: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곤이는 이걸 어디서 사온 거야, 대체.."
"인터넷에 올려서 물어봐야 하나.."
 
도감을 모두 살펴보느라 진이 빠진 걸까요.
 
몸은 점점 더 피곤에 지쳐갑니다.
 
강주란:"..일단, 오늘은 너무 피곤해. 내일 하자.."
눈을 비비적거린다.
 
이쯤 되니 병원에 가보자던 곤이의 말이 떠오릅니다.
 
강주란:식물을 알아볼 시간에 내 상태나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분명 쉬었는데도 안 낫는 걸 보면 어디 아프긴 한가봐. 도서관을 나서 병원으로 향한다.
 
도서관에서 나와 병원으로 향합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머지 않아 차례가 오고, 진료실에 들어갑니다.
 
강주란:"안녕하세요, 몸이 안 좋아서 왔어요."
 
당신의 얘기를 들은 의사는 당신의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합니다.
 
혹시 몰라 침대에 누워보자는 의사에 말에, 침대에 눕습니다.
 
강주란:"좀 어떤가요?"
끄덕이고 침대에 누웠다.
 
당신의 몸 곳곳을 누르거나 살펴보던 의사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부분을 살핍니다.
 
당신의 하복부, 배 아래쪽입니다.
 
강주란:역시 무슨 일이 있나? 급 불안한 표정으로 의사의 눈치를 살폈다.
 
의사: 환자분 희한한 모양의 점이 있으시네요.
 
강주란:"..예? 점이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의사: (다시 색을 자세히 살피더니) 아니, 멍이군요.
덩굴 모양의 멍이 있습니다.
최근 어디 산이라도 다녀오셨나요?
 
강주란:"어..?"
 
고개를 들어 내려다본다.
 
"..아니요, 그런 적 없어요."
 
내려다보자, 배에 난 멍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로 딱 '덩굴' 모양의 멍이....
 
아이디어 판정
 
강주란: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만 보고 있자니 어딘가 익숙한 모양입니다.
 
강주란:이건..?
 
그러고 보니 화분 흙 위에 깔려 있던 덩굴의 모양이 이와 비슷했습니다.
 
그러니까, 화분의 식물과 같은 모양의 멍이군요.
 
게다가 크기도 꽤 큽니다.
 
강주란:이게 어떻게 된 거지? 우연인가? 혼란스러운 표정이 된다.
 
이런 크기의 멍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알려주기 전까지 눈치를 채지 못했다니요?
 
이미 멍은 누구라도 쉽게 볼 정도로 커져 있는 상태입니다.
 
강주란: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들이라 말문이 막혔다.
 
이성 체크
 
강주란: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주란:너무 몸을 안 돌봤나..
 
조금 더 진찰을 해보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원인은 찾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열이 있었다는 당신의 말에 해열제를 처방해주었습니다
 
강주란:뭔가 개운치 못한 처방을 받고 터덜터덜 나왔다.
아까의 멍이 신경 쓰여서 아랫배를 쓸어보았다.
 
딱히 막 아프거나 하진 않지만, 꽤 큰 멍입니다.
 
강주란:어떡하지.. 뭔가 계속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 같은데.
곤이한텐.. 조금만 말해볼까?
고민하며 집으로 향한다.
 
시간은 이미 오후를 새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곤이 돌아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딘가 무겁기도 합니다.
 
강주란:..그래, 꿈 내용은 말하지 말고, 그냥.. 이상한 꿈을 꾼다고 살짝만 말하자.
결심을 하고 애써 한걸음 한걸음 옮긴다.
 
집으로 돌아가자, 지금 막 들어온 듯 씻고 나온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곤:어, 주란아. 오늘은 좀 괜찮아?
 
강주란:"어, 음... 아니, 별로.. 그래서 병원 다녀왔어."
 
손에 들고 있는 약 봉투를 보여주었다.
 
곤:(순식간에 얼굴에 걱정이 스친다.) 의사가 뭐래?
 
강주란:"그냥, 스트레스성인 것 같대. 특별한 원인은 못 찾았어."
말을 마치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금 달싹거렸다.
"... 조금 이상한 것도 생겼어."
 
곤:...이상한 거라니?
 
강주란:"음, 그러니까.. 별 거 아니긴 한데.."
 
머뭇거리다가 옷을 살짝 걷고 아랫배가 보이도록 바지를 살짝 내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멍이 생겼더라고. 모양이 좀 특이하지..?"
 
곤:(다가와 자세히 살펴본다.)
..이게 뭐야?
뭔가.. 덩굴 닮았는데?
아프진 않아?
 
강주란:"응, 별로 아프진 않아."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곤'이의 넝쿨과 닮았어."
 
곤:아프지 않다면 다행... ...뭐랑 닮아?
(네 방으로 향해 식물을 한 번 살펴보고, 다시 돌아와 네 멍을 살핀다.)
...진짜 닮...았네?
 
강주란:"그치..? 좀 이상하다."
 
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옷을 다시 추슬렀다.
 
곤:(멍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가, 한참 후에 낮게 말을 이었다.)
혹시 네가 아픈 거... 내가 그거 사와서 그런 거 아닐까.
 
강주란:"어..? 에이, 설마. 에이... 그 식물에 알레르기라도 있는게 아닌 이상."
 
조금쯤 그런 묘한 느낌을 받고 있었지만 그가 죄책감이라도 가질까봐서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그냥, 요새 꿈자리가 이상해서 푹 못자서 그런 걸 거야."
 
곤:어떤 물건을 집에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데, 그런 건 아닐까 싶어서. 내가 그거 가져온 뒤로 부쩍 너 상태 안 좋아졌잖아.
..꿈자리가 어떤데?
 
강주란:그런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 본 적 있긴 하다. 그래서 버려진 물건을 들고 오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정말 화분 때문에..? 잠시 상념에 빠졌다가 그의 물음에 퍼뜩 깨어났다.
 
"응..? 아니, 음.. 그냥.."
 
뭐라고 말해야 하지..?
너랑 섹스하는 꿈을 꿔라고 말할 순 없잖아. 그를 흘끔 봤다가 지난밤 꿈에서의 정사가 떠올라 시선을 피했다.
 
강주란:"그으... 야한 꿈을 꿔.."
 
곤:(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은 얼굴로) ...무슨 꿈?
 
그를 앞에 두고 그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강주란:"응? 어, 그러니까."
 
크악!
 
"야..야야구를, 지칠 때까지 하는 꿈..?"
 
꿈속에 등장하는 본인에게 그 말을 한다면 어떤 반응이 되돌아올까요.
 
강주란:어색하게 웃으며 둘러댄다.
 
곤:(찌푸린다.) 뭐라고 하는 거야. 제대로 말해.
 
꿈의 내용들이 떠오를수록 가슴이 조여드는 것처럼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강주란:"그, 그냥.. 뭔가를 자꾸.. 지칠 때까지 해."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 리가. 소꿉친구가 본인을 상대로 몽정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분명 친구로도 못 남겠지.
결국 택한 것은 거짓말이다.
숨도 턱 막히는 것 같아서 그걸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ㅍ, 피곤하네.. 이만 쉬어야 겠어."
 
곤:(들어가려는 너의 손목을 잡아 당겨온다.)
뭘 하는데? 그것 때문에 매일 잠도 못 자고 일어나서 이렇게 힘들어하는거야?
그게 문제면 진작에 말했어야지. 그럼 무작정 쉬자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이라도 찾아봤을 텐데......
(미안한 얼굴이 된다. 그런 것도 모르고 그저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넘긴 날만 몇이던가. 수면 문제는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 분명 다른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강주란:"아니야, 괜찮아. 쉬면 돼. 쉬면 괜찮을 거야."
 
무얼 하느냔 물음엔 답하지 못했다. 그저 잡신 손목을 슬쩍 비틀어서 빼냈다.
 
"정말로 괜찮아."
 
 
강주란:웃으며 안심하라고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곤:(자신을 피하는 모습에, 부담스러운가, 생각하며 손을 거둔다. 그리고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럼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 방송도 잠깐 쉬자. 공지 올려둘게.
 
강주란:"응..? 아니, 그렇게까지? 그럴 정도는 아닌 걸. 방송은 해야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사이 구독자 수가 줄면 어떡하려고.
 
곤:아니야. 너 완전히 나을 때까진 쉬는 게 나을 것 같아. 어제도 쉰다고 집에서 가볍게만 찍었는데, 오늘 병원 갈 정도로 악화된 거잖아.
 
강주란:"그렇긴 하지만..."
 
곤:그러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서 쉬어. 떨어지면 뭐, (웃는다) 다시 잡으면 되지.
 
강주란:"...응, 고마워."
 
걱정해 주는 마음이 잔뜩 보여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결국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차라리 얼른 나아서 좋은 촬영을 하자.
 
......
 
방으로 돌아오면 다시 혼자가 됩니다.
 
강주란:불안감으로 괜히 방안을 서성거렸다.
 
그의 앞에서 쿵쿵 뛰며 옥죄이던 심장도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강주란:'오늘은 자지 말까? 또 그 꿈을 꾸면 어떡해.'
차분히 숨을 고른다.
썩 건강에 좋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잠을 자지 않기로 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쳤다.
 
책을 펼쳤으나 시간이 갈수록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자꾸만 졸음이 몰려오는 것이, 참기 힘들 정도입니다.
 
강주란:고개를 휘청했다가도 눈을 비비적 거렸다.
너무, 졸려...
이정도면 꿈도 못 꾸고 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점차 그런 생각이 밀려왔다.
몇 번을 고개를 까닥거리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비척비척 침대로 향해 털썩 누웠다.
 
피로에 지친 몸이 이불 속으로 끊임없이 떨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눈을 감자 완전한 암흑이 찾아오고,
 
정신은 절벽 아래로 뚝 떨어집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 꿈속입니다.
 
강주란:아, 또.. 또 여기야..
 
여전히 당신의 앞에 있는 그에게선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매혹적이고 달콤한 향이 끼쳐옵니다.
 
강주란:잠들기 전까지 분명 혹여 그 꿈을 꾸게 된다면 달아나겠다고 생각했는데, 곤이 풍기는 매혹적인 향은 거부하기 어려웠다.
이성과 향이 치열하게 싸웠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거부라고는 그의 어깨를 미약한 힘으로 밀어내보는 것 뿐이었다.
 
점차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그의 몸을 거부하기가 너무나도 버겁습니다.
 
미약한 힘에 밀려난 그가 당신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습니다.
 
곤:...왜?
 
강주란:그의 물음에 입술을 소리 없이 몇 번 달싹였다. 간신히, 간신히 작게 말을 내뱉었다.
"...그만, 할래.."
 
곤:...내가 싫어?
 
강주란:"...아니. 아니, 좋아.."
엄청 좋아.
 
곤:그럼 계속하자. 한 번만. 여기까지 왔잖아.
(응? 하며 뺨을 쓰다듬는다. 그 옆에 짧게 입을 맞추자 쪽, 하는 소리가 퍼진다. 짙은 향과 함께.)
 
강주란:아, 거부하기 힘들다. 상대가 너인데. 거기다 이 향은 이성을 온통 마비시켰다. 현실에선 절대 있을 리 없는 이 상황들. 그래, 괜찮지 않을까? 언제 너의 입맞춤을 받고 몸을 섞어 볼 수 있겠어.
 
시선이 허공에 머물다가 스스르 눈꺼풀에 감겼다.
"... 그래. 그래.."
 
곤:(행복한 듯이 스르르 웃음 지으며 계속해서 네 이름을 부르고,)
주란아...
(아래로 내려간 입술이 네 목덜미에 닿아 또다시 키스를 남긴다.)
 
강주란:그 음성이 달콤하다. 내 이름이 이렇게 예뻤던가. 목덜미에 닿는 온기를 느끼며 작게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곤아.."
 
곤:(목에 닿은 입술이 몇 차례나 살결을 탐하다가, 입을 벌리고 그 중 일부를 빨아들인다. 피를 취하는 짐승처럼. 동시에 네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는 너를 뒤로 완전히 눕힌다.
입술이 떨어진 어깨에는 붉은 자국이 생겼다. 한 손으로 너의 다리를 밀어 벌리며, 네 성기와 가슴에서 질척한 액을 훑어낸 손을 아래로 내려 너의 뒤에 맞추고 손가락을 밀어넣는다.)
 
강주란:살결에 붉은 흔적이 남을 때마다 신음이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다시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아니, 진작에 달아있는 몸이었을까? 현실을 잊고 몽롱한 낯으로 바닥을 쥐고 순순히 다리를 벌렸다. 이윽고 한 번도 무언가를 받아내본 적 없는 그곳에 파고드는 손가락을 느끼며 몸을 크게 떨었다.
 
"으흣..! 아.. 거기 나.."
 
처음인데. 어떻게 해야 하지? 아는 거라곤 성교육 혹은 영상으로 본 것들 뿐이라 눈을 질끈 감은 채 몸을 경직시키고 잇었다.
 
곤:힘 빼고, 나한테만 집중해, 주란아.
(작게 속삭이며 조심스럽게 손가락 하나를 온전히 밀어넣는다. 느릿하게 들어간 손가락이 묻어 있던 액을 윤활제 삼아 안쪽에서 미끄러진다. 한 개의 손가락이 드나들며 안을 넓혀놓을 동안 네 몸 곳곳의 살결을 물었다 놓거나, 낯뜨거운 소리를 내며 입을 맞춘다.)
 
강주란:"으, 응.. 흐, 하아.. 읏.. 아..!"
 
느릿 눈을 떠 그를 살며시 보았다. 그사이 파고든 손가락이 주는 이물감이 선명했다. 이상하고 낯선 기분이다. 하지만 마치 그런 것을 느낄 새를 주지 않겠다는 것처럼 몸 곳곳을 애무하는 입술에 사그라들지 않는 열기를 곧 더욱 크게 느꼈다. 입술이 닿을 때마다 더운 숨을 훅훅 내끼쳤다. 점차 풀려가는 입구가 숨을 따라 꽉 좁아들었다가 풀어지길 반복했다.
 
"하아으.."
 
곤:이제 안 아프지?
(가볍게 웃어 보이며 손가락을 하나 더 밀어넣는다. 역시나 느린 손짓으로, 차근차근 바깥쪽에서부터 더듬고 들어간 손가락이 이윽고 두 개 모여 같은 속도와 깊이로 내벽을 눌러댄다. 안쪽을 어루만지는 손끝이 너의 극점을 찾아 더듬는다. 그의 입술이 네 아랫입술을 물었다 떨어진다.)
 
강주란:"응.."
 
작게 끄덕였다. 그의 웃음을 보니 괜시리 조금 더 안심이 되었다. 뒤를 이어 파고드는 또다른 손가락. 그 움직임을 따라 아래가 벌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얕게 호흡하던 중 저릿한, 성감대를 자극할 때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쾌감이 퍼지자 흠칫, 허리를 들썩였다.
 
"아..! 아, 거기. 거기.."
 
 
강주란:입술새로 당혹감과 애닳음이 뒤섞인 음성이 조금 갈라지며 흘러나왔다. 손을 뻗어 그를 안는다.
 
곤:여기가 좋아?
(손가락으로 정확히 그 지점을 다시 짚는다. 한 차례 벌어졌던 손가락 사이가 다시 맞붙으로 넓어진 내벽의 상태를 확인한다. 곧 뒤에서 손가락이 나오면, 그는 이미 일어나 있는 자신의 성기를 잡아 그 끝을 네 뒤에 맞추었다.)
꽉 안아, 주란아. 들어갈 거야. 긴장하지 말고.
(그리곤 자신에게 집중하라, 다시 그렇게 말하듯이 고개를 기울여 네 입술을 머금고 깊이 혀를 섞는다. 천천히 성기가 네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강주란:"아..! 응, 거기가 좋아. 곤아.."
 
숨을 헐떡였다. 훨씬 더 직접적인, 느껴 본 적 없는 쾌감이었다. 이윽고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허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닿아오는 묵직한 열기에 긴장했다. 마른 침을 삼키다가 그의 음성에 끄덕이고 입술을 벌려 혀를 받아들였다. 달콤한 입맞춤. 사르르 몸이 풀어질 것만 같다. 그 사이 천천히, 손가락보다 훨씬 두꺼운 것이 내 안을 가르고 들어와 억눌린 신음을 내며 그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하으으.. 웅.. 으.."
 
곤:(자신을 끌어안는 것을 느끼며 너의 입천장을 길게 훑고는 혀를 얽어 빨아들인다.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 거의 끝까지 들어가도록 꾹 눌러 넣고는, 다시 허리를 물려 빼냈다가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집어넣는다. 허리가 물러날 때마다 들어가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그것이 꽤 빠른 움직임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퍽퍽대는 소리와 함께 성기가 너의 내벽을 두드리며 흥분을 더해간다.)
 
강주란:"후응..! 읍, 흡..! 으, 아, 아..! 곤, 아..!"
 
끝이 깊게 닿은 순간 몸을 잘게 떨었다. 이윽고 그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점점 더 빨라지면 입술을 떼고 고개를 젖혔다. 뱃속이 너무도 뜨겁다. 이런 건 느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두려움은 아주 잠시. 점차 내 안에서 부푸는 그 존재감이 숨을 떨리게 만들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체온, 달콤한 향.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정말로 꿈같은 일이라서 애틋하고 황홀했다. 온몸이 너로 인해서 녹아내릴 것만 같다.
 
"곤아, 고, 힉..! 아응..!"
 
곤:주란아,
(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도 이미 열락이 가득하다. 가쁜 숨소리가 헉헉대며 분별없이 튀어나가고, 허리는 불과 얼마 전에 찾아두었던 너의 극점을 향해 선단의 방향을 돌렸다. 붉어진 얼굴과 붉어진 숨소리, 붉어진 공기와 체향, 모든 것이 하나의 열매가 되어 금방이라도 떨어져내릴 것만 같다.)
주란아, 안에, 해도 돼? 하아... 주란아-
 
강주란:"아응! 아, 앙! 아..!!"
 
그가 나와 몸을 섞으며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나를 흥분하게 했다. 좋아, 너무 좋아. 숨 사이에 섞이던 말이 극점이 찔리는 순간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에 뭉게졌다. 머릿속이 하예지는 쾌감에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요청에 거부할 생각은 조금도 할 수 없었다.
 
"응, 안에, 아흐읏! 안에, 해, 아, 좋아..!!"
 
한껏 부풀어 꺼떡이는 성기가 두 몸 사이에서 선액을 줄줄 흘렸다. 넘치는 쾌락에 두 눈도 젖어들었다. 모든 것이 황홀했다.
 
곤:(안에 해도 된다는 대답에, 흥분에 가득 차서는 기쁜 웃음을 지었다. 주란아, 하고 부르는 목소리는 이제 부름이 아니라 일종의 신음, 또는 교성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너의 안쪽을 두드리는 성기 끝에서부터 터질 듯한 열을 느꼈다. 열은 아랫배로 퍼져 다시 그 위로, 또는 아래로.)
흐으... 아, 윽...
(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체향을 깊이 들이쉬며 동물처럼 울음소리를 내고는 그대로 안에 사정하고 말았다.)
 
강주란:흐트러지는 음성이 더욱 자극적이게 들렸다. 때문에 하염없이, 열락에 흐려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마주어 그를 불렀다. 뱃속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온몸을 지배하는 것은 그가 주는 쾌락 뿐이었다. 이윽고 안쪽 가득 데이 듯한 열기를 느끼며 파드득 몸을 떨고 교성과 함께 액을 쏘아냈다.
 
"아..!!, ㅇ.. 하, 흐으.."
 
어느덧 붉게 물든 두 뺨은 쾌락에 몸부림 치는 사이 눈물로 젖어 있었다. 아,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아니, 꿈이다.
 
"하으... 하.. 아해.. 좋아해, 곤아. 좋아해.."
 
탁해진 목소리를 쥐어짜 흐느끼듯 말했다.
자꾸 젖는 두 눈을 양손으로 가렸다.
 
곤:(눈을 가리는 네 손을 치우고는 양쪽 눈 위에 입술을 맞춘다. 가벼운 입맞춤과 함께 나른한 눈동자가 너와 마주친다.)
나도야, 주란아. 나도......
 
동물의 교미와도 같았던 순간들.
 
열락이 피고 가라앉은 이 순간
 
그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집니다.
 
계속해서 손 안에 잡고 있고만 싶은,
 
계속해서 함께하고만 싶은 그의 체향이 점차 잦아듭니다.
 
.......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이 과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또다시 당신의 방.
 
꿈속의 그와 헤어지고 난 아침.
 
강주란: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대답을 들어서 그럴까, 무언가.. 공허한 기분이었다.
 
역시나 당신의 몸에는 꿈속 정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고요한 방 안에서 무언가 달큰한 향기가 나는 것만 같은 기분은 그저 착각일까요.
 
강주란:느릿 일어나 몸을 여기저기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 향을 느끼고 천천히 고개를 두리번 거린다.
 
향을 따라 고개를 돌린 곳에, 그 화분이 있습니다.
 
화분은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 꽃을 만개했음은 물론
 
새빨간 열매까지 맺었습니다.
 
강주란:"...열매가, 생겼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본다.
 
열매 역시 처음 보는 형태로 방울져 열려 있습니다.
 
꽃이 만개해서일까요,
 
화분 가득히 꿈속에서 만났던 그의 체향이 나는 것만 같습니다.
 
강주란:물끄러미 화분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쓸어보았다. 고개를 가까이 해 괜히 향도 들이쉬었다.
체온이 다시 떠올랐다.
 
여전히 몸은 피곤하고 무력감, 탈력감이 정신을 뒤덮습니다.
 
어제보다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강주란:너무, 피곤해.. 얼른 치워야 하는데.. 침대에 털썩 앉았다.
 
침대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얼마간,
 
문 쪽에서 똑똑, 노크소리가 들려옵니다.
 
볼 것도 없이, 곤, 그입니다.
 
강주란:"..아."
 
곤:주란아. 꺴어?
 
강주란:"어? 어, 어어. 응, 잠시만."
이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불, 이불 어떡하지? 아니야, 이불로! 우왕좌왕하다가 얼른 이불로 몸을 덮듯 가리고 태연하게 침대 헤드에 기대 앉았다.
"응, 방금 깼어."
 
곤:(기다리고 있다가) ..들어가도 돼?
 
강주란:"어, 들어와도 돼."
 
조금 긴장하며 아닌 척 답했다.
 
곧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옵니다.
 
당신의 안색을 살피며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들어와 당신의 침대맡에 앉는 그,
 
강주란:"잘잤어?"
 
시선을 피한 채 물었다.
 
화분에서 나는 향 때문일까요.
 
그의 모습 위로 꿈속 그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문득 대답을 들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강주란:손끝으로 떨어지던 시선이 흘끔흘끔 그에게로 향했다.
 
혹시, 꿈이 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확실히 당신의 몸은 꿈과 연결되어 있는걸요.
 
강주란:손끝을 만지작거리다가 입술을 열었다가 소리 없이 닫았다.
 
만약 꿈속의 그 역시 현실의 그를 투영한 결과물이라면,
 
그에게 꿈속의 내용을 말한다 하더라도 경멸을 받는 일은 없을 텝니다.
 
그러나...
 
말할 수 있나요?
 
강주란:"...나.."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에게 정말 그것을 말해도 괜찮을까요?
 
강주란:"... 아무 것도, 아니야."
 
당신은 그를 얼마나 믿고 있나요?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꿈의 내용을 말할지 말지, 그것은 온전히 당신의 선택입니다.
 
곤:너, 뭐? (상태를 물으려다가 네가 하려던 말을 기다린다.)
 
강주란:"...그냥.. 또 꿈꿨어."
 
곤:....무슨 꿈인지, 말해줄 수 있어?
 
강주란:손톱만 깨작 뜯었다. 한참만에 가리고 있던 이불을 천천히 거뒀다.
 
곤:...?
 
강주란:"...꿈에서 있던 일의 흔적이, 일어나면 자꾸 남아있어."
 
곤:무슨... 흔적?
 
강주란:또 한참의 침묵을 지켰다. 입술을 작게 달싹였다.
"...하는, 꿈.."
 
곤:(이불 속 흔적을 보던 눈이 네게 옮겨간다. 다시 대답해주길 기다릴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강주란:끝장 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앞섰다. 그를 어떻게 봐야 하지? 오랜 친구였는데. 그렇게라도 남고 싶은데. 꿈에서 들은 마지막 대답을 떠올리며 손톱을 더 뜯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리듯 다시 답했다.
 
"....너랑, 하는 꿈.."
 
곤:............ (적지 않게 놀란 얼굴. 혹은 혼란. 혹은 당황. 혹은..... ....기쁨.)
나... 랑.
 
강주란: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을 알 수 없었다. 침묵만이 들려오고 상상은 이리저리로 치달았다.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계속된 피로와 탈력감 거기에 염려가 더불어지니 괜히 눈물이 핑 돈다.
 
곤:(이미 흔적은 눈으로 보았고, 네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도 알았다. 그런데도 한참을 기다렸다. 그 대상이 나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 대상이 내가 될 리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나란다.)
그러니까, 그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눈동자가 흔들린다. 잠시간의 침묵. 그리고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꿈. 자세히 알려줄 수 있어?
 
강주란:"...미안해.."
 
그가 당황한 것 같아서 목소리가 조금 갈라졌다. 꿈 때문에 정신이 나갔나 보다. 내가 왜 이야기를 했지..?
 
"그냥.. 그냥... 했어, 너랑.."
 
곤: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아냐, 주란아,
(울음기 섞인 네 얼굴을 보다가, 사과를 듣는 순간 다급해졌다. 그렇지. 나도 그렇지만, 그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그래서 황급히 네 손을 잡고 작게 웃어보였다.)
듣고 싶어. 그 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 뭘 했는지, 전부 알고 싶어서... 그러니까...
(입이 벙긋거리기만 했다. 당연하지. 십여 년 동안 묵혀온 것을 이리 쉽게 꺼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강주란:손이 잡히자 흠칫 놀랐다. 혼란스러움과 불안감이 섞인 서러움은 가시지 않았지만 그의 음성이 불쾌한 것 같지 않아서, 부드러워서 두려움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러니까.. 꿈에서 식물이 가득 나왔는데.. 거기서 너가 나왔어. 그리고 나를 멋진 정자로 데려갔어."
 
기억을 더듬더듬 짚어서 말을 시작했다.
 
"...정자에서, 너가 먼저 입맞췄어. 달콤한 향도 났고, 기분도.."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열었다.
 
"..기분도 좋았어. 그러고 깼는데, 다음날 꿈이 이어졌어. 너가 내 몸 여기저기를 애무해줬고.."
 
펠라 부분에서 잠시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해. 입으로 해줬다고 해야 하나..?
"ㅇ.. 입으로.."
 
새삼스럽게 부끄러움이 밀려와서 귀까지 빨개졌다.
 
"..입으로 해줬어."
 
곤:....그리고?(말이 끝날 때까지 손 한 번 놓지 않고
가만히 듣는다. 말이 멈추면 잠시 웃음도 지었다.)
 
강주란:".. 사정, 하고 일어났는데, 깨어보니 몽정을 했어. 그땐 그냥.. 부끄러운 게 다였는데.. 다음에 또 꿈이 이어지고.."
 
아, 손으로 먼저 해줬구나. 뺴먹은 것을 덧붙여야 하나 고민하다가 꿀꺽 삼켜버렸다.
 
"그땐 가슴을 애무해줬는데...ㅈ.."
 
젖, 망할... 젖이 나왔다고 말해야 하나? 눈을 굴리며 그의 손을 꾹 쥐고 눈을 질끈 감았다.
 
"ㅈ, 젖이 나왔는데.. 일어나서 보니까 실제로 젖어 있었어."
 
곤:(그건 꽤 놀란 표정이다. 그런 일이 가능한가? 어떻게?)
 
강주란:"그리고 또 이어지고 어제.. 너랑 했어. 너가 그, 넣었는데..."
 
살면서 이렇게 부끄러워 본 적이 없었다. 이런 게 수치플일까?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침을 몇 번이나 삼키고 나서야 말을 이을 수 있었다.
 
"...안에, 했는데.. 그거.. 일어나보니까, 남아 있어.."
 
말을 마치고 고개가 더없이 숙여진다.
 
아, 말해버렸습니다.
 
숨기고 있었는데.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는데.
 
말로 낸 순간 고동이 크게 맥박치고
 
강주란:문득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머리에 피가 확 끓어오릅니다.
 
그 순간
 
당신의 안에 걸려있던 것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주란:어..?
 
당신의 눈물에 괜찮냐며 손을 뻗는 그의 팔 아래로
 
하복부에서 희미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연기 같은 것이 솟아오릅니다.
 
곤:괜찮, ...어?
 
강주란:젖은 눈을 깜빡거리며 조심스럽게 배를 만져보았다.
 
옷을 들어올려 배를 확인하자,
 
멍이 있던 자리에 어느새 깨끗한 살결만이 존재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강주란:"어..? 없어졌어.."
 
곤:너, 멍... 없어졌네?
 
강주란:"..다 나았나..?
얼떨떨한 표정으로 살결 위를 매만졌다.
 
문득 화분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화분의 식물이 맥없이 시들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강주란:"어어..? '곤'이가 죽었어.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열매가 맻혀 있었는데?"
 
곤:..이거.
(자리에서 일어나 화분 옆으로 간다.)
(그리곤 화분을 들고, 네 배를 본다.)
...이거 때문이었어.
 
강주란:"... '곤'이가 왜?"
 
계속 묘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정말로 그 모든게 식물 때문이라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의 손에 들린 화분을 보았다.
 
곤:방금 너도 봤잖아, 그 연기.
아까 들어올 때 잠깐이지만 나도 봤거든. 이 화분, 아까까지만 해도 쌩쌩했는데,
네 배에서 연기가 나오자마자 죽었어.
 
강주란:"..맞아, 그런 것 같아."
그럼 식물 때문에 그런 꿈을 꾼 건가? 몸에 남은 흔적은 식물이 그런 거야? 멍해졌다.
 
곤:...버리자. 더 예쁘고, 이번엔 제대로 된 식물로 다시 사올게.
 
강주란:"..응, 그러자. 멀리 갖다 버리자."
 
곤:(우선 화분을 놓고 네 팔을 잡아 일으킨다.)
일어날 수 있겠어? 우선 그것부터 어떻게 하자.
(작게 웃으며 너의 아래를 가리킨다.)
 
강주란:그의 팔을 잡고 일어났다가 가리키는 아래를 무심결에 보았다. 그리곤 새삼스럽게도 화들짝 놀래며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손으로 엉거주춤 가렸다.
"어? 어! 어어, 그그래야지!"
 
곤:이미 다 봤는데, 뭘. (하면서도 시선을 피하며 너를 부축해 화장실로 향한다.)
 
강주란:고개가 다시 푸욱 숙여졌다. 부축을 받아 터덜터덜 화장실로 향했다. 없던 일로 해주는 건가? 이러고 손절할 건 아니겠지? 흘끔 눈치를 살폈다.
 
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화장실 안에 너를 넣어준다.)
씻겨줄까?
 
강주란:"...응? 아아아니! 무슨 말을 하, 하는 거야!"
 
얼굴이 벌개져서 왁 소리쳤다.
 
곤:꿈속에선 한 번 거하게 했다면서. (키득키득 웃는다)
 
강주란:없던 걸로 해주는 거 아니었어..? 하지만 사실이라서 말문이 턱 막혔다. 입만 뻐끔거리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놀리지 마.."
 
곤:미안, 장난이야. 씻고 나와.
(하며 웃는 채로 문을 닫아준다.)
 
강주란:끄덕이고 그가 문을 닫으면 샤워기 앞에 서서 물을 틀었다. 피부를 헹구고 안에 든 것은 겉만 대충 더듬거려보다가 결국 관두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엉성하다. 꿈과 그걸 듣고 그가 보여주었던 모습들이 번갈아 떠올랐다. 샤워기 소리 반, 훌쩍이는 소리 반이다.
한참만에 샤워를 마치고 터덜 나왔다.
 
곤:(소파에 앉은 채로 혼자 실실 읏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이미 들은 것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 물어봐야 하지? 물어봤다가 한 대 맞기라도 하는 거 아냐? 하지만 확답이 듣고 싶어서 자꾸만 망상을 뻗어나간다. 그러던 중에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널 보고는 벌떡 일어나 다가간다.)
잘 씻었어? ..안에 있는 건 제대로 안 씻으면 병 나.
 
강주란:"어? 어.. 그냥, 그럭저럭 씻었어."
 
그가 다가오가 엉거주춤 대답했다. 볼일 보면 나가겠지, 뭐.. 대충 주억거리며 시선을 피한 채 머리카락 끝을 매만졌다.
 
곤:(끄덕이며 네 방에서 화분을 들고 나온다.)
그럼 화분 버리러 가자.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기엔 좀 크고. 밑에 편의점에서 전용봉투 사서 버려야 한다더라.
 
강주란:"응, 그러자."
 
손에 든 화분을 보고 끄덕였다. 저런 건 얼른 버려야지. 겸사겸사 바람도 쐬면 여러모로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금방 나오겠다고 말하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있고 나왔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그와 당신은 다 시들어버린 화분을 들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내용물은 그가 말한 대로 처분하고, 오는 길에 화분까지 쓰레기장에 버렸습니다.
 
강주란:작은 화분 하나를 버렸는데 어쩐지 큰일을 한 기분이다.
 
쓰레기장 한가운데에 버려진 화분은 던져진 충격에 깨져서 그런지, 어쩐지 흉물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순간,
 
심한 탈력감에 사로잡힙니다.
 
지독하게 아파오는 머리.
 
차가워지는 손발.
 
강주란:아..?
 
하늘이 빙글 돕니다.
 
그 순간, 몸이 무너지며
 
강주란:"으으.."
 
신음하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몸을 바로 세울 수 없어서 비틀거린다.
 
의식이 끊깁니다.
 
순식간에 암전하는 시야 저편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오는 그의 모습이 언뜻 비쳤다 사라집니다.
 
......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습니다.
 
옆에서 당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곤이, 눈을 뜬 당신을 보자 활짝 웃습니다.
 
곤:일어났어?
 
그는 진심으로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쉽니다.
 
강주란:"아.. 나, 어떻게 된 거지..?"
 
멍한 목소리로 물었다.
 
곤:그 꿈이 너한테 정신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고 있었나 봐.
..수면 부족이래.
(하고선 잠시 쉬었다가, 다시 표정이 가라앉는다.)
 
강주란:".. 그렇구나."
 
곤:늦었지만, 그런 화분 선물해서 미안해.
 
강주란:예기치 못한 사과에 눈을 꿈뻑이다가 손을 저었다.
"아니야, 괜찮아. 뭘 알고서 선물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꿈에서 좋았으니까.. 후유증만 아니었다면 계속 그 꿈을 꾸고 싶어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꿈에서 살고 싶었을지도 몰라.
 
곤:그래도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사버린 걸 선물해버려서 안 그래도 피곤했던 네가 더 피곤해졌잖아.
........
(그리고 잠시 있다가 뺨을 붉히며 웃는다.)
그래도,
네 꿈에 나온 게 나라서 다행이네.
...주란아.
........... (힘들게 입을 뗀다.) 나, 좋아해?
 
두근, 두근.
 
뜨거운 고동이 가슴을 칩니다.
 
강주란:멍해져서 다행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깜빡였다. 그 꿈에 나온 게 너라서 다행이라고..? 붉게, 예쁘게 웃고 있는 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에 설레는 것은 온전히 꿈 때문이었을까요?
 
이 심장 소리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을 테지요.
 
왜냐면, 이미 싹을 틔워버렸거든요.
 
가지와 잎을 뻗고,
 
꽃망울을 부풀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그것이 붉게 물들기까지.
 
부디, 소중하게 기다리고 있어.
 
.....
 
END
 
생환 보상 : 1d3+3d2의 이성치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