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13, 2021 8:44PM허강우:(ㅋ)
남강린과 허강우가 이곳에 온지도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곳은 멀쩡한 건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폐허입니다.
둘은 영문도 모른 채 이곳에 떨어져 이틀 내내 폐허 위를 헤매고 다녔습니다.
폐허는 지형 곳곳이 험준해 여러분이 이틀 내에 발견할 수 있었던 장소는,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이 [광장], 이름 없는 [지하철역], 그나마 여기서 제일 멀쩡한 건물인 [쇼핑몰], 그리고 여러분이 아지트로 삼은 버려진 [호텔] 뿐입니다.
여기서 먹을 것과 마실 물을 찾는 일은 굉장히 힘듭니다.
온종일 폐허를 뒤지고 다녀도 짐승 한 마리 발견할 수 없고, 깨끗한 물을 찾기는 더더욱 힘듭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은 벌써 늦은 오후입니다.
오늘은 뭔가 먹을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중앙 분수], [표지판], [지하철역 입구], [게시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ne 13, 2021 8:50PM남 강린:으으... 뱃가죽이 등가죽에 달라붙은 것 같아요. (다친 손을 만지작거리며 광장을 죽 둘러본다)
어떻게 여기 사람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는 걸까요? 설마 진짜 쌤과 저 둘만 있는 건 아니겠죠?
June 13, 2021 8:51PM허강우:그러게나 말야. 사람이 사는 데라기엔 아무것도 없고, 그렇다고 안 사는 데라기엔 시설이 다 있으니... (말하다 손을 흘끔 본다.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
June 13, 2021 8:52PM남 강린:왜요? 혹시 숨겨둔 에너지바라도 있는데 여태 아무 말 안 하다가 이제와 주려는 건 아니죠? (쫑알쫑알 말하면서 네 앞으로 간다)
June 13, 2021 8:54PM허강우:야, 너는 참... 그런 게 있으면 나부터 먹었겠지. (가까이 오면 손을 덥썩 잡고는 다친 곳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여긴 어때. 언제 다쳤어?
허강우의 기억이 이틀 전 이곳으로 떨어진 그 날로 돌아갑니다.
June 13, 2021 8:55PM허강우:
지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틀 전 그날, 폐허를 둘러보던 두 사람은 새까만 호숫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강린은 그 물에 겁없이 손을 담갔다가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강린은 도통 손을 못 쓰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June 13, 2021 8:58PM남 강린:어쨌든 잘됐어요. 제 덕분에 허쌤이 그 물을 마셨다가 죽을 일은 없게 됐잖아요.
에너지바도 혼자 다 드시겠다는 분이 물이라고 먼저 안 마셨을까!
(흥, 소리를 내며 장난스럽게 콧소리를 내고는) 이 정도는 괜찮아요. 2차 감염은 아직 없는 것 같고.
June 13, 2021 9:00PM허강우:(불만스런 표정으로) 야 그건, 농담, 임마 농담! (손 휙 던지듯 놓고 가벼울 꿀밤 딱 먹인다.)
June 13, 2021 9:01PM남 강린:아야!
June 13, 2021 9:01PM허강우:상태 이상하면 바로 얘기해. 늦으면 클난다. 알지?
June 13, 2021 9:01PM남 강린:절 뭘로 보는 거예요? 당연하죠, 전 아직 손 잘리기 싫단 말이에요.
병원도 아니고 여기서 잘리면 산재처리도 못 받아요.
June 13, 2021 9:02PM허강우:시작부터 빨빨거리다가 다친 게 믿을 수가 있어야지. (고개 젓고)
(중앙분수로 가본다.) 여기 물도 그 물인가?
June 13, 2021 9:03PM남 강린:이 조각상 너무 로맨틱하지 않아요?
꼭 로미오와 줄리엣 같아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느낌이랄까.
June 13, 2021 9:04PM허강우:(쳐다보다가 허, 하고 웃는다.) 로맨틱은 개뿔이. 서로 싫어서 눈물 줄줄 흘리는 거 안 보이냐? 울기도 시꺼멓게 우는 게 기괴하구만.
(물은 없나? 아래를 본다.)
June 13, 2021 9:06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분수 아래의 물은 마치 두 조각상의 눈물처럼 시꺼멓습니다.
그리고 물이 담긴 분수의 대리석이 점차 부식되어 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분수대 앞에는 영어로 ‘날 구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조각상의 이름인 듯합니다.
June 13, 2021 9:08PM허강우:'날 구하지 마세요'라는데?
June 13, 2021 9:08PM남 강린:세상에, 너무 슬픈 문구예요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날 구하지 말라는 거 아닐까요?
저도 여기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졌다면 이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볼 수도 있었을텐데...
하필 같이 떨어진 사람이 툴툴이 허쌤이라니(흘겨봄)
June 13, 2021 9:10PM허강우:사랑하는 사람이 있긴 하냐? (피식 웃는다.)
(고개를 돌려 지하철역 입구 쪽을 본다.)
June 13, 2021 9:10PM남 강린:물론 없긴 하지만...
흔들다리 효과 모르세요? 제가 원빈이나 강동원 같은 남자랑 떨어지기만 했다면 당장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요.
June 13, 2021 9:12PM남 강린:설마 여기 들어갈 생각은 아니시죠?
June 13, 2021 9:12PM허강우:강동원은 널 좋아한대냐?
(입구 쪽을 가만히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딱 보니까 못 들어가겠네.
담배 조금만 덜 폈으면 들어가볼만했는데. (헛소리다.)
June 13, 2021 9:13PM남 강린:맞아요, 허쌤은 니코틴 중독자라 이런 곳에 들어가면 10초도 못 참아요.
June 13, 2021 9:15PM허강우:어쭈, 그럼 폐 건강한 니가 들어갈래?
(표지판 쪽으로 간다.)
June 13, 2021 9:17PM남 강린:쇼핑몰에는 먹을 게 좀 있을까요? 폐 안 건강한 허쌤도 들어갈 만큼 공기가 좋아야 할텐데...
June 13, 2021 9:18PM허강우:(아 거 참, 하며 휙 돌아봤다가) 그래도 쇼핑몰이니까 뭐라도 있지 않을까,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호숫가에는 뭐 있었지?
June 13, 2021 9:19PM남 강린:제 기억으로는...전망대가 있었죠.
그러고보니 거기 망원경도 있던데. 호수 건너편에 뭐라도 있는 걸까요?
제가 보기엔 거의 바다만큼 넓었는데.
June 13, 2021 9:20PM허강우:바다만큼 넓은데 망원경으로 뭐가 보일라나.
June 13, 2021 9:20PM남 강린:글쎄요. 갈매기?
June 13, 2021 9:21PM허강우:참 너 다운 발상이다.
두 가지 길이 있어. 하나, 쇼핑몰로 가서 먹을 거 찾고 호숫가로 가는 거.
둘, 갈매기 구경하고 쇼핑몰 진득하게 터는 거.
June 13, 2021 9:21PM남 강린:갈매기 구경하는 거요!
June 13, 2021 9:21PM허강우:허이구.
June 13, 2021 9:21PM남 강린:혹시 모르잖아요. 잡아서 구워먹을 수 있을지.
돌팔매질 잘 하세요?
June 13, 2021 9:22PM허강우:사냥은 네가 잘 하리라 믿는다 강린아~ (어깨 툭툭 치고는 호숫가 쪽으로 간다.)
June 13, 2021 9:22PM남 강린:그럼요, 제가 왕년에 마곡동 돌팔매퀸이었어요. (경쾌하게 웃으면서 너 따라 호숫가로 간다)
June 13, 2021 9:23PM허강우:그걸로 사람 잡은 건 아니지?
(물소리가 들리면 앞으로 시선 돌린다.)
물은 마치 먹물처럼 시꺼멓고, 그 무엇이든 단숨에 녹여버립니다.
여기 처음 온 날 강린은 아무것도 모르고 호수에 손을 넣었다가 심한 상처를 입었죠.
덕분에 절대 건드려선 안 될 물이라는 걸 알았으니 여러분이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호수에서 10m 가까이 떨어진 전망대까지입니다.
전망대에는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망원경], 삐걱거리는 낡은 [벤치]가 있습니다.
June 13, 2021 9:25PM허강우:(망원경부터 살핀다.)
진짜 갈매기라도 보이면 그게 더 웃기겠는데.
June 13, 2021 9:25PM남 강린:제 눈에는 안 보이는데... 전 폐 대신 눈이 나쁘니까요. 잘 좀 찾아보세요.
June 13, 2021 9:27PM허강우:그래애~ 너는 내 폐 하고, 나는 너 눈 하고~... (허리야, 곡소리 하면서 망원경을 들여다 본다.)
June 13, 2021 9:27PM허강우: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뭐야 이거..? 힘으로 돌리나?)
다행히 강우는 중년이라 힘이 없어 망원경을 부러뜨릴 걱정은 없었습니다.
June 13, 2021 9:28PM허강우:(ㅋ)
야.. 이거... 잘못하면 부서지겠다.
June 13, 2021 9:28PM남 강린:괜찮아요, 허쌤은 힘이 없으니까.
검은 물과 칙칙한 하늘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June 13, 2021 9:29PM허강우:늙은 게 죄지.
그때 강우는 호수에서 뭔가가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합니다.
June 13, 2021 9:29PM허강우:그럼 힘 좋은 니가 해봐. 내가 건너를 볼.... ...
뭐... (뭔지 본다)
그는 망원경 렌즈 너머 강우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합니다.
June 13, 2021 9:31PM??: 강우 씨.
당신 때문에 설아가 떠나버렸어.
그 사람은 말을 끝마친 뒤 아무 말 없이 계속 강우를 바라봅니다.
June 13, 2021 9:32PM허강우:....은애? (퍼뜩 망원경에서 고개 떼고 맨눈으로 호수를 본다. 있나? 정말?)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호수를 직접 바라보면 잔잔한 호수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된 탐사자 SAN(1/1d3)
June 13, 2021 9:33PM허강우:(다시 급히 망원경으로 본다.)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망원경으로 시선을 옮겨도, 보이는 것은 잔잔한 호수뿐입니다.
June 13, 2021 9:34PM남 강린:왜 그래요? 진짜 갈매기가 있어요?
June 13, 2021 9:34PM허강우:....아니, (천천히 고개 뗀다.) ..어, 아무것도 아냐. 없어.
이상하네. 피곤한가.
헛것이 보이는 것도 같고. (눈 비빔)
June 13, 2021 9:35PM남 강린:피곤해요? 여기 잠깐 앉아서 쉬어요.
(앉아있던 벤치에서 일어나 여기 앉으라고 손짓한다)
June 13, 2021 9:36PM허강우:어, 네가 한 번 해봐. (벤치에 앉는다.)
June 13, 2021 9:36PM허강우:어이 씨! (벌떡 일어남)
강우는 무사히 벤치를 피해 몸을 일으켰을까요?
June 13, 2021 9:37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아저씨!!!)
June 13, 2021 9:37PM남 강린:허, 허쌤! 괜찮아요?
June 13, 2021 9:38PM허강우:하..... 참...
내가 그렇게 무겁나?
(일어나서 벤치 노려본다.)
June 13, 2021 9:38PM남 강린:세상에, 그런가봐요! (고개 끄덕끄덕)
엉덩이에 뭐 박힌 건 아니죠?
June 13, 2021 9:38PM허강우:야, 나 요즘 술도 끊었어!
June 13, 2021 9:38PM남 강린:(엉덩이 살펴본다)
June 13, 2021 9:38PM허강우:어? 별로 느껴지는 건 없는데? (고개 돌려 엉덩이 살핌)
다행히 엉덩이에 벤치조각 같은 건 박히지 않았습니다.
June 13, 2021 9:39PM남 강린:다행이다, 요즘 술 끊었다고 살이 갑자기 빠지는 건 아니라고요!
June 13, 2021 9:39PM허강우:마흔부터 나잇살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June 13, 2021 9:39PM허강우:뭐야?
들었냐?
June 13, 2021 9:39PM남 강린:네, 누구...
June 13, 2021 9:40PM엔젤:어이, 친구들.
June 13, 2021 9:40PM허강우:(이름뭐야 무슨일이야)
June 13, 2021 9:40PM엔젤:처음 보는 얼굴이네? 여기 온지 얼마 안됐나 봐.
누군가가 여러분의 뒤에서 나타납니다. 금발에 녹안을 가진 한 여성입니다.
June 13, 2021 9:41PM허강우:(딱 봐도 어려 보이는데...) 누군데 막 반말 찍찍 싸지르고 그러실까, 초면에.
June 13, 2021 9:41PM엔젤:그러니까 여길 기웃거리고 있는 거겠지? 혹시라도 그 물에 손 같은 건 넣지 마. 뼈까지 녹아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면.
아, 나? 난 엔젤이야.
June 13, 2021 9:41PM허강우:...뭐?
June 13, 2021 9:41PM엔젤:엔젤.
내 이름이 엔젤이야.
June 13, 2021 9:41PM허강우:엔젤? (머리 위에 천사링 만들어 보이는 제스쳐)
June 13, 2021 9:41PM남 강린:우와, 진짜 예쁜 이름이네요!
(옆구리 푹 찌르면서) 당연히 엔젤이면 그 엔젤밖에 없잖아요!
June 13, 2021 9:42PM허강우:부모님이 독실하신가봐.
June 13, 2021 9:42PM엔젤:글쎄? 아버지가 독실한 사람이긴 했지.
근데 딱히 신과는 관계없어. 그냥 내 애칭이니까.
그래서 여긴 언제 온 거야? 방금 막 도착한 몰골은 아닌데.
June 13, 2021 9:44PM허강우:한 이틀 전쯤. 그나저나 여기에도 사람이 있긴 있네.
머리카락 끄트머리도 안 보여서 하나도 없는 줄만 알았더니.
June 13, 2021 9:44PM엔젤:여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어.
살아남은 사람은 얼마 없지.
난 한 달 전부터 여기 있었어. 아마 내가 제일 오래 살아남았을걸?
June 13, 2021 9:46PM허강우:(최장이 한 달?) 한 달 동안 여기 있었다고? 먹을 거나 마실 건?
나갈 길은 못 찾았고?
June 13, 2021 9:46PM엔젤:여길 돌아다니면서 구했지. 먹을 것이 전멸한 곳은 아니야.
나갈 길.... 글쎄,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등대가 하나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
그곳이 탈출할 곳이라고 하던데. 누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요상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더라고.
근데 그 근처는 완전히 물에 잠겨버렸어. 그래서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지.
June 13, 2021 9:48PM허강우:남쪽... (한번 가봐야겠네 생각한다.)
뭔가건널 배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June 13, 2021 9:49PM엔젤:등대 근처는 그 빛 때문인지 몰라도 오염도가 그나마 약한 편이야.
그래도 여전히 철 같은 건 간단히 녹여버려.
노를 빨리 저을 만큼 힘이 넘쳐난다면 시도해볼만 할지도?
June 13, 2021 9:50PM남 강린:으음...
June 13, 2021 9:50PM허강우:빛이 있으면 오염이 덜한가? 그건 또 새로운 정본데.
June 13, 2021 9:50PM남 강린:아까 망원경도 못 부러뜨린 거 보면 안 될지도 모르겠어요.
June 13, 2021 9:51PM허강우:갑자기 왜?
June 13, 2021 9:51PM남 강린:노를 빨리 저을 만큼 힘이 넘쳐나지 않다는 거잖아요!
June 13, 2021 9:51PM엔젤:그래? 벤치가 주저앉은 거 보면 무게는 꽤 나가는 것 같았는데...
June 13, 2021 9:51PM허강우:괜찮아, 하면 건강하고 젊은 네가 하게 되겠지.
아 진짜, 니들도 늙어봐!
June 13, 2021 9:51PM남 강린:저도 곧 40이거든요?
June 13, 2021 9:52PM허강우:그래 축하한다. (무미건조)
June 13, 2021 9:52PM엔젤:뭐, 원래 힘이 넘쳐나도 못 먹고 못 마시면 있던 힘도 없어지니까.
먹을 건 좀 찾았어?
June 13, 2021 9:52PM허강우:아니, 이제부터 찾으러 가보려고.
그쪽은 혼자 돌아다니는 건가?
June 13, 2021 9:53PM엔젤:그렇지. 애초에 여기 혼자 떨어졌고...
가끔 만난 동료들도 죽었으니까.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냥 혼자 다니고 있어. 나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거든.
June 13, 2021 9:54PM허강우:안타깝네. ....뭐 쓸쓸하지 않고 살 만하면 괜찮겠지만,
뭐하면 같이 돌아다닐까? 우린 이래봬도 의료인이라 그렇게 잘 죽을 것 같진 않거든. 내 감이.
June 13, 2021 9:56PM엔젤:글쎄... (강린을 흘끔 본다) 손이 벌써 그 꼴이 된 거 보면 별로 믿음직스럽지는 못한 걸?
June 13, 2021 9:56PM남 강린: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고요!
June 13, 2021 9:56PM허강우:저건... (흘끔 본다.)
June 13, 2021 9:56PM남 강린:(빨리 편들어달라는 눈빛)
June 13, 2021 9:57PM허강우:(한참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됐어, 자기도 간호사인데 살 길 죽을 길 구분은 잘 하겠지.
그런 거 구분 못 하면 병원 일 못 해.
June 13, 2021 9:57PM남 강린:맞아요! 10년 경력의 노련한 간호사라고요!
June 13, 2021 9:58PM엔젤:뭐, 한 번 생각해 볼게. 보통 이곳에선 며칠 안에 잘 죽을지 안 죽을지 결정 나거든.
먹을 걸 구하러 가는 거면 쇼핑몰로 가는 길이겠지?
June 13, 2021 9:59PM허강우:그렇지, 아무래도.
June 13, 2021 9:59PM엔젤:(뒤에 매고 있는 커다란 백팩을 열더니 빵빵한 봉지빵과 작은 생수 한 통을 꺼내 내민다.)
오늘은 이걸로 버텨.
쇼핑몰은 독성가스가 올라오고 있어. 방독면도 없이 가는 건 위험해.
June 13, 2021 10:00PM허강우:어어, 고맙다. (주섬주섬 챙긴다.)
방독면? 주변에 그런 게 있나?
June 13, 2021 10:01PM남 강린:빠, 빵이다...! (군침 흘림)
June 13, 2021 10:01PM엔젤:아마 찾기 쉽지 않을걸. 나도 겨우 하나 찾아냈으니까.
뭐, 잘 찾아봐. 누가 죽어서 남긴 거라도 있을지 모르잖아?
June 13, 2021 10:02PM허강우:(강린 보곤 에휴, 하며 빵이랑 물 안겨준다.)
죽은 게 역할을 할라나. 아무튼 고마워 이건.
June 13, 2021 10:02PM남 강린:(빵이랑 물 품에 안고 행복해진다.) 감사합니다! 진짜 이름 그대로 천사시네요! (짱! 엄지척)
June 13, 2021 10:03PM허강우:이제 다음은 어디로 가? 우리 말고.
June 13, 2021 10:03PM엔젤:나도 쇼핑몰을 뒤져봐야겠지? 먹을 거라도 찾으면 나눠줄게.
아, 맞다. 너희 지하철역에는 접근도 하지 마. 거기 뭔가 이상한 게 사는 것 같아. 나도 모습을 확인해 본 적은 없지만… 난 그것 때문에 온갖 잔해들을 기어올라가야 했다니까.
June 13, 2021 10:04PM허강우:지하철? 거기도 이상한 안개 같은 게 자욱하더만.
그럼 지체 말고 빨리 가서 먹을 거나 찾는 편이 좋겠네. 야 강린아, 상하거나 기력 딸리기 전에 그거 다 먹어둬라.
June 13, 2021 10:05PM남 강린:어어, 저 혼자요? 허쌤은 안 드세요?
June 13, 2021 10:05PM허강우:아무리 그래도 내가 의산데 환자 먹을 걸 뺏어먹겠냐. (쯧, 하고) 다 먹고 낫기나 해.
June 13, 2021 10:06PM엔젤:괜히 돌아다니지 말고 오늘은 어디 안전한 곳이라도 찾아서 있어. 이곳은 하루가 빨리 저무는 편이거든.
June 13, 2021 10:07PM허강우:(아무리 그래도 벌써? 하늘 본다. 저무나?)
늦은 오후에 밖으로 나온 탓인지 해가 벌써 저만치 기울고 있습니다.
June 13, 2021 10:08PM허강우:...그래, 쉬어야겠다. 체력 아낄 겸.
이곳의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걸까요, 아니면 하루가 유독 짧은 걸까요?
June 13, 2021 10:09PM엔젤:(하늘을 한 번 보고는) 살아남으라고. 오랜만에 만난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그럼 난 가봐야겠어.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June 13, 2021 10:09PM허강우:어어, 또 보자. (대충 손 흔든다.)
엔젤은 빠르게 여러분의 시야에서 벗어나 쇼핑몰 방향으로 사라집니다.
June 13, 2021 10:10PM허강우:외국 놈이라 그런가 나이에 허물이 없어. (중얼중얼)
June 13, 2021 10:10PM남 강린:와, 진짜 멋진 분 같아요!
여기 한 달이나 있었다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중얼거리는 거 듣고는 으휴, 꼰대, 라는 눈으로 본다)
June 13, 2021 10:11PM허강우:남 얘기가 아냐. 우리도 까딱하단 저렇게 된다.
(뭐 임마. 내가 틀렸냐, 하는 눈)
June 13, 2021 10:11PM남 강린:그러게요, 전 허쌤이랑 여기서 살림차릴 생각 없으니까 빨리 탈출해야겠어요.
그 등대에 진짜 출구가 있는 걸까요?
June 13, 2021 10:11PM허강우:얼씨구.
뭐, 소문이 그렇다면 확인은 해봐야지. 물자랑...
아. 배가 정말 문제인데.
June 13, 2021 10:12PM남 강린:그래도 등대가 있다는 건 근처에 항구 같은 게 있었다는 거 아닐까요?
잘하면 배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June 13, 2021 10:13PM허강우:녹지 않는 배가 딱 있었으면 좋겠네.
(휘휘 손짓) 돌아가자. 일단 좀 쉬고. 내일 생각하자.
June 13, 2021 10:14PM남 강린:예, 예, 가서 저녁이나 먹자고요. (신난 얼굴로 빵이랑 물 들고 광장쪽으로 돌아간다)
폐호텔은 여러분이 폐허에서 처음으로 깨어난 곳입니다.
여러분은 호텔 510호의 침대 위에서 나란히 깨어났죠.
눈을 뜨자마자 깨진 유리창 밖 폐허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이 거점으로 삼은 폐호텔 510호에는 조금 더러운 싱글 침대와 깨진 통유리창, 작은 1인용 소파가 있습니다.
화장실도 있지만 당연히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깨진 유리창 때문에 밤에는 찬 바람이 슝슝 들어오니, 벽난로에 불이라도 피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June 13, 2021 10:17PM허강우:아이고... 며칠째냐 이게~...
June 13, 2021 10:17PM남 강린:아직 사흘밖에 안 됐어요 쌤
그래도 한 달이나 있진 않았잖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요.
(빵을 반으로 나눠서 너한테 내민다)
자 빨리 이거나 드시고 힘 좀 키우세요.
노 저을 힘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June 13, 2021 10:19PM허강우:이거 왜 이래? 노는 네가 젓는다니까?
난 너 빨리 낫게 해서 열심히 부려먹을라니까. (그러면서도 빵은 받는다.)
June 13, 2021 10:19PM남 강린:둘이 같이 저어야죠 무슨 소리에요!
이럴 때 중요한 건 협동! 그리고 소통!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요!
알겠어요? 협동! 소통! 배려!
협동!
소통!!
배려!!!(강조)
June 13, 2021 10:20PM허강우:배려. 그래 배려.
힘 없고 늙고 지친 아저씨를 위해. 맞지?
June 13, 2021 10:21PM남 강린:협동!
June 13, 2021 10:21PM허강우:읏차, 장작이 어디 있더라. (일어남)
June 13, 2021 10:21PM남 강린:어어? 무시하지 마요! 이따 또 물어볼 거예요!
June 13, 2021 10:22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침대 옆에 있는 부서진 협탁을 잘 쪼개면 장작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une 13, 2021 10:23PM허강우:(실화냐)
(씁. 고민하다가 파이프 들고와서 쾅 내리쳐본다.)
June 13, 2021 10:24PM허강우:
근접전(격투)
기준치: |
55/27/11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좋은 장작이 탄생했습니다
June 13, 2021 10:25PM남 강린:역시 믿을 건 쇠파이프 뿐이네요.
June 13, 2021 10:25PM허강우:그럼. 사람은 원래 도구를 써야 하는 법이야.
(장작을 들고 와서 침대랑 소파 사이에 툭툭 내려놓는다.)
(불 피울 건?)
June 13, 2021 10:26PM남 강린:(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낸다)
역시 오지에서의 생존을 위해선 불이 필수죠.
니코틴을 섭취하느라 낭비하면 안 된다구요.
(라이터를 켜서 장작에 불을 붙인다)
June 13, 2021 10:27PM허강우: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
(그래도 불은 붙어서 더는 말 붙이지 않았다.)
June 13, 2021 10:27PM남 강린:당연하죠! 제 앞엔 허쌤밖에 없잖아요?(당당)
장작에 불이 붙으면서 아담한 캠프파이어가 완성되었습니다.
June 13, 2021 10:28PM허강우:그러는 넌 뭘 태우겠다고 라이터를 꼬박꼬박 갖고 다니고, 애가.
June 13, 2021 10:28PM남 강린:이럴 때를 대비해서 갖고 다니는 거죠.
라이터는 담배 피우는 데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구요.
(반 자른 빵을 한 입 베어문다) 으음~ 맛있어~!
얼마만에 먹는 탄수화물인지!
June 13, 2021 10:30PM허강우:(그거 보고 자기도 빵을 베어문다. 한입, 두입. 끝났다.)
June 13, 2021 10:30PM남 강린:(물도 벌컥벌컥 마시다가 네게 내민다) 벌써 다 먹었어요?
June 13, 2021 10:30PM허강우:고기 같은 것도 좀 먹어주고, 채소도 먹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야. 영양불균형 오면 큰일나는데.
몇입거리도 안 되니까. (받아서 꿀꺽꿀꺽 마신다.)
June 13, 2021 10:30PM남 강린:허쌤이 영양불균형같은 걸 걱정하는 줄은 몰랐어요.
보기엔 정말 막 사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말이에요.
June 13, 2021 10:31PM허강우:야, 그래도 내가 젊을 땐 하루에 수술 세 번까지 들어가고 그랬어 내가! 군대에선 체력장도 A급이었다고.
June 13, 2021 10:32PM남 강린:오오- 완전 상남자였네요!
그래서 지금은요?
June 13, 2021 10:32PM허강우:....
너도 애 낳고 보자.
하루가 다르다니까?
근데 너 갈 순 있냐?
June 13, 2021 10:32PM남 강린:아, 몰랐어요? 저 이미 딸 하나 있는데.
June 13, 2021 10:33PM허강우:있는 놈이 사랑하는 연인이니 강동원이니 했겠다?
June 13, 2021 10:33PM남 강린:하하, 당연하죠! 남편이랑은 이혼했으니까.
돌싱이라는 거죠, 돌싱.
강동원이든 원빈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다고요?
June 13, 2021 10:34PM허강우:만나줄 놈을 만나, 만나줄 놈을. (한숨)
따뜻한 불가에서 허기와 갈증을 채우고나니, 오랜만에 마음이 좀 놓이는 것 같습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내일에는 또 내일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할테니까요.
June 13, 2021 10:35PM남 강린:천사씨가 그 쇼핑몰에서 또 먹을 걸 찾아주면 좋겠어요.
방독면도 같이 찾아주면 좋겠고요.
기왕이면 출구도 같이 찾아줬으면 좋겠네요.
June 13, 2021 10:37PM허강우:아주 다 해달라 그래.
....그래도 출구를 찾으면 더는 만날 수 없지 않겠냐.
이왕이면 출구는 우리랑 같이 있을 때 찾았으면 좋겠네.
June 13, 2021 10:37PM남 강린:음 그러게요, 고맙다고 인사도 하고 전화번호도 받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June 13, 2021 10:38PM허강우:... (휙 돌아봄) 진심 아니지?
June 13, 2021 10:39PM남 강린:네? 뭐가요? 전화번호요?
전화번호가 어때서요?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친구라도 하면 좋잖아요.
(하품을 하며 침대에 풀썩 드러눕는다) 허쌤도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것을 해봐요. 맨날 친구 없이 혼자 다니지 말고.
June 13, 2021 10:40PM허강우:난 또. (소파에 푹 누운 채)
그런 거 할 시간이 어딨냐? 매일 환자 보고 차트 보고 그러면 하루가 뚝딱인데.
June 13, 2021 10:41PM남 강린:지금은 환자도 없고 차트도 없잖아요? 엔젤 씨처럼 유능한 친구 알아두면 좋죠.
설마 제가 엔젤 씨한테 반했다고 생각한 거예요?
June 13, 2021 10:42PM허강우:반하진 않고 뭐라도 해볼라고 그러나 하긴 했지. (피식 웃음)
네 말대로 유능하니까. 한 달을 살았고.
June 13, 2021 10:43PM남 강린:맞아요, 유능하기도 하고... 엔젤 씨가 잘 생기긴 했죠? 성격도 착하고 마음씨도 곱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줄도 알고- 나이만 어리지 않았다면 한 번 꼬셔볼 법도 했을 텐데~ (주절주절)
강린이 주절거리는 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립니다.
June 13, 2021 10:44PM허강우:잘 생겨? 에이, (고개저음) 진짜 잘 생긴 건 그런 게 아니지. ....그렇다고 진짜로 꼬시면 안 된다.
(가물가물하다. 하아품)
눈이 꾸벅꾸벅 감기다가 어느새 의식도 함께 저만치 날아가버립니다.
오랜만에 식사라는 걸 했기 때문일까요? 강우는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푹 잠이 듭니다.
아침이 밝은 후의 광장은 굉장히 춥고 서늘합니다.
공기는 신선하긴 커녕 어제보다 더 독해진 기분입니다.
호수가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일까요?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견뎌야 좋을까요.
[중앙분수], [표지판], [지하철역 입구], [게시판], [호수로 가는 길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ne 13, 2021 10:47PM남 강린:우와, 공기가 어제보다 더 안 좋은 기분이에요. 미세먼지 낀 느낌?
June 13, 2021 10:48PM허강우:그 뭐냐, 독안개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온 걸수도 있지.
방독면부터 찾아야 쓰겠네.
쇼핑몰부터 가봐야 하나?
June 13, 2021 10:48PM남 강린:방독면을 어디서 찾죠? 평소에도 방독면 같은 건 찾기 힘들잖아요.
엔젤 씨는 어제 쇼핑몰로 무사히 간 건지 모르겠네요.
June 13, 2021 10:49PM허강우:죽은 사람들 것도 있다고 했으니까... 사람이 죽을 만한 장소에 가봐야 하나.
위험하긴 하겠지만 정 방법이 없으면 어쩔 수 없지.
June 13, 2021 10:49PM남 강린:사람이 죽을 만한 장소면....
호수 근처나 지하철역일까요?
June 13, 2021 10:50PM허강우:아무래도 그렇겠지. 호수는 어제 갔다 왔고, 지하철역엔... 안개는 고사하고 이상한 게 있다고 하지 않았냐?
June 13, 2021 10:51PM남 강린:그 이상한 게 뭘까요 대체? 방사능도 아니고 돌연변이 동물이라도 있나?
혹시...
에일리언?
June 13, 2021 10:51PM허강우:호수도 저 지경인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네.
...
그거 말고.
June 13, 2021 10:51PM남 강린:아 그럼...!
프레데터?
June 13, 2021 10:52PM허강우:뭐냐 그게. (차가운 눈으로 보다가 게시판이나 살핀다.)
June 13, 2021 10:52PM남 강린:아니면 영화 괴물에 나오는 괴물일지도 몰라요!
호수에 사는 괴물인 거죠! 한강처럼!
June 13, 2021 10:53PM허강우:아. 이 물에는 오염수 풀고. 그 오염수 먹은 물고기들이 지하철역까지 올라와서 난동을 피우고?
June 13, 2021 10:53PM허강우:호숫물은 증발해서 안개 되고 뭐 그런 거?
June 13, 2021 10:54PM남 강린:그런 거죠!
허쌤, 명탐정이시네요!
June 13, 2021 10:54PM허강우:말을 말자.
근데 이거나 봐봐라. 여기 빨갛게 X표 돼 있는 거.
June 13, 2021 10:54PM남 강린:으으으음....
이상하네요.
보통 빨간색 X자는 경고의 의미로 많이 쓰이잖아요?
근데 엔젤 씨는 등대에 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잖아요.
June 13, 2021 10:55PM허강우:아니면 보물지도 같은 거에도 쓰이지 않나?
여기에 보물 있음. 뭐 그런 뜻으로다가.
June 13, 2021 10:55PM남 강린:그럼 호수 가는 길에는 왜 X자가 있는 걸까요?
June 13, 2021 10:56PM허강우:나야 모르지. 그런데 우린 갔다 왔잖아?
June 13, 2021 10:56PM남 강린:가는 길에 보물 같은 건 없었죠. 분명.
June 13, 2021 10:57PM허강우:그래, 고장날 뻔한 망원경은 있어도.
June 13, 2021 10:57PM남 강린:아니면 우리가 놓치고 지나간 걸까요?
June 13, 2021 10:57PM허강우:...다시 호수를 가봐?
June 13, 2021 10:57PM남 강린:어쩌면 엔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June 13, 2021 10:58PM허강우:그럼 길목까지만 갔다가, 아무것도 없으면 바로 쇼핑몰로 가는 거야.
June 13, 2021 10:58PM남 강린:좋아요, 한 번 가봐요.
June 13, 2021 10:58PM허강우:(호숫가 가는 길목을 살피면서 간다.)
이럴 수가, 호숫물이 전망대를 전부 집어삼켰습니다.
이제 전망대는 ‘전망대’라는 표지판 하나 외에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June 13, 2021 10:59PM허강우:...야 이거 심상치가 않다.
이 폐허, 호수에 점점 잠겨가고 있습니다. SAN (0/1)
June 13, 2021 10:59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64/32/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June 13, 2021 11:00PM남 강린:세상에....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간밤에 비라도 왔었나?
June 13, 2021 11:00PM허강우:비가 왔으면 주변이 다 젖었겠지. 근데 이건...
(젖었나? 주변을 본다.)
June 13, 2021 11:01PM허강우:이건 수위가 오른 거야.
June 13, 2021 11:01PM남 강린:지구 온난화라도 오고 있나봐요.
이대로 가다간 저희 발 디딜 땅도 없어지겠어요.
June 13, 2021 11:02PM허강우:지구 온난화는 둘째치고 이러다 광장이랑 호텔까지 잠기면 진짜 방법 없다.
June 13, 2021 11:03PM남 강린:맞아요, 등대까지 물에 잠기면 나갈 길도 없어요!
June 13, 2021 11:03PM허강우:(손끝으로 툭툭 치고는 쇼핑몰 방향 가리킨다.) 얼른 가서 가져올 만한 거 다 챙겨오자. 빨리 등대라도 가봐야겠네.
June 13, 2021 11:03PM남 강린:좋아요, 어서 가봐요! 엔젤 씨도 찾아보고!
그렇게 두 사람은 어서 나갈 길을 찾기 위해 쇼핑몰로 향합니다.
June 13, 2021 11:04PM허강우:너 진짜 걔한테 뭐라도 하려는 거 아니지? 걔 어리다?
(쇼핑몰 간다,,)
June 13, 2021 11:04PM남 강린:절 뭘로 보는 거예요 허쌤! (팔꿈치로 옆구리 퍽 친다)
June 13, 2021 11:05PM허강우:(감싸 앉는다)
아이고, 나 죽네...
살다 보니 간호사한테 살해를 다 당하게 되네,
두 사람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올 만큼 큰 규모의 쇼핑몰 입구에 도착합니다.
안에 누군가가 사는지, 아니면 텅 빈 쇼핑몰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처음 온 날부터 쇼핑몰 정문은 철창으로 굳게 닫혀 있고, 여러분이 소통을 시도했을 때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June 20, 2021 9:06PM남 강린:(정문 노크한다) 아무도 안 계세요?
June 20, 2021 9:06PM허강우:(철창을 텅텅 두드린다) 이쪽으로 간다고 했으니 안쪽 어딘가에 있지 않겠냐.
June 20, 2021 9:07PM남 강린:하지만 여긴 완전히 닫혀있는데요. 여기 말고 다른 입구로 들어갔을까요?
엔젤 씨~! 여기 있어요~~~???!!! (고래고래)
June 20, 2021 9:08PM허강우:그놈도 사람이라면 벽을 뚫고 가진 않았겠지만...
(안쪽 빤히 보다가 철창 잡고) 엔젤아~~~~~~~~~~~!!!!!!!!!!!!!
두 사람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지만 안쪽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없습니다.
June 20, 2021 9:09PM허강우:문을 열어줄 생각은 없나보다.
June 20, 2021 9:09PM남 강린:설마요. 이미 떠났거나....
아니면 설마 다친 걸까요?!
June 20, 2021 9:09PM허강우:죽지만 않았으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으니 무사하기만을 빌어야지.
의사도 있고 간호사도 있는데 사람 하나 못 살릴까.
June 20, 2021 9:10PM남 강린:그럼 빨리 안으로 들어가봐요! 그 쇠파이프로 이 철창 어떻게 못 해요?
June 20, 2021 9:10PM허강우:(쇠파이프 봄...)
되겠냐? (하면서도 철창을 텅 때려본다)
June 20, 2021 9:11PM남 강린:으으으으음....
June 20, 2021 9:11PM허강우:(대신 문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어디 여는 거 없어?
쇼핑몰 입구를 찾아보면 들어갈 만한 입구는 총 세 군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는 [정문], 두 번째는 [지하주차장], 세 번째는 [2층 창문]입니다.
철장 바로 옆에 철장을 올릴 수 있는 패널이 보입니다.
그러나 패널 뚜껑에는 덕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어 뚜껑을 열어보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June 20, 2021 9:13PM남 강린:이와중에도 정성스럽게 테이프를 붙여놨네요.
혹시 그 쇠파이프로 때려부수면 정문이 열리지 않을까요?
June 20, 2021 9:13PM허강우:그러게나 말이야.
너 왜 자꾸 나한테 뭘 때려부수길 원하냐? (강린 봄)
June 20, 2021 9:14PM남 강린:힘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무기도 있겠다.
패널은 사람도 아니니까 윤리의식과도 무관하다고요.
June 20, 2021 9:14PM허강우:그럴 힘이 있었으면 벽도 뚫고 가지.
왜? 아예 철창도 힘으로 굽혀보라고 하지 그러냐.
June 20, 2021 9:15PM남 강린:헉, 그럴 수 있어요?
June 20, 2021 9:15PM허강우:난 못해.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 어디 힘 좋은 젊은이 없나아 (강린 봄)
June 20, 2021 9:15PM남 강린:전 평범한 간호사라고요!
June 20, 2021 9:15PM허강우:나도 평범한 의사야, 얌마.
June 20, 2021 9:15PM남 강린:그런 차력쇼같은 거 할 수 있을리 없잖아요!
외과의사는 할 수 있을 줄 알았죠.
(당당)
June 20, 2021 9:16PM허강우:너..
아니다.
June 20, 2021 9:16PM남 강린:뭔데요? 왜 말을 하다 말아요?
June 20, 2021 9:16PM허강우:으응, 아냐 아무것도.
칼 있냐?
June 20, 2021 9:17PM남 강린:으음...(주머니 뒤적)
없어요!
(해맑)
June 20, 2021 9:17PM허강우:허 참 (기막히게 보고 있음)
June 20, 2021 9:17PM남 강린:그럼 한 번 힘으로 뜯어봐요.
June 20, 2021 9:17PM허강우:그럼 별 수 없네. (덕 테이프를 손톱으로 뜯어본다.)
뭐를?
문을?
June 20, 2021 9:18PM남 강린:설마요. 덕테이프요.
허쌤은 헐크가 아니잖아요?
비슷하긴하네요.
June 20, 2021 9:18PM허강우:그렇지 아니ㅈ... 도대체가 어느 면에서.
June 20, 2021 9:19PM남 강린:이름이?
둘다 ㅎ 으로 시작하잖아요
헐크, 허쌤
June 20, 2021 9:19PM허강우:전국에 허씨들에게 사과해라.
June 20, 2021 9:19PM남 강린:헐크가 어때서요!
June 20, 2021 9:19PM허강우: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삐끗)
June 20, 2021 9:19PM남 강린:아무래도 이름만 비슷했나보네요.
June 20, 2021 9:20PM허강우:(빤히 강린 본다. 문 본다. 강린 어깨를 툭툭 치고는 대충 덕 테이프를 가리킨다. 엄지 들고 비키며) 굿럭.
June 20, 2021 9:20PM남 강린:전 허씨도 아닌데...(허쌤 대신 덕테이프를 뜯어본다)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렇게 말한 강린은 덕테이프를 좍좍 뜯어냅니다
June 20, 2021 9:21PM허강우:이야, 헐크가 여기 있네. (짝짝짝 박수)
June 20, 2021 9:21PM남 강린:제가 헐크였으면 문을 뜯었겠죠! (옆구리 퍽)
June 20, 2021 9:21PM허강우:축하해, 남헐크.
(어이쿠, 피함)
강린이 패널을 열자 커다란 초록색 버튼이 나타납니다.
June 20, 2021 9:22PM남 강린:누가 봐도 열림 버튼 같죠?
June 20, 2021 9:22PM허강우:대강은?
June 20, 2021 9:23PM남 강린:설마 함정 버튼이라 누르면 거대한 감옥이 머리 위로 떨어진다거나....
June 20, 2021 9:23PM허강우:오. 설득력 있어. (하면서 본인은 뒤로 빠진다.)
June 20, 2021 9:23PM남 강린:제가 이런 믿음직스럽지 못한 허쌤과 같이 다녀야 한다니...어제 만난 엔젤씨가 배는 믿음직스럽겠어요.
(버튼을 꾹 눌러본다)
June 20, 2021 9:24PM허강우:걱정 마라, 그래도 난 네가 다치면 깔끔하게 처치는 해줄 수 있잖아.
강린이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머리 위에서 거대한 감옥이....
아니라 철문의 철창이 절반 정도 올라가다가 멈춰버립니다.
June 20, 2021 9:24PM허강우:(위를 봤다가..
다시 고개 내림) 아니었네. 감옥.
June 20, 2021 9:25PM남 강린:절반 뿐이지만 문을 열면 어떻게 들어갈 순 있지 않을까요?
June 20, 2021 9:25PM허강우:(팔을 걷어붙이며 다가간다.) 같이 들어볼까?
June 20, 2021 9:26PM남 강린:허쌤이 문을 열면 제가 먼저 쇽 하고 들어갈게요
허쌤은 겁쟁이니까 제가 먼저 들어가야죠 어쩌겠어요
June 20, 2021 9:26PM허강우:안에선 네가 열고?
(한숨)
그래 뭐, 해봐. 해보자.
June 20, 2021 9:27PM남 강린:그럼요! 전 매너 있는 여자라고요.
June 20, 2021 9:27PM허강우:누가 널 여자애로 보냐. 들어가기나 해. ..하나, 둘. (흡 하고 숨 들이키며 철창을 들어올려본다.)
강우가 철창을 지탱하는 사이 강린이 유리로 된 정문을 열면....
June 20, 2021 9:29PM남 강린:윽! 콜록!
June 20, 2021 9:29PM남 강린:후퇴! 후퇴! 콜록
(강우 잡아당긴다)
June 20, 2021 9:29PM허강우:(새어나온 연기에 쿨럭, 비틀거리다가 쿵 놓곤 끌려나온다.)
June 20, 2021 9:30PM남 강린:(콜록콜록) 와 공기가 지독해요!
June 20, 2021 9:30PM허강우:무슨 냄새야, 이게! 그놈 여기 들어간 거 맞아?
June 20, 2021 9:30PM남 강린:그 지하철역의 공기와 똑같은 것 같아요.
June 20, 2021 9:30PM허강우:지독하네...
그럼 이것도 독성 같은 게 있는 건가. 그러고 보니 방독면 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June 20, 2021 9:31PM남 강린:엔젤씨...방독면이 있으니까 무사히 들어간 거겠죠?
June 20, 2021 9:31PM허강우:그걸로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겠지. 그럼 우리도 방독면을 좀 찾아야겠다.
June 20, 2021 9:32PM남 강린:근데 방독면을 어디서 찾아요? 이 주변은... 어라?
(어딘가를 가리키면서) 저거 밧줄 아니에요?
June 20, 2021 9:32PM허강우:밧줄?
강린이 가리킨 곳에 정말 밧줄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 보면... 2층 창문입니다.
June 20, 2021 9:33PM허강우:...창문 타고 들어간 거야?
June 20, 2021 9:33PM남 강린:엔젤 씨가 저기로 들어갔나봐요!
June 20, 2021 9:34PM허강우:2층... 하긴 높으면 연기는 없을 수도 있겠네.
June 20, 2021 9:34PM남 강린:음 전 밧줄타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허쌤은 해본 적 있어요?
June 20, 2021 9:34PM허강우:옛날에 군대 있을 때나 해봤지.
지금도 되려나 모르겠네.
June 20, 2021 9:35PM남 강린:잘됐네요! 그럼 허쌤이 먼저 올라간 다음에 절 끌어올려주세요.
(다친 손 흔들면서) 전 손 아파서 안돼요.
June 20, 2021 9:36PM허강우:(보고) 그래, 한번 해보지 뭐. 그때나 지금이나 밧줄이라고 다를 거 있겠냐.
(손에 퉤 침 바르곤 밧줄 잡고 올라가본다.)
June 20, 2021 9:37PM허강우:
오르기
기준치: |
30/15/6 |
굴림: |
35 |
판정결과: |
실패 |
(아!!!!)
강우의 몸이 밧줄을 타고 오르다가 주르르륵 미끄러집니다.
June 20, 2021 9:38PM남 강린:......
괜찮아요! 허쌤 할 수 있다! 아자아자!
June 20, 2021 9:39PM허강우:으랴! (놓칠뻔한 밧줄 붙잡고 벽 차서 끄트머리 잡아본다)
(행깎!!)
강우는 뛰어난 순발력으로! 간신히 2층까지 오르는 데에 성공합니다.
June 20, 2021 9:40PM남 강린:허쌤 잘하시네요!
June 20, 2021 9:41PM허강우:(헉헉헉.....)
June 20, 2021 9:41PM남 강린:(두 손과 허벅지로 밧줄 붙잡는다.) 이제 저 올리셔야죠!
June 20, 2021 9:41PM허강우:삭신이 쑤신다... 이 짓 두 번 했다간 어깨 나가겠는데.
(손 내밀며) 몇키로냐? 마음의 준비 좀 하자.
June 20, 2021 9:41PM남 강린:그게 다 니코틴 때문이에요!
으음....
June 20, 2021 9:41PM허강우:야, 니코틴이 무슨...
June 20, 2021 9:41PM남 강린:40?
June 20, 2021 9:41PM허강우:...
구라치지 말고.
June 20, 2021 9:42PM남 강린:.....50?
June 20, 2021 9:42PM허강우:어쭈? 10 단위로 올라간다?
June 20, 2021 9:42PM남 강린:일의 자리수는 버리는 거예요 원래!
June 20, 2021 9:43PM허강우:누가 그러든?
돌아가면 너 차트 쓴 거 봐야겠다. 일의 자리 버렸나 안 버렸나.
(손 잡는다.)
June 20, 2021 9:44PM허강우: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9:44PM남 강린:(허쌤 손 꽉 잡고 2층으로 올라간다)
June 20, 2021 9:44PM허강우:(휙 끌어올림)
June 20, 2021 9:45PM남 강린:휴! 놓치면 이대로 죽는 거구나 싶었는데
아직 그렇게까지 약골은 아니시네요!(해맑
June 20, 2021 9:45PM허강우:고작 2층에서 죽을 정도로 사람은 연약하지 않아요 간호사씨.
특히 남 간호사는 더 튼튼하니까 걱정 마.
(말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여긴 연기가 없나?)
June 20, 2021 9:46PM남 강린:제가 튼튼하긴 해도 혹시 다리까지 다치면 허쌤이 절 업고 다녀야 한다고요.
June 20, 2021 9:46PM허강우:(멈칫) 그건 사양이야.
이곳은 그 기분나쁜 공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June 20, 2021 9:46PM허강우:(안으로 들어선다.)
자 그럼...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 뭐가 있을까.
쇼핑몰 내부는 유리로 된 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빛 외엔 아무런 광원도 없습니다.
지하철역과 같은 기분 나쁜 공기가 이곳에도 흐르고 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빠르게 식량과 식수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곳은 온갖 마네킹이 멋진 포즈를 뽐내며 서 있습니다.
처음엔 온갖 멋들어진 옷을 입고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너덜너덜하고 먼지가 가득 쌓인 누더기일 뿐입니다.
그래도 뭔가 쓸만한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스포츠웨어 매장], [에스컬레이터], [층별 안내도], [속옷 매장], [캐주얼 매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ne 20, 2021 9:53PM허강우:(스포츠웨어 매장을 슥 본다.) 어째 다 옷이 없다?
June 20, 2021 9:54PM남 강린:누가 이미 다 쓸어간 걸까요?
하긴 영화에서도 보면 세상이 망하면 일단 슈퍼마켓부터 털어가니까요.
June 20, 2021 9:55PM허강우:그러고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했었지
아깝긴 하네. 있었으면 깨끗한 옷으로 싹 갈아입었을 텐데.
June 20, 2021 9:55PM남 강린:다른 매장엔 좀 입을 만한 게 있을까요?
June 20, 2021 9:56PM허강우:글쎄? (고개 돌려 속옷매장 보고 그쪽으로 가본다.) 안쪽 것도 다 털어갔을까?
여성용, 남성용, 아동용 속옷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속옷을 파는 매장입니다.
아동용, 여성용 속옷을 제외한 남성용 속옷 진열대는 전부 비어있습니다.
June 20, 2021 9:56PM남 강린:속옷이다!
(달려가서 속옷을 챙긴다)
June 20, 2021 9:57PM허강우:(남성용 진열대 허탈하게 봄) 왜 하필 남자 것만 없어?
June 20, 2021 9:57PM남 강린:다행이다! 완전 찝찝했는데!
이거라도 입으실래요?
June 20, 2021 9:57PM허강우:뭘?
June 20, 2021 9:57PM남 강린:(레이스와 리본달린 여성용 속옷 내밈)
June 20, 2021 9:57PM허강우:설마 그거라고 하지 마라.
June 20, 2021 9:57PM남 강린:어차피 남은 건 이런 것들 뿐이에요.
누가 활동성 좋은 속옷들을 남겨두겠어요?
June 20, 2021 9:58PM허강우:됐어. 차라리 벗고 살지. (한참이나 띠껍게 보다가 고개 돌린다.)
June 20, 2021 9:58PM남 강린:더러운 것보단 보기 좀 안 좋은게 낫죠!
게다가 누가 허쌤 바지를 벗겨서 굳이 속옷까지 확인하려고 들겠어요?
June 20, 2021 9:59PM허강우:싫어. 아무도 안 봐도 쪽팔려.
(바로 캐주얼매장으로 간다.)
June 20, 2021 9:59PM남 강린:언제 돌아갈지도 모르는데 후회하지 마세요.
June 20, 2021 9:59PM허강우:어차피 좀 작은 바지 있으면 그게 속옷이 되는 거고. (아님)
청바지, 티셔츠, 후드티 등 일상에서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을 모아놓은 매장입니다.
그러나 진열대는 전부 비어있고, 마네킹도 전부 옷을 벗은 채 멋들어진 포즈만 취하고 있습니다.
June 20, 2021 10:00PM남 강린:여긴 완전히 전멸이네요.
June 20, 2021 10:00PM허강우:사람들이 여기 떨어지기 시작한 지 그렇게나 오래됐단 말이야?
June 20, 2021 10:01PM남 강린:글쎄요, 엔젤씨도 여기 온지 한달이나 됐다고 했으니까요.
엔젤 씨보다 오래 전에 온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June 20, 2021 10:01PM허강우:허...
그 중에서 누군가는 탈출에 성공했길 바라야겠네.
탈출하면서 뭐라도 남겨줬으면 더 좋겠는데. (뭐가 없나 흔적 같은 걸 찾아 기웃)
사람이 정말 다녀가긴 한 건지,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June 20, 2021 10:03PM허강우:...이상하게 너무 깨끗한데?
June 20, 2021 10:03PM남 강린:아, 저기 올라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도 있어요.
June 20, 2021 10:03PM허강우:그래? 위층은 뭔데?
June 20, 2021 10:04PM남 강린:으음...식당이 보이는데요?
June 20, 2021 10:04PM허강우:식당이면 뭐라도... ...있었으면 좋겠네.
가봐. 뒤에서 갈 테니까.
June 20, 2021 10:04PM남 강린:네네, 허쌤은 제 뒤만 따라오세요.
(에스컬레이터로 향한다)
June 20, 2021 10:05PM허강우:오냐- (터벅터벅 따라간다)
그때, 1층 쪽에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June 20, 2021 10:06PM허강우:
듣기
기준치: |
65/32/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가는 귀...)
쇼핑몰은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구조기 때문에 아래를 내려다볼 수도 있습니다.
June 20, 2021 10:06PM허강우:(올라가다가... 아래층도 슬쩍 확인한다.)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하..................................)
June 20, 2021 10:07PM남 강린:허쌤 라섹수술 받고 보청기도 끼셔야겠어요.
아래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분명 살아있는 무언가입니다.
June 20, 2021 10:08PM남 강린:혹시 엔젤 씨?
June 20, 2021 10:08PM허강우:왜, 갑자기. 멀쩡하거든. (이라고 믿는다.)
June 20, 2021 10:08PM남 강린:거기 엔젤 씨세요?!
June 20, 2021 10:08PM허강우:있어?
햇빛이 비추는 고급스러운 타일 바닥 위로 거대한 보라색 발이 쿵 하고 내려앉습니다.
June 20, 2021 10:09PM남 강린:어?
June 20, 2021 10:10PM허강우:뭐야?
June 20, 2021 10:10PM호수의 주민:##$@!##$%@#!%
$!!!!!
그리고 동시에 2m는 될 법한 거대한 무언가가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달려옵니다!
June 20, 2021 10:11PM허강우:...뭐래?
뭐야?
June 20, 2021 10:11PM남 강린:어어?
이, 이쪽으로 와요!
June 20, 2021 10:11PM허강우:뭔진 몰라도 좋진 않은 것 같아, 강린아 뛰어!
June 20, 2021 10:11PM남 강린:으아아아아악! (3층으로 뛰어올라간다!)
허강우, 남강린
민첩 <보통 난이도> 판정해주세요!
June 20, 2021 10:12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0:12PM남 강린: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ne 20, 2021 10:12PM남 강린:어, 어떡해요! 여기까지 올라오면...!
June 20, 2021 10:13PM허강우:(강린 툭툭, 입가에 쉿 하고 손가락 댄다.) ...분위기 이상한데?
June 20, 2021 10:14PM남 강린:(에스컬레이터 쪽을 돌아보다가 살금살금 1층쪽을 내려다본다)
아, 아직도 1층에 있어요(소곤)
June 20, 2021 10:14PM허강우:쟤 저기서 못 나오는 거 아니냐?
괴물은 강린과 강우가 있던 쪽을 올려다보며 에스컬레이터 앞을 서성거립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밟고 올라가려던 괴물은 얼마 못가 다시 밑으로 내려가버립니다.
June 20, 2021 10:15PM남 강린:왜 저러는 거죠?
June 20, 2021 10:16PM허강우:아무리 봐도 여기까진 못 따라온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만...
걸려서 좋을 건 없어 보이니까 이따 내려가기라도 할 땐 조용히 움직이는 편이 낫겠네.
June 20, 2021 10:17PM남 강린:으으... 내려갈 일은 최대한 만들고 싶지 않아요....
(다시 몸을 돌려 3층을 둘러보다가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강우의 어깨를 퍽퍽 친다) 허쌤! 이거 봐요!
June 20, 2021 10:18PM허강우:(아파라! 어깨 부여잡고 본다.) 뭔데?
강린이 가리킨 곳에 피로 된 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발자국은 운동화 밑창 모양으로 찍혀 있습니다.
June 20, 2021 10:19PM남 강린:엔젤 씨...? 부상이라도 입은 걸까요?
저 괴물 때문일지도 몰라요!
June 20, 2021 10:19PM허강우:운동화? 그놈 운동화 신고 있었던가?
June 20, 2021 10:19PM허강우:(띵 킹)
지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ne 20, 2021 10:20PM허강우:아냐. 걔 운동화 아니었잖아.
하지만 이건 등산화 모양은 아닌 것 같습니다.
June 20, 2021 10:20PM남 강린:네에?
그럼 설마 엔젤 씨 말고 다른 생존자가?
June 20, 2021 10:21PM허강우:등산신발 신고 있었다고.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겠다, 이건.
그나저나 다쳤으면 꽤 다쳤겠는데. 신발 밑창에 피가 묻을 정도면... 본인이 그렇게 피를 줄줄 흘리고 있던가, 누굴 쳤던가 해야 하는데.
피가 묻은 발자국은 뷔페 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방향을 보아하니 뷔페 쪽에서부터 달려와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간 듯합니다.
June 20, 2021 10:22PM남 강린:어...
이 방향....
아래에서부터 올라온 게 아니네요?
June 20, 2021 10:22PM허강우:내려갔네.
June 20, 2021 10:22PM남 강린:그럼 뷔페에서부터 다쳤다는 얘기인데....
June 20, 2021 10:23PM허강우:그럼 또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단 소리지?
(파이프를 쥔다.) 가봐? 말아.
June 20, 2021 10:23PM남 강린:가, 가봐야죠!
안에 엔젤씨가 있을 수도 있고, 다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June 20, 2021 10:24PM허강우:진짜 끔찍이도 생각하네. (고개 저으며) 위험한 놈 있을 수도 있으니까 준비 하고.
(파이프 꾹 쥐고 뷔페로 향한다.)
발자국을 따라 도착한 뷔페 내부는 넓고… 엉망입니다.
테이블은 전부 뒤집어져 서로 뒤엉켜 있고 그 위에는 새빨간 피가 이리저리 흩뿌려져 있습니다.
June 20, 2021 10:25PM남 강린:세상에....
June 20, 2021 10:26PM허강우:칼부림이라도 있었던 모양샌데...
June 20, 2021 10:26PM남 강린:이 정도 출혈이면 생명이 위험해요!
June 20, 2021 10:26PM허강우:일단 주위에 누구 없나 잘 봐봐. (뷔페 안을 본다.)
주방은 이 난리통에 비하면 비교적 멀쩡한 것 같습니다.
June 20, 2021 10:27PM허강우:(주방 문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노크하듯 두드리고는 천천히 문을 열어본다.)
있을까?
뷔페 안은 부서진 테이블과 의자로 엉망이 되었기 때문에 무사히 주방까지 가려면 민첩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June 20, 2021 10:29PM남 강린: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민첩한 몸놀림으로 순식간에 주방 앞까지 도착한다)
(마치 닌자처럼...)
June 20, 2021 10:30PM허강우:(닌자강린....................)
어디서 보법 배워왔냐...?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우뚝...)
그에 반해 강우는 굼뜬 몸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테이블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June 20, 2021 10:30PM허강우:아이고야
June 20, 2021 10:31PM남 강린:허쌤 괜찮아요?
June 20, 2021 10:31PM허강우:아니, 늑골 나간 것 같다. (거짓말 하면서 일어난다.)
June 20, 2021 10:31PM남 강린:네에????
그럼 어서 응급처치를 해야죠!
June 20, 2021 10:31PM허강우:(손 저음) 아니야, 임마. 앞으로나 가.
June 20, 2021 10:31PM남 강린:어서 옷 벗어보세요! 얼마나 부러졌나 보게!
...그런 장난 치는 거 아니에요! (늑골 침)
June 20, 2021 10:32PM허강우:야 넌 다친 사람을! (뒤로 피함)
June 20, 2021 10:32PM남 강린:흥! 늑골 안 부러졌으면 됐죠.
(주방 안으로 들어간다)
June 20, 2021 10:33PM남 강린:먹을 것도 아닌데 조리기구들은 왜 다 털어갔을까요?
June 20, 2021 10:33PM허강우:음... 무기로 쓰려고?
(후라이팬은 훌륭한 무기지.)
June 20, 2021 10:34PM남 강린:(후라이팬은 훌륭한 무기지.)
하나라도 남겨뒀으면 유용하게 썼을텐데....
쟁반이라도 있었으면 허쌤이 장난을 칠 때마다 쟁반노래방처럼 머리를 내리쳤을텐데 아까워요.
June 20, 2021 10:35PM허강우:사시미라도 남았으면 다쳤을 때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찔러보겠다?
June 20, 2021 10:35PM남 강린:아, 그거 좋은 생각인데요?
June 20, 2021 10:36PM허강우:너 간호사 아니지?
June 20, 2021 10:36PM남 강린:진짜라면 같이 치료하면 되고, 아니면 사시미로 찔러서 다쳤으니까 치료하면 되겠어요!
전 어엿한 자격 있는 간호사거든요?
June 20, 2021 10:36PM허강우:이러니까 나라가 디비지는 거야, 이런 애도 간호사가 되고 참. 말세다 말세.
June 20, 2021 10:37PM남 강린:그나저나 사람은 안 보이는데...
June 20, 2021 10:37PM허강우:그럼 여기 있던 사람이 혼자 난리부르스를 추다 이렇게 됐을 리는 없고.
June 20, 2021 10:37PM남 강린:엔젤씨?!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
아무도 없나봐요.
June 20, 2021 10:38PM허강우:(냉장고를 열어보자)
여기 안 온 거 아냐?
그때 강우는 냉장고 옆에 있는 한 철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June 20, 2021 10:39PM허강우:저건 뭐야. (철문으로 간다.)
철문에는 아무런 표식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불은 켜져 있는 듯 합니다.
June 20, 2021 10:40PM허강우:(슬쩍 문을 열어 엿본다.)
June 20, 2021 10:40PM남 강린:안에 누구 있어요?
한 두개도 아니고, 상당히 많은 양의 통조림이 보입니다!
June 20, 2021 10:41PM허강우:먹을 게 남긴 남아 있네.... ....그것도 한가득.
누가 있긴 있어.
June 20, 2021 10:41PM남 강린:누, 누가요?
June 20, 2021 10:42PM허강우:모르지. 근데 일단 엔젤인지 뭔지는 아닌 것 같다. 한참을 여기서 살면서 통조림을 모아둔 모양인데.
(일단 몇 개 집어 강린에게도 주고 자기도 챙긴다.)
일단 좀 빌리자. 사람이 먹고 살아야지.
June 20, 2021 10:43PM남 강린:와아! 통조림이 진짜 많아요!
물도 많아요!
이렇게 많은 통조림과 생수를 다 가져갈 순 없습니다. 챙겨가려면 이틀 치의 식료품을 챙겨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일주일 동안 이곳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는 방법도 있겠죠.
June 20, 2021 10:44PM남 강린:(침낭 옆에 있는 등불로 선반을 살펴본다)
June 20, 2021 10:44PM허강우:(우선 이틀치를 각자 챙기고...) 여기 있던 사람은 어떻게 됐는지도 알아봐야겠네.
뭐 있어?
June 20, 2021 10:45PM남 강린:여기에 피가 튄 흔적은 없는데....
아, 여기 방독면이 있어요!
June 20, 2021 10:45PM허강우:어, 몇 개?
June 20, 2021 10:45PM남 강린:(선반 위에서 방독면을 꺼낸다.)
딱 두 개요.
June 20, 2021 10:45PM허강우:아이고 신님 감사합니다.
June 20, 2021 10:45PM남 강린:(하나를 넘겨주면서) 엔젤 씨는 여길 못 본 걸까요?
June 20, 2021 10:45PM허강우:이제 그쪽 갈 수는 있겠다.
아무래도 못 온 것 같지? 주변 환경이....
June 20, 2021 10:46PM남 강린:하긴... 이렇게 많은 식량이 있는데.
아아, 다 남겨두고 가려니 아깝네요.
저도 엔젤씨처럼 커다란 배낭을 매고 다닐걸.
June 20, 2021 10:47PM허강우:나중에라도 다시 오면 되겠지. 3층인데 여기까지 호수에 잠길 일도 없고. 방독면도 있고.
(1층으로 향하던 발자국 떠올렸다.) ...내려가봐야 되나?
June 20, 2021 10:48PM남 강린:괜찮을까요...? 아니면 다시 밧줄을 타고 내려가보는 건 어때요?
June 20, 2021 10:49PM허강우:내려가서, 어디로 가게? 정문?
June 20, 2021 10:50PM남 강린:으음... 하긴, 정문으로 들어가는 게 더 요란스러울 수도 있겠어요.
좋아요, 최대한 조용히 내려가봐요. (방독면을 단단히 쓴다)
June 20, 2021 10:51PM허강우:내려가다 조금이라도 위험하겠다 싶으면 바로 창문으로 넘어가자고.
(방독면을 쓰고 에스컬레이터로 간다.
3층까지 뚫려 있는 천장은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습니다.
홀 양쪽 끝에 2층과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입니다.
June 20, 2021 10:53PM허강우:(주변을 휘휘 살피다가 먼저 2층보다 아래로 조심조심 내려간다.)
(가면서 아래를 보자. 아까 그게 있나?)
June 20, 2021 10:54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스컬레이터 아래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June 20, 2021 10:55PM남 강린:이, 있어요? (소곤)
June 20, 2021 10:56PM허강우:아무것도 없어. 내려갈 수 있겠어.
(지하로 간다.)
June 20, 2021 10:56PM남 강린:(조심조심 걸어간다)
June 20, 2021 10:57PM허강우:
은밀행동
기준치: |
20/10/4 |
굴림: |
1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ne 20, 2021 10:57PM남 강린:
은밀행동
기준치: |
20/10/4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강린의 운동화가 타일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조용한 홀에 울려퍼집니다.
June 20, 2021 10:58PM남 강린:......(숨 참음)
1초...2초...3초... 시간이 흘러도 홀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June 20, 2021 11:00PM남 강린:ㅎ...흐어....
June 20, 2021 11:01PM허강우:(강린이 입 대신 막음)
거대한 보라색 괴물이 말없이 두 사람을 내려다봅니다.
June 20, 2021 11:01PM호수의 주민:엄마....?
June 20, 2021 11:02PM허강우:(아주 천천히.... 천천히..... 뒷걸음질치듯 내려간다...? 괴물이 없는 쪽으로...)
June 20, 2021 11:02PM호수의 주민:아...아그악빠....?
어, ㅁ....마......... .....
June 20, 2021 11:02PM허강우:(대답하지 말란 눈빛)
June 20, 2021 11:03PM남 강린:(조심스럽게 강우를 따라 아래로...아래로 내려간다....)
June 20, 2021 11:03PM호수의 주민:누우.....나아아ㅏ아..... 아파.......나.......
마치 흐느끼듯,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내던 괴물이, 돌연 입을 커다랗게 입을 벌리며 괴성을 내지릅니다!
June 20, 2021 11:04PM남 강린:허, 허쌤 도망쳐요!
June 20, 2021 11:05PM허강우:뛰어!! (정신없이 아래로 달리기!)
June 20, 2021 11:05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1:05PM남 강린: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1:06PM호수의 주민:
민첩
기준치: |
90/45/18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1:06PM허강우:(뭐저리 빨라)
June 20, 2021 11:07PM호수의 주민:
민첩
기준치: |
90/45/18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민첩
기준치: |
90/45/18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민첩
기준치: |
90/45/18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민첩
기준치: |
30/15/6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괴물의 거대한 발에 강린의 등이 채이고 두 사람은 에스컬레이터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June 20, 2021 11:11PM남 강린:으아아악!
June 20, 2021 11:11PM허강우:(죽는 소리 하며 일어남)
June 20, 2021 11:11PM남 강린:빠, 빨리 달려요!
June 20, 2021 11:11PM허강우:엄마 아빠라더니 무슨 짓이야...!
(비척비척 일어나 다시 냅다 달리기 시작) 어디로 나가냐!
June 20, 2021 11:12PM남 강린:(강우 손 끌어당겨서 계속 아래로 내려간다!)
June 20, 2021 11:12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1:12PM남 강린: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
(강행해보자)
June 20, 2021 11:13PM허강우:(너... 나 끌고 달리고 있잖냐 잘 좀 달려봐라)
June 20, 2021 11:13PM남 강린:(으아아악 닌자강린!)
June 20, 2021 11:13PM허강우:(밀고 끌기)
June 20, 2021 11:13PM남 강린:
민첩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ne 20, 2021 11:13PM허강우:(닌자강린)
June 20, 2021 11:13PM호수의 주민:
민첩
기준치: |
30/15/6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괴물이 느릿느릿 내려오는 사이 두 사람은 빠르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June 20, 2021 11:15PM남 강린:어, 어디로 가죠?
June 20, 2021 11:15PM허강우:...남자는 직진이지! (돌진)
June 20, 2021 11:15PM??: 강우 씨.
June 20, 2021 11:15PM허강우:..?
그때, 강우는 누군가가 주차된 차 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June 20, 2021 11:16PM박은애: 강우 씨, 날 믿어?
June 20, 2021 11:16PM허강우:...은애야?
June 20, 2021 11:16PM남 강린:허, 허쌤?
June 20, 2021 11:17PM허강우:(은애가 왜 저기에? 어떻게 여기에? 여긴 저승이었나? 뭐지? 얼굴에 물음표 수백만 개 띄우고 본다.)
야 저기, 내가 헛것을 보는 거냐? 나 지금... 죽은 우리 애 엄마가 보인다.
그 사람은 죽은 그 날의 모습으로, 너무나도 평화로운 표정으로 차 위에 서 있습니다.
June 20, 2021 11:17PM남 강린:무, 무슨 소리에요! 지금 뒤에서 괴물이 온다고요!
June 20, 2021 11:18PM박은애: 날 믿어 강우 씨?
June 20, 2021 11:18PM허강우:(어떡하지?) 아니, 잠깐만 있어 봐. (뭐지?) ... 은애야, 믿지 당연히. 믿는데... (뒤를 봤다가)
그 사람은 다짜고짜 강우를 향해 믿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강우가 믿는다는 답을 꺼내자마자, 손을 들어 오른쪽을 가리킵니다.
June 20, 2021 11:20PM박은애: ......
June 20, 2021 11:20PM허강우:...
June 20, 2021 11:20PM남 강린:허쌤!
June 20, 2021 11:20PM허강우:(나한테, 알려주는 건가? 정말 무슨 상황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일단 주춤 뒷걸음질을 치다가 강린을 잡고 냅다 오른쪽으로 달린다.)
June 20, 2021 11:21PM남 강린:어, 어?
두 사람이 달리기 시작하자마자,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에 거대한 손이 꽝 소리를 내며 콘크리트 바닥을 내리칩니다.
June 20, 2021 11:21PM남 강린:어, 어디로 가는 거예요!
어!
그렇게 괴물을 피해 오른쪽으로 달리다보면....
June 20, 2021 11:22PM허강우:글쎄 내 아내가 이쪽이 맞다고 하니까!!
익숙한 빛과 함께 -EXIT- 표시가 눈에 들어옵니다.
June 20, 2021 11:23PM허강우:그래, 역시 은애였어... 정말 은애였어... (화하게 웃는다.)
June 20, 2021 11:23PM남 강린:네에? 허쌤 정신 차려요!
June 20, 2021 11:23PM허강우:무슨 소리야, 나 말짱히 제정신이고, 출구 있으니까 일단 살고 보자!
뒤에서 들려오는 괴물의 괴성과 난폭한 발소리, 두 사람은 빛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햇빛과 상쾌한 공기 속으로 두 사람은 돌아옵니다.
June 20, 2021 11:25PM남 강린:헉, 헉, 헉....
June 20, 2021 11:25PM허강우:(괴물이 더 오지 않는지 뒤를 확인하고는 크게 숨 골랐다.)
내가 아직 죽을 팔자는 아닌가보다.
지하주차장 출구까지 바싹 두 사람을 쫓아오던 괴물은 멈칫하더니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소리만 질러댑니다.
June 20, 2021 11:26PM남 강린:세상에, 진짜 이번엔 죽을 뻔 했어요.
June 20, 2021 11:26PM허강우:시끄럽기는, 콱 마. (시늉으로만 위협하고는 좀 더 멀어진다.)
도대체 저건 뭐야?
June 20, 2021 11:26PM남 강린:모르겠어요. 말을 하다니....
게다가 가족들을 찾고 있었어요.
June 20, 2021 11:26PM허강우:진짜 가족을 찾은 걸까?
내 말은, 자기 가족이 맞냔 말이야. (저런 걸 누가 낳겠어.)
June 20, 2021 11:27PM남 강린:괴물이 그냥 짠 하고 나오진 않을테니까요.
June 20, 2021 11:27PM허강우:뭐... <괴물>처럼 약품.. 그런 걸수도 있고
June 20, 2021 11:27PM남 강린:전 그냥 농담으로 꺼낸 얘기였다고요. (투덜거린다)
그나저나 무슨 말이에요? 은애씨라니...
June 20, 2021 11:28PM허강우:나도 농담이야. 아무리 약품이라도 저런 건 안 생기지.
아.
아까 우리 애엄마를 봤거든. 저 안에서... 날 도와주려고 한 건지.
방향을 알려주더라고. 그래서 이리로 뛴 거지.
June 20, 2021 11:28PM남 강린:.........
허쌤 아무래도 돌아가면 정신과 상담부터 받는 게 좋겠어요.
June 20, 2021 11:29PM허강우:야. 나도 평소 같으면 이런 거 믿을 것 같냐?
그리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어디든 뭐가 있는지도 몰랐으면서, 살았으면 됐지 얌마. (딱콩)
June 20, 2021 11:29PM남 강린:아야!
뭐, 어쨌든 무사히 나왔으니까 된 거지만....
죽은 사람을 본 거라니, 절대 건강한 신호는 아니라고요.
June 20, 2021 11:30PM허강우:옛날엔 말야, 시골에 그런 얘기 많았어. 죽은 가족이나 조상들이 산 사람 옆에 붙어서 좋게좋게 해주는 거. 그래서 제사를 그렇게 지내댄 거지, 옛날 사람들이.
June 20, 2021 11:31PM남 강린:허쌤 그런 거 믿는 스타일이었어요?
June 20, 2021 11:31PM허강우:믿고 안 믿고... 뭐 딱히 뭐라 해봤자 어른들이 듣겠냐. 그냥 아 예, 하고 말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믿을만도 하다 싶어지기도 하고.
아무튼 너 우리 애엄마 덕분에 산 줄 알어. 자기 전에 감사합니다 기도하고 자라고.
June 20, 2021 11:32PM남 강린:흐으음...
(가는 눈)
뭐, 그게 진짜라면 은애 씨한테 감사해야겠네요.
(여전히 안 믿는 투)
June 20, 2021 11:33PM허강우:살았으면 감사할 줄도 알고 말야, 하여튼 요즘 사람은...!
(방독면 벗고 숨 들이킴) 역시 바깥공기가 좋긴 좋다.
June 20, 2021 11:33PM남 강린:어휴! 정말 이래서 꼰대는 안된다니까!
June 20, 2021 11:34PM허강우:야 임마, 옛 어른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단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냐~!
June 20, 2021 11:34PM남 강린:그나저나 이제 어쩌죠? (무시) 엔젤 씨도 못 찾았고...
제 생각엔 여기 계속 머무는 것도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June 20, 2021 11:34PM허강우:걔 아무래도 여기 온다고 해놓고 안 온 것 같다, 내 생각엔.
June 20, 2021 11:34PM남 강린:하지만 분명 밧줄이 있었잖아요?
June 20, 2021 11:35PM허강우:그럼 왔다가 저거 보고 바로 도망쳤나보지.
June 20, 2021 11:35PM남 강린:엔젤 씨가 허쌤처럼 겁쟁이일 리가 없어요!
June 20, 2021 11:35PM허강우:야. 너 사람이 왜 겁을 내는 줄 알아? 다 살려고 그런 거야, 살려고.
걔도 오래 살았으면 동물적으로 직감이 띡! (머리 위에 손가락 하나 뿅) 서는 거지.
June 20, 2021 11:36PM남 강린:으음...
듣고보니 그것도 맞네요. 엔젤씨는 생존 배테랑처럼 보였으니까요.
June 20, 2021 11:36PM허강우:아무튼...
여기는 3층에 통조림 쌓인 거 빼곤 얻을 게 없어 보였고.
방독면 얻었고.
지하철역 가기엔... 안에 또 저런 게 있을지도 모르고.
June 20, 2021 11:37PM남 강린:그렇다고 여기 계속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June 20, 2021 11:37PM허강우:그래도 가봐? 지하철.
June 20, 2021 11:37PM남 강린:여길 나가려면 등대로 가야한다고요.
June 20, 2021 11:37PM허강우:다 녹이는 호수를 건널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긴 한데.
사전답사도 좋지.
June 20, 2021 11:38PM남 강린:맞아요. 가다보면 다른 생존자들이라도 만날 수 있을지도요.
June 20, 2021 11:38PM허강우:그럼 호수부터 가보자. (대충 걸어감)
호수는 아침에 봤다시피 전망대를 집어삼킨 채로 고요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착각일까요? 아침보다 더 육지쪽으로 차오른 것도 같습니다.
June 20, 2021 11:40PM허강우:(주변에 누가 있나?)
June 20, 2021 11:41PM허강우:아무도 안 온 것 같네.
June 20, 2021 11:41PM남 강린:엔젤씨... 무사해야 할텐데.
그런 잘생긴 사람이 죽는다니, 인류의 큰 손실이에요!
June 20, 2021 11:41PM허강우:(파이프 끝을 호수 끄트머리에 살짝 담갔다 뺀다.)
June 20, 2021 11:42PM허강우:놔둬라. 알아서 잘 살겠지. 우리보단 잘 살 걸.
June 20, 2021 11:42PM남 강린:아까운 파이프가 2cm정도 짧아졌네요.
June 20, 2021 11:43PM허강우:(가만 보다가) 폐호텔 뒤로도 가볼까?
June 20, 2021 11:43PM남 강린:거긴 무너진 빌딩 잔해로 가로막혀 있던데요?
넘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친 손 내려다본다)
June 20, 2021 11:44PM허강우:지레 원리로 어떻게 안 되려나? (파이프 봄)
...
역시 지하철밖에 없나.
June 20, 2021 11:45PM남 강린:미리 말씀드리지만 잔해 한 두개 들어올린다고 넘어갈 수 있는 높이는 아니었어요.
결론은 답답하고 깜깜한 지하철 뿐이네요.
June 20, 2021 11:45PM허강우:(파이프 끝을... 비스듬히 눕혀 호수에 담가서 끝을 뾰족하게 만든다.)
뭐든 있으면 좋겠네. 가보자.
(가보자고...)
June 20, 2021 11:47PM허강우:(얏따)
July 04, 2021 8:37PM허강우:(간다!) 마스크 잘 써.
July 04, 2021 8:38PM남 강린:이래봬도 간호사거든요? (그것도 코*나 시대의) 허쌤이야말로 담배 피우고 싶다고 중간에 벗으시면 안돼요?
(방독면 빈틈없이 잘 쓴다)
지하철역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갈수록, 불쾌한 공기는 더더욱 심해집니다.
지하철역 내부로 들어가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손전등을 써야만 겨우 앞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uly 04, 2021 8:40PM남 강린:(손전등을 제 턱 밑에 갖다대고 귀신 흉내를 낸다) 우우우우~
July 04, 2021 8:40PM허강우:어째 여긴 뭐가 하나도 안 보이냐.
뭐야. (강린 보고 불쾌한 표정)
July 04, 2021 8:41PM남 강린:뭐긴요, 귀신이죠.
어릴 때 이러고 안 놀았어요?
July 04, 2021 8:42PM허강우:그건 어릴 때고. 지금은... (자기 얼굴 밑에 라이트 착 댄다.) 무섭냐.
(라이터)
July 04, 2021 8:42PM남 강린:으음....
마스크가 없었으면 수염이 다 타버렸을 것 같아요.
이참에 깔끔하게 면도해보는 건 어때요?
July 04, 2021 8:43PM허강우:(쳇, 하고 혀 차는 소리)
임마, 남자는 이게 매력이야. (라이터 꺼서 주머니에 넣는다.)
July 04, 2021 8:43PM남 강린:수염 있는 남자를 누가 좋아해요? 차승원쯤 된다면 모를까.
지드래곤도 수염 기르면 욕먹는다고요.
July 04, 2021 8:44PM허강우:걘 아직 어리잖아. 나이 먹어봐라. 다들 수염 기른 게 더 낫다고 할 걸. (아무말)
(앞이나 휘적 가리킨다.) 저기나 비춰봐.
July 04, 2021 8:44PM남 강린:네네, 하여간 남자들이란... 꼭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되고 싶어한다니까.
(앞에 대고 손전등을 비춘다)
July 04, 2021 8:44PM허강우:뭐. ...꿇릴 거 있냐? (중얼)
여러분이 지금 내려와 있는 곳은 지하철역 개찰구 같습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표를 내고 지나가야 하는 곳입니다.
애초에 이런 작은 도시에 지하철이라는 게 필요한 건가요?
손전등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개찰구]와 [지하철역 노선도], [안내 부스], [역 내 편의점]이 보입니다.
July 04, 2021 8:46PM허강우:이거 어디로 이어지는 거야? (노선도를 슥 본다.)
July 04, 2021 8:47PM남 강린:등대로 바로 가는 길이 있나봐요.
근데 여기서 얼마나 가야 등대가 나오는 걸까요?
July 04, 2021 8:48PM허강우:다행이네. 물을 건너진 않아도 된다는 말이니까.
음... 그것도 그렇네. 막 10개 역 이러면 걷다 지칠 텐데.
July 04, 2021 8:49PM남 강린:정 안 나온다 싶으면 다음 역에서 내리죠 뭐.
July 04, 2021 8:49PM허강우:(안내 부스 본다.) 보통 저런 데 어디어디 역이라고 쓰여 있지 않았나?
이거 작동은 해?
July 04, 2021 8:50PM박은애: 어서오세요, 손님.
July 04, 2021 8:50PM허강우:...?
역무원처럼 앉아서요.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죠?
July 04, 2021 8:51PM박은애: 티켓 드릴까요? 어디까지 가세요? 왼쪽? 오른쪽?
July 04, 2021 8:51PM허강우:뭐야... 사람이 있네?
어어... 등대까지.
July 04, 2021 8:51PM남 강린:네? 사람이요?
July 04, 2021 8:51PM허강우:? 봐. 저기 앉아 있는데?
July 04, 2021 8:51PM박은애: 왼쪽인가요? 오른쪽인가요?
July 04, 2021 8:52PM남 강린:....
(안내 부스 안쪽 빤히 본다)
July 04, 2021 8:52PM허강우:음, 오른쪽.
(강린에게 좀 작게 속삭임) 근데 좀 이상하다. 정상적인 역무원은 아닌 것 같지, 아무리 봐도.
July 04, 2021 8:52PM허강우:(티켓을 받는다.)
July 04, 2021 8:53PM박은애: 어디로 가려는 거야 강우씨?
July 04, 2021 8:53PM허강우:잠자는 광장... 여기가 잠자는 광장 역인가본데.
? (고개를 든다.)
July 04, 2021 8:53PM박은애: 거기 가면 뭔가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지.
근데 그럴 가치가 있어?
어차피 당신 곁엔 나도, 설아도 없잖아.
July 04, 2021 8:54PM남 강린:...허쌤, 허쌤! (어깨 흔들)
July 04, 2021 8:55PM허강우:어, 어어.
정신을 차리고 보면, 손에는 티켓 따위 없습니다.
July 04, 2021 8:55PM허강우:어, 잠깐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멍해진 상태로 앞을 본다.)
July 04, 2021 8:55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63/31/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July 04, 2021 8:56PM남 강린:왜 그래요? 안에 무슨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July 04, 2021 8:56PM허강우:....야 내가 헛것을 봤나본데...
이번엔 우리 집사람이... 가지 말라더라. 가서 뭐하냐고.
July 04, 2021 8:57PM남 강린:...허쌤...요즘 많이 힘들어요?
혹시 방독면 제대로 안 쓴 거예요? 가스 중독? (손전등 이리저리 비춰본다)
July 04, 2021 8:57PM허강우:아니, 나 멀쩡하다. 허리가 좀 아프긴 해도. (손 휘 젓는다.)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안쪽으로 고갯짓한다.) 가보기나 하자.
July 04, 2021 8:58PM남 강린:허리도 안 좋아, 폐도 안 좋아, 몸이 아프니까 이상한 거나 보는 거라고요.
July 04, 2021 8:59PM허강우:괜찮아, 괜찮다고. 이 몸뚱어리로 20년도 더 잘 살았다.
July 04, 2021 8:59PM허강우:(약간 짜증내며 편의점부터 흘긋 본다.)
July 04, 2021 9:00PM남 강린:이런 곳에서 먹을 걸 기대하는 건 무리였네요 역시.
July 04, 2021 9:01PM허강우:얼마나 오랫동안 사람이 왔다 간 건지. (혀를 찬다.)
July 04, 2021 9:02PM남 강린:(계산대를 열어보곤) 그와중에 돈은 아무도 안 챙겼나봐요.
July 04, 2021 9:02PM허강우:이런 곳에서 돈이 소용이 있겠어?
(잠깐 생각하다가) 그래도 들고 갈까? 타기는 잘 타겠네.
July 04, 2021 9:02PM남 강린:다 동전인데요?
July 04, 2021 9:02PM허강우:...다 냅둬. 쓸모없다.
July 04, 2021 9:03PM남 강린:나중에 동전 던지기 할 때 쓸 수도 있잖아요. (썩은 동전을 냅두고 도로 나온다)
July 04, 2021 9:03PM허강우:그건 또 무슨 신개념 놀이야?
July 04, 2021 9:03PM남 강린:동전 던지기 모르세요? 앞 아니면 뒤
데덴찌 같은 거죠
July 04, 2021 9:04PM허강우:아. ...저 썩은 걸로? (휘휘) 보이지도 않아.
아무튼... 걸어가야겠지. 사람 하나 없을 것 같으니까.
July 04, 2021 9:05PM남 강린:그래요,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니 빨리 가야죠.
생각해보니 손전등 배터리라도 나가면 큰일이에요
July 04, 2021 9:06PM허강우:와, 걸어가다가 딱 꺼지면 아주 재미있겠다 야. (낮게 웃으며 개찰구로 향한다)
July 04, 2021 9:07PM남 강린:살면서 한 번도 무임승차 같은 거 해본 적 없는데...
July 04, 2021 9:08PM허강우:이럴 때 해보지 않으면 또 언제 해보겠어. (자기가 먼저 훌쩍 개찰구를 넘는다.)
얼른 넘어와.
July 04, 2021 9:09PM남 강린:끄응...지하철 관계자분들 미안해요 (꾸물꾸물 다리 넓게 들어서 개찰구를 넘는다)
허쌤 넘어가는 폼이 예사롭지 않은데...
(의심의 시선)
July 04, 2021 9:09PM허강우:허이구, 미안할 것도 많다. (잡아주다가)
...옛날엔 담 넘기 많이 했다.
July 04, 2021 9:09PM남 강린:담이요? 설마 도둑질을...? (경악)
July 04, 2021 9:09PM허강우:(딱콩)
July 04, 2021 9:10PM남 강린:아야!
July 04, 2021 9:10PM허강우:도둑질을 했겠냐? 그냥 여기저기 개구멍 들락날락 거린 거지.
July 04, 2021 9:10PM남 강린:아하...그럼 도둑질은 아니고 단순 주거침입?
그것도 범죄잖아요!
July 04, 2021 9:11PM허강우:학교 운동장 담이라곤 왜 생각을 안 하냐? 요즘엔 학교에 담 없어?
우리 딸 학교엔 있었는데.
July 04, 2021 9:11PM남 강린:아 학교 얘기였어요?
지각 많이 했나보네요 허쌤
July 04, 2021 9:11PM허강우:지각 말고. ...야자 월담.
이상한 소리 그만 하고 붙기나 해. 오늘 내로 다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뭐가 튀어나올지도 모르잖아.
July 04, 2021 9:12PM남 강린:...이렇게 공부를 싫어하는데 어떻게 의사가 된 거예요?
July 04, 2021 9:12PM허강우:원래 공부 잘 하는 사람은 뭘 하고 살아도 잘 해. (히쭉) 부럽냐.
July 04, 2021 9:13PM남 강린:흥, 전 천재파보단 성실파가 좋거든요?
개찰구를 지나 지하철을 타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을 타는 곳은 이곳보다도 공기의 질이 더 안 좋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July 04, 2021 9:14PM허강우:그럼 네 짝은 대학원에서나 찾아봐라. 거긴 성실인지 발광인지 하는 애들이 썩어 넘치니까는.
(천천히 안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한다.)
July 04, 2021 9:14PM남 강린:발광이라뇨, 대학원은 지식의 메카인 거 몰라요?
녹이 슨 의자와 텅 빈 채로 문이 뜯긴 자판기, 그리고 지하철이 지나가는 선로가 보입니다.
선로의 양쪽 끝은 지하철역과 마찬가지로 짙은 어둠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July 04, 2021 9:15PM남 강린:아까 어느쪽으로 가는 거였죠?
July 04, 2021 9:15PM허강우:메카여야 했지. 옛날엔 상아탑이니 뭐니 참 좋았는데. (중얼중얼)
아까 오른쪽.
그런데 이거... 안전할까.
July 04, 2021 9:16PM남 강린:왜요? 갑자기 지하철이 달려와서 칠까봐요?
July 04, 2021 9:16PM허강우:원래 귀신이나 기계보다 생물이 무섭잖아. 사람이나 뭐나.
(뜯긴 자판기를 가리킨다.)
July 04, 2021 9:16PM남 강린:으음, 여기에 오래 있을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게다가 서로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 굳이 우릴 해치려고 들까요?
(헉) 혹시 식인종이라든가...?
July 04, 2021 9:17PM허강우:우리가 뭔가를 갖고 있는 것 같으면 덤빌지도 모르고. ...넌 간호사란 애가 하는 생각 하고는 참 야만적이야. (절레절레 고개 젓고는 오른편 선로 안쪽 비춰보라고 한다.)
July 04, 2021 9:18PM남 강린:왜요, 그럴 듯한 생각이잖아요! 먹을 건 부족하고 사냥할 동물들도 없으니까요.
(오른쪽 선로를 비춰본다)
오른쪽 선로를 비춰보면...텅 빈 선로와 고요한 정적 외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July 04, 2021 9:19PM허강우:(슥 보고) 내려갈까?
대신 선로 벽에 뭔가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July 04, 2021 9:19PM허강우:(게슴츠레)
July 04, 2021 9:20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July 04, 2021 9:21PM남 강린:어라, 바로 다음 역이네요?
July 04, 2021 9:21PM허강우:다행이네. 멀게는 안 가도 되겠다.
그런데 호수 쪽에도 역이 있었던가?
July 04, 2021 9:21PM남 강린:글쎄요, 물에 잠긴 거 아닐까요?
July 04, 2021 9:21PM허강우:그 물이 안 터져 들어오기만을 바라야겠네.
July 04, 2021 9:22PM남 강린:와아, 그럼 저흰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겠어요.
그래도 고통없이 죽으니 다행인 걸까요?
July 04, 2021 9:22PM허강우:고통이 없다고 누가 그래?
July 04, 2021 9:23PM남 강린:몸이 순식간에 녹으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을 것 같지 않아요?
July 04, 2021 9:23PM허강우:글쎄? 용광로에 빠질 때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July 04, 2021 9:23PM남 강린:용광로에 아직 안 빠져봐서 모르겠지만...
굳이 고른다면 뜨겁게 죽는 것보단 차갑게 죽는 게 취향이에요. 더운 건 질색이거든요.
(TMI 남발)
July 04, 2021 9:24PM허강우:아직... ... ....그래.
(가려다가 다시 뒤 돌아서) 너, 저기 걸으면서는 어떻게 죽는다느니 같은 소리 하는 거 금지다. (하고는 선로로 내려간다.)
July 04, 2021 9:25PM남 강린:네네, 허쌤 은근 겁이 많네요?
(선로로 조심조심 내려간다)
July 04, 2021 9:25PM허강우:말이 씨가 되는 거야. 입조심해.
July 04, 2021 9:26PM남 강린:제가 용광로에서 죽는다고 말해도 갑자기 용광로가 뿅하고 튀어나올린 없잖아요.
(흐음) 아니면 진짜 튀어나올까요...? 갑자기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July 04, 2021 9:26PM허강우:대신 호수 물이 쿠르릉하고 올 순 있겠지.
야. 너 혼자 갈래?
July 04, 2021 9:26PM남 강린:알았어요 알았어. 빨리 가요.
July 04, 2021 9:27PM허강우:어이구. (오른쪽 선로로 걸음 옮긴다.)
선로는 발에 밟힐 때마다 삐걱거리고 지하 터널의 습기 차고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July 04, 2021 9:28PM남 강린:어라, 왜 길이 두개죠?
July 04, 2021 9:28PM허강우:그러게나 말이다. 왜 둘이지?
July 04, 2021 9:29PM남 강린:둘 다 똑같은 곳으로 갈 것 같진 않은데...
July 04, 2021 9:29PM허강우:하나는 차고지 뭐 그런 건가? 그게 이렇게 갈라질 리는 없는데... (양쪽을 번갈아 보다가 소리를 들어본다.)
July 04, 2021 9:29PM허강우:
듣기
기준치: |
65/32/13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아까비
July 04, 2021 9:29PM허강우:뭔 소리는 안 들리는데.
July 04, 2021 9:30PM남 강린:뭔가 소리가 들리는 게 더 불길할 것 같은데요...
July 04, 2021 9:30PM허강우:하긴 그것도 그렇네.
July 04, 2021 9:30PM남 강린:코카콜라로 할까요?
July 04, 2021 9:30PM허강우:그렇게 대충 살아도 되는거야?
해봐/
July 04, 2021 9:30PM남 강린: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먹어
또먹으면 배탈나
척척박사님 알아맞혀보세요
딩동댕동!
왼쪽이래요
July 04, 2021 9:31PM허강우:...믿는다.
July 04, 2021 9:31PM남 강린:코카콜라는 전세계의 찍기 교과서라고요
July 04, 2021 9:32PM허강우:그래, 확률상으론 정해진 결과지만.
가자. 가보자. (왼쪽으로 간다.)
July 04, 2021 9:33PM남 강린:어어?
July 04, 2021 9:33PM허강우:(강린 데리고 뒤로 훌쩍)
뭐야?
그것이 강린의 머리 바로 위로 떨어짐과 동시에, 손전등이 선로 위로 굴러 떨어집니다.
어두운 선로에 강린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강우의 시야는 순식간에 어둠으로 물들어버렸습니다.
July 04, 2021 9:35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강우가 뒤로 물러서는 동시에, 무언가가 쉭- 하고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내며 강우의 코앞을 스쳐지나갑니다.
July 04, 2021 9:36PM허강우:(숨 참음)
July 04, 2021 9:37PM허강우:(강린에게 작은 소리고 가, 가! 하고 등을 떠밀며 같이 오른편으로 달려나간다.)
July 04, 2021 9:40PM허강우:
민첩
기준치: |
55/27/11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강우가 빠르게 오른쪽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그것'또한 괴성을 지르며 강우를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July 04, 2021 9:41PM호수의 주민2:
민첩
기준치: |
90/45/18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나 강우의 발에 걸려 빙그르르 돈 손전등이 괴물을 향해 빛을 비추자 괴물은 급히 눈을 가리며 뒷걸음질칩니다
July 04, 2021 9:42PM허강우:(달려가다가 그것을 보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라이터를 꺼내 괴물 쪽으로 비춰본다.)
July 04, 2021 9:42PM호수의 주민2:끼에에에엑!
그저 작은 불인데도, 괴물은 강우가 꺼낸 불을 보곤 더 겁을 먹은 듯 뒷걸음질치다가 저 멀리 달아납니다.
July 04, 2021 9:43PM허강우:.....
불이 약점인가?
(강린을 보고) 안 긁혔어?
July 04, 2021 9:45PM허강우:...강린아? 남강린!
July 04, 2021 9:45PM허강우:(뭐야, 들어올린다.)
July 04, 2021 9:46PM허강우:이런 씨... 남강린!!! (우선 아까 손전등을 떨어뜨린 곳까지 가본다.)
손전등은 아직도 바닥에 떨어져 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July 04, 2021 9:47PM허강우:(손전등을 얼른 쥐어들곤 오른편 길을 쭉 비추며 뛰어간다.)
July 04, 2021 9:48PM박은애: 뭘 그렇게 걱정해 강우씨?
July 04, 2021 9:49PM허강우:(덜컥 섰다.)
은애야. 너 이런 애 아니었잖아.
July 04, 2021 9:50PM박은애: 내가 어떤 애였는데?
July 04, 2021 9:51PM허강우:우리 가족이랑 모르는 사람이 다쳐 있으면 저 사람부터 먼저 보고 오라고 하는 애였잖아. 그렇게 속도 없이 착한 애였잖아.
...하지 말자, 은애야. 제발.
July 04, 2021 9:51PM박은애: 맞아, 그래서 내가 죽었잖아.
이번에도 내가 그렇게 말해야 할까?
그럼 날 두고 그 간호사를 구하러 뛰어갈거야?
그 사람은 당신을 두고 도망친 거야. 당장 뒤에서 괴물이 쫓아오는데 말이야...
July 04, 2021 9:53PM허강우:(그쪽으로 몸을 돌린다.) 은애야 넌... ... ...죽었어. 그래 죽었어. 그리고 난 여전히 사람 살리는 사람이야.
모른 척하고 살 수 없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아는 애가 그러니
난 네가 왜 이러는지 몰라. 하지만 이건 아니야. 너도 알지, 그렇지?
July 04, 2021 9:56PM박은애: 맞아, 난 다 알고 있어. 전부 다... 강우씨가 날 두고 사람들을 살리러 나설 때 우리 설아가 어떻게 되었는지... 내가 죽는 그 순간 얼마나 외로웠는지... 강우씨가...
날 떠올릴 때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는지...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아직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거야?
July 04, 2021 10:01PM허강우:(손으로 눈가를 쓱 닦았다.)
그게, 죽는 게 정답이 아니잖아. 아직 우리 설아 못 찾았어. 죽은 거 확인도 안 되잖아. 어딘가엔 살아있을 거야. 설아도 못 찾았고. 누구보다 널 기억할 사람이 난데...
우리 설아는 찾고. 그때 생각하자. 응? 지금은 강린이 찾아야 돼. 지금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잖아. 은애야, 그만하자 지금은.
(응, 그만하자. 하면서 발걸음을 돌려서 다시 선로를 걷는다.)
바보같은 사람... 등 뒤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던 목소리는 서서히 메아리처럼 사라집니다.
오른쪽 선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전역보다 더 허름한 승강장이 나옵니다.
선로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는 걸 보면 폐쇄된 역인듯 합니다.
그 증거로 승강장 곳곳에는 녹슨 공사 장비가 버려져 있습니다.
역을 허물려 했던 걸까요? 손전등으로 선로 벽을 비춰보면 ‘사슴 시장역’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길에도 강린은 보이지 않습니다.
July 04, 2021 10:04PM허강우:(사슴 시장? 손전등으로 역 안을 휘 비춰본다.)
이건 어디까지 간 거야...
다음 선로는 터널이 무너져내려 막혀 있습니다.
July 04, 2021 10:07PM허강우:(승강장으로 올라가본다.)
승강장으로 올라가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막혀 있지 않은 걸 보아하니 이대로 지하철역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uly 04, 2021 10:08PM허강우:(밖으로 나가며 강린을 찾는다.)
지상으로 나왔으니 이제 방독면을 벗어도 좋습니다.
지하철역을 가로막고 있는 바리케이드 앞에, 누군가가 앉아있습니다.
July 04, 2021 10:09PM허강우:(방독면을 벗고 한숨 푹 쉬고는 다가간다.)
July 04, 2021 10:10PM남 강린:허쌤...
July 04, 2021 10:10PM허강우:발도 참 빠르다.
July 04, 2021 10:10PM남 강린:어쩔 수 없잖아요... 아까 그... 이상한 사람인지 뭔지랑 부딪히면서...
방독면이 벗겨졌다고요...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외상이 없는데, 묘하게 숨이 거칠고 지쳐 보입니다.
July 04, 2021 10:11PM남 강린:하아...너무 오랜만에 뛰었나? 속이 좀 울렁거리는 것 같아요.
July 04, 2021 10:11PM허강우:그래 뭐 잘 뛰면 좋은 거지. (약간 찡그린 표정으로 떨어뜨렸던 방독면을 건넨다.) 놓고 간 거 챙겨.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 좀 해 두지 그랬냐.
July 04, 2021 10:12PM남 강린:(방독면을 받는다) 쳇... 평소에도 운동 좀 하거든요?
걷는 것도 운동이에요.
일단 오늘 잘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July 04, 2021 10:12PM허강우:걸으면 얼마나 걷는다고.
July 04, 2021 10:13PM허강우:그래서 먼저 나왔으니까 주변에 뭐 좀 찾았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을 것 같은데.
July 04, 2021 10:14PM남 강린:아뇨, 보이는 건 저 시장이랑 건물밖에 없어요.
(회관을 가리키다가 어이없다는 듯이) 그 와중에도 담배를 피우고 싶어요?
방금 우리 완전 죽을 뻔 했다고요.
July 04, 2021 10:15PM허강우:당연하지. 이쯤 됐으면 벌써 한 갑은 피웠어야 했어.
담배를 괜히 찾는 줄 아냐. 적당히 피우면 그게 약이야 약. (아님)
일단 오늘은 저기 건물(회관)에서 자고, 내일 일어나서 시장 한번 훑어봐야겠다.
가는 길 무너져서 막힌 건 봤지?
July 04, 2021 10:16PM남 강린:그래요? 하도 급하게 나오느라 못 봤어요.
일단 바깥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역 보이자마자 바로 튀어나왔죠.
그나저나 여기가 등대가 아닌 거 보면 역시 왼쪽길이 맞았나봐요.
제가 코카콜라는 과학이라고 했죠?
July 04, 2021 10:17PM허강우:과학은 과학이네 정해진 과학. (역시나 안 믿는다.)
왼쪽 다시 가려면 시장에서 빛날 만한 거 좀 더 찾아야겠더라고. 빛 비추니까 도망가던데.
July 04, 2021 10:18PM남 강린:네? 뭐가요? 그 사람인지 괴물인지 그게요?
July 04, 2021 10:18PM허강우:어. 손전등 비추니까 주춤하길래 라이터 켜 보였더니 도망가더라고.
July 04, 2021 10:18PM남 강린:흐음...무슨 좀비나 뱀파이어도 아니고 그런 게 통하나보네요.
July 04, 2021 10:19PM허강우:그러게. 아주 잘 타나봐.
July 04, 2021 10:19PM남 강린:도대체 그런 괴물들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July 04, 2021 10:19PM허강우:그야 모르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니까... 어디선가 태어나는 건지 생겨나는 건지...
July 04, 2021 10:19PM남 강린:이미 무너진 도시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단 말이에요. 혹시 허쌤처럼 담배를 못 피우면 다 그렇게 되어버리나...(중얼)
July 04, 2021 10:20PM허강우:....그럼 왜 불을 보고 도망가?
July 04, 2021 10:21PM남 강린:이제 담배를 못 피우는 현실에 절망해서?
July 04, 2021 10:21PM허강우:씁.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나 같으면 달려들어서 하나 뜯어내지.
July 04, 2021 10:22PM남 강린:그럼 그건 절대 아닌 것 같네요. 전 비흡연자라 다행이에요, 허쌤이 괴물로 변해도 저한테서 담배를 뜯어가려고 덤벼들지 않을테니.
July 04, 2021 10:22PM허강우:그럼 비흡연자는 그렇게 되나보다. 조심해라
July 04, 2021 10:23PM남 강린:(언제 힘들었냐는듯 씩씩하게 일어선다) 어머, 건강한 비흡연자는 괴물따위 되지 않아요!
특히 저 같은 착한 비흡연자들은 더더욱 될 일 없거든요?
July 04, 2021 10:23PM허강우:어어, 조심해라. (전혀 안 듣는 투로 회관 향해 걸어간다.)
시장 앞에 있는 회관은 시장 상인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시장 규모만큼이나 협소합니다.
회관 입구를 지나 안쪽 방으로 들어가면 몇 개의 [원형 테이블]과 [긴 소파] 하나, [작은 서랍장], 벽에 붙은 [화이트보드]와 그 앞에 [단상]이 보입니다.
July 04, 2021 10:25PM남 강린:아담하네요... 대학생 때 쓰던 부실처럼 생겼어요.
July 04, 2021 10:25PM허강우:그러게, 아담하네. 여긴 뭐가 다 작냐. (서랍장을 열어본다.)
양쪽에 문이 달린 목제 서랍장입니다. 문에는 꽃사슴이 새겨져 있습니다.
서랍장 문을 열어보면 먼지 쌓인 담요가 나옵니다.
서랍장 위에는 유리로 된 꽃병이 있는데 놀랍게도 아직 물이 담겨 있습니다.
물은 오래되었을지언정 검게 물들진 않았습니다.
July 04, 2021 10:27PM남 강린:음...이거 마셔도 되는 물일까요?
(허쌤봄)
혹시 목 안 마르세요?
July 04, 2021 10:29PM허강우:...꽃병 물인데 마실 거야?
(담요부터 꺼내서 바깥에서 대충 털어온다.)
July 04, 2021 10:29PM남 강린:어쨌든 물이잖아요. 꽃병 물이라도 있으면 감지덕지죠 뭐.
July 04, 2021 10:30PM허강우:(꽃병을 들어 물냄새 킁킁 맡아본다.)
July 04, 2021 10:31PM허강우:....
물 상했다.
July 04, 2021 10:32PM남 강린:아깝네요...기껏 안 오염된 물인데.
July 04, 2021 10:32PM허강우:상한 것도 오염의 일종이긴 하지. 먹지 마. 먹었다가 탈 나면 책임 못 진다.
(담요를 원형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July 04, 2021 10:33PM남 강린:(콜록콜록)
으 먼지...
July 04, 2021 10:33PM허강우:어쩔 수 없지. 오랫동안 아무도 안 쓴 것 같으니... (창문 없나?)
July 04, 2021 10:34PM허강우:거기 창문 열어놔. 환기나 하자.
(소파를 살핀다.)
July 04, 2021 10:35PM남 강린:(창문을 열고 소파에 앉는다)
윽 (콜록콜록) (벌떡)
여기도 먼지투성이에요.
(손으로 팡팡 두드리자 먼지가 팡팡 쏟아진다)
July 04, 2021 10:35PM허강우:(쿨럭쿨럭)
그걸 그렇게 털면 먼지 다 날리잖아.
(담요 하나 주고) 그냥 그 위에 이거 깔고 자.
July 04, 2021 10:36PM남 강린:(먼지 쌓인 소파 위에 먼지 많은 담요 깐다)
July 04, 2021 10:36PM허강우:(자기 거 챙기다가) 이건 뭐야? (단상 본다.)
July 04, 2021 10:38PM허강우:(종이를 읽어본다.)
July 04, 2021 10:38PM남 강린:교장선생님이 훈화말씀하는 장소네요.
July 04, 2021 10:38PM허강우:이런 데서? ...무슨 사라진 도시 같네.
뒷말은 글씨가 물에 번져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July 04, 2021 10:39PM허강우:..여기에 신부님이라도 떨어졌던 모양이네.
July 04, 2021 10:40PM남 강린:왜요? 성경이라도 있어요?
July 04, 2021 10:40PM허강우:신이시여, 가여운 영혼들을 굽어살펴 달라는데.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애들이랑 같이 있었나봐.
(화이트보드도 본다.)
July 04, 2021 10:42PM허강우:(다가가서 살펴보자..)
July 04, 2021 10:43PM허강우:뭔가를 했나?
July 04, 2021 10:43PM남 강린:뭔가라뇨?
July 04, 2021 10:44PM허강우:처음엔 그 호숫물을 먹고 살 정도였는데 저 정도로 오염이 됐단 건 보통 일로는 안 되는 거잖아. 누가 작정하고 호수에 이상한 짓을 하지 않은 이상은.
July 04, 2021 10:44PM남 강린:호수가 원래 저렇지 않았다고요?
July 04, 2021 10:45PM허강우:원래는 저거 먹고 살았대.
July 04, 2021 10:45PM남 강린:그거 이상하네요... 역시 영화처럼 호수에 뭐 이상한 약품이라도 푼 거 아닐까요?
July 04, 2021 10:45PM허강우:아무래도 그래 보이지? 괴물처럼 화학적인 뭔가를 한 놈이 분명 있을 거야.
July 04, 2021 10:45PM남 강린:대체 무슨 대단한 약품이길래 염산처럼 변해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누군지 몰라도 잡아서 정의의 펀치를 날려버려야 하는데!!
호숫물을 떠다가 마시게 해야해요! (주먹불끈)
July 04, 2021 10:46PM허강우:그런다고 끝나겠냐. 붙잡아서 무슨 짓을 왜 했는지를 알아야 뭐라도 해보지. 여기에서 나가기 전엔...
...나갈 수 있겠지.
July 04, 2021 10:47PM남 강린:또또 그런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시고,
그럼 안돼요! 당연히 나가야죠!
병원에 허쌤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대략 1839217명 정도 있다고요!
July 04, 2021 10:47PM허강우:.....안 나가면 안 되지?
July 04, 2021 10:47PM남 강린:안돼요!
July 04, 2021 10:47PM허강우:어휴.
July 04, 2021 10:48PM남 강린:직업정신이 투철하지 못하시네요.
July 04, 2021 10:48PM허강우: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와야 뭐라도 해보겠단 생각이 들지 않겠냐?
됐어, 잠이나 자. (덮고 잘 담요도 하나 휙 던진다.)
July 04, 2021 10:48PM남 강린:우왁! 퉤퉤 먼지!
July 04, 2021 10:49PM허강우:싫으면 창문에서 잘 털어 써.
July 04, 2021 10:49PM남 강린:(창문에다 대고 털털 턴다)
허쌤 잘 때 뒤척이면 안돼요
먼지 날리니까.
July 04, 2021 10:49PM허강우:... (괘씸해서 앞에 대고 담요 한 번 펄럭인다.)
July 04, 2021 10:49PM남 강린:우왁! (콜록)
July 04, 2021 10:49PM허강우:(킥킥) 자라.
(자기도 바닥에 담요 충분히 깔고 누워서 하나 덮는다.)
July 04, 2021 10:50PM허강우:(아침에 먹자...고 생각한다.)
July 04, 2021 10:51PM남 강린:(담요를 덮고 빠르게 잠이 든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고된 하루를 겪고도 식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 1과 이성 2를 잃습니다.
July 04, 2021 10:52PM허강우:(헝..)
날이 밝자 아침의 쨍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옵니다.
July 11, 2021 9:02PM허강우:(뒤척거리다가 끙, 하고 일어난다)
간밤에 뭘 먹지도 않고 불편한 바닥에 자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합니다.
July 11, 2021 9:03PM허강우:(배고프구먼...)
그런데 분명 소파에서 자고 있어야 할 강린이 보이지 않습니다.
July 11, 2021 9:03PM허강우:뭐야 얜 또 어딜 간 거야... (일어나서 두리번거리다가 밖으로 나가본다.)
강린아---
July 11, 2021 9:04PM남 강린:으...허쌤....
July 11, 2021 9:04PM허강우:어딨어?
강린은 회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눈을 비비고 있습니다.
July 11, 2021 9:04PM허강우: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July 11, 2021 9:04PM남 강린:허쌤 저 눈이 아파요...
July 11, 2021 9:05PM허강우:눈이 왜? 이렇게 봐봐. (강린의 눈을 확인한다.)
눈을 비비고 있는 손등이며, 드러난 얼굴까지 울긋불긋하게 보라색 핏줄이 퍼져 있습니다.
July 11, 2021 9:05PM허강우:뭐야 왜 이래. 어제 뭐 잘못 먹었어?
July 11, 2021 9:06PM남 강린:기억 안 나요? 어제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요...
July 11, 2021 9:06PM허강우:그럼 아침에 일어나서는.
July 11, 2021 9:06PM남 강린:안 먹었거든요...?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눈이 빛만 닿으면 너무 아파요...
게다가 숨도 좀 쉬기 힘든 것 같고...
July 11, 2021 9:08PM허강우:내가 안과 의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일단 여기 빛 없는 곳에 있어봐. 나가서 약 같은 거라도 있나 찾아볼 테니까.
July 11, 2021 9:08PM남 강린:알겠어요...
근데 무슨 약을 찾게요?
July 11, 2021 9:10PM허강우:뭐라도. 일단 인공눈물이나 알러지 같은 거. 그런데... (보라색 핏줄 보더니 고개 젓는다.) 아냐. 그리고 깨끗한 물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는데. 근래에 깨끗한 물을 못 먹거나 못 씻어서일수도 있으니까... (줄줄줄)
July 11, 2021 9:10PM남 강린:깨끗한 물이라면 어제 남은 게 좀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전 알러지도 없는데... (손등을 내려다보면서) 보통 알러지면 두드러기가 올라오지 않아요?
July 11, 2021 9:11PM허강우:꼭 두드러기가 아니더라도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지. (눈 쪽은 몰라도. 힐끔) 아무튼 이러고만 있을 순 없으니까.
맞다, 언제부터 그랬댔지?
July 11, 2021 9:12PM남 강린:오늘 아침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잠 잘 때도 이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새벽에 갑자기 햇빛이 들어와서 눈을 떴는데 눈이 엄청 아프지 뭐예요?
July 11, 2021 9:13PM허강우:새벽에 햇빛이 왜 들어와...?
July 11, 2021 9:13PM남 강린:전 이른 아침도 새벽으로 보는 파거든요.
July 11, 2021 9:14PM허강우:부지런하네. 아무튼 그럼 잠잘 때 뭔가 있었단 뜻이구만.
July 11, 2021 9:14PM남 강린:아마도요? 그것까진 제가 알 방법이 없지만요
근데 똑같이 밥 먹고 똑같이 물 마셨는데 왜 허쌤은 멀쩡해요?
July 11, 2021 9:15PM허강우:글쎄다 뭔가가 너한테만 안 맞았다거나...
혹시 어제 그 괴물한테 맞거나 한 건 아니지?
July 11, 2021 9:15PM남 강린:맞긴 맞았죠. 그래서 방독면이 벗겨졌잖아요
헉 혹시...그 저 감염된 걸까요?
아니면 독?
July 11, 2021 9:16PM허강우:감염? 그거 옮을 수도 있는 건가? 아무리 봐도 옮을 걸로는 보이지 않았는데...
독이 제일 가능성 있겠지 지금은.
그럼 좀 씻어봐야겠네. 알았어, 일단. 뭐라도 찾아볼 테니까 있어.
July 11, 2021 9:17PM남 강린:빨리 와야 해요? 중간에 딴 길로 세지 말고요!
July 11, 2021 9:17PM허강우:내가 너냐. 걱정 말어.
July 11, 2021 9:18PM남 강린:제가 언제 딴 짓 하는 거 봤어요?
July 11, 2021 9:18PM허강우:딴짓은 몰라도 나 버리고 도망가는 건 봤지.
(어깨 툭툭 두드리고는 시장 쪽으로 나가본다.)
시장은 재래시장처럼 노점상이 일자로 길게 늘어선 모양입니다.
[시장 간판], [안내 게시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ly 11, 2021 9:19PM허강우:(안내게시판부터 본다.)
안내 게시판 전체를 한 안내문이 덮고 있습니다.
July 11, 2021 9:21PM허강우:뭐 이리 극단적이야...?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간판들을 본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길게 늘어선 노점상 매대들이나 몇 개의 건물들이 보입니다.
매대나 가게는 대부분 텅 비어 있지만 몇몇 매대에는 상품이 남아있는 듯합니다.
[의류상], [부적상], [미술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July 11, 2021 9:22PM허강우:약국이 없구만... (혀 차며 의류상으로 들어간다.)
July 11, 2021 9:23PM허강우:이건 쓸만하네. (선글라스 하나 집어 챙긴다.)
July 11, 2021 9:24PM허강우:(속옷 쪽.. 쭉 봤다가 어휴, 하여간 어린 놈들은... 하면서 나간다...)
(선글라스 머리 위에 딱 얹어놓고 미술상으로)
July 11, 2021 9:25PM허강우:(페인트? 기웃거리다가 그림들을 슬쩍 본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July 11, 2021 9:26PM허강우:(누구??)
‘그 사람’의 초상화가 떡하니 카트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July 11, 2021 9:26PM박은애: 안녕, 강우씨
July 11, 2021 9:26PM허강우:...?
심지어 그림 속의 ‘그 사람’이 입을 움직여 말을 합니다.
July 11, 2021 9:26PM허강우:(초상화가 말을 하나?)
(세상)
..내가 아직 잠이 덜 깼나.
July 11, 2021 9:27PM박은애: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죽은 사람도 보는데 초상화가 말을 하는 것 따위 놀랄 일도 아니잖아, 안 그래?
July 11, 2021 9:27PM허강우:당연히 놀랄 일... 아니, 내가 지금 그림이랑 대화를 다 하네. 그보다 왜 내 와이프 초상화가 여기에 있어.
July 11, 2021 9:27PM박은애: 강우씨는 미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말하는 초상화 같은 걸 보겠어?
게다가... 강우씨 동료를 봐
보라색 핏줄. 짐작 가는 게 없어? 빛을 싫어하고, 이 상쾌한 공기 속에서 숨쉬기를 힘들어하고…
July 11, 2021 9:29PM허강우:...전혀 모르겠는데. 뭐, 예전에 한참 말 돌던 뱀파이어 증후군 같은 게 아니고서야.
July 11, 2021 9:30PM박은애: (깔깔 웃으면서) 모른 척하는 거야,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야?
July 11, 2021 9:30PM허강우:....
July 11, 2021 9:30PM박은애: 어느쪽이든 괜찮아, 내가 알려줄 수 있으니까.
July 11, 2021 9:30PM허강우:설아 엄마. 왜 이래, 나한테.
July 11, 2021 9:31PM박은애: (강우의 말을 무시하면서) 그 사람도 변해가는 거야...
마치... 당신이 쇼핑몰에서, 지하철에서 만났던 그 괴물들처럼.
정말 그렇게 되면 어떡할 거야? 그때도 날 버리고 그 사람한테 달려갈 수 있어?
July 11, 2021 9:32PM허강우:..깨끗한 물로 씻기면 될 거야. 감염이면 항생제로 막으면 되고...
July 11, 2021 9:32PM박은애: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 강우씨
July 11, 2021 9:32PM허강우:은애야. 너는... ...죽었잖아.
July 11, 2021 9:32PM박은애: 여긴 깨끗한 물도, 항생제도 없어.
맞아, 그리고 박은애도 없지...허설아도 없어.
July 11, 2021 9:33PM허강우:(알아. 안다고.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감쌌다가 그림을 바닥으로 무너뜨린다.)
그림이 바닥으로 무너지면서, 그 사람의 얼굴도 사라져버립니다.
July 11, 2021 9:33PM허강우:한 마디도 하지 마, 이제. 내가 다 알아서 할 거야. 어떻게든 할 거라고.
매대가 엉망이 되면서, 강우의 발치에 무언가가 굴러옵니다.
July 11, 2021 9:34PM허강우:(빈 그림을 쳐다보고 있다가 그것을 주워든다.)
July 11, 2021 9:34PM허강우:(웬 조각도지? 이리저리 보다가 주머니에 넣는다.)
조각도를 얻었습니다. 1d4의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July 11, 2021 9:35PM허강우:(부적상으로 간다.)
그림을 다시 보면, 그림은 그저 평범한 정물화일 뿐입니다.
정말 당신이 미쳐가고 있는 걸까요? SAN(1/1d3)
July 11, 2021 9:36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ly 11, 2021 9:36PM허강우:(난... 미치지 않았어....(라고 믿고 있다.))
July 11, 2021 9:36PM허강우:(안쪽을 쓱 살펴본다.) 진짜 부적밖에 없나.
July 11, 2021 9:37PM허강우:(가만 생각하다가 종류별로 하나씩 챙겨 넣고는 나온다.)
July 11, 2021 9:38PM허강우:(영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좀 더 들어가보자)
계속 안쪽까지 들어가다보면, 사거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July 11, 2021 9:38PM허강우:(남자... 직진)
서쪽에서 불쾌하고도 익숙한 냄새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July 11, 2021 9:39PM허강우:(북쪽과 남쪽은?)
July 11, 2021 9:39PM허강우:(약이 먼저니까... 북쪽으로 가본다.)
남쪽은 내리막길이고, 북쪽은 무언가 어수선한 느낌이 듭니다.
시장의 북쪽에는 우체국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문은 못과 판자로 완전히 막아버렸고, 그 앞에는 전해지지 못한 편지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July 11, 2021 9:40PM허강우:(문 안쪽을 볼 수 있을까?)
문 안쪽을 슬쩍 들여다보면, 어수선한 우체국 내부가 보입니다.
의자는 뒤집어지고 책상 위 물건들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July 11, 2021 9:42PM허강우:(판자를 똑똑 두드려본다. 반응이 오나?)
판자는 두껍고 단단해 둔탁한 소리만이 울려퍼집니다.
July 11, 2021 9:43PM허강우:(허탕이네. 털레털레 걸어 내려가 남쪽으로 간다.)
남쪽 구역은 다른 길보다 조금 더 넓고 가게 종류도 많습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다 보면 멀리서 누군가의 인영이 보입니다.
July 11, 2021 9:44PM엔젤:어라
살아있었네, 여기서 뭐해?
July 11, 2021 9:44PM허강우:뭐야, 그쪽이야말로 살아있었네.
그 백화점 근처에서 죽은 줄 알았더니만.
July 11, 2021 9:45PM엔젤:그럴 리가. 그랬다면 내 시체가 거기 나뒹굴고 있었겠지.
중간에 괴물을 만나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겨우 빠져나왔어.
당신은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야?
July 11, 2021 9:46PM허강우:괴물만 만났어? 그 위에 사람이 살았던 것 같던데.
July 11, 2021 9:46PM엔젤:사람? 사람은 못 봤는데.
July 11, 2021 9:46PM허강우:우리도 우여곡절이 좀 많았지. 여러 가지 챙기면서 쭉 오다 보니 여기였어.
July 11, 2021 9:46PM엔젤:우리라니, 그 동료는?
당신 혼자 살아남은 줄 알았는데.
July 11, 2021 9:46PM허강우:아 지금...
어, 아직 자.
July 11, 2021 9:46PM엔젤:잔다고?
(눈썹을 한 번 스윽 들어올리고는) 여유롭다고 해야할지...
July 11, 2021 9:47PM허강우:어제 꽤 험한 길을 지나왔거든.
아 그런데... 혹시 그 괴물들에 대해 뭔가 좀 알아?
어디서 왔다든지, 전염이나 기생을 한다든지.
July 11, 2021 9:48PM엔젤:알지. 어느정도는.
그것들은 원래 사람이었어.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면 보통은 폐가 망가져서 죽지만...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다 해도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괴물이 되는 거지.
July 11, 2021 9:50PM허강우:...사람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고?
July 11, 2021 9:50PM엔젤:한 번도 본 적 없어.
돌아갈 수 있다해도 그 방법을 모르니 소용없지.
당신은 멀쩡한 것 같으니 다행이네.
July 11, 2021 9:51PM허강우:그렇구만...
그럼 이제 그쪽은 어디로 가?
July 11, 2021 9:52PM엔젤:난 거주지역에서 머물고 있어.
등대 바로 앞에.
당신들도 그쪽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어?
July 11, 2021 9:53PM허강우:가야지. 원래는 그 역을 따라 가려고 했는데... 앞이 막혔더라고. 다른 길이 있나?
July 11, 2021 9:53PM엔젤:글쎄, 난 지하철을 이용한 적이 없어. 워낙 어둡고 위험하니까. 대신 등반을 해서 넘나들었지.
이 길로 쭉 내려가다보면 거주지역이야.
굳이 지하철역으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어.
July 11, 2021 9:54PM허강우:그럼 이쪽으로 내려가야겠군. 알려줘서 고마워.
July 11, 2021 9:55PM엔젤:뭘. 난 이쪽에서 뭔가 있는지 찾아볼 거니까 거주구역으로 내려갈 거면 같이 가도 돼.
July 11, 2021 9:56PM허강우:아니, 나도 이쪽은 더 봐야 하고... 강린이도 데려가야 하니까.
...아, 그렇지. 서쪽엔 뭐가 있는지도 아나?
July 11, 2021 9:56PM엔젤:서쪽?
글쎄, 내가 알기론...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나.
호수와 워낙 가까운 길이고 볼 것도 없어서 안 가봤어.
July 11, 2021 9:57PM허강우:벗어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빙빙 도는구만.
알겠어. 그럼 난 돌아가봐야겠네, 데려오려면 말이야.
July 11, 2021 9:57PM엔젤:(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난 간다. 여기가 재밌는 게 많지만 너무 오래 놀진 말라고.
July 11, 2021 9:57PM허강우:놀기는.
엔젤은 장난스럽게 말하며 강우를 지나쳐 가버립니다.
July 11, 2021 9:58PM허강우:(손이나 조용히 흔들고는 다시 동쪽으로 되돌아간다.)
동쪽으로 되돌아가 다시 입구쪽 회관으로 가보면, 강린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July 11, 2021 9:59PM남 강린:허쌤?
(어설픈 할로윈 유령같은 몰골로) 허쌤이죠?
July 11, 2021 9:59PM허강우:그래, 왔다.
뭐냐 그 꼴은?
증상이 더 심해?
July 11, 2021 9:59PM남 강린:그냥, 눈을 가리고 있으면 빛을 볼 일은 없잖아요.
증상은...잘 모르겠어요.
아까보다 숨 쉬기가 좀 힘든 것 같긴 한데 그건 그냥 담요 때문일지도요
July 11, 2021 10:00PM허강우:어이구. (담요 걷고는 머리 위에 얹고 있던 선글라스 빼서 건넨다.)
먼지 많다더니 거기 그러고 있으니 당연히 힘들지.
이거나 써봐.
July 11, 2021 10:00PM남 강린:와, 선글라스네요?
(선글라스 쓰고 창문쪽 바라본다) 이러니까 좀 낫네요! 안경이 아니라서 앞은 잘 안 보이지만.
July 11, 2021 10:01PM허강우:그래, 보기도 훨씬 낫네 유령보다야.
July 11, 2021 10:01PM남 강린:약은 찾았어요?
July 11, 2021 10:01PM허강우:아니... ...
July 11, 2021 10:01PM남 강린:하긴, 이런 시장에서 약을 팔 것 같진 않았어요.
July 11, 2021 10:01PM허강우:대신 걔 만났어. 네가 좋다고 헤실대던 애.
July 11, 2021 10:01PM남 강린:걔?
아, 엔젤 씨요?
살아있었구나!
July 11, 2021 10:01PM허강우:살아있더라.
July 11, 2021 10:02PM남 강린:다행이네요- 엔젤씨, 죽은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July 11, 2021 10:02PM허강우:시장 아래쪽으로 좀 내려가면 등대 앞 거주구역이래. 일단 거기까지 가보는 게 좋겠어.
July 11, 2021 10:02PM남 강린:등대 앞이요?
July 11, 2021 10:02PM허강우:나는 걱정도 안 하더니 걔는 걱정하냐. (끌끌 찬다)
July 11, 2021 10:02PM남 강린:그래도 길을 아예 이상하게 온 건 아닌가 보네요.
에이, 허쌤도 당연히 걱정하죠~
하지만 허쌤은 멀쩡히 살아있고 엔젤씨는 그동안 생사도 몰랐잖아요?
근데 엔젤씨는 이 증상에 대해 모른대요?
July 11, 2021 10:03PM허강우:.....
뭐, 대충 호수 때문인 것 같더라고 느낌이.
빨리 여기를 나가서 따로 조치를 해보는 편이 낫겠더라.
July 11, 2021 10:03PM남 강린:으음, 하긴, 여기서 병을 일으킬 만한 건 호수밖에 없겠죠.
근데 전 호숫물도 마신 적이 없는데...
그럼 엔젤씨도 이걸 낫게 하는 방법은 모르는 거예요?
July 11, 2021 10:04PM허강우:모른댄다. 하기야 그동안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 있었을 테니까 말야. 우리끼리라도 찾아봐야지.
July 11, 2021 10:05PM남 강린:에휴, 어쩔 수 없네요. 빨리 나가서 병원에 가봐야겠어요.
July 11, 2021 10:05PM허강우:지금부턴 더 조심해야 하는 거 알지, 아무거나 만지거나 주워먹지 말고.
그, 꼭 피하고.
July 11, 2021 10:05PM남 강린:원래도 아무거나 안 주워먹었거든요!
(옆구리 퍽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July 11, 2021 10:05PM허강우:(신음!)
아이고야, 팔팔허다.
July 11, 2021 10:06PM남 강린:그럼요, 피부만 이렇다할 뿐이지 아주 팔팔하거든요?
대신 뛰지만 마요. 아직도 숨이 좀 가쁜 것 같으니까.
July 11, 2021 10:06PM허강우:(끄덕임) 괴물 만나면 뛰어야 되니까 그때는 잘 알아서 하고.
혹시 모르니까 그 보라색 핏줄 돋은 데도 옷으로 잘 가려.
..햇빛에 아파질지 누가 아냐.
July 11, 2021 10:07PM남 강린:괜찮아요, 아픈 건 눈 뿐이니까.
July 11, 2021 10:07PM허강우:그래도 가려.
July 11, 2021 10:07PM남 강린:그래도 보기는 좀 별로긴 하네요. (스웨터 슥슥 내려서 손등 덮는다.)
July 11, 2021 10:07PM허강우:(짐 챙긴다.)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았으니까 바로 가자.
July 11, 2021 10:08PM남 강린:좋아요, 엔젤 씨는 아직도 시장에 있어요? 한 번 보고 싶은데...
July 11, 2021 10:09PM허강우:시장 쪽 봐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이미 갔을 수도 있지. 기대는 마라.
(시장 쪽으로 간다.)
강린이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더니 홀린 듯이 서쪽을 바라봅니다.
July 11, 2021 10:10PM남 강린:와, 저쪽은 뭐예요?
되게 좋은 냄새가 나요
July 11, 2021 10:11PM허강우:..별 거 없어. 다 무너진 음식가. 벌레 많더라.
July 11, 2021 10:11PM남 강린:엥 그래요?
July 11, 2021 10:11PM허강우:그쪽 아니고 이쪽이야. 내려가자. (남쪽으로 먼저 걸음 옮긴다.)
July 11, 2021 10:11PM남 강린:근데 되게 좋은 냄새 나는데....
그냥 한 번 구경해보면 안돼요?
July 11, 2021 10:12PM허강우:싫어. 또 그 꼴 보기 싫다.
July 11, 2021 10:12PM남 강린:쳇...(아쉽다는 듯이 발 질질 끌면서 따라간다)
마침 엔젤이 묵직한 가방을 들고 한 가게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July 11, 2021 10:13PM엔젤:어, 왔네.
July 11, 2021 10:13PM허강우:만났네.
그건 뭐야?
July 11, 2021 10:13PM남 강린:앗, 엔젤 씨다! 오랜만이에요 엔젤씨!
July 11, 2021 10:13PM엔젤:이거? 고철이야. 쓸 데가 좀 있어서.
근데....
(강린 빤히 본다)
July 11, 2021 10:14PM허강우:왜?
July 11, 2021 10:14PM엔젤:왜냐니, 저 얼굴...
July 11, 2021 10:14PM허강우:(눈에 힘 빡. 허튼 소리 말란 눈)
July 11, 2021 10:14PM엔젤:... ....
July 11, 2021 10:14PM남 강린:아, 이거, 좀 보기 흉하죠?
July 11, 2021 10:14PM허강우:많이 부었지.
July 11, 2021 10:15PM남 강린:안 부었거든요!
July 11, 2021 10:15PM허강우:부었어.
July 11, 2021 10:15PM남 강린:어쨌든 병원에 빨리 가봐야 할 것 ...안 부었어요! (옆구리 퍽)
July 11, 2021 10:15PM허강우:컥...
July 11, 2021 10:15PM남 강린:(가볍게 손 털면서) 병원에 빨리 가면 나을 거예요
엔젤씨는 다친 데 없어요?
July 11, 2021 10:16PM엔젤:(무슨 어이없는 코메디 프로 보는 것마냥 눈을 굴리면서) 없어. 멀쩡해.
...뭐, 병원 가면 나을 수도 있겠지?
July 11, 2021 10:16PM허강우:그렇겠지. 병원이 나으라고 있는 곳인데.
July 11, 2021 10:16PM엔젤:...흠, 뭐
어쨌든 둘 다 거주구역 쪽으로 가는 거지?
July 11, 2021 10:17PM허강우:(끄덕임)
July 11, 2021 10:17PM엔젤:그럼 따라와. 안내해줄게.
July 11, 2021 10:17PM허강우:잘 됐네.
July 11, 2021 10:17PM엔젤:그래. 그리고 아래쪽은 호수와 가까워서 숨 쉬기도 좀 편할 거야.
(먼저 남쪽으로 내려간다)
July 11, 2021 10:18PM허강우:(난 죽겠구만, 생각하면서 따라간다.)
July 11, 2021 10:18PM남 강린:? 호수랑 가까운데 왜 숨쉬기가 편하다는 거죠?
(털레털레 따라간다)
July 11, 2021 10:18PM허강우:좀 괜찮은 호순가보지.
July 11, 2021 10:18PM남 강린:여기 좀 괜찮은 호수같은 게 어디 있어요?
July 11, 2021 10:18PM허강우:몰라 임마.
July 11, 2021 10:18PM남 강린:그래도 좀 괜찮은 호수면 헤엄쳐서 등대까지 가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허쌤이 수영하세요, 전 허쌤 등에 타고 갈래요.
July 11, 2021 10:19PM허강우:좀 괜찮은 염산에 담가주랴?
헛소리 말고 걸어라.
이 폐허를 탈출할 열쇠가 그곳에 있는 걸까요?
엔젤을 따라, 걷고, 또 걷고, 또또 걷다보면....
July 11, 2021 10:20PM허강우:(조용히 뒤따라감)
그와중에 엔젤은 무거운 배낭을 매고도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July 11, 2021 10:21PM남 강린:이러다 얼굴이 아니라 다리가 부을 것 같은데요....
July 11, 2021 10:21PM허강우:젊다는 게 좋긴 좋구만.... (헉헉)
July 11, 2021 10:22PM남 강린:허쌤 숨 쉬기 힘든 건 전데 왜 허쌤이 이렇게 헉헉대요?
July 11, 2021 10:22PM허강우:힘들어서. 삭신이 쑤신다.
July 11, 2021 10:22PM남 강린:평소에 운동 잘 안 하죠? 숨쉬기 말고요.
걷기도 빼고요.
July 11, 2021 10:23PM허강우:할 시간이 있겠냐.
그래도 이때까지 일 잘 해왔어.
July 11, 2021 10:23PM남 강린:그래도 틈날 때마다 해야죠. 그렇게 담배만 피우고 운동도 안 하고 먹는 것도 맨날 배달음식 시켜먹죠?
July 11, 2021 10:23PM허강우:(뜨끔)
넌 애가 시간이 남아 도냐, 아주. 안 되겠어. 안 되겠어. (중얼거리면서 다른 말 못들은 척 하고 가기)
July 11, 2021 10:24PM남 강린: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제대로 들어요!
거주 구역은 시장에서 남쪽으로 호숫가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주택 단지입니다.
호숫가와 근접한 도로는 내리막길을 걸을수록 갈라지고 군데군데가 무너져 있습니다.
그렇게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쯤 도착한 주택단지의 주택들은 넓은 도로 양쪽에 일렬로 늘어서 있습니다.
딱 봐도 인기척은 없고 무너져 내렸거나 부식된 집이 많아 보입니다.
등대에서는 엔젤에게 듣던 대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July 11, 2021 10:26PM남 강린:저게 그 등대예요?
빛이 예쁘다- 무슨 반딧불이 빛 같아요.
July 11, 2021 10:26PM엔젤:24시간 꺼지지 않고 빛나는 불이지.
July 11, 2021 10:27PM허강우:저기까지 가기도 힘들긴 하겠구만.
July 11, 2021 10:27PM엔젤:사람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엔젤은 주택 중에서 호숫가와 가장 가까운 집으로 여러분을 데려갑니다.
호숫가 바로 앞에 있는 집은 다른 집들보다도 상태가 아주 심각합니다.
지붕은 절반이 무너졌고, 그나마 들어간 1층은 방독면을 써야 할 정도로 불쾌한 공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July 11, 2021 10:28PM엔젤:집 밖에서 기다리던가, 방독면 쓰고 들어와.
창문을 열면 공기가 좀 빠져나갈 테니까.
(방독면을 쓰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July 11, 2021 10:28PM남 강린:공기가 그렇게 심한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
(문 앞에서 코를 킁킁댄다)
오히려 되게 좋지 않아요?
July 11, 2021 10:29PM허강우:몸이 안 좋아서 그래. 더 심해지니까 하라는 대로 해라. 그래도 여기선 생존 전문가라며. (강린에게 억지로 마스크를 씌우고 자기도 쓴다.)
July 11, 2021 10:29PM남 강린:으악! 알겠어요! 참 나
방독면을 쓴 엔젤은 거실로 들어오자마자 마당으로 이어지는 창문을 열어젖힙니다.
July 11, 2021 10:30PM엔젤:조금 있으면 방독면 벗어도 돼. 아니면 그냥 쓰고 있어도 상관 없고.
July 11, 2021 10:30PM남 강린:근데 왜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
July 11, 2021 10:30PM허강우:좀 더 쓰고 있다가 완전히 빠지면 벗든가 해야지.
그러게나 말이다. 위쪽에 좋은 집들도 많더만.
July 11, 2021 10:31PM엔젤:(강린 보면서) 여기가 네가 편히 숨쉬기 가장 좋을 테니까.
(이번엔 강우 보면서) 당신은 굳이 여기 있을 필요 없어.
오히려 여기 있는게 독이지.
어쩔거야? 여기 있든가, 아니면 날 따라서 내가 머무는 곳으로 가든가.
July 11, 2021 10:32PM남 강린:(어리둥절한 얼굴)
July 11, 2021 10:32PM허강우:뭐... (흘끗 보고는) 간만에 각방 좀 써볼까 싶기도 한데, 환자를 두고 가도 되나 싶어갖고.
July 11, 2021 10:32PM남 강린:제 병과 관련된 거예요?
July 11, 2021 10:32PM엔젤:그렇지.
아무래도.
왜냐면 당신은...
July 11, 2021 10:32PM허강우:(엔젤 입 막는다.)
July 11, 2021 10:32PM엔젤:우읍!
July 11, 2021 10:33PM허강우:야, 여기 밥은 없냐?
July 11, 2021 10:33PM엔젤:(팔 퍽퍽퍽)
July 11, 2021 10:33PM남 강린:허, 허쌤! 뭐하는 거예요!
July 11, 2021 10:33PM허강우:밥이나 나눠줘라. (그대로 끌고 나간다.)
July 11, 2021 10:33PM남 강린:에, 엔젤씨-!
July 11, 2021 10:33PM허강우:가만 있어, 원래 사내새끼들은 이러면서 친해지는 거다. 넌 여기 있어.
혹시라도 물에 손 대지 말고. 감염되면 일 심각해진다.
(저 위로 끌고 가서야 엔젤 놔준다.)
July 11, 2021 10:33PM엔젤:...
뭐하는 거야?
July 11, 2021 10:34PM허강우:자꾸 헛소리 할래?
July 11, 2021 10:34PM엔젤:헛소리라니, 사실을 말해주는 것뿐인데.
언제까지 숨길 수 없다는 거 알텐데?
July 11, 2021 10:34PM허강우:그래도...
보호자가 나밖에 없잖냐.
July 11, 2021 10:34PM엔젤:내가 보기엔 이틀밖에 시간이 없어.
July 11, 2021 10:34PM허강우:그 안에 어떻게든 여기서 나가야지.
July 11, 2021 10:35PM엔젤:그래? 당장 등대로 가는 방법도 모르잖아.
July 11, 2021 10:35PM허강우:저 호수가 만악의 근원인 것 같으니까, 여기서 떨어지고 나서 생각해볼 문제야.
July 11, 2021 10:35PM엔젤:운이 좋아서 등대까지 가서 나가면 다행이지만...
만약 이틀 안에 못 나가는 경우도 생각해 둬야해.
July 11, 2021 10:36PM허강우:...
옛말에 공자께서 현재의 일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라 하셨지.
July 11, 2021 10:36PM엔젤:....공...뭐?
July 11, 2021 10:36PM허강우: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고. (이러고 나서 밤에 혼자 고민할 것이다.)
이래서 서양 것들은.
있어, 훌륭한 분.
July 11, 2021 10:37PM엔젤:누군지 몰라도 기껏해야 당신 아버지겠지.
누구나 아무말 할 때는 자기 아버지 얘기나 꺼내니까.
July 11, 2021 10:37PM허강우:니네로 치자면 동방박사급 현자시다.
July 11, 2021 10:37PM엔젤:동방박사? 그건 또 누구야?
July 11, 2021 10:38PM허강우:뭐야, 넌 어디서 왔는데 그것도 몰라.
July 11, 2021 10:38PM엔젤:알 거 없잖아. 궁금한 것도 많기는.
내 집은 저 위야. 따라와, 헉헉이 아저씨.
July 11, 2021 10:38PM허강우:수상한데, 아무리 그래도 동방박사를 몰라.
...이놈시끼 어른한테 말뽄새 하고는.
(투덜거리면서도 따라간다.)
July 11, 2021 10:38PM엔젤:아까 보니까 깨나 힘겨워하던데. (비웃듯이 코웃음 치고는 올라간다)
July 11, 2021 10:39PM허강우:너도 내 나이 돼봐야 안다.
엔젤은 강우를 데리고 자신의 아지트라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가장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저 멀리 등대가 한 눈에 보이는 집입니다.
날이 어두워지니 등대의 빛이 한층 더 밝게 느껴집니다.
July 11, 2021 10:40PM엔젤:저 빛이 호수의 오염을 약화해줘.
어차피 부식되는 건 똑같지만...
그래도 튼튼한 배를 만든다면 건너가는 것도 시도해볼 법 하지.
July 11, 2021 10:40PM허강우:여기는 전기가 일절 안 들어오나? 그럼 등대라도 좀 설치해두면 나을 텐데.
July 11, 2021 10:40PM엔젤:뭘 기대해? 전기가 될 리가 없잖아.
July 11, 2021 10:41PM허강우:하긴, 약국도 없는 곳에.
July 11, 2021 10:41PM엔젤:그리고 호숫물이 약화되는 거 보면 평범한 빛도 아니야, 분명.
엔젤의 아지트로 들어가면 넓은 거실에 기다란 소파와 꺼진 벽난로가 보입니다.
그 옆에는 휴대용 가스버너 하나, 조금의 생수와 비닐에 싸인 빵이 있습니다.
July 11, 2021 10:41PM엔젤:그동안 좀 모아놨는데,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없어지더라.
어쩔 수 없겠지. 난 계속 여기 살아있는데 폐허는 음식도, 물도 생산할 수 없으니까.
July 11, 2021 10:42PM허강우:그렇겠지.
자급자족도 안 될 테고. (호수쪽 본다.)
그냥 그쪽도 우리랑 같이 나가보지?
계속 이러고 살 순 없잖아.
July 11, 2021 10:43PM엔젤:물론 그럴 거야.
그래서 내가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
(무거운 가방 내려놓고 벽난로에 불을 지핀다)
(빵을 뜯어 반쪽을 나누면서 나머지 반쪽은 당신한테 내민다) 이거라도 먹어.
어차피 이게 끝이지만.
July 11, 2021 10:44PM허강우:어, 땡큐해. (빵 받고선 창밖으로 강린이 있는 집이 보이나 본다.)
강린은 집 안에 있는 건지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July 11, 2021 10:45PM엔젤:어차피 그 사람은 배도 안 고플 거야.
(빵 뜯어 먹으면서) 점점 식욕도 없어질 때거든.
July 11, 2021 10:45PM허강우:그런데 사람은 왜 공격해?
July 11, 2021 10:45PM엔젤:글쎄? 난 괴물이 된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어쩌면 평범한 음식은 거부하고...
사람만 먹고 싶어지는 걸 수도 있지.
July 11, 2021 10:46PM허강우:그런 거면 무서운데.
July 11, 2021 10:46PM엔젤:그러니까 대책을 세워두라는 거야.
괴물로 변한 동료한테 뜯어먹히기 전에.
July 11, 2021 10:47PM허강우:..그 백화점 아래 지하에서 올라온 건 엄마 아빠를 부르면서 달려들던데.
... 어렵구만.
July 11, 2021 10:47PM엔젤:괴물로 변한 사람들 중에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보여.
아마 이성을 잃은 거겠지.
July 11, 2021 10:48PM허강우:이성이 남아있는 쪽이 오히려 신기한 쪽인 것 같은데.
July 11, 2021 10:48PM엔젤:그건 그래.
July 11, 2021 10:48PM허강우:...하. 그나저나 저 호수는 어떻게 건너야 하냐.
July 11, 2021 10:48PM엔젤:뭐, 그건 내일 얘기하자고.
나한테 어느정도 계획이 있으니까.
July 11, 2021 10:49PM허강우:(엔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July 11, 2021 10:49PM엔젤:(소파 뒤에서 침낭을 꺼낸다)
아저씨는 여기서 자.
July 11, 2021 10:50PM허강우:따뜻하겠네. (침낭 받아 깐다.)
July 11, 2021 10:50PM엔젤:내가 갖고 다니던 거야. 좀 답답하겠지만 어차피 그거 아니면 맨바닥에서 자야하니까 참으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소파에 눕는다)
July 11, 2021 10:50PM허강우:뭘, 먼지 쌓인 테이블에서도 잘 뻔했는데.
(꾸물꾸물 안으로 들어간다.)
엔젤이 나눠주는 빵과 물을 마셨습니다. 체력 1과 이성 1을 회복합니다.
침낭에서 그나마 편하게 잠을 잤기 때문에 추가로 체력 1과 이성1을 회복합니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어떻게든 될 거라는 자기위로와 불안함이 뒤섞입니다.
엔젤은 아침부터 어딜 간 건지 보이지 않네요.
August 01, 2021 9:31PM허강우:(꾸무럭 일어나서 하품 쩌억- 해주고는 배 득득 긁으며 두리번거린다. 밤새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 하며 집을 나가 강린이 있던 곳으로 가본다.)
어젯밤 강린이 있던 곳을 찾아가보면, 강린은 여전히 집 안에 있습니다.
August 01, 2021 9:32PM허강우:(슥 들어가며) 깼냐?
August 01, 2021 9:33PM남 강린:아, 허쌤. 일찍 오셨네요?
강린의 목소리는 여전히 밝지만... 몸 상태는 어제보다도 끔찍합니다.
보라색 핏줄은 이제 전신을 휘감고 있고 얼굴은 점차 본래 색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August 01, 2021 9:34PM남 강린:저 꼭 타노스같지 않아요?
August 01, 2021 9:34PM허강우:어 그래, (빠르게 훑어보곤)
August 01, 2021 9:34PM남 강린:타노스 피부는 매끈매끈했지만요.
August 01, 2021 9:34PM허강우:타노스가 더 잘생겼어.
August 01, 2021 9:34PM남 강린:뭐라고요? 제 얼굴이 훨씬 작고 예쁘게 생겼거든요!
걘 턱도 주걱턱이잖아요!
August 01, 2021 9:35PM허강우:헛소리 할 정신 있는 거 보니까 아직은 버틸만한가보다. (피식 웃는다.)
어디 뭐, 안 움직이거나 이상한 덴 없고?
August 01, 2021 9:35PM남 강린:그러게요, 되게 아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쩡해요. 오히려 힘이 넘치는 느낌?
그보다 이런 꼴로 돌아다니면 누가 괴물로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August 01, 2021 9:36PM허강우:진작부터 힘만 넘치던 애가 힘이 더 넘치면 어떡해?
그 지경이면 괴물로 오해가 아니라 괴물이지 뭐. (농담이다. 창가에 기댄다.)
August 01, 2021 9:36PM남 강린:힘 넘치면 좋잖아요? 허쌤이 다쳤을 때 허쌤을 번쩍 들어서 저기 멀리 던져 치워버릴 수도 있고.
근데 엔젤씨는요?
August 01, 2021 9:37PM허강우:(자동차가 달려오면 위험하다고 도로로 밀쳐버릴 놈... 하고 생각하면서) 글쎄다. 일어났더니 이미 나갔던걸. 가는 거 못 봤냐?
August 01, 2021 9:37PM엔젤:나 찾았어?
August 01, 2021 9:37PM허강우:깜짝이야.
기척 좀 내고 다녀.
August 01, 2021 9:37PM엔젤:뭘 그렇게 놀라?
원래 이런 오지에서는 기척 숨기고 다니는 게 제일이야.
엔젤은 강린의 모습을 한 번 훑어보더니 중얼거립니다.
August 01, 2021 9:38PM허강우:그렇긴 한데 우리한테까지 그러면 이 나이에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입 뗐다 닫는다. 대강 뜻을 알겠다.)
August 01, 2021 9:39PM엔젤:뭐 아저씨 그렇게 안 봤는데, 60은 되나?
August 01, 2021 9:39PM허강우:50부터 새 인생 시작이라는데 첫 생으로 치면 그쯤 되지.
August 01, 2021 9:39PM남 강린:사실 70이죠. 되게 동안이라고요.
August 01, 2021 9:39PM엔젤:...그래, 50대부터 70대 사이인 걸로 치자.
August 01, 2021 9:39PM허강우:폭이 되게 넓다?
아무튼,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돌아다녔어?
August 01, 2021 9:40PM엔젤:잠깐 재료 좀 찾고 있었지.
이 주변엔 죄다 썩은 것들 뿐이었지만.
August 01, 2021 9:41PM허강우:그렇지만 이 주변이 아니고선 다녀올 시간도 없잖아.
August 01, 2021 9:41PM남 강린:혹시 남는 옷 같은 건 없나요? 이 볼썽사나운 피부 좀 가리고 싶은데...
August 01, 2021 9:41PM엔젤:뭐, 그렇지. 남는 옷은...없고, 대신 집에 천 같은 건 있어. 그거라도 줄게.
애초에 돌아다니는 걸 별로 추천하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August 01, 2021 9:42PM허강우:커튼도 뜯어서 두르면 망토 된다...
August 01, 2021 9:42PM엔젤:아저씨가 나랑 잠깐 갖다오는 게 어때?
August 01, 2021 9:42PM허강우:뭐 그래, 별 수 있겠냐. (몸 일으킨다.)
August 01, 2021 9:43PM남 강린:고마워요! 엔젤씨, 허쌤도 다녀오세요.
엔젤 씨 말 잘 듣고요.
August 01, 2021 9:43PM허강우:내가 애냐?
네 걱정이나 해.
August 01, 2021 9:43PM남 강린:남자는 50 넘어서도 애라잖아요?
저야 여기 박혀있을 테니까 걱정 마세요.
August 01, 2021 9:43PM허강우:나처럼 똑똑하고 건장한 애는 누구 도움 없이도 잘 해.
August 01, 2021 9:44PM엔젤:그래그래, 내가 이 아저...어쨌든 잘 돌볼게.
그럼 가자고.
August 01, 2021 9:44PM허강우:(나가다가 강린에게) 너 혹시라도 어디 나돌아다니지 말고. 찾기 힘들다.
August 01, 2021 9:44PM엔젤:(집을 나서서 다시 언덕 위로 올라간다)
강린은 별 걸 다 걱정한다는 얼굴로 손을 내젓습니다.
August 01, 2021 9:44PM허강우:(아침등산처럼 술술 따라 올라간다.)
August 01, 2021 9:45PM엔젤:(올라가는 길에 강우를 돌아보며) 아저씨, 어쨌든 여길 나갈 거지?
August 01, 2021 9:45PM허강우:그래야지.
너도 나갈 거잖아? 그렇다며, 어제.
August 01, 2021 9:45PM엔젤:그래야지. 그래서 배를 만들고 있잖아.
등대까지 건너갈 배.
August 01, 2021 9:46PM허강우:재료도 없을 텐데, 뭘로?
August 01, 2021 9:46PM엔젤:재료는 이 폐허를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모았어.
어제 그 시장에서도 재료를 구했고
August 01, 2021 9:47PM허강우:(어제의 시장을 떠올린다. ...괜찮을란가.)
August 01, 2021 9:47PM엔젤:여기저기 그나마 멀쩡한 고철들을 모아서 그럴듯한 배 모양이라도 잡는 거지.
한 달 내내 고생하다가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어.
August 01, 2021 9:48PM허강우:뗏목이라도 무사히 등대까지만 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꽤 오래 했네.
August 01, 2021 9:48PM엔젤:그나마 등대 앞 호수가 덜 위험해서 배라도 타고 갈 수 있는 거야.
어때? 아저씨가 배 재료 찾는 걸 도와주면 내가 그 배에 태워줄게.
August 01, 2021 9:48PM허강우:당연히 도와야지. 다 살자고 이러고 있는 건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대로 홀랑 얻어타자니 좀 염치없기도 하고.
August 01, 2021 9:49PM엔젤:(고개를 끄덕이면서) 나 혼자 살아나가는 건 뒷맛이 찝찝하니까.
대신 조건이 있어.
August 01, 2021 9:49PM허강우:뭔데.
August 01, 2021 9:50PM엔젤:그...강린이라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없어.
August 01, 2021 9:50PM허강우:...도중에 변할까봐?
August 01, 2021 9:50PM엔젤:그 사람, 어차피 내일이면 괴물로 변할 거야.
빠르면 오늘 밤에 변하겠지.
난 괴물을 이 폐허 밖으로 내보내고 싶지 않아.
August 01, 2021 9:51PM허강우:배의 완성은?
얼마나 걸리는데?
August 01, 2021 9:51PM엔젤:...일주일.
August 01, 2021 9:52PM허강우:....뭐.
그 정도면...
....그 결정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아?
August 01, 2021 9:53PM엔젤:그 사람이 괴물이 되면 결정이니 뭐니 한가한 소리는 안 나오게 될걸.
그럼 그 사람한테 말해. 내일이면 괴물이 될 거라고.
그 사람이 그걸 모르고 있어서 그렇게 웃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들지만.
August 01, 2021 9:54PM허강우:... (사망선고, 인가.) 담배 땡기는구만. (대신 숨을 후 내쉰다.)
알겠지. 힘이 장사라서 씨름선수인가 싶어도, 그래봬도 간호사야.
August 01, 2021 9:54PM엔젤:간호사...
그럼 이해하겠지. 자신이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August 01, 2021 9:55PM허강우:그렇겠지. ...(아마도. 아니면 본인도 어째야 할질 모르거나... 아, 이건 강린 답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August 01, 2021 9:55PM엔젤:만약 죽겠다고 하면 어떡할 거야? 아니면 죽기 싫다고 하면?
August 01, 2021 9:56PM허강우:...난 의사야.
살라고 환자를 북돋을 수는 있어도, 결국 죽을지 살지는 환자 본인이 결정하는 거고 우리는 그 의사를 따를 수밖에 없는 거지
하지만 억지를 받아줄 정도로 현실성 없진 않거든.
후자는... 그러니까, 좀 두고봐야지.
나을 가능성이 보인다면 힘이 닿는 데까지 발버둥칠 셈이야. 그건 약간 본능 같은 거라서.
뭐, 다른 괴물들처럼 가망이 없으면...
(엔젤의 눈을 마주본다.) 하나만 약속해줄 수 있어?
August 01, 2021 9:58PM엔젤:뭔데?
August 01, 2021 9:59PM허강우:강린이가 변하고 나서, 가망이 보인다 싶으면 같이 가자고.
뭐 괴물이 되면, (피식) 알아서 호수도 헤엄쳐 건널 테고.
August 01, 2021 9:59PM엔젤:...
뭐, 그럴게.
가망이 있다면 말이지.
August 01, 2021 9:59PM허강우:그래.
(1%라도.)
얼마나 더 가야 돼?
August 01, 2021 10:00PM엔젤:다 왔어.
그렇게 얘기하는 사이, 엔젤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엔젤은 문을 열고 어제 잠들었던 거실로 들어갑니다.
August 01, 2021 10:01PM엔젤:이걸 뜯어서 주면 어떻게 가릴 수는 있을 거야.
August 01, 2021 10:02PM허강우:하루 남았고 여기에만 있을 것 같은데 필요하겠나 싶으면서도... 원하니까 가져다줘야지. (커튼을 잡아 끌어내린다.)
August 01, 2021 10:03PM허강우:
손놀림
기준치: |
40/20/8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이걸)
August 01, 2021 10:03PM엔젤:... 뭐, 상관없겠지.
새 커튼을 달 건 아니니까.
의사라면서 너무 섬세하지 못한 거 아냐?
August 01, 2021 10:04PM허강우:...내가 사람 살리는 사람이지 물건 고치는 사람은 아니잖아?
(툴툴대며 커튼 둘둘 말아 든다.)
August 01, 2021 10:04PM엔젤:네네, 사람이나 물건이나 고치는 건 똑같지만요. (피식 웃으면서 다시 나간다)
August 01, 2021 10:05PM허강우:어떻게 똑같아 그게. 밖에 나가서 그런 소리 하고 다니지 마라.
엔젤과 강우는 다시 강린이 있는 곳으로 돌아갑니다.
August 01, 2021 10:05PM남 강린:아, 허쌤
무슨 사고 친 건 아니죠?
August 01, 2021 10:06PM허강우:왜 날 보자마자 그런 소리를 하냐?
August 01, 2021 10:06PM남 강린:뭔가 얼굴 표정이 사고친 것 같아서요.
(커튼 가리키며) 와, 그게 그 천이에요? 예쁘다~!
August 01, 2021 10:06PM허강우:내 표정은 원래 이랬어, 임마. (커튼으로 확 덮어버린다.)
August 01, 2021 10:06PM남 강린:으악! (툴툴거리면서 커튼 잡아다가 북북 찢는다)
하긴 허쌤 얼굴은 원래 좀...험악하게 못생겼죠
August 01, 2021 10:07PM허강우:(세긴 셌지...)
강린은 손쉽게 커튼을 찢어 제 팔과 얼굴에 두릅니다.
August 01, 2021 10:07PM허강우:(....이제 진짜 괴물 됐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August 01, 2021 10:07PM남 강린:짜잔, 미라 완성-
August 01, 2021 10:07PM허강우:웃기지 마라. 우리 아내라 내 최고봉은 얼굴이랬거든.
August 01, 2021 10:08PM남 강린:네에? 거짓말
August 01, 2021 10:08PM허강우:잘 어울리네. 진작에 그렇게 하고 다니라 그럴 걸 그랬다.
August 01, 2021 10:08PM남 강린:제가 확인 못한다고 아무말 하는 거 아니에요?
August 01, 2021 10:08PM허강우:들켰냐?
August 01, 2021 10:08PM남 강린:이럴 줄 알았어 누가 얼굴보고 허썜이랑 결혼하겠어요?
August 01, 2021 10:08PM허강우:우리 아내.
아까 그건 거짓말 조금 보탠 거지만 이유에 얼굴도 있긴 했거든.
(엔젤 눈치 슥 살핀다. 지금... 말하긴 좀 그렇군.)
August 01, 2021 10:09PM엔젤:...뭐, 얼굴 논쟁은 나중에 하고...
일단 가자. 내 배를 보여줄게.
August 01, 2021 10:10PM남 강린:배?
August 01, 2021 10:10PM허강우:그래, 가자. 빨리 움직여야지.
August 01, 2021 10:10PM남 강린:역 배가 있어요?
August 01, 2021 10:10PM허강우:만들었댄다. 한 달 동안.
August 01, 2021 10:10PM남 강린:우와! 역시 엔젤 씨 못하는 게 없어요!
허쌤도 의사가 아니라 조선공을 해야했는데..
August 01, 2021 10:10PM허강우:왜?
August 01, 2021 10:11PM남 강린:그럼 진작 배 뚝딱뚝딱 만들어서 나갔을 거 아니에요.
August 01, 2021 10:11PM허강우:대충 얽어서 못 박았는데 뜨면 그게 배지.
여하튼 그거 잘 뒤집어쓰고 일어나.
August 01, 2021 10:11PM엔젤:그래, 내 배도 그렇게 전문적인 배는 아니야.
가자. 여기서 멀지 않아.
배는 주택가 근처 한 창고에서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August 01, 2021 10:12PM남 강린:근데 배는 다 만들어 놓은 거예요?
그럼 나가기만 하면 될 텐데...
August 01, 2021 10:12PM허강우:아직. 재료가 모자라서...
August 01, 2021 10:12PM남 강린:그럼 얼마나 걸리는데요?
August 01, 2021 10:13PM허강우:(엔젤 본다.)
ㅇ...
August 01, 2021 10:13PM엔젤:..일주일 정도.
August 01, 2021 10:13PM남 강린:아...
그래도 얼마 안 남았네요!
한달 내내 만들었다가 이제 겨우 일주일 남은 거잖아요?
허쌤이나 제가 도와주면 더 일찍 끝날지도 몰라요.
August 01, 2021 10:14PM허강우:그래. 그러니까... 열심히 도울 거다.
그때, 어디선가 소름 끼치는 악취가 풍깁니다.
August 01, 2021 10:14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괴물은 마치 심해생물처럼 온몸에 비늘이 돋아있으며, 손과 발에는 물갈퀴가 달려있습니다.
괴물도 일행을 발견했는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앞으로 오면 맑아지는 공기 때문에 금방 뒤로 물러섭니다.
August 01, 2021 10:16PM허강우:...
August 01, 2021 10:16PM허강우:어이고?
August 01, 2021 10:16PM남 강린:허쌤, 위험해요! (밀침)
August 01, 2021 10:16PM허강우:(강린의 힘에 갸냘프게 쓰러짐!)
August 01, 2021 10:16PM엔젤:어이구 잘한다
(먼저 돌을 집어 괴물을 향해 던진다)
August 01, 2021 10:16PM허강우:뭔짓이야!
August 01, 2021 10:16PM남 강린:돌에 맞을까봐 그랬죠!
August 01, 2021 10:17PM허강우:돌에 맞기 전에 너한테 맞아 죽겠다
엔젤 또한 괴물을 발견하고 먼저 돌을 던져 괴물의 머리를 맞힙니다.
괴물은 낑낑거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다시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August 01, 2021 10:17PM허강우:(스트라이크...)
...그래도 되는 거야?
August 01, 2021 10:17PM엔젤:겁이 많은 놈이라서 괜찮아.
이렇게라도 쫓아내주는 게 좋아. 너무 호전적인 녀석만 아니라면.
일단 가자. 거의 다왔어. 저 창고야.
August 01, 2021 10:18PM허강우:대부분은 겁쟁이라 그거구만.
August 01, 2021 10:18PM허강우:힘 막 쓰지 마라. 나부터 제 명에 못 간다. (강린 뒤에서 쑥 밀어 창고로 감)
창고는 호수의 공기와 최대한 먼 주택가 외곽에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19PM남 강린:...(머뭇거리며 창고쪽으로 가다가) 아무래도 전 여기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숨쉬기가 좀 힘든 것 같아서요. 허쌤이랑 엔젤씨가 다녀오세요.
(뒷걸음질치며 최대한 호수쪽으로 간다)
August 01, 2021 10:19PM허강우:어... 그럼 그 앞에 앉아있어.
August 01, 2021 10:19PM남 강린:네, 또 사고 치지 말고 다녀오세요, 허쌤.
August 01, 2021 10:20PM허강우:내가 언제 사고를 쳤다고.
August 01, 2021 10:20PM엔젤:뭐, 커튼봉처럼 내 배만 안 부수면 되지.
August 01, 2021 10:20PM허강우:(고개 저으며 창고 안으로 훌쩍 들어간다.)
안 부순다니까.
그렇게 강우와 엔젤이 함께 창고로 들어가 보면, 배가 한 척 창고의 가운데에 놓여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20PM엔젤:...이, 이게 뭐야?
엔젤이 경악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부서진 배 주위에는 온갖 배 파편들이 널려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21PM엔젤:진짜 부서졌잖아!
August 01, 2021 10:21PM허강우:...?
나 아니다
August 01, 2021 10:21PM엔젤:...(강우 봄)
August 01, 2021 10:21PM허강우:뭐. 왜 날 봐?
...여기 아는 놈 또 누구 있어?
August 01, 2021 10:21PM엔젤:...아니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
없어. 최근에는 생존자는 둘밖에 못 봤단 말이야.
[부서진 배], [파편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22PM허강우:우리 둘? (파편들을 쭉 훑는다.)
August 01, 2021 10:22PM엔젤:당연하지.
August 01, 2021 10:22PM허강우:아까 그 괴물이랑 강린이를 보니까 괴물들이 왔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부서진 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고.
(부서진 배를 본다.)
August 01, 2021 10:23PM엔젤:하아...
August 01, 2021 10:23PM허강우:다시 붙일 방법은?
August 01, 2021 10:23PM엔젤:있기야 하지. 또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이 주변을 좀 정리할 테니까 잠깐 나가있어.
어떻게든 응급처치를 해봐야지.
August 01, 2021 10:24PM허강우:뭐, 같이 정리하면 더 빨리 되지 않겠어?
잔해라도 치우지.
August 01, 2021 10:24PM엔젤:됐어. 나 혼자 하는 게 편해. 얼마 안 걸릴 거야.
뭣보다 아저씨 손은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하단 말이지.
August 01, 2021 10:24PM허강우:...그러던가 그럼.
뭐야, 그건 듣고 넘기기 힘들다?
August 01, 2021 10:25PM엔젤:물건 고치는 데에 재주는 별로 없어보이던데?
August 01, 2021 10:25PM허강우:그래도 마이너스의 손은 아니거든?
평범한 수준이란 말이야.
(투덜대면서도 문밖으론 나간다.)
August 01, 2021 10:26PM엔젤:(후비적) 그래그래, 가서 강린한테 상황설명이나 해줘.
(손 휘휘 저으면서 창고 문 닫는다.)
August 01, 2021 10:26PM허강우:설명이고 자시고... (닫힌 문 보다가 강린에게 간다.)
큰일났다.
August 01, 2021 10:26PM남 강린:아, 허쌤
왜 그래요?
또 사고쳤죠?!
August 01, 2021 10:26PM허강우:어떤 놈이 들어와서 배를 반짝으로 갈라놨.... 나 아니라고!
August 01, 2021 10:27PM남 강린:네에? 배를 갈라놨다고요?(안들림
August 01, 2021 10:27PM허강우:너냐?
August 01, 2021 10:27PM남 강린:전 여기 처음 와보는데요?
August 01, 2021 10:27PM허강우:나도거든?
August 01, 2021 10:27PM남 강린:허쌤이 방금 들어갔다가 배를 반토막낸 게 아니라고요?
August 01, 2021 10:27PM허강우:내가 무슨 재주로 그걸 토막을 내놔?
August 01, 2021 10:28PM남 강린:뭐, 망치를 잘못 휘둘렀다든가...
August 01, 2021 10:28PM허강우:너만큼 무지막지한 힘이라도 있지 않고서야 뜯어낼 기술은 없다.
August 01, 2021 10:28PM남 강린:아무튼, 그럼 어떡해요?
호수를 못 건너면 큰일이잖아요!
August 01, 2021 10:28PM허강우:어쩌겠어, 다시 고쳐야지.
August 01, 2021 10:28PM남 강린:고칠 수 있대요?
August 01, 2021 10:28PM허강우:시간이야 걸리겠다만...
August 01, 2021 10:28PM남 강린:어휴 그건 다행이네요.
August 01, 2021 10:29PM허강우:...뭐가 다행이야.
August 01, 2021 10:29PM남 강린:그래도 고칠 순 있다잖아요.
아예 처음부터 다시 만들면 또 한 달이 걸릴 텐데요?
August 01, 2021 10:29PM허강우:한 달이고 얼마고, 나는 상관없는데.
August 01, 2021 10:30PM남 강린:와, 팔자 좋네요, 허쌤
August 01, 2021 10:30PM허강우:좋아서 이런 소리 하는 줄 알아?
August 01, 2021 10:30PM남 강린:허썜도 그러다가 저처럼 되면 어쩌시려고 그래요. 빨리 나갈수록 좋죠 당연히
근데...저거 봤어요?
(등대 가리킨다)
August 01, 2021 10:30PM허강우:뭘? (등대 봄)
등대를 자세히 보면, 무언가가 등대 주변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31PM허강우:(게슴츠레) ...뭐냐?
호수의 괴물들이 등대의 주변에 모여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31PM허강우:...단체로 가지 못하게 시위라도 하는 거야?
SAN Roll
기준치: |
61/30/12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August 01, 2021 10:31PM남 강린:글쎄요, 저게 배를 못 가게 막으면 안 될텐데...
August 01, 2021 10:32PM박은애: 아름답지 않아, 강우 씨?
August 01, 2021 10:32PM허강우:(깜짝)
어느새 다가온 그 사람이 강우의 뒤에서 속삭입니다.
August 01, 2021 10:32PM박은애: 저 괴물들은 본능적으로 등대의 빛에 이끌리게 되어 있어. 그 환한 빛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말이야.
그들도 아는 거야. 저 등대의 빛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저 빛은 그들의 희망을 빨아먹고 자라나.
그리고 저 등대는…
August 01, 2021 10:33PM허강우:..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보면, 그 사람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SAN (1/1d3)
August 01, 2021 10:34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61/30/12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August 01, 2021 10:34PM남 강린:? 왜그래요 허쌤?
August 01, 2021 10:34PM허강우:아냐 잘 치우고 있나 싶어서.
August 01, 2021 10:34PM남 강린:흐음...
진짜 저 등대에 출구가 있는 걸까요?
August 01, 2021 10:34PM허강우:글쎄, 모르지.
없다 해도 어쩌겠어? 가보는 거지
August 01, 2021 10:35PM남 강린:그렇죠. 모르니까 가봐야 하는 거겠죠.
그때 엔젤이 나타나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옵니다.
August 01, 2021 10:35PM엔젤:나 왔어.
August 01, 2021 10:35PM허강우:어떻게 됐어?
August 01, 2021 10:35PM엔젤:급한 대로 마무리는 했어. 아마 일주일보다도 더 걸리게 될 것 같지만...
일단 재료부터 모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
두 사람, 박물관 가본 적 있어?
August 01, 2021 10:36PM허강우:살던 데서야 가봤지만...
뭐가 필요한데?
August 01, 2021 10:36PM엔젤:배에 붙일 수 있는 튼튼한 철.
박물관에 좀 쓸만한 게 남아있을 수도 있어.
일단 거기로 가보자.
거기 신기한 그림도 있으니까 봐두는 게 어때? 등대에 관한 그림이야.
August 01, 2021 10:37PM허강우:등대 그림... 특별한 건가?
일단 그래, 가보자고. 가야 뭐라도 하지.
August 01, 2021 10:37PM엔젤:특별하지.
가자.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등대에 관한 그림이라니, 한번쯤은 봐 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
박물관은 주택가 동쪽에 있으며 여러분이 익히 보았던 지하철역도 바로 앞에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39PM엔젤:남쪽 등대역이야. 정작 남쪽 등대는 여기서 한참은 걸어가야 있는데 말이야. 저 지하철역은 특히 공기가 안 좋으니 가까이 가지 마.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는 박물관은 겉보기엔 멀쩡해 보입니다.
문 바로 위쪽 현판에 ‘등대 박물관’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문은 닫혀 있지만 열어보면 순순히 열립니다. 다소 녹슨 소리가 나긴 하지만요.
August 01, 2021 10:40PM엔젤:이 문도 좋은 고철이긴 한데, 너무 무겁고 떼어낼 방법도 없어.
August 01, 2021 10:40PM허강우:(강린을 흘끗 본다.) ...잘 하면 떼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강린은 지하철역 앞에 있다가 둘을 따라 박물관으로 들어옵니다.
August 01, 2021 10:40PM허강우:뜨는 게 또 문제긴 하지만.
August 01, 2021 10:40PM남 강린:...저 그정도 힘은 없거든요?
애초에 철을 잘라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옆구리 침)
August 01, 2021 10:41PM엔젤:뭐,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August 01, 2021 10:41PM허강우:(똑같이는 몇 번이고 당하지 않는다! 훌쩍 피한다)
강린의 주먹은 아까보다 힘이 없어보입니다. 숨쉬기도 좀 힘들어 보이는군요.
그래도 들어오는 거 보면 그림이 궁금한가봅니다.
August 01, 2021 10:42PM허강우:경찰들도 남자 몇이 달라붙어 걷어차면 경첩이 떨어지게 돼 있어! (물론 도구의 힘을 빌리지만.)
August 01, 2021 10:42PM남 강린:흥, 전 연약해서 무리네요.
August 01, 2021 10:43PM허강우:그러시겠죠- (전혀 믿지 않는 투)
넌 힘들면 그림 앞에 앉아서 감상이나 하고 있어.
박물관 안은 멀쩡해 보이는 겉과 달리 폭격이라도 맞은 듯 전부 무너지고 부서져 있습니다.
거대한 등대 조형물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있고 곳곳에는 깨진 장식물과 콘크리트 파편들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창밖으로 들어오는 빛마저 없었다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August 01, 2021 10:43PM엔젤:저쪽이야.
엔젤이 등대 조형물 밑을 지나 벽면을 가리킵니다.
벽면에는 이 난리 통과 어울리지 않게 멀쩡해 보이는 벽화 하나가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43PM허강우:(둘러보며) 도대체 여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전쟁이라도 났나?
August 01, 2021 10:44PM엔젤:글쎄, 내가 처음 왔을 때도 이 모양이어서 이유를 모르겠네.
August 01, 2021 10:44PM허강우:(벽화를 본다.) 이건 깨끗하네.
August 01, 2021 10:44PM엔젤:무너진 이후에 그린 거겠지, 아마.
August 01, 2021 10:45PM허강우:(안내문을 읽으려 해본다...)
August 01, 2021 10:45PM남 강린:저 구슬은 뭘까요? 전구?
August 01, 2021 10:46PM허강우: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August 01, 2021 10:47PM남 강린:뭐라고 써있어요?
August 01, 2021 10:47PM허강우:신이 내린 마지막 희망이라고?
등대교라도 되나.
(하얀 구슬을 손 뻗어 만져본다.)
August 01, 2021 10:47PM엔젤:저 빛은 신이 내려준 거야.
구슬은... 매끈합니다. 제대로 질감을 느껴보기도 전에 엔젤이 강우의 손을 탁 칩니다.
August 01, 2021 10:48PM허강우:신이 있어? 이런 곳에.
August 01, 2021 10:48PM엔젤:함부로 만지지마. 상하면 어떡해?
당연하지.
August 01, 2021 10:48PM허강우: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데 좀 상하면 어때.
August 01, 2021 10:48PM엔젤:나름 신성한 벽화거든?
August 01, 2021 10:48PM허강우:누가 신을 봤대냐?
August 01, 2021 10:48PM엔젤:그럼 저 빛이 설마 진짜 전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여긴 전기도 제대로 안 들어온다고.
August 01, 2021 10:49PM허강우:뭐.. 빛나는 진주 아냐? (대충)
August 01, 2021 10:49PM엔젤:정말 바보같은 대답이네.
August 01, 2021 10:49PM허강우:쓸모없단 소리야.
우리 탈출에 도움이라도 주면 모를까.
August 01, 2021 10:49PM엔젤:나름 저 등대에 희망이 있다는 신호야.
희망을 주는 건데 왜 쓸모가 없겠어?
August 01, 2021 10:50PM허강우:(올려다보며) 만약 저 빛이 등대 빛이랑 같은 거면, 들고 다니면서 빛을 내면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August 01, 2021 10:50PM엔젤:절대 안돼.
(단호)
August 01, 2021 10:50PM허강우:교인이 여기 있네. (웃음)
진심일까요? 정말 신이 이곳을 구원하기 위해 내린 빛이라는 걸까요? 아니면 단순한 비유? 정말 신이라도 오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일입니다.
August 01, 2021 10:51PM엔젤:아저씨가 믿든 말든 상관없어. 뭐, 무신론자라면야...(눈을 가늘게 뜨더니 금세 원래 표정으로 돌아온다)
어쨌든 우린 여기 고철 찾으러 온 거니까.
잠깐 흩어져서 찾아보자.
August 01, 2021 10:51PM허강우:그래. (강린 보고) 넌 어떡할 거야? 여기 있을거야?
August 01, 2021 10:51PM남 강린:저도 돌아다녀볼게요. 뭐라도 찾아봐야죠.
August 01, 2021 10:52PM허강우:그래라. (틈) 안 되겠으면 다시 일로 와 있어.
난 어딜 보면 되지?
August 01, 2021 10:52PM남 강린:네, 네 걱정 마세요.
August 01, 2021 10:52PM엔젤:난 경비실 쪽을 보고 있을 테니까.. 그 반대쪽을 봐봐.
엔젤의 말대로 배에 쓸 만한 철재가 있는지 찾아봅시다.
[등대 조형물], [박물관 정문], [경비실], [역사관]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0:53PM허강우:(반대? 둘러보고 역사관으로 간다.)
August 01, 2021 10:54PM남 강린:아, 역사관은 제가 보고 있을게요.
허쌤은 다른 쪽 한 번 봐봐요.
어차피 허쌤은 역사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요
August 01, 2021 10:54PM허강우:역사가 궁금해서? (허어)
August 01, 2021 10:55PM남 강린:여기가 어딘지 궁금하잖아요?
August 01, 2021 10:55PM허강우:이래봬도 역사 과목은 상위권이었는데 말이야. (나름)
그럼 그래, 역사는 네가 보고.
August 01, 2021 10:55PM남 강린:그럼 전 먼저 가서 보고 있을게요! 심심하면 오세요. (쌩 가버린다)
August 01, 2021 10:55PM허강우:(어디 가지 하다가 등대 조형물로 간다.)
August 01, 2021 10:56PM허강우:(탕탕 두드려본다. 어디 헐거운 데 없나?)
사람 손으로 떼어갈 만큼 헐거운 곳은 안 보입니다.
August 01, 2021 10:57PM허강우:(또 부쉈다고 뭐라 하겠다만...........)
(사람부터 살고 봐야지. 발로 뻥 깐다)
August 01, 2021 10:58PM허강우: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쓸모업네,,)
August 01, 2021 10:58PM허강우:(나는... 무리다...)
August 01, 2021 10:58PM엔젤:(큰 소리에 경비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가 눈을 치뜬다)
August 01, 2021 10:59PM허강우:뭘 봐?
August 01, 2021 10:59PM엔젤:아저씨의 한심한 행동
건들지 말라고 하려했더니...
August 01, 2021 10:59PM허강우:멋진 행동이지, 살신성인 아니냐.
August 01, 2021 10:59PM엔젤:쓸모없는 걱정이었네.
흐음
어쨌든 그건 됐으니까 딴 거 찾아봐.
(다시 경비실로 들어간다)
August 01, 2021 11:00PM허강우:(꽁하게 보고 있다가 정문으로 간다.)
거대한 철로 된 문이지만 배에 쓰기에는 너무 무거워 보이고, 저걸 자를 도구도 없을 것 같습니다.
August 01, 2021 11:01PM허강우:(역시... 사람은 도구가 필요하다...)
(뭐가 더 없나 일단 주변 좀 더 둘러보고)
정문 옆에는... 다 낡은 팜플렛이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등대박물관! 유치한 홍보대사입니다.
August 01, 2021 11:02PM허강우:(쓸데없군....)
(경비실로 쳐들어간다.)
August 01, 2021 11:03PM허강우:뭐 보냐.
August 01, 2021 11:03PM엔젤:...?!
아무것도 아니야. (구겨버린다)
전단지야.
August 01, 2021 11:03PM허강우:뭐야. 수상한데.
August 01, 2021 11:04PM엔젤:뭐가 수상해?
수상하면 내 배 타지 말든가.(왕유치)
August 01, 2021 11:04PM허강우:어쭈, 유치원생이냐? 내놔.
August 01, 2021 11:04PM엔젤:(종이 구겨서 주머니에 넣어버린다) 싫은데? 내 거야. 재료는 찾고 여기서 얼쩡대는 거야 아저씨?
August 01, 2021 11:05PM허강우:재료 찾긴 찾았지. 근데 네가 하나는 부수지 말라 하고, 다른 하나는 도구가 있어야 뭐 좀 해볼까 싶단 말이야.
August 01, 2021 11:06PM엔젤:흐음 , 그럼 역사관 쪽으로 가봐. 강린이 뭔가 찾았을 수도 있지.
(작은 미니 선풍기를 보다가 챙긴다.) 아니면 이런 거라도 좀 찾아보든가.
August 01, 2021 11:06PM허강우:(짠 눈으로 선풍기 본다.)
August 01, 2021 11:06PM엔젤:이런 것도 분해만 잘하면 쓸만 하다고.
August 01, 2021 11:06PM허강우:여기 펜치나 망치나 스페너 같은 거 없냐.
August 01, 2021 11:07PM엔젤:있지. 내 창고에.
August 01, 2021 11:07PM허강우:그거 갖고 와서 떼어가야겠는데.
August 01, 2021 11:07PM엔젤:뭘. 저 문을?
August 01, 2021 11:07PM허강우:문이랑 등대...
August 01, 2021 11:07PM엔젤:저건 너무 두꺼워서 자르지도 못해.
August 01, 2021 11:07PM허강우:문.
August 01, 2021 11:07PM엔젤:(등대 얘기에 눈을 다시 치떴다가 돌아온다)
August 01, 2021 11:08PM허강우:(광신도로군....)
August 01, 2021 11:08PM엔젤:알겠어. 문은 돌아가서 재료가 더 필요해지면 자르지 뭐.
August 01, 2021 11:08PM허강우:일단 지금은 역사관 가야지 별 수 없네.
August 01, 2021 11:08PM엔젤:그러든가. 난 다른 곳이나 더 보고 있을게.
(경비실을 나와 다른 쪽으로 가본다)
August 01, 2021 11:09PM허강우:(저 주머니... 털고싶다)
(노려보다가 역사관 간다.)
로비 우측으로 가면, 역사관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이 땅에 관한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1:09PM남 강린:아 허쌤
뭐 좀 찾았어요?
August 01, 2021 11:10PM허강우:찾긴 찾았지.
다 지금은 쓸모없지만.
뭐 보고 있었어?
August 01, 2021 11:10PM남 강린:등대의 역사요.
강린 옆으로 가보면, 굉장히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호숫가 앞에 있는 높은 돌탑입니다. 옆에는 동판에 새겨진 설명문이 있습니다.
August 01, 2021 11:10PM허강우:(읽어본다.)
August 01, 2021 11:12PM허강우:생물들이 살던 곳이긴 했군.
August 01, 2021 11:12PM남 강린:그쵸? 이 호수도 맑을 때가 있긴 있었나봐요.
(콜록)
신비한 보석, 날아다니는 괴물들, 모두가 이런 식으로 이 땅에 도착한 걸까요?
아무도 없는 땅에서 홀로 누군가를 기다려야 했던 그는 결국 자신과 똑같은 처지인 사람을 만나는 데에 성공했을까요?
August 01, 2021 11:13PM남 강린:하아, 허쌤.
August 01, 2021 11:13PM허강우:(17세기 유럽인...)
왜, 힘들어?
August 01, 2021 11:14PM남 강린:그래도 허쌤이라도 여기 있어서 다행이에요.
안그랬으면...(콜록) 저도 저 사람처럼... 혼자 있었을 테니까...후우...허어...
허쌤, 갑자기...숨이...
강린의 숨이 점차 거칠어지더니, 돌연 강린의 몸이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August 01, 2021 11:15PM허강우:(바로 받쳐다 앉힐 곳을 찾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천천히 심호흡.
August 01, 2021 11:15PM엔젤:무슨 일이야?
August 01, 2021 11:15PM허강우:네가 말한 때가 온 거지.
어느새 강우를 따라온 엔젤이 동판을 보고 반색하다가 강린을 보곤 달려옵니다.
August 01, 2021 11:16PM엔젤:..일단 계속 여기 있으면 위험해.
여기 계속 있으면 질식해 죽을 거야. 빨리 호숫가로 데려가. 난 이 동판을 가져가야겠어.
August 01, 2021 11:16PM허강우:질식?
...
업혀라, 강린아.
August 01, 2021 11:16PM엔젤:그 괴물들은 맑은 공기 속에서는 숨을 못 쉬어.
August 01, 2021 11:16PM남 강린:허억...허억...
August 01, 2021 11:17PM허강우:
근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무리 그래도... 사람 하나는 업어줘야...)
엔젤이 동판을 떼어가는 사이, 강우는 강린을 데리고 박물관 밖 호숫가로 향합니다.
두 사람이 박물관 밖으로 나가 호수 근처에 도착하면, 엔젤도 동판과 박물관에서 챙긴 고철들을 갖고 밖으로 나옵니다.
August 08, 2021 9:09PM엔젤:난 배 수리하러 갈게. 아마 좀 오래 걸릴 테니까 먼저 돌아가있어.
August 08, 2021 9:10PM허강우:뭐 그래, 맨 아랫집에 있으면 되지? (강린을 읏차 들쳐업고 고개 까딱한 뒤 내려간다.)
강우는 다시 강린이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나요?
August 08, 2021 9:11PM허강우:(네 호수 근처로)
강우가 호수 근처로 돌아가던 길에, 강린이 신음소리를 내며 깨어납니다.
August 08, 2021 9:12PM남 강린:으....
뭐야....?
August 08, 2021 9:12PM허강우:정신이 좀 드냐?
August 08, 2021 9:12PM남 강린:... ... 저 설마 허쌤 등에 업혀있는 거예요?
August 08, 2021 9:13PM허강우:그래. 그러니까 진작에 건강에 신경 쓰라니까, 허약해갖고 바로 픽 쓰러지고 말이야. 덕분에 죽겠다.
August 08, 2021 9:13PM남 강린:....으악 징그러워! 내가 허쌤 등에 업혀있다니!(?
저 이제 멀쩡하니까 내려주세요!
August 08, 2021 9:14PM허강우:뭐! (버럭)
이게 숨 안 쉬어진다는 걸 어적어적 업고 왔더니... (바닥으로 툭 내린다)
August 08, 2021 9:15PM남 강린:(재빨리 내려온다) 의사 등에 업히다니 간호사의 프라이드에 손상이 온다고요!(?
근데 전 갑자기 왜 쓰러진 거예요?
August 08, 2021 9:15PM허강우:얼씨구, 프라이드 운운할 거면 의사를 존중부터 해보지 그러냐.
왜긴, 이제 너한텐 맑은 공기가 안 맞는 거지.
그러니까 어떻게든 나갈 생각이나 해. 계속 그러고 지낼 순 없는 거 아니냐.
August 08, 2021 9:16PM남 강린:세상에, 말도 안돼, 전 허쌤의 담배냄새 풀풀 나는 공기도 싫어했는데.
어떻게든 나간다고 해도 엔젤씨가 배를 완성 못하면 말짱 도루묵 아니에요?
August 08, 2021 9:17PM허강우:뭘, 여기에서 따로 할 일도 없는데 두셋 탈 정도의 배를 못 만들겠냐? 사서 걱정이야.
August 08, 2021 9:18PM남 강린:당연히 걱정될 수밖에요. 허쌤이 하필 배도 망가뜨려버렸잖아요
아 허쌤이 아니던가?
August 08, 2021 9:18PM허강우:뭐 임마? 내가 왜 그걸 망가뜨려?
그냥 들어가봤더니 망가져 있었다고. 나도 빨리 나가고 싶은데 망가뜨릴 리가 있겠냐.
August 08, 2021 9:19PM남 강린:하긴, 여긴 담배도 없으니 빨리 나가야겠어요.
허쌤 여기 온 이후로 갑자기 좀 이상해진 것도 같고요.
August 08, 2021 9:20PM허강우:내가?
August 08, 2021 9:20PM남 강린:네! 갑자기 멍해진다거나...혼잣말을 한다거나...
맞아, 첫날엔 돌아가신 아내분이 보인다고 했잖아요!
August 08, 2021 9:20PM허강우:아 뭐... ...공기가 안 좋아서지, 공기가.
August 08, 2021 9:21PM남 강린:허어....(의심의 눈) 설마 지금도 보이는 거예요?
August 08, 2021 9:21PM허강우: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보이면 내가 무당이지 의사겠냐.
August 08, 2021 9:22PM남 강린:뭐어어어어... 원래 이 직업이라는 게 귀신들하고 친화적인 직종 아니겠어요? 혹시 평소에 병원에서 귀신들을 많이 봤다거나?
August 08, 2021 9:22PM허강우:헛소리 뻑뻑 하는 거 보니 이제 좀 살만한가보다. 그럴 기운 있으면 드러누워서 잠이나 자.
또 쓰러지면 손 쓸 도리 없다.
August 08, 2021 9:23PM남 강린:네네, 여기 공기는 맑고 깨끗하지도 않으니 쓰러질 걱정은 없거든요.
(뚜벅뚜벅 걷다가)...허쌤, 엔젤씨가 배 완성하는 데에 얼마나 걸린다고 했었죠?
August 08, 2021 9:23PM허강우:뭐랬더라... 2주였나.
August 08, 2021 9:24PM남 강린:2주... 어쨌든 하루이틀로는 못 고친다는 거네요?
August 08, 2021 9:24PM허강우:재료가 제일 문제지. 재료만 딱 갖춰져 있으면 더 빨리도 가능할 텐데...
August 08, 2021 9:25PM남 강린:어휴.... (한숨을 푹 쉬면서) 허쌤 저 없으면 심심해서 어떻게 사나 몰라요. 이제 허쌤 놀릴 사람도 없는데...
August 08, 2021 9:25PM허강우:또 또 헛소리 한다. (이마 따악! 때린다.)
August 08, 2021 9:25PM남 강린:아야!!!
왜 때려요!!!
(이마 문질)
August 08, 2021 9:26PM허강우:정신 차리라고, 정신.
죽긴 왜 죽어, 병은 다 치료할 방법이 있는 거야.
August 08, 2021 9:27PM남 강린:(팔짱 끼고 발 까딱거리면서) 아하 그래요? 이건 어떻게 치료하는데요?
August 08, 2021 9:27PM허강우:얌마, 나라고 검사도 없이 그걸 다 알겠냐? 현대의학이 괜히 현대의학이 아니야.
(집 안으로 툭 민다.) 이상한 생각 말고 어디에 배 재료가 더 있을까 생각이나 해봐.
August 08, 2021 9:28PM남 강린:허쌤, 현대의학이 만능은 아니거든요? 하여간 의사들이란...
(툭 밀리면서) 허쌤, 오늘도 엔젤씨네 집에서 잘거죠?
August 08, 2021 9:29PM허강우:그래야지. 나한텐 여기가 안 맞아.
August 08, 2021 9:30PM남 강린:흐음 이상하네 허쌤의 흡연습관을 생각해보면 이 공기가 안 맞을 리 없는데...(진지하게 의문을 가진다)
August 08, 2021 9:30PM허강우:담배라고 다 같은 담밴줄 아냐? 그리고 담배랑 악취랑은 똑같은 게 아니거든? (진지)
August 08, 2021 9:31PM남 강린:니코틴 타르나 이 호수의 독성물질이나 똑같거든요? (진지) 돌아가면 금연이라도 하세요
August 08, 2021 9:32PM허강우:됐다. 내가 담배맛도 모르는 애랑 무슨 말을 하겠냐. (손 휘휘 젓곤) 그럼 너만의 맑~은 곳에서 잘~ 쉬고 있어라. 난 간다.
August 08, 2021 9:32PM남 강린:어디가요! 아직 안 끝났거든요! (목덜미 잡아당기기)
August 08, 2021 9:33PM허강우:(컥! 잡혀서 켁켁댄다.) 무슨 간호사가 사람 목덜미를 칵 잡아 당기냐!
August 08, 2021 9:33PM남 강린:그건 간호사랑 상관 없거든요? 아무튼...
허쌤 일찍 일어날 자신 있어요?
August 08, 2021 9:34PM허강우:상관이 없긴 왜 없어.
왜?
August 08, 2021 9:34PM남 강린:아 일찍 일어날 수 있어요 없어요?
August 08, 2021 9:34PM허강우:그거야 당연히 되지. 당직 하루이틀 서본 줄 아냐?
August 08, 2021 9:35PM남 강린:그거 다행이네요.
..허쌤, 어차피 허썜은 지나친 현대의학 신봉자라 말이 너무 안 통하니까 절 두고 가세요 같은 소리는 안 할게요.
대신 내일 새벽에 저 등대 앞 보이시죠? (등대쪽 호숫가 가리키면서) 저 앞으로 나오세요.
August 08, 2021 9:37PM허강우:야 뭐... (나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나, 하는 소리 삼킨다.)
갈 수야 있는데 거긴 왜
August 08, 2021 9:37PM남 강린:환자 말 안 듣는 의사 좀 불러서 새벽에 손 좀 봐주게요.
August 08, 2021 9:38PM허강우:허, (기가 찬 웃음)
August 08, 2021 9:38PM남 강린:왜요, 농담 같아요? 진짠데....
August 08, 2021 9:38PM허강우:잘 모실 생각이나 하면 모를까.
..너나 늦지 말아라. 늦으면 확성기 들고 쳐들어간다.
August 08, 2021 9:39PM남 강린:진짜죠? 일찍 나와야 해요.
특히...
일어났는데 등대 빛이 안 보이면 옷 갈아입을 생각도 하지 말고 알몸으로라도 나와야 해요. 알았죠?
August 08, 2021 9:40PM허강우:진짜 알몸으로 나가면 치한이라고 신고할 거 다 안다.
August 08, 2021 9:40PM남 강린:아, 들켰네요. 하하!
당연하죠, 그 상태로 밖으로 나가면 굳이 제가 아니더라도 신고당한다고요.
August 08, 2021 9:40PM허강우:(상당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다가)
위아래 다 잘 갖춰입고 나갈 테니 걱정 마.
August 08, 2021 9:41PM남 강린:그거 안심이네요. 저라고 죽기 전에 안구테러 당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그럼 이만 가보세요. 저도 좀 자야겠으니까.
August 08, 2021 9:41PM허강우:또 죽는 소리 한다.
August 08, 2021 9:42PM남 강린:네네, 어차피 여긴 현대의학도 없다고요.
August 08, 2021 9:42PM허강우:죽으면 계속 누워 있을 텐데 차라리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거라도 찾아 먹든가.
(짜증스럽게 고개 휘휘) 그래 없다 없어, 됐냐? 간다.
August 08, 2021 9:43PM남 강린:네, 참고로 여긴 분식집도 아니라서 맛있는 것도 없거든요? (끝까지 반박하면서 손 흔든다) 푹 쉬세요 허쌤 내일 늦지 말고요!
August 08, 2021 9:44PM허강우:(콱...! 하듯 주먹 쥐어 보였다가 쯧 혀 차며 돌아 올라간다.)
엔젤의 집으로 돌아가면, 집은 텅 비어있습니다.
늦게 온다더니, 오늘 밤에 돌아오긴 하는 걸까요?
August 08, 2021 9:45PM허강우:(엔젤이 있을 방향을 창밖으로 내다보다가 집을 슥 둘러본다.)
그때, 엔젤이 땀에 젖은 모습으로 집에 들어옵니다.
August 08, 2021 9:45PM엔젤:뭐해 아저씨?
August 08, 2021 9:46PM허강우:놀래라.
그냥 혼자 있으니까 뭐라도 할까 싶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배는 좀 고쳤냐?
August 08, 2021 9:46PM엔젤:뭐, 어느정도는. 아직 다 고친 건 아닌데 할 말이 있어서.
August 08, 2021 9:47PM엔젤:그나저나 강린은 어때?
August 08, 2021 9:47PM허강우:뭐... 본인도 한계상황인 건지, 밝게 말하긴 하는데.
저런 사람 한두 번 본 게 아냐. (곧 일어날 상황에 달관한 사람들. 짧은 한숨 훅 내쉰다.)
August 08, 2021 9:48PM엔젤: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그거야.
정상적인 공기에서 숨쉬기도 힘들어하는 건 이제 한계라는 뜻이야.
내가 말했잖아. 당장 내일이면 변할 거라고. 그 얘기는 해본 거야? 어떻게 할지?
August 08, 2021 9:50PM허강우:이미 알고 있는 얘기를 일부러 해서 뭐해. 그냥 서로가 알고 있는 걸 확인하는 정도밖에 안 되는 걸. (담배 땡긴다. 손을 오므렸다 폈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다시 한 번 보러 가려고.
그쪽은 배 고치러 갈 거지?
August 08, 2021 9:51PM엔젤:그래. 어쨌든 내 말은...
어쩌면 아저씨 손으로 편하게 해주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는 거야.
아저씨는 의사잖아? 희망없는 환자한테 억지로 희망을 주거나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얼마나 나쁜지 알고 있을테고.
August 08, 2021 9:52PM허강우:나더러 죽이라는 소리는 마라. ....난 못해.
August 08, 2021 9:53PM엔젤:그럼 내가 죽일 수밖에 없어, 아저씨.
August 08, 2021 9:53PM허강우:...그대로 변하게 둬도 되잖아.
August 08, 2021 9:54PM엔젤:왜? 그 괴물들은 사람을 해칠 텐데?
그 사람에서 나와 아저씨가 예외가 될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August 08, 2021 9:54PM허강우:하지만...
... 난 못한다. 내가 살자고 다른 사람을, 아무리 곧 죽을 사람이라도 죽이고 내가 사느니 차라리 최선을 다해서 도망치는 편이 나아.
그렇다고 죽이려는 걸 그대로 보고 있을 생각도 그닥 없고. ..답답하겠지만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야.
August 08, 2021 9:57PM엔젤:뭐, 아저씨가 어떤 방식으로 살든 그건 상관 없어. 아저씨가 본인 명 재촉하는 거야 내가 터치할 바는 아니지.
근데 강린이 괴물이 되기 전에 죽이지 못하면 괴물이 되고나서는 죽이기가 더 힘들어져.
그리고 그 괴물한테 목숨을 위협받는 건 나야.
August 08, 2021 9:58PM허강우:왜? 어차피 넌 배가 완성되는 대로 여길 떠날 거잖아.
August 08, 2021 9:59PM엔젤:그 배가 당장 내일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 하는 말이지.
August 08, 2021 9:59PM허강우:그렇기야 하다만...
괴물을 죽이는 방법은 뭔데? 그냥 잘 찌르면 죽나?
August 08, 2021 10:00PM엔젤:거의 불가능하니까 괴물이 되기 전에 죽이라는 거야.
아저씨도 여기 오면서 무기 한두개는 들고 왔을 거 아니야?
괴물이 되면 총이라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그걸로는 못 죽여.
(어깨를 으쓱이면서) 아저씨 좋을 대로 해. 근데 한 가지만 알아둬.
아저씨가 강린이 괴물이 되는 걸 지켜보는 건 상관없어.
대신 내가 그녀를 죽이는 걸 방해할 생각은 하지 마.
엔젤은 경고를 남기고 다시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August 08, 2021 10:06PM허강우:(나간 방향을 쳐다보다가 자리에 털썩 앉아버린다.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없고... 지켜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해도 되는 일인가.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술에라도 취하면 좀 더 쉽게 답이 나올까. 안 그래도 못 볼 꼴을 한 머리칼을 쥐어뜯는다...)
곧 죽을 것처럼 초연하게 구는 강린, 그런 강린을 죽이겠다는 엔젤
직접 죽이는 것도, 지켜보는 것도, 어느쪽이든 강우에겐 고통스러운 순간이 될 것입니다. San(1/1d3)
August 08, 2021 10:08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August 08, 2021 10:09PM허강우:(역시 사람이 술을 마셔야...)
(생각을 그만둔 건 아닐까? 이 아저씨 가능성 있음)
August 08, 2021 10:09PM박은애: 강우씨... 또 술과 담배로 해결할 생각은 아니지?
어느새 나타난 그 사람이 뒤에서 강우의 어깨를 감싸쥡니다.
August 08, 2021 10:10PM허강우:..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August 08, 2021 10:10PM박은애: 글쎄, 당신의 파트너가 죽길 원치 않는다면... 어차피 길은 하나밖에 없잖아?
눈 앞의 등대를 놔두고 그 사람과 도망치거나...
엔젤이란 사람을 죽여.
아니면 이대로 모든 게 그저 흘러가도록 지켜볼 수밖에.
August 08, 2021 10:13PM허강우:..둘 다 잘못 없는 사람이야. (그렇지만 나도 이곳에서 계속 지낼 순 없지. 결국은 빠져나가야 하는데, 그러자면 강린을...)
은애야,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그러고 여기에서 나가는 게 맞는 걸까.
August 08, 2021 10:14PM박은애: 불쌍한 강우씨...
당신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박은애는 오래 전에 죽었어.
August 08, 2021 10:15PM허강우:...알아. 그렇지. 그랬지...
그럼 넌 누구야. ..난 뭘 하고 있는 거지? ...강린이 말대로 진짜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가.
August 08, 2021 10:16PM박은애: 그러게, 난 뭘까, 강우 씨?
강우 씨가 살아남을 길을 알려주는 사람?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강우 씨를 괴롭히는 유령?
은애 대신 내가 조언해줄 수 있어, 강우 씨. 나라면...
August 08, 2021 10:17PM허강우:무슨 조언.
사람을 죽이라고? 아니면 그냥 가서 죽으라고?
August 08, 2021 10:18PM박은애: 강린이 괴물이 되기 전에 그녀를 죽이고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에 못 이겨 호수에 뛰어들 거야.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날카로운 손톱으로 강우의 얼굴을 훑고 지나갑니다.
역시나, 뒤를 돌아보면, 그 사람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항상 이런 식이죠 San (1/1d3)
August 08, 2021 10:19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59/29/11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조언이 아니라 예언, 아니... 저주인가. (허탈하게 웃는다.)
August 08, 2021 10:21PM허강우:(어차피 신경이 쓰여 잠도 제대로 오지 않는다. 괜히 자기가 들고 온 파이프만 만지작대며 시간을 샌다.)
별도 없는 어두컴컴한 밤, 깜깜한 집 안에서 강우는 하릴없이 시간을 보냅니다.
계속 그 사람의 저주같은 말과, 엔젤의 말이 머릿속에 떠돌다가, 깜빡 잠이 든 것도 같습니다.
괴물로 변한 강린이 강우를 먹어치우고 있었습니다.
강린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보라색의 괴물이, 날카로운 손톱으로 강우를 갈기갈기 찢고 예리한 송곳니로 강우를 씹어 삼킵니다.
지독한 악몽이 아닐 수 없습니다. SAN (1/1d3)
August 08, 2021 10:25PM허강우:
SAN Roll
기준치: |
57/28/11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게 잠깐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강린이 말한 새벽입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등대의 불빛이 아직 환합니다.
August 08, 2021 10:26PM허강우:(놀라 뜬 눈앞에 뭐가 보일 때까지 그대로 있다가 자리를 치우고 일어난다.
등대에 불빛이 보이지 않으면... 그 말을 떠올리다가 주섬주섬 물건을 챙기고 옷을 점검한 뒤 집을 나서 아래로 내려간다.)
등대는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고, 그 주위로 괴물들이 모여 있습니다.
강우도 괴물들처럼 무언가에 홀린 듯 등대의 빛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엔젤이 권총을 들고 강린의 뒤통수를 겨누고 있습니다.
마치 눈에 망원경이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강우의 눈에는 오직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엔젤의 손만이 보입니다.
August 08, 2021 10:29PM박은애: 강우 씨, 와줬구나.
속이 보이지 않는 검은 물이 그 사람의 무릎 밑에서 출렁거립니다.
August 08, 2021 10:30PM허강우:...당신을 보러 온 게 아냐. 저기로 가야 해, 나는, 저기로.
August 08, 2021 10:30PM박은애: 아주 오랜 시간... 난 강우 씨 곁에 있었어.
강우 씨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저곳으로 가고 싶어, 강우 씨?
배도 없고, 이 안으로 들어오면 죽음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면서 거센 바람이 강우를 덮칩니다.
머리칼이 휘날리고 코끝을 스치는 건, 은은한 꽃향기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황량한 폐허는 어디 가고 적황색의 원추리가 가득 피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앞은 그저 새까만 호수와, 그 사람만이 서 있습니다.
등대의 거대한 빛이 후광처럼 그 사람을 비춥니다.
August 08, 2021 10:32PM박은애: 강우 씨, 내가 강우 씨를 힘든 게 한 거 알아.
하지만 난 강우 씨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어, 그렇지?
August 08, 2021 10:33PM허강우:...하고 싶은 말이 뭐야?
August 08, 2021 10:33PM박은애: 강우 씨에게 기회를 줄게.
달아나.
영원히 나와 헤어지는 거야.
더 이상 힘들어할 필요도 없어.
그 사람이 천천히 강우를 향해 손을 내밉니다.
달아날 기회를 주겠다는 그 사람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슬프고 간절해 보입니다.
August 08, 2021 10:34PM박은애: 강우 씨, 내 손을 잡아
August 08, 2021 10:35PM허강우:내가 그 손을 잡으면,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가고, 강린이는 죽고?
그렇게 달아나서 내가 또 어떤 삶을 살겠다고.
...나한테 필요한 건 모두 잊을 방법이 아니라 산 사람만은 살릴 방법이야.
나를 없고 찢어서라도 내 딸 찾고, 내 주변 사람들 더 잃지 않고 지켜서, 내 할일을 다한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나한테 필요한 방법 말고, 내가 원하는 방법을 내놔.
August 08, 2021 10:37PM박은애: 이게 강우 씨가 원하는 방법이야.
August 08, 2021 10:37PM허강우:...아니야.
August 08, 2021 10:38PM박은애: 내 손을 잡아, 강우 씨.
그녀에게로 가.
August 08, 2021 10:39PM허강우:...이 수밖에 없어? 더 미래지향적인 방법은 없는 거야?
... (말해놓고도 웃겼는지 픽 웃음이 났다.) 그래, 병원에서도 그런 건 없었지. 잃지 않고 얻는 방법은 없다더니, 해결은 안 되고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기분인데.
(강린과 엔젤 쪽을 본다. 내 몸이 녹기 전에 건널 수 있을까? 녹기 전에 괴물이 되나? 그럼 살릴 수 있나?)
(그러나 다른 방법은 없지, 아무래도. 배도 타고 갔고, 저쪽은 죽기 일보 직전이고, 유일한 출구도 건너에 있고.)
(욕설이나 낮게 지껄이다가 모르겠다, 하고 그녀의 손을 잡는다. 정말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밖에 남지 않았다.)
그 사람은 강우를 이끌고 호수 속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강우도 그 손에 이끌려 호수 속으로 들어갑니다.
한 발짝, 한 발짝, 발을 내디딜 때마다 피부가 녹고 근육이 타들어 가고 뼈가 분해되는 감각이 강우의 이성을 마비시켜 갑니다.
어느새 그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강우는 기계적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엔젤의 분노한 표정을 보고 강우는 깨닫습니다.
August 08, 2021 10:47PM허강우:(고민하다가 버럭 외친다.) 이 아래위도 없는 새끼가 배는 지 혼자 쳐 타고 가고 앉았냐!
강우의 큰 소리에, 강린과 엔젤의 시선이 강우쪽으로 향합니다.
엔젤이 한눈을 판 사이, 강린의 팔이 총을 든 엔젤의 손을 쳐내고 그녀의 몸을 힘껏 밀칩니다.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강린의 강한 힘에 엔젤의 몸이 난간 너머로 힘없이 추락합니다.
August 08, 2021 10:48PM남 강린:허쌤!!
August 08, 2021 10:48PM허강우:야.. 너... 방금 걔....
강우를 부르는 강린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 갑니다.
August 08, 2021 10:48PM허강우:(달려가 난간 너머를 확인한다.)
August 08, 2021 10:49PM허강우:(죽었나?)
강우의 무릎이 구부러지고 몸도, 시야도 서서히 검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희망을 찾아 달려왔지만 맞이한 건 죽음뿐이군요.
강린, 누구든, 이 지옥같은 곳에서 탈출하기를.
어두운 공허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끔찍하고 사랑스러운 그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August 08, 2021 10:51PM박은애: 강우 씨, 입을 열어.
강우가 잠든 새벽, 강린은 호수를 건너 등대 위로 오릅니다.
호숫물이 닿았음에도 강린의 몸은 손상 하나 없이 멀쩡합니다.
그 안에는, 새하얗고 둥근 구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내뿜는 황홀한 빛은 강린의 눈을 멀게 할 것만 같습니다.
강린이 숨을 헐떡이면서도 구체를 향해 손을 뻗은 그때…
August 08, 2021 10:52PM엔젤:멈춰.
안전장치를 푸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목소리가 강린을 멈춰 세웁니다.
강린이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권총을 든 엔젤이 서 있습니다.
August 08, 2021 10:53PM남 강린:엔젤 씨...?
여긴 어떻게... 배를 다 못 고친 거 아니었어요?
August 08, 2021 10:54PM엔젤:그게 뭔 줄 알고 건드리려는 거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몰라? 아니, 몰랐으면 여기까지 와서 그걸 가져갈 생각도 못했겠지.
그건 신이 내린 단 한 번의 기회야.
그 열매가 이 땅을 되살릴 수 있다고.
그 열매를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알기나 해?
August 08, 2021 10:55PM남 강린:...이걸로... 허쌤만 여기에 데려다주고 다시 돌려놓을게요.
엔젤 씨, 그 총 내려놔요. 정말 그거 외에는 아무 짓도 안 할 거예요.
August 08, 2021 10:56PM엔젤:웃기지 마. 그걸로 널 되돌릴려는 건 아니고?
엔젤의 말에 강린이 놀란 얼굴로 중얼거립니다.
August 08, 2021 10:56PM남 강린:절..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이 구슬로?
August 08, 2021 10:56PM엔젤:왜, 그렇게 들으니 갑자기 살고 싶어졌어?
August 08, 2021 10:57PM남 강린:... ...
엔젤 씨....
여기로 건너올 수 있었으면서...
왜 허쌤은 안 데리고 온 거예요?
August 08, 2021 10:57PM엔젤:... 물론 데리고 올 거야.
여기서 살아나갈 자격이 있는지 지켜본 후에...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다음에,
엔젤이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광기에 젖은 미소를 내보입니다.
August 08, 2021 10:58PM엔젤:너처럼 괴물이 되지 않는다면.
방아쇠 위에 얹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려는 순간, 멀리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 아래위도 없는 새끼가 배는 지 혼자 쳐 타고 가고 앉았냐!"
엔젤과 강린의 시선이 난간 아래의 호수로 향합니다.
August 08, 2021 10:59PM박은애: 강우 씨, 입을 열어
August 08, 2021 11:00PM박은애: 강우 씨, 제발... 입을 열어
August 08, 2021 11:00PM허강우:(이 상황에서 이 더러운 물이 입속으로 더 들어온다고 뭐가 변할까... 입을 여는지도 모르겠지만 열어본다.)
강우가 입을 열면, 무언가 시원한 것이 입속으로 흘러들어옵니다.
강린이 강우의 얼굴을 움켜잡고, 등대 위에 있던 빛을 들고 있습니다.
거대한 전구 같아 보였던 구체는 마치 물렁물렁한 열매처럼 강린의 손안에서 뭉개지더니 흰색 액체를 쏟아냅니다.
열매가 흘리는 흰색 액체가 호수의 물에 떨어지면, 물은 마치 정화되듯 투명하게 변합니다.
과즙이 강우의 입안으로 흘러 들어가면, 녹아내리던 강우의 몸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멀쩡하게 돌아갑니다.
강린까지 흰색 과즙을 들이마시면, 강린의 전신을 뒤덮었던 보라색 핏줄이 가라앉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세션 중에 잃었던 체력과 이성을 모두 회복합니다.
August 08, 2021 11:03PM남 강린:흐어어어어어엉 허쌔애애애애앰
August 08, 2021 11:03PM허강우:아이고... 귀청아....
강린이 들고 있던 구체는 완전히 뭉개져 물속으로 전부 흘러내립니다.
August 08, 2021 11:03PM허강우:뭐야, 무슨 일인데...
August 08, 2021 11:03PM남 강린:제가...제가 사람을 죽여버렸어요...!!!!!
어떡해요 흐어어어어어어어어엉
August 08, 2021 11:03PM허강우:(벌떡) 야, 맞아, 그놈! 그놈 어떻게 됐어!
August 08, 2021 11:03PM남 강린:전 살인자예요..!!! 흐어아어아아어어엉어엉
August 08, 2021 11:04PM허강우:아니, 잠깐만 침착해... 침착해보자... 여기...
August 08, 2021 11:04PM남 강린:몰라요...! 호수 안을 뒤져봤는데 안 보여요..!!!
August 08, 2021 11:04PM허강우:아까 떨어졌어도 여기 물가니까 살아있을 수도 있고... 어?
August 08, 2021 11:04PM남 강린:호수로 떨어졌는데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요...!!!
엔젤 씨는...엔젤 씨는 저처럼 괴물도 아니라고요 흐어어어어어엉
August 08, 2021 11:05PM허강우:야 난 살았잖아! (더듬) ...어, 진짜 살았네? (실감한다)
August 08, 2021 11:05PM남 강린:제가 열매를 먹였으니까 당연하죠!
이게 다 허쌤 때문이에요!
August 08, 2021 11:05PM허강우:나도 괴물 아닌데 살았으니까 여기서 몇 년이고 산 놈은 더 살지 않았겠....
열매?
August 08, 2021 11:05PM남 강린:바보예요? 왜 맨몸으로 호수를 건너요!!
August 08, 2021 11:05PM허강우:야 그럼, 배는 없지 사람은 죽겠지, 그리고...
...아무튼 그런데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가만히 있냐?
August 08, 2021 11:06PM남 강린:그래도 제가 가져온 열매가 아니었으면 허쌤은 꼼짝없이 죽었다고요!
August 08, 2021 11:06PM허강우:그래그래 그건 잘했다, 그런데 무슨 열매?
August 08, 2021 11:06PM남 강린:그 등대의 빛이요
그거, 전구가 아니라 열매였어요.
August 08, 2021 11:07PM허강우:세상에 빛이 나는 열매도 있어?
August 08, 2021 11:07PM남 강린:뭔가 물렁물렁하고...
하여튼 지금 봤잖아요!
뭔가 안에서 액체가 흘러내리는 거!
(소리 지르다가 갑자기 다시 눈물을 쏟아낸다)
August 08, 2021 11:07PM허강우:본 것 같기도 하고...
August 08, 2021 11:07PM남 강린:흐어어어어엉 엔젤씨이이이이이이!!!!
August 08, 2021 11:07PM허강우:아무튼 시신도 없으니까 죽었다고 하기에는 이른....
(귀 막고) 귀 아파 이놈아!!
August 08, 2021 11:07PM남 강린:엔젤 씨가...엔젤씨가...(훌쩍) 엔젤씨가 날 죽이려고 했어요...! (훌쩍)
엔젤씨가 허쌤을... 허쌤도 죽일 거라고....흐어어어어어어엉
엔젤씨가 그럴 리가 없어어어어어어어어엉 흐어어어어엉
August 08, 2021 11:08PM허강우:...그래, 그러더라. 너 괴물 되면 못 죽인다고 자기가 죽일 거라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 일찍 나올 줄은 몰랐지.
..날? 왜?
August 08, 2021 11:08PM남 강린:몰라요! 허쌤이 자꾸 바보같이 구니까 죽이고 싶었나 보죠!
August 08, 2021 11:08PM허강우:(약간 납득해버리는,,,)
August 08, 2021 11:09PM남 강린:뭘 납득하는 거예요! (꿀밤)
(다시 평범한 강린의 힘이다)
August 08, 2021 11:09PM허강우:이놈이! (맞밤)
August 08, 2021 11:09PM남 강린:아야! 왜 때려요!
그냥 살려주지 말 걸 그랬어!
August 08, 2021 11:09PM허강우:됐고, 아무튼 시신을 못 찾았으니까 아직 죽은 건 아닐수도 있어.
사람이 떨어져 죽었는데 어떻게 시신이 없어?
바다도 아닌데.
August 08, 2021 11:09PM남 강린:...허쌤 이 호수가 뭐든지 다 녹이는 호수란 거 잊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 허쌤 몸도 녹고 있었다고요!
무슨 징징이 마냥!
흐물흐물하게!
August 08, 2021 11:10PM허강우:...뼈도 녹일 정돈가?
(징징이.....)
...그럼...
August 08, 2021 11:10PM남 강린:당연하죠! 여긴 쇠도 녹이잖아요!
August 08, 2021 11:10PM허강우:...그럼 너 여기 남을래? 돌아가서 들키면 감옥 가는데.
August 08, 2021 11:11PM남 강린:...설마 말 할 거예요?
August 08, 2021 11:11PM허강우:..본 놈 있어?
August 08, 2021 11:11PM남 강린:제가 사람을 죽였다고? (울먹)
August 08, 2021 11:11PM허강우:나밖에 없냐?
August 08, 2021 11:11PM남 강린:...그럼 허쌤을...
August 08, 2021 11:11PM허강우:이게 (꿀꿀밤)
August 08, 2021 11:11PM남 강린:아야! 아야!!
역시 괜히 살렸어!!
됐어요, 빨리 등대로 가기나 해요!
August 08, 2021 11:12PM허강우:얌마 나 없었으면 너부터 죽었어.
August 08, 2021 11:12PM남 강린:또 징징이 되기 전에!
허쌤 없었어도 제가 알아서 설득할 수 있었거든요?
August 08, 2021 11:12PM허강우:나한테 잘 해. 까딱하면 다 불어버릴라니까.
퍽이나 잘 했겠다. 말도 안 통하는 놈 상대로다가.
August 08, 2021 11:12PM남 강린:어차피 증거도 없는데 말해봤자 어쩔 거예요?
... ... (등대쪽으로 철벅철벅 걸어가면서) 진짜 죽은 거겠죠? 엔젤 씨....
(또 울기 시작한다) 흐어어어어어어어어엉!!!
August 08, 2021 11:13PM허강우:뭐... 안 죽었으면 진즉에 총성 한 발쯤은...
시끄러!!!
August 08, 2021 11:13PM남 강린:말도 안돼 그렇게 잘 생긴 여자가아아아아아!!
흐어어어아아어아어어어엉
August 08, 2021 11:13PM허강우:여자?였냐?
그랬구만. (노관심)
August 08, 2021 11:13PM남 강린:...됐어요! 허쌤 살린 내가 바보지.
과즙을 쏟아내 투명해진 호숫물은 마치 두 사람을 안내하듯 등대까지 길을 열어줍니다.
주위를 둘러싼 괴물들이 비통과 질투,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투명해지는 호숫물을 피해 짙은 어둠에 휩싸인 호수 속으로 달아납니다.
다시 호수가 검게 물들기 전에, 등대로 올라갑시다.
August 08, 2021 11:14PM허강우:(철벅철벅 걸어 등대로 향한다.)
August 08, 2021 11:14PM남 강린:(시무룩..)
August 08, 2021 11:14PM허강우:그만 좀 시무룩해하고.
August 08, 2021 11:14PM남 강린:이제 어쩌죠? 저랑 바보 허쌤 살리느라 등대 빛을 없애버렸어요...
이제 여기 갇힌 사람들은 어떻게 등대까지 오죠?
August 08, 2021 11:15PM허강우:등대가 중요하냐 내가 중요하냐.
August 08, 2021 11:15PM남 강린:당연히 등대가 중요하죠.
August 08, 2021 11:15PM허강우:잘 됐네. 난 내가 중요하다.
August 08, 2021 11:15PM남 강린:지금 생각해보니 완전 바보짓한 거였어요!
열매 다시 뱉어내세요!!
(등 퍽퍽)
August 08, 2021 11:15PM허강우:악
먹여놓고 뺏는 짓은 개도 안 한다!
August 08, 2021 11:15PM남 강린:흐어어어어어어엉
난 천하의 쓰레기야아아아아아
바보 쌤 살리자고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아아아아
August 08, 2021 11:16PM허강우:그래, 시끄러운 쓰레기야, 그만 울고 거 문이나 좀 열어봐라. 진짜 출구가 맞긴 한지.
등탑 최상층에 도착하면, 사람 한 명이 통과할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문이 보입니다.
문의 뼈대는 새하얗고 문 안쪽은 기묘한 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August 08, 2021 11:16PM남 강린:(부루퉁)
자, 여기예요.
여기로 나가면 될 거예요. 이게 어디 조선시대나 미래로 통하는 것만 아니면 좋겠는데.
August 08, 2021 11:17PM허강우:어디로 가든 여기보단 잘 살겠지.
...그래도 이왕 갈 거면 집으로 좀 가고 싶네.
(강린 등 민다.) 피곤하다. 빨리 가자.
August 08, 2021 11:18PM남 강린:네네, 간다고요.
August 08, 2021 11:18PM박은애: 안녕 강우씨.
결국 우리 다시 만났구나.
그 사람이 평화로운 얼굴로 강우를 바라봅니다.
August 08, 2021 11:19PM허강우:뭐, 그러네. 죽어버려서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난 훌륭하게 해낸 건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했느냔 말이야.
그 사람을 마주했는데도 어쩐지 마음이 평안합니다.
그것보다는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ugust 08, 2021 11:20PM박은애: 언젠가 날 또 보게 될 거야, 강우 씨.
August 08, 2021 11:20PM허강우:아니, 또 보진 말자.
죽은 사람을 살아서 뭣하러 또 봐.
죽고 나서, 그 다음에 저승에서나 만나 손 한번 다시 잡아보는 거면 몰라도.
August 08, 2021 11:21PM박은애: (웃으면서) 강우 씨가 살아있는 한 힘들걸.
너무 싫어하지 마. 내가 보인다고 강우 씨가 미쳤다거나, 강우 씨 인생이 망가진 건 아니니까.
결국 내 손을 잡고 강린을 구하기로 했잖아?
August 08, 2021 11:21PM허강우:당연하지. 난 안 미쳤어.
August 08, 2021 11:21PM박은애: 그리고 살아남았고.
August 08, 2021 11:21PM허강우:...가이드 제대로 해줬네.
고맙다고 해야 하나?
고마웠어.
August 08, 2021 11:21PM박은애: 잘 가, 강우 씨. 잘 가.
언젠가 또 만나자.
August 08, 2021 11:23PM허강우:(진짜 뭐였던 거지... 사라진 자리 보다가 몸 돌려 어물쩍 문을 건너간다.)
그리고 눈을 몇 번 깜빡이면, 강우는 꿈의 세계로 오기 전, 그 자리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잠든 지 고작 하룻밤밖에 지나지 않은 것입니다.
폐허의 잔해에 찢기고 먼지 투성이가 된 옷차림만이 이 모든 게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강우가 문득 자신의 손을 들어보면, 손등에 이상한 붉은 보석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강우는, 침대 옆에 떨어져 있는 엽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엽서 속 사진에는, 투명한 호수 위 밝은 빛을 내뿜는 등대가 있습니다.
엽서를 뒤집어 보면 익숙한 글씨체로 짧은 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탐사자와 KPC의 몸에 붉은 보석의 문양이 새겨집니다. 탐사자와 KPC는 다시는 꿈속 세계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