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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라녹

[라녹] Rest of the World 2024-10-29~2025-01-20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ntitcl

 

 

KP Beam

KPC 에녹 세실

 

PL 아삭

PC 플라체

 

 

다소간의 개변.

 

 

 

 
 
 
 
 
......
 
에녹:플라체.
 
에녹:일어나셨습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직 시스템 연동이 덜 되었을 겁니다.
 
플라체:(멍한 눈으로 올려다 본다.)
 
에녹:정말, 오래도록 기다렸습니다. 이 순간을.
 
플라체:(흐릿한 기억에 쉽사리 대꾸를 하지 못하다 눈을 감아본다.)
나를 아는가. 당신.
 
에녹:아직 정신이 없으십니까.
...
 
에녹:뭐라도 드셔야지요. (죽을 숟갈로 저으며)
저는... 에녹입니다. 에녹 세실.
당신의...
 
플라체:나의...?
 
에녹:가장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요.
기억나시지 않겠지만.
 
플라체:(거부할 수 없어 받아먹었으나 말을 믿는 눈치는 아니다.) 그랬다기엔 네 이름이 귀에 익지 않은걸.
 
에녹:신체 상당 부분을 소실한 충격 탓일 겁니다.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당신의 이름은 기억이 나십니까? 뭘 하셨었는지, 이곳이 어디인지, 이 세계는...
도시는, 기억하십니까?
 
플라체:(가만히 떠올려본다.) 아니. 내 이름까지는 기억하지만... 그 외에는.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에녹:(조금 웃는다.)
걱정하지 마세요.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한 숟갈을 더 먹여주며) 당신은 플라체. '염소' 사냥꾼이었습니다.
염소를 사냥하시고, 잃어버린 사람들의 신체를 다시 가져와 되파는 일을 하셨습니다.
 
플라체:위험한 일이었나? 그래서 이렇게 되어버린건가.
 
에녹:당연히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이 세계의 염소란... 도시 밖의 괴물들을 이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머리에는 뿔 같은 살이 돋아 있으며, 사람을 보면 공격하여 신체를 앗아갑니다.
그런 것들을 사냥하신 겁니다. 강인하시게도.
 
플라체:(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없음을 깨닫고서.)
 
에녹:그 몸은, (조금 슬픈 얼굴을 한다.) 5년 전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5년 전 북쪽 출구 폐쇄 사건.
그때 플라체께서 저를 구하시고 몸을 잃으셨습니다.
그 후 5년 동안 몇 번이고 정신을 되찾으셨다가 다시 잃기를 반복하셨지요.
 
플라체:5년간. (작게 중얼거린다.)
 
에녹:일어나실 때마다 지금처럼 기억도 온전치 않으셨습니다.
예, 5년입니다. (빤히 쳐다본다.)
플라체, 저는, 당신만을 바라본 제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고작 기계공학자니까요.
하여 지금도 제게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께서 속히 회복하시는 일입니다.
 
플라체:(이런저런 이야기에도 얼떨떨할 뿐이다. 자신은 고작 방금 깨어난 것 말고는 기억하는 것이 무엇도 없었으므로.)
네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너는 분명 내 소중한 이가 맞았겠군.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구할 리가 없었으니.
5년 동안 나를 이리 돌보았다는 너에게도 나는 소중한 이였을테고.
 
에녹:그렇습니다. (오직 그것만이 중요한 사실이라는 듯이, 묵묵히 남은 죽을 모두 먹여준다.)
그리고 현재의 세계는, 서기 3000년입니다. 알고 계셔야 할 듯하여.
황폐해진 지구에 남은 건 고철과 기계뿐이지요. 그리하여 이곳은 기계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릇을 모아 들고는) 다 드셨으면 팔과 다리를 달아 드리지요. 그래야 도시를 다시 둘러보실 것 아닙니까.
 
플라체: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게 들려. 내가 정말 고장나버린 거로군.
(도시의 모습조차 연상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팔다리를 다는 데에 고통이 수반된다면 미리 알려줘. 잘 참아볼 테니.
 
에녹:이제부터 저와 하나씩 되찾으면 될 일입니다.
아. (잊고 있었다는 듯) 그렇군요. 맞습니다.
많이 아프실 것입니다.
참아내실 수 있겠지요, 플라체.
 
플라체:(빈말이라도 괜찮을 거라 말해주지 않을까 했건만. 하지만 상관없다. 참아낼 수 있는 것은 참아내는 편이니까. 아마도.)
얼마든지.
 
에녹:(그래야 자신이 알던 이라는 듯 빙긋 미소를 짓더니 그릇을 정리하고 돌아와 기계 의수와 의족을 가져온다.)
 
에녹:접합합니다.
 
플라체:(이를 악물고 참아낸다.)
 
에녹:잘 참으셨습니다.
 
플라체:(다리를 먼저, 이어서 팔을 움직여본다.)
고통스러운 만큼 효과가 만족스러운걸.
 
에녹:불편감은 없으십니까.
 
플라체:(이리저리 테스트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원래 내 몸도 이렇진 않았겠다 싶을 정도로 잘 맞아.
 
에녹:다행입니다.
(옷을 가져와 건넨다.) 이걸 입으시면 됩니다.
 
플라체:(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부드러운 소재의 품이 넉넉한 흰 셔츠를 먼저, 탄탄하지만 감촉이 부드러운 바지를 천천히 걸친다.)
(주변을 둘러본다. 에녹 말고 다른 사람이 있거나 눈에 띄는 부분이 있는지...)
 
플라체:그나저나 여긴 어디지? (어디라고 해봐야 기억이 날 것도 아니겠지만 묻는다.) 이런 삭막한 곳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닐테고...
 
에녹: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저의 작업 공간입니다. 집은 남쪽에 있습니다.
위치가 궁금하시다면,
 
 
플라체:(맵을 봐도 떠오르는 건 없겠지?)
 
에녹:저희는 이쪽입니다. (위치를 가리키고)
(움직이는 모습을 훑어보다가) 알고는 있었지만 금세 적응하십니다. 신체 능력이 월등하시군요. 5년만인데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이십니다. 원래도 기계 인간은 보통의 인간보다야 신체 성능이 월등하다지만요.
당신께서는 인간이셨을 적에도 신체 능력이 좋으셨으니 그럴 만하지요.
 
플라체:(손바닥을 폈다 쥐었다 해본다. 칭찬의 말이 듣기 나쁘지 않았다.)
 
에녹:... 아, 지금은 인간이 아니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플라체:... ... 날 기계 인간이라고 불렀지? 그게 보편화된 개념인가?
 
에녹:(끄덕인다.) 바깥에는 적이 가득하고, 도시에는 철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인간이 무엇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뭐... 플라체처럼 많은 부분을 바꾼 사람은 거의 없지만요.
 
플라체:(에녹을 가만히 보다가 가슴쪽에 손을 턱 얹어봅니다.) 너는, 바꾼 곳이 없는 인간인가?
 
에녹:(따끈한 온기!)
(당신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 저는 당신께 지켜졌고, 신체적 강함을 추구할 이유는 크지 않으니 말입니다.
움직일 만하시다면... 밖을, 둘러보시겠습니까.
 
플라체:그러지. 그보다, 내가 없는 동안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 않나?
(상대에 대한 정확한 기억도 없으면서 걱정 비슷한 것을 말해본다.)
 
에녹:(미소 지으며 손을 붙잡는다.) 괜찮습니다. 당신이 있으셨고, 있으실 것이니.
(손을 잡아끌어 공간을 나선다.)
 
플라체:(따라나선다. 기계팔과 다리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원래 신체보다 확연히 가볍거나 무거운가? 가늠해본다.)
 
〈8:00 pm, 자유 시장 구역 외곽의 작은 창고.〉
 
플라체:(저벅.저벅)
 
에녹:(노란 조명을 사용하는 가게를 가리킨다.)
저곳이 염소의 신체를 취급하는 가게입니다. 직업을 바꾸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자주 가게 될 겁니다.
 
플라체:그 염소의 신체하는 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걸. 지금 가볼 수 있나?
 
에녹:바깥에서 구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보란 듯이 가게 앞으로 데려간다.)
 
플라체:(유리창 너머로 구경한다.) 그 염소라는 것들, 생각보다는 인간의 형태에 가까운 것 같군?
 
에녹:다들 그리 말합니다. 외계생명체라더니, 외계에서 왔다기에는 구성 요소가 너무나 인간과 비슷하지 않냐고 말입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염소를 한 세기 전 달로 이주했다던 신인류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염소의 특성 외에... 아직 밝혀진 건 그리 없지만요.
 
플라체:(찬찬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특성이라면...? 뿔이 달린 정도?
말이 통하는 녀석들이던가.
 
에녹:지능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체능력이 월등합니다. 사람 다리를 잡아 벽에 내리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간단히 터져 죽을 정도지요.
염소는 뿔을 갖고 있으며, 구인류를 공격합니다.
특히 신체와 장기에 기이한 집착을 보이니 조심하십시오.
(당신을 바라본다.) 그들은 인간의 것을 가져가 자신의 몸에 융합시킵니다. 그들이 그리 할 수 있듯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염소'와 인간의 신체는 융합된다는 말입니다.
약간의 자국을 제외하고는 완전히요.
 
플라체:융합이라.
(주변을 돌아본다. 사람들은 얼마나 있는지.)
 
에녹:술집에도 가 보시겠습니까?
아는 사람이 일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플라체:이 몸에 술을 부어도 무리가 없을지 확인해 볼 수 있겠는데.
좋아, 안내해.
 
에녹:과음은 안 됩니다.
(이쪽이라고 말하는 대신, 나무라듯 손을 힘주어 잡고는 당긴다.)
 
플라체:과음하는 타입이었나보지? (멀뚱히 따라가며)
 
에녹: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라고 중얼거리며)
 
플라체:(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다.)
 
아스카:어머, 에녹! 아니 그리고 그 옆에는... 이게 누구야? 나 지금 꿈을 꾸는 건가?
 
플라체:(그저 따라간다. 인사를 하기엔 어색하기에.)
 
아스카:반가워요, 플라체! 당신은 날 모르겠지만 말이죠?
 
플라체:(팔 흔들흔들림)
 
아스카:나름대로 당신은 제 자식 같은 존재라고요. 그러니까, 가슴으로 낳은 자식? (웃음)
자주 와요! 가끔 서비스도 줄 테니까.
 
플라체:당신이 내... 신체의 생산자?
 
에녹:말씀드렸던 지인... 친구입니다.
 
아스카:그 기계는 에녹이 전부 만들었지만~
당신을 다시 살려내는 건 내 몫이었죠. (에헴, 하고 허리에 손)
 
플라체:(갸웃)
 
아스카: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선 초반 응급처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것 없이 잘 아시겠죠?
 
에녹:플라체, 아스카는 중앙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생체공학자입니다.
당신께서 다치셨을 때 가장 많이 도와주었으니, 생명의 은인 같은 존재이지요.
 
플라체:(미심쩍은 눈으로 아스카를 보았다가 그를 따라 허리에 손 올린다.)
얼마나 심각한 상태였지? 안타깝게도 난 아무런 기억이 없어서 말이야.
 
아스카:말도 마세요~ 아주 사지 다 잃고 과다출혈로 5, 4, 3, 2, 1... 하던 순간이 한두 번이었는 줄 알아요?
에휴. 그래도, 과거가 뭐 중요하겠어요? 지금 이렇게 잘 살아 있는걸! (기뻐하며 잡은 손을 더 크게 흔든다.)
 
에녹:아스카, 손님이 기다립니다.
 
아스카:이런, 내 정신 좀 봐. 살린 사람이 멀쩡히 걸어다니는 걸 보니 너무 기뻐서 그만.
 
플라체:(크게 팔이 흔들흔들흔들렸다.)
 
아스카: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당부하고는 다시 일하러 간다.)
 
에녹:... 사람은 좋습니다.
 
플라체:... 시끄러운 인간이군.
활기차고, 굉장히 말이 많아.
 
에녹:하지만 당신을 사람으로서 굉장히 좋아해주고 있으니... 미워하진 마세요.
 
플라체:그런 이야긴 하지 않았어.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쏟아내니 대꾸하지 못한 것 뿐이지.
 
에녹:점차 익숙해지실 겁니다.
... 술이나, 안주라도. 하시겠습니까?
 
플라체:물론. 아, 과음은 하지 않을테니 걱정은 놓고.
(내가 즐겨마시던 술이 뭐였지? 메뉴판을 뒤적인다.)
 
에녹:그러진 않으시겠지만, 혹여라도 그런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
(옆에서 메뉴판을 보다가 와인을 가리킨다.)
이것,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플라체:(멀뚱멀뚱. 말을 듣고보니 그런 것 같다. 그게 아니라도 마셔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네 말이 맞겠지.
그보다 네 친구라는 저 사람, (아스카를 가리킨다.) 연구소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일을 그만둔 건가? 여기서 일하고 있으니 말이야.
 
에녹:(사람을 불러 와인 한 병과 간단한 안주를 시키고)
예, 저이도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다리도요. 연구소는 5년 전쯤에 나온 모양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서도 계속 염소를 보며 살아가기란 힘들지 않겠습니까.
 
플라체:(내 취향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니 나쁜 녀석은 확실히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잔에 와인을 따른다.)
그 연구소에선 뭘 연구하는데? 알고 있나?
 
에녹:(고개를 젓는다.) 허가 없이는 연구 시설에 출입할 수 없어,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곳에서 하는 가장 주된 사업은 알고 있습니다.
현재 도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학문은 생명학과 기계학입니다. 두 기술학문 모두 염소의 신체나 기계를 사람에게 접합시켜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당신의 기계 팔을 눈짓한다.)
기계보다는 염소의 신체를 붙이는 편이 외관적으로도 더 자연스럽고, 고통도 적게 융합되므로 생명학이 더 나은 대우를 받습니다. 떄문에 생명학자들이 모인 중앙연구소가 거의 성역이 된 겁니다.
그러한 목적으로 인해, 중앙연구소에서는 신체를 잃은 사람들에게 염소의 신체를 접합하는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것이 오직 유일한 생체학적 합법 수술입니다. 대신 값이 비싸고 대기가 오래 걸리지요.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저렴한 기계 신체를 달고 사는 처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제게 좀 더 돈이 많았더라면... 그 팔에 붙은 것도 달라졌을 거란 뜻입니다.
 
플라체:... ... (자기 팔 들어본다.) 그러니까 이게 싸구려다 이 소린가?
 
에녹:싸구려라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퉁명)
 
플라체:흐음. (자기 팔목 쓰담쓰담해본다.) 싸구려치고는 훌륭한걸. 다는 순간이 좀 고통스러웠지만 그걸 감안할 정도의 적합성도 갖췄고.
대기도, 돈도 남의 몇 배로 들이느니 전용 수리공을 곁에 두는 게 낫지 않겠나.
(채운 와인 잔 들어올린다.)
 
에녹:... 다른 기계와는 다른 게 당연합니다. 제가 몇 년을... (말끝 흐리며 채워진 잔 들어 가볍게 부딪친다.)
 
플라체:(잔에 든 것을 반쯤 마셔냈다.) 몇 년을...?
 
에녹:... 쏟아부었는지 아시냔 말입니다. (중얼거리고는 잔에 든 와인 원샷;)
 
플라체:말해주지 않으면 내가 알 방법이 있나.
(와인 채워줌)
 
에녹:되었습니다.
그보다, 기억 안 나시지요. 염소를 사냥하는 방법.
 
플라체:(퉁명스러운데...?)
당연하지. 본능은 기억하고 있을지 몰라도 지금으로선...
 
에녹:(이마를 가리킨다.) 뿔입니다.
그곳을 공격하면 비교적 쉽게 죽는다고 합니다.
... 아셔도 단번에 맞추실 수 있을지.
 
플라체:나를 의심하는 거야?
네가 무어라 생각하든 난 염소 사냥꾼이지 않나. 녀석들을 비교적 쉽게 죽이는 행위도 숱하게 해보았을거고.
아마 널 지키는 것도 어렵지 않을거다.
 
에녹:(보다가 시선을 잔으로 돌린다.) 그때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방금 깨어난 환자십니다. 무엇보다,
(홀짝이며) 무기도 없으시지 않습니까.
현재 염소는 중앙 연구소에서 배포한 염소용 테이저건을 쓰는데요.
 
플라체:(환자...........)
 
에녹:(환자.)
 
플라체:내가 원래 쓰던 염소용 테이저건이 있을 것 아냐?
그걸 내놓으면 되겠군! (의기양양)
 
에녹:그날 잃으셨습니다.
팔이 날아갔는데 테이저건이라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플라체:그럼 난 뭘 할 수 있는거야?
(환자?)
 
에녹:(ㅋㅋ)
오늘은 쉬십시오. 내일...
내일은 좀 더 몸 상태가 나아지시겠지요.
 
플라체:흐음. 그럴까. (와인을 더 따른다.)
그래도 내가 없는 동안 저 사람이 쓸쓸함을 덜어주었겠군.
(일하는 아스카 구경한다.)
 
에녹:조금은요.
하지만 저는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플라체.
(입을 열었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으로 다시 닫는다.)
그냥, 그랬습니다. (테이블에 올린 두 손으로 얼굴을 씻어낸다.)
 
플라체:... ... 할 말이 있으면 하지 그러나.
날 오랜 시간 기다렸을 것 아냐.
 
에녹:... ... 모르겠습니다. 이제 잊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린 탓입니다.
보상하십시오.
 
플라체:뭐...? 오래되어 잊어버린 일에 대해 보상하라고?
 
에녹:(말 없이 앉아 있다가, 와인을 마저 마셔낸다.)
집에 갈까요.
 
플라체:(도통 입을 열지 않으니 어리둥절. 더 캐묻기도 어렵게 느껴졌는지 알겠다고 한다.)
 
플라체:(낚싯대 구경한다.) 취미로 낚시를 해?
 
에녹:연구소에서 가끔 못 쓰는 고철들을 내다 버리기에, 취미로 삼았습니다.
자석을 붙여 낚싯대로 잡으면 간혹 쓸만한 것이 낚이거든요.
생각보다 이 도시는 부유하지 않습니다. 식량도 물자도 항상 부족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염소 사냥꾼 같은 직업도 존재하는 겁니다. 저도 그런 선에서 살아갈 뿐입니다.
 
플라체:(내 팔다리에도 강에서 건져낸 고철이 쓰였으려나.)
 
에녹:(어딘가에는.)
 
플라체:그래도 이 도시에도 어딘가는 부유한 지역이 있겠지.
 
에녹:있다면 그것은 중앙연구소겠지요.
(수건과 잠옷을 꺼내어 준다.)
 
플라체:(잠옷과 수건을 받아들었다.)
 
에녹:(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잠옷...)
 
플라체:에녹, 번거롭겠지만... 내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미리 말해주었으면 한다.
(고양이 잠옷? 에녹 본인 건가?)
 
에녹:(플라체 ㅋ 사이즈의 ㅋ)
 
플라체:(ㅋ)
 
에녹:단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면 기억에 남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무언가 있다면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집에서 주무실 때 입으시면 됩니다. 원하면 먼저 씻고 나오십시오.
 
플라체:(막연하지만 정말로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해결해나갈 수 있겠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내가 먼저.
 
에녹:(끄덕이고는 다른 쪽을 정리한다.)
 
플라체:(씻으러 들어간다. 양치도구... 등은 준비되어 있을까?)
 
플라체:(뽀득뽀득 깨끗하게 씻고 나온다.)
 
에녹:잠시 와 보시겠습니까.
 
플라체:(고양이 잠옷을 입고 나왔다. 머리를 마저 말리며 다가선다.)
 
에녹:(잠시 귀여움 감상...)
(그리고 테이블에 늘어놓은 것들을 하나씩 건네준다. 우선은 돈부터.)
앞으로도 둘러보실 곳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당장은 가지신 것이 없으니, 제가 날마다 용돈을 드리겠습니다.
하루에 20페니입니다.
 
플라체:(얌전히 받는다.)
 
에녹:그리고... (테이저 건 하나를 준다.)
 
플라체:이건?
 
에녹:X-1 모델입니다. 최신형은 아니란 뜻입니다.
전에 제가 쓰던 것인데, 고철을 조립해 둔 것이라 성능이 조금 많이 오락가락합니다.
아스카의 작품입니다.
 
플라체:그 사람이 테이저 건 개발에도 관여했다는 거군.
(얌전히 받는다.)
 
에녹:중앙 연구소에서 일했던 사람이니 말입니다.
내일부터 가보고 싶으신 곳이 있다면 함께 가겠습니다. 다만 북쪽은 위험하니 남쪽부터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사냥을 나가보고 싶으시다면, 그 역시 말리지 않겠습니다. 따라가지요. 하지만 반대로 집에 계시고 싶으시다 해도, 그리 하겠습니다.
낚시도 하다 보면 썩... 재미가 있거든요.
 
플라체:흐음... 내게 결정권을 주는 거로군.
 
에녹:이제 막 눈뜨시지 않으셨습니까. (신생아 보는 표정으로 쳐다보기)
당장 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플라체:(의도 못 알아챈 얼굴)
 
에녹:(^^)
 
플라체:(나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자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봐야겠군.
 
에녹:예. (대답하고서도 뭔가 할 말이 남았는지 잠시 머뭇거린다.)
 
플라체:이거 말인데, 뭘 어느 정도 살 수 있는 돈이야? (20페니 짤랑)
 
에녹:10페니면 염소의 신체 하나를 팔고 얻는 돈입니다. 20페니면 그만한 테이저 건을 하나, 그리고 그것보다 조금 더 좋은 좋은 테이저 건을 하나 살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드시고 싶다면 1~2페니로도 괜찮겠지만... 품질은 장담드릴 수 없겠군요.
좀 더 좋은 음식을 드시고 싶다면 백화점을 찾으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가격이 좀 더 올라가지만 안심은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오늘 마신 술과 안주는 15페니였습니다.
 
플라체:(이 녀석, 부자인가? 매일매일 20페니를 주려는 건가?)
그 술집, 바가지 씌우는 곳인가?
 
에녹:안심할 수 있는 퀄리티의 술집이라는 말이 더 맞겠군요.
 
플라체:... 그런 의미로군. 이해했다.
 
에녹:... 플라체. (빤히 보다가 손을 달라는 듯 내민다.)
 
플라체:(돈을 주머니에 챙긴 뒤 손을 내밀었다.)
 
에녹:(손 잡아채더니 훅 당겨서 얕게 키스한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슬그머니 웃으며 손 놓고)
 
플라체:(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빤히 본다.) 인사가 사교적인걸.
(자신도 되돌려줘야 하나 고민하다... 머리나 마저 털었다.) 너 역시 좋은 밤 보내.
 
에녹:... (그 표정을 보고는 무언가 잘못한 사람처럼 시선을 피한다.) 예.
(씻으러 들어간다.)
 
플라체:(졸리다.)
(2층으로 비척비척 올라간다.)
 
플라체:(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다가 잠에 든다.)
 
플라체:(북쪽 지역은 위험하다고 했으니, 무서워서가 아니라 녀석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미로 생활편의구역에 먼저 들러볼까.)
 
플라체:(걸어갔나?)
 
플라체:도시인가. 분위기가 많이 다른걸.
(커다란 화면이 띄워주는 뉴스 내용을 확인한다.)
 
에녹: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화려한 편입니다. 소음도 도시답고 사람도 많으니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5년 전 북쪽 출구 폐쇄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늘도 엄중한 경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안전한 도시.'
 
'이 도시는 언제나 발전하고 번영할 것입니다.'
 
에녹:(함께 뉴스를 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발전과 번영이 되는 날이 올까요.
 
플라체:얼추 보기엔 충분히 번영한 것 같다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아니겠지.
 
에녹:(생각하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번영이란 늘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닐 테니.
 
플라체:너 말인데, 필요한 게 있나.
나에게 쓴 돈이 많은 듯 하니 돌려받아야지. (20페니 보여줌)
 
에녹:(돈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그 손을 다시 모으게 하며) 플라체께서 원하시는 것이 제게 필요한 것입니다.
어디로 가보고 싶으십니까? 이곳은 어디든 가보셔도 좋습니다.
 
플라체:(5년만에 깨어났다. 어디를 먼저? 고민하던 차에 무언가 떠오른다.) 둘러보다보면 갖고픈 것이 생길지 모르니 백화점으로 가보지.
 
에녹:좋습니다. 요즘 물건들도 보시는 편이 좋겠죠. 수준이 5년 전에 머물러서야 되겠습니까. (놀리는 건지, 농담인지. 먼저 백화점 쪽으로 향한다. 따라오라는 듯.)
 
플라체:(자신있게 따라간다.)
 
플라체:간단히 요기라도 하고 돌아다니지. 지하 먼저 들르는 게 좋겠어.
 
에녹:좋습니다. 맛있는 것이 많이 있더군요. 이쪽입니다.
 
플라체:(에녹도 고양이 잠옷이 있던가?)
 
플라체:(저벅저벅...... 식료품 기웃기웃)
오늘은 뭘 만들어줄 셈이지?
 
에녹:드시고 싶은 게 있습니까? 담백한 샌드위치라거나, 영양가 높은 물고기 구이도 괜찮겠습니다.
 
플라체:(고심)
속은 가득 채운 에그샌드위치를 먹고 싶다.
집에 재료가 없다면 여기서 사면 되겠어.
 
에녹:알겠습니다. 그럼 신선한 계란과 채소들을 조금 사 가지요.
 
플라체:(계란 있는 곳을 찾아 졸졸 감)
 
플라체:(대충 가격대를 살펴본다.)
 
플라체:(곰곰)
(장바구니에 초콜릿 1개, 과채음료 1개를 담았다.)
 
에녹:계란은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으니... (30구에서 눈을 돌리고 15구를 집는다. 1페니!)
 
플라체:물가가 만만치 않아...
하지만 네가 마음껏 쓰라고 준 돈이니 마음대로 골랐다.
 
에녹:가공식품에는 이래저래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차라리 집에서 해 먹는 편이 좋지요.
 
플라체:(짤랑)
(이걸로 영화를 볼 수 있나...)
 
에녹:이건 제가 사겠습니다. (저녁 재료들을 한아름)
 
플라체:그것도 좋은 생각이야.
 
에녹:(에녹에게 보여달라고 하자.)
더 원하시는 건 없으십니까?
 
플라체:간식거리와 저녁 장은 봤으니 천천히 돌아다니며 구경이라도 하지.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먼저 가도 좋고.
 
에녹:(쳐다보더니 그저 웃는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듯이.) 되었습니다.
(계산대로 슝 가버리는)
 
플라체:(멋대로인 녀석이군! 따라가서 뒤에 선다.)
 
플라체:꼭 모든 걸 처음 배우는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군...
 
에녹:새로우시겠습니다. 나쁜 일은 아니니 즐기십시오.
(식료품 봉투를 들고서 플라체를 슥 훑어본다...)
 
플라체:내 팔이 네 팔보단 강할 텐데. (봉투 달라는 손짓)
 
에녹:저도 철을 들고 맞추는 사람입니다만. (그러면서도 봉투를 건네준다.)
제가 준비한 옷이기는 하나, 무척이나 수수한 것 같습니다. 원래도 그러셨지만. 새 옷이라도 보러 가시겠습니까?
 
플라체:수수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리가 없지. (봉투 안아들었다.) 네가 입은 옷이 괜찮아 보이니 나도 비슷한 부류로 구경을 좀 해보마.
 
에녹:그러시군요. (딱히 무어라 하는 투는 아니고, 가볍게 끄덕인다.)
 
플라체:(접합부위는 정말 놀랍도록 제몸같다. 걸음걸이가 가볍다.)
 
에녹:간단히 옷을 본 뒤에, 요기를 하자고 하셨으니 3층에서 가볍게 음식을 사 먹으면 되겠습니다.
(빠르네. 뒤에 따라붙는다.)
 
플라체:그러고보니 말이야. 내가 이런 몸이 되기 전엔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곤 했지?
그러니까... 둘이서 쏘다닐 때 말이다. 어딜 즐겨갔다든지, 뭘 자주 먹었다... 같은 것.
 
에녹:... 그러니까... (잠시 생각한다.)
되는 데는 어디든 다녔습니다. 사냥을 하실 때는 제가 찾아가기도 하였고, 쉬는 날에는 집에서 책을 읽으며 얘기를 나누거나, 새로 생긴 가게들을 다니며 구경도...
전에는 교회도 갔었는데, 플라체께서 조셨지요... (말끝 흐리며 웃는다.)
 
플라체:... ... 설교가 지루했던 모양이군. (조금 민망해졌다.)
무척이나 평범하고... 평범한 일상이었겠어.
 
에녹:그것이 좋은 게 아닙니까.
 
플라체:(2층으로 향한다.) 그간 그 평범함을 그리워했으려나.
 
에녹:- 무척이요. (따라붙는 발걸음처럼 말이 가서 붙는다. 꽤나 빠른 속도로.)
 
플라체:(2층에 도달하면 무어라 말하는 대신 주변을 둘러본다.)
 
플라체:흐으으으음.......... (3페니 짤랑)
할인매대... 같은 데서 양말 정돈 살 수 있겠군.
 
에녹:옷 정도는 사 드려야지요. 발가벗고 다니시게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떤 스타일이 좋으십니까? (남성복 코너로 가서 이것저것 뒤져본다.)
(하나 빼서 당신 몸에 대어도 보고.)
 
플라체:일단 적당히 신체를 가려주면서 염소를 사냥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게 좋겠어.
이것저것 소지품을 넣을 공간도 필요해.
 
에녹:그러하면 기능복이 좋겠습니다.
(스포츠, 테크니컬 쪽으로 가서 알록달록한 옷들을 훑는다.)
 
플라체:요란한 옷을 고르려고...?
 
에녹:(주머니 많고 품 넓은 옷 몇 개를 골라낸다.)
 
플라체:(고양이 잠옷 줄 때부터 뭔가 요상함을 느끼긴 했는데.)
 
에녹:너무 요란한 것은 어울리지 않으실 것 같으니 검정이 바탕이 되는 옷을 골랐습니다만... (네온~한 끈들을 본다.)
(그러다 흰색 장식이 달린 블랙 앤 화이트를 골라준다.)
 
플라체:(마음에 드는지 한참을 쳐다본다.)
(거울 앞에서도 대본다.)
역시 입어보는 게 확실하겠지?
 
에녹:(끄덕인다.) 마음에 드는 것을 몇 벌 가져가 모두 입어보시지요.
 
플라체:(빼온 옷 몇 벌을 들고 들어간다. 탈의실 안에서 쇼를 해본다.)
 
에녹:(얌전...)
 
플라체:(한참 걸려서 나왔다. 블랙 앤 화이트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 옷을 걸친 채로 나왔다.)
암만 생각해도 이게 제일 잘 받는 듯해. 봐주겠니.
 
에녹:(가만 보고 돌려 보고 옆으로 세워 본 뒤에야 끄덕인다.)
가장 무난하고 편리할 것 같습니다.
활동하시다 불편하시면 이렇게, (팔의 끈을 쫙 당기더니 감아서 너풀대는 옷을 동여매고 고정시킨다.) 이렇게 조이시면 됩니다.
 
플라체:이런 것도 알려줘야 될 정도로 내가 바보같이 보였나? (말은 툴툴대면서 얌전히 고정시키는 것 본다.)
 
에녹:아기시지 않습니까. (평이하게 아까의 말을 복기시켜주며)
(등을 툭툭 친다.) 이걸로 하지요. (직원에게 간다.)
 
플라체:(따라간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플라체:(이녀석, 무리하는 게 분명하군.)
 
에녹:마지막으로 뭐라도 드시고 나가시지요.
 
플라체:(3원으로 해결해야겠다...)
(아니 3페니)
그럴까...
(염소 잡아서 돈 버는 생각)
백화점은 얼마만에 와보는 건지 기억나나?
 
에녹:(에스컬레이터로 향하며) 글쎄요. 먹을 것을 사러는 종종 들렀지만...
이렇게 위층까지 올라와 본 것은 참 오랜만이로군요.
(아마도 6년은 족하게. 이 말은 하지 않고 앞만 본다.)
 
플라체:가끔 네 친구라도 끌고 오지 그랬어. 평범한 사람처럼 굴고 말이지.
(3층으로 오른다.)
 
에녹:서로 옷을 봐 줄 사이는 아니라서 말입니다.
 
플라체:(어떻게 써야 알차게 썼다고 소문이 날까...)
너, 멕시칸 음식 즐겨먹나?
 
에녹:싫어하진 않습니다. 다 잘 먹는 편이라서요.
 
플라체: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면 어디 가서도 예쁨을 받을 수 있지. 좋아. 내 도시에서의 첫 끼니는 멕시칸 음식으로 하겠어.
 
에녹: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이 출출할 때 딱 좋지요.
좋은 결정이십니다.
 
플라체:(긴장)
 
에녹:드시고 싶은 걸 고르시면 조금은 얹어 드리겠습니다.
 
플라체:(물가가 미쳤나)
(..............)
적당히 먹고 저녁을 여유롭게 챙기는 것도 좋지.
(타코와 음료수...)
(를 시키자고 한다.)
 
플라체:(스읍... )
 
플라체:(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
(그쪽은 아예 가지도 말자. 사고 싶은 거 생기지 않게.)
 
에녹:(한 쌈 싸서 입에 대 준다.) 드셔 보세요.
 
플라체:(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원래 이게 일상이었겠지 생각하며 받아 먹었다.)
(우물우물)
 
에녹:(따뜻한 눈으로 본다...) 어떻습니까?
 
플라체:(볼이 불룩해졌다가 점차 줄어든다. 입가에 뭐가 묻은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다.)
무척 맛있어. 너도 가만 있지 말고 맛을 좀 보렴.
 
에녹:(먹는 걸 쳐다보다 입가에 묻은 걸 떼어 와 자기 입에 쏙 넣는다.)
맛있게 드시는 걸 보니 기분이 무적이나 좋아서.
(그러곤 자기도 한 입 먹는다.)
 
플라체:(잘 먹는 모습을 빤히 본다. 자신이 이리 되기 전엔 마주보며 밥을 먹는 게 일상이었겠지, 하는 얕은 감상이 든다.)
(냠냠)
공교롭게도 난 정말 너에 대한 게 기억나지 않으니, 싫은 건 반드시 말해주도록 해.
뭔가를 억지로 먹이고 싶진 않거든.
 
에녹:제가 억지로 먹는 것 같으십니까? (너무나도 깔끔하게 먹어치우고 있다가 조금 어리둥절하게 쳐다본다...)
 
플라체:그야... (난 널 모르니까, 라고 구태여 말하는 대신 입을 다문다.) 뭘 좋아하는지 말하는 대신 나에게 전부 맡기는 것 같아서.
 
에녹:음. (그런가, 하듯이 목을 울리더니, 타코를 조물거린다.)
저는 뭐든 좋습니다, 정말로요. 이것저것 가리며 살 정도로 유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뭐든 잘 넘기고, 잘 먹습니다. 오히려 너무 잘 먹는 편이지요. 예전에도 제 먹성을 보며 놀라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플라체:... 내가 놀랄 정도로 잘 먹는다고?
초콜렛 살 돈을 아껴서 네 밥을 조금 더 살 걸 그랬군.
 
에녹:(피식) 아닙니다. 최근에는 위가 줄어서 괜찮습니다.
 
플라체:(마주웃으며 턱을 괸다.) 이상하군. 네 말대로라면 우리는 분명 세상에서 가장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을 텐데... 이렇게 새로운 면을 알아가고 있다는 게.
 
에녹:(가만히 눈 접으며) 앞으로도 더 아실 것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어디 가지 않으니 말입니다.
(창밖을 바라본다. 어느새 해가 꽤 아래로 기울었다.)
벌써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시간이 참 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갈 수도 있습니다.
저녁에 따로 가고 싶으신 곳은 없습니까?
 
플라체:흐음, (같이 창밖을 본다. 생각에 잠긴다. 원래의 자신이라면 뭘 하자고 했을까?) 조용히 영화라도 보는 건 어떻겠어.
 
에녹:영화도 좋지요. 보지 않은 지 한참이 되었습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영화는, (휴대폰으로 검색해 리스트를 보여준다.)
가서 표가 남는 것을 봐도 좋겠습니다.
 
플라체:그래, 가지.
그나저나 궁금한 게 있는데, 염소 녀석들이 도시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나?
 
에녹:염소가 지대에서 건너오지 못하도록 방비를 엄준히 하고 있어, 올 걱정은 없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수가 몰려오지 않는 한... 안전하겠지요. 수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염소 사냥꾼들도 매일 같이 사냥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플라체:(녀석들을 잡으려면 지대로 나가면 되겠군. 다행인가, 적어도 도시 안은 안전한 것 같으니...)
(봉투를 끌어안고서 영화관으로... 가는 에녹을 뒤따른다.)
염소 사냥꾼이란 거, 자격 따위가 필요한 건 아니지?
 
에녹:(끄덕인다.) 스스로 사지를 향해 가는 이들까지 관리할 정도로 윤리가 깨어 있는 곳은 아니니까요.
나가 보고 싶으십니까.
 
플라체:당연하지. 내가 때려잡던 녀석들이 나 없는 곳에서 활개치고 다닌다 생각하니 열이 오르거든.
 
에녹:다른 사냥꾼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웃어 넘긴다.)
그래도 가 보고 싶으시다면 내일은 사냥을 나가 볼까요.
함께 가면 한결 수월할지도 모릅니다.
 
플라체:넌 바닥에 엉덩이나 붙이고 기계나 만지작거리는 게 일 아니었어?
괜히 위험한 곳 따라오진 말아.
 
에녹:... 혼자 가시겠다는 말씀입니까?
 
플라체:... 내가 아기기린처럼 온전치 못한 상태이므로 당분간은 보호자와 같이 다니는 게 좋겠다 싶기도 하고... (힐끔)
 
에녹:(무언가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이 없다.)
안심이 되지 않으신다면 허가증을 드릴 테니 먼저 가 보십시오.
한 번 겪어 보시면 위험한지 아닌지 알게 되실 것 아닙니까. 일단은, 플라체도 어른이시고.
가고 싶으시다면 가십시오.
 
플라체:(한참 생각한다.)
당연히 나 혼자서도 가능하겠지만!
이것저것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을테니 네가 함께 가준다면... 좋겠어.
 
에녹:가서 보이는 거라곤 다 죽이면 되는데 무엇을 더 알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작게 웃음이 샌다.)
정 그러하시면, 알겠습니다. 같이 가지요.
특별히 선생 노릇을 해 드리겠습니다.
 
플라체:(코웃음을 친다.) 그래, 특별히 선생으로 모셔주지.
내 본능이 얼마나 빠르게 제자리를 찾는지 지켜보게 해주겠어.
 
에녹: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제가 달아드린 의수와 의족이 있지 않습니까.
(의수 부분을 보다가 조금 앞서 간다.)
 
플라체:그럼, 별로 어렵지 않을 거다. 네가 달아준 의수와 의족이 얼마나 괜찮은 퀄리티인지 확인도 할 수 있겠고 말이야.
(영화관에서... 콜라와 팝콘 먹어야지.)
 
뭐지?
 
'연구원들인가 봐.'
 
'중앙 연구원들이 도심에 나온거야?'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나온다던데.'
 
'왜지? 필요한 건 그 구역 안에서 전부 구할 수 있을 텐데...'
 
'뭐, 그냥 바람이라도 쐬고 싶으셨나 보지.'
 
플라체:(귀 쫑긋)
 
에녹:가요. 여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플라체:(얼떨결에 이끌려간다.) 사이 안 좋은 사람들이야?
 
에녹:비슷합니다.
 
플라체:... ... 너도 연구원이었나?
 
간절한 행인: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염소의 신체는 모아두었어요. 제발 수술을 부탁드립니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 테니까!!
 
연구원1: 염소 접합 수술은 먼저 중앙 연구소에 접수를 올리셔야 수술이 가능합니다. 하다 못해 접수증이라도 가지고 오셔야...
 
간절한 행인: 선생님, 제발 부탁입니다. 제가 안 해본 게 아니에요. 아는 사람은 그 접수증 가지고 한 달을 기다리다 딸아이 팔이 곪아 썩어들어가 영영 불구가 되었답니다. 제가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중앙 연구원이 그렇게 바쁩니까? 별다른 수술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염소의 신체는 그냥 인간의 신체와 가까이 두기만 해도 접합이 잘 된다고 들었는데...!!
 
연구원2: 그렇게 쉬운 것 같으면 본인이 직접 하시죠.
 
간절한 행인: 뭐...?
 
연구원1: 저, 팀장님.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플라체:분위기가 심상치 않은걸.
 
연구원2: 틀린 말 없잖아요? 누군가는 제대로 말을 해 줘야지. 그렇게 수고롭지 않아 보이면 본인이 직접 하셔서 돈도 시간도 아끼시죠? 팔이 잘못 붙어서 병신이 되든 염소가 되든 알아서 책임지시란 말입니다. 나 참, 중앙 연구원이 거저 쉬는 줄 알아.
 
에녹:...
 
간절한 행인: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뭐? 병신? 간절한 적 한 번 없이 우리가 번 돈으로 배만 부른 것들이..!
 
군인: 중앙 연구원에 대한 신체상해죄 법령 위반 관련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간절한 행인: 뭐, 뭐? 아직 때리지도 않았어! 몸에 손끝 하나 안 댔다고! 그보다 저쪽이 먼저...!
 
군인: 위협을 가한 것도 미수로 처벌된다. 드론에 기록된 범죄 영상 또한 낱낱히 분석되어 추가적인 죄가 있다면 함께 처벌될 테니 참고하도록. 끌고 가.
 
에녹:보셨습니까. 중앙 연구원의 특권 중에는 '신체상해죄 처벌' 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중앙 연구원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는 즉시 체포됩니다. 상황이 어떻든 연구원의 말이 우선적으로 참고됩니다. 길거리에서 스쳤다 해도 저들이 자신을 다치게 했다고 주장하면 저렇게 되는 겁니다.
 
플라체:막무가내로군.
저들 말이야, 몇 명이나 되지?
 
에녹:누가 알겠습니까. 연구 구역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데요.
예, 막무가내이고, 이상한 시스템입니다. 모두가 압니다. 하지만 도시에 방벽을 세우고 염소들을 막을 방도를 세우는 것도, 염소를 연구하는 것도 모두 저들입니다. '미래'라는 것이지요.
그러니 최대한 피해 다니시기 바랍니다. 모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플라체:흐음, 절대 권력을 갖춘 셈이군...
 
에녹:맞습니다. 특히, 당신은 그들을 만나서는 안 됩니다. 저들이 근처에 있으면 꼭 몸을 숨기십시오. 얼굴만이라도 숨겨야 합니다, 플라체.
 
플라체:무슨 의미야? 내가 저들에게 테러라도 저질렀어?
 
에녹:비슷하다고 해 두지요.
이해, 하셨습니까?
 
플라체:젠장.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지, 나란 놈...
아무튼 알겠어. 조심하지.
 
에녹:잘못하신 것 없으십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한 건...
(손을 꽉 붙잡고 다시 자리를 벗어난다.)
영화관은 이 근처입니다. 거의 다 왔어요.
 
. . .
 
플라체:(심란하지만 영화는 보기로 했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낯선 남자1: 아, 뭐... 어린애?
 
낯선 남자2: 어이, 꼬마야. 뭐 이런데를 혼자 돌아다니냐. 엄마 잃어버렸어?
 
낯선 남자1: 부모 없는 것 같은데. 좀 더럽잖아.
 
플라체: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낯선 남자2: 야, 야. 저거 잡아!
 
에녹:플라체, 주무십니까.
 
플라체:흐음, (낮은 음성으로 답하며 눈을 깜빡였다.) 잠시 졸았나...
 
에녹:덕분에 제가 거의 다 먹어버렸습니다. (빈 팝콘 통을 허공에 휘 젓는다.)
다른 영화도 보고 싶으십니까. 혹은 집으로 돌아갈까요.
 
플라체:(흐아아암, 입을 가리고 하품한다.)
이대로 돌아가도 좋을 것 같아.
 
에녹:그럼 돌아가서 저녁을 먹지요. 채소가 시들기 전에 물에 담그는 편이 좋을 것이고...
(영화관을 나서며) 별로였습니까?
 
플라체:그렇다기보단 다소 감성적이고 잔잔하던걸.
어땠어. 넌... 보다가 울기라도 한 건 아니겠지.
 
에녹:전혀요. 팝콘이 맛있어서 울 뻔하긴 했습니다만. (담담하게)
감성적이지요. 질문도 얕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갈릴 수 있겠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남자 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10년 전 가족을 찾아갈까요? 그러는 편이 좋을까요.
 
플라체:어려운 질문인걸.
(생각에 잠겨 고개를 삐뚜름하게 기울였다.)
너라면 어떡할 것 같나.
 
에녹:몰입은 잘 하지 못하는 것이라. 하지만 가정을 해본다면.
이미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들이 아닙니까. 어느 쪽과 함께 있는 게 더 좋은가 하면, 저는 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플라체께서는요.
 
플라체:아마도 그대로 남겠지. 네 말대로 잊혀진 이들이니까. 다만, 그들에 대한 자료나 흔적을 보게 된다면... 그러니까 나와 함께 있는 사진 같은 것을 보게 된다면 심란하긴 할 듯 해.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과거라... 썩 좋은 울림을 주진 않는걸.
 
에녹:기억을 찾는 편이 더 옳다 여기십니까.
하지만 어쩌면 되찾은 기억에 아픔밖에 주지 않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플라체:기억을 찾고자 한다면 그 이유가 중요하겠지.
단순히 과거를 확인하고 싶은 것일 수도,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언지 알고 싶은 걸 수도 있잖나.
네 말대로 아픔 뿐인 기억일 수 있으나...
왜. 내가 쿨하게 털고 걸어나가는 쪽을 원해?
(봉투를 고쳐안으며 가벼이 웃는다.)
 
에녹:그러시면 훨씬 멋지게 보일지도 모르지요. (농담조로 말하고 웃는다.)
돌아갑시다.
 
플라체:멋있는 걸 할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싶은걸. 가지.
 
플라체:(머리 탈탈 털며 나온다.)
 
에녹:더 드시고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재료가 많이 남았습니다.
 
플라체:네 몫도 충분히 만들어뒀지?
 
에녹:당연합니다. (라고 말하며 두 개 보여준다... 음식이 두 배.)
 
플라체:(물기를 좀 더 제거한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늘 본 영화, 2편이 나오면 보러갈까.
 
에녹:좋습니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도 궁금하군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고 우물거리다가) 참.
좋아하시는 장르가 있으시면 후속이 나오기 전에 그쪽을 보러 가도 좋겠습니다.
오늘 영화는 조신 걸 보니, 잔잔한 걸로는 안 되실 듯하여
 
플라체:... ... 아주 잠깐 졸았어.
거의 다 봤다고. (우물우물)
 
에녹:예, 그러셨지요. 물론. (웃음)
 
플라체:그리고 이거, 무척 맛있군. (샌드위치 가리킨다.)
시간도 늦었겠다, 맛있는 것도 준비되어 있겠다... 내가 그런 상태였던 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뭔지 말이나 해봐. 들어줄 테니.
 
에녹:혼자 지내는 사이 요리도 꽤 늘었지요. (씹던 것을 삼키고 한참 멀거니 바라본다.)
(그리곤 슬그머니 웃으며) 뭐든지요?
 
플라체:정말 재미없는 답변이야. (절레절레)
그저 나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즐겁다는 의미라면...
마음껏 즐겨둬.
(우물우물)
 
에녹:지금은 그렇습니다. 시체와 산 세월이 5년이라 눈 뜨고 먹고 움직이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딘가 가버리시기라도 할 것처럼. 제가 그렇게나 기다렸는데, 절 배신하실 생각이십니까.
 
플라체:무슨 소리야? 샌드위치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 앞에서.
 
에녹:만약 그럴 생각이 있으시거든, 제가 다시 뒤통수라도 쳐서 모셔 올 테니 꿈은 깨세요. (살벌한 소리를 샌드위치 먹으면서.)
 
플라체:그저 즐거워 보이니 더 즐기라고 한 소리이며... 혹 내 뒤통수를 쳐서 데려온다면 반드시 복수할 테니 알아둬.
 
에녹:어떻게 복수하실지 궁금하군요. 저를 상대로...
 
플라체:글쎄, 형편 없는 퀄리티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여줄까나.
 
에녹:그 샌드위치를 들고 온 구역을 뛰어다니며 망신을 드리겠습니다.
... 참. 내일 모레부터는 다시 일을 다녀야 해서 낮에는 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플라체:... ... 원래 일터가 있었단 말야?
 
에녹:집 어딘가 고장이 났다고 전화를 걸면 누가 받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잘 사용하던 가전에 말썽을 일으키거나, 몸에 붙은 기계들이 움직임을 멈추면요.
그런 걸 해야 용돈을 드릴 수 있는 겁니다, 플라체. (마지막 조각 냠)
 
플라체:... ...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 보니 용돈이 조금 더 있어도 되겠더군.
잘 일하고 와. 혼자 잘 있을테니.
 
에녹:(키득인다.)
그러니 같이 가봄직한 곳은 내일 다니셔야 할 겁니다.
씻겠습니다. 먼저 주무십시오.
 
플라체:내일 동선을 짤 때 고려하도록 하지.
별 일 없이 푹 자도록 해.
 
에녹:플라체께서도. (간단히 고갯짓 해 인사하고는 잠옷 하의와 수건 들고 들어간다.)
 
플라체:(혹시 나는 고양이 잠옷을 입고 있는가?)
 
플라체:(이런)
 
냥.
 
플라체:(순순히 침대로 간다.)
 
. . .
 
플라체:(쿨쿨따)
 
에녹:오늘은 어디부터 가 볼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플라체:(페니를 센다.)
역시 그 빌어먹을 염소 녀석들을 잡으러 가자.
이 기계팔과 기계다리 성능도 확인할 겸.
 
에녹:좋은 생각입니다. 마음껏 쓰시려면 좀 더 돈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어제의 지출을 생각하며)
 
플라체:(말똥말똥)
 
에녹:이 선생도 참관하니 긴장은 놓으십시오. (^^)
그럼 테이저 건 챙기시고. (지갑을 뒤지더니 허가증 하나를 꺼내 준다.)
염소 사냥 허가증입니다. 자격은 필요치 않지만 이건 갖고 있어야 하니 잘 챙겨 두십시오.
 
플라체:(챙긴다.)
잃어버리면 곤란해지겠지. 주의하겠어.
 
에녹:곤란하시겠지요. 용돈 벌 수단이 사라지니.
(웃으며 일어난다.) 갈까요.
 
플라체:어디 또 하루를 시작해보실까.
(일어났다.)
 
플라체:(대범하게 외부로 간다. 염소구역으로.)
(혹시 폐쇄구역에 대해 플라체가 알고 있을까?)
 
플라체:(숱하게 염소사냥을 해왔으니 별 일은 없겠지.)
그보다, 그녀석들에 대해 조금 더 말해봐. 무리를 지어 몰려다닌다든가, 약점이 있다거나.
 
에녹:무리를 짓기는 합니다. 하지만 다수가 아니라 각자 돌아다니다가 먹잇감을 알아차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한번에 대엿씩 다니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다행이지요.
약점은 말씀드렸듯이, (이마를 톡톡 친다.) 뿔을 노리셔야 할 겁니다.
 
플라체:흠. 뿔을 노리라고 했지. 염소의 신체 중 가장 값이 나가는 부위는?
 
에녹:염소 자체가 사지 온전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특별히 값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모습은 직접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당신을 향해 웃는다.) 괜찮습니다, 플라체. 겁 먹지는 마세요.
 
플라체:겁을 먹어? 이 내가?
(염소와 싸운 기억도 없는 주제에 거들먹거린다.)
 
에녹:(아무리 봐도 겁 먹은 것 같은데. 빤히 쳐다보다가 그냥 조용히 웃는다.)
 
플라체:(눈가 입가를 팔뚝으로 가렸다.)
 
플라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에녹이 주워줬겠지?)
 
에녹:(주워서 주머니에 넣어주기 ^^)
오늘은 근처에서 서성이는 염소가 없는 모양입니다. 조금 멀리 나가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플라체:이미 누가 쓸어버리고 간 건가...
 
에녹:염소를 사냥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꽤 많으니까요.
저희도 그렇지요.
 
플라체:위험하겠다 싶으면 언제고 내 뒤로 물러나있어.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하나...)
녀석들을 찾아내기 전까진 네가 앞장서도 좋겠군.
 
에녹:자신감이 넘치십니다. (처음이면서. 아까처럼 웃어만 주고 그러겠다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예, 잘 나타나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따라오십시오.
(두리번거리더니 어딘가로 걷는다.)
 
플라체:(따라 걷는다.)
네 일이라는 거, 날 수리한 것처럼 그런 류의 작업을 하는 일이었나.
 
에녹:수리도 하고 만들기도 합니다. 간단한 전자제품들은 금세 마모되니 잘 팔리고, 플라체가 갖고 계신 것 같은 기계 신체도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만큼 높은 값에 팔리니까요. 그렇다고 연구원만큼 버는 것은 아니어도.
 
플라체:그 연구원 녀석들, 두문불출이랬지? 이 바깥 지역까지 나와보긴 하는지 의문이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에녹: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오지 않습니다. 귀한 분들이신데 몸이라도 상했다간 아까운 인력을 잃는 셈이 되니 말입니다.
그러니 시민들의 삶에도 그리 관심은 없겠지요. 보통은, 그렇습니다.
(얘기하다가 어딘가를 가리킨다.) 플라체, 저쪽입니다.
 
플라체:(알려주는 곳을 본다.)
 
플라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플라체:역겹게도 생겼군. 날 노리는 건가?
 
에녹:얕보이셨나 봅니다.
준비는 되셨습니까? (테이저 건의 꺼내 든다.)
 
플라체:난 그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준비하고 있었거든, 에녹.
(마찬가지로 테이저 건 들어 조준한다.)
 
에녹:(픽 웃는다.) 좋습니다. 갈까요.
 
염소 1마리와 전투를 시작합니다.
 
플라체:(대각선 방향을 향해 몸을 비틀어 높이 뛴다. 염소를 정확히 노린 채로, 쏜다!)
테이저건 X-1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쾅!
 
플라체:쳇! 첫발은 쉬엄쉬엄 가는거다.
 
에녹:예, 하지만 빠르게 감각을 잡으셔야 할 겁니다.
옵니다, 플라체.
 
염소:
뜯어내기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에녹:조심하십시오.
 
플라체:너야말로.
 
에녹:괜한 걱정이십니다. 전 엄호만 할 것인데요. (총을 들어 신중히 겨누더니 발포한다.)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 엄호 이상을 하다)
 
플라체:내가 없는 새 총질 연습을 좀 했나본데!
 
에녹:안 깨어나시면 맞출 요량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수도 없지 했지요. (농담)
 
플라체:그대로 드러누워버려.
(이번엔 발을 땅에 잘 딛고 조준한다.)
테이저건 X-1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염소:
뜯어내기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에녹:괜찮으십니까?
 
플라체:(나사가 튕겨나감과 함께 몸을 움찔거렸다. 순간 살이 물어뜯기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젠장, 괜찮아.
 
에녹:돌아가면 다시 봐 드리겠습니다. (하며 감정 없는 눈으로 염소를 향해 총을 내려 겨눈다.)
 
에녹: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전투 종료.
 
플라체:분명... 뭐라고 했는데.
 
에녹:(염소는 내버려두고 당신의 팔을 잡아 살핀다.)
쓸데없는 말입니다. 인간을 따라하는 것 같더군요. 혹은 세간의 소문처럼 달로 간 신인류였을 떄 남았던 언어이거나.
다행입니다. 크게 망가지지는 않아 움직이는 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플라체:엄청난 치악력이었어. 고작 한 번의 물어뜯음에 신경이 욱신거린다고 느낄 정도로.
 
에녹:이빨도 그러한데 손발은 어떻겠습니까. (손 붙잡고 바라본다.)
이제야 겁이 좀 나십니까.
 
플라체:글쎄, 내 생각처럼 대번에 때려잡지는 못했다만... 네가 있으니 별 것 아니던걸.
이제 괜찮아. 당장 고치지 않아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팔 붕붕)
 
에녹:(웃는다.) 총질이 형편없으십니다.
 
플라체:웃긴 소리. 네가 달아준 팔이 감이 떨어져서 그렇지. (웃는다.)
 
에녹:네 뭐, 그런 걸로 치지요. (어딘가 기뻐 보이는 모습으로 팔을 놓는다.)
그럼 이제 염소의 신체를 팔아 보시겠습니까?
 
플라체:이걸 팔려면 자유시장구역까지 가야겠지. 흐음, 빙 돌아서 가도 유흥구역에 가는덴 무리가 없겠나.
 
에녹:한 마리만 상대해서 해가 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습니다.
팔기만 한다면 저녁엔 다녀올 수 있겠지요.
 
플라체:그럼 그럴까. 더 무리하다 팔이 제대로 망가지는 것도 그닥이니.
돌아가자.
 
에녹:예, 다음에 다시 와도 괜찮으니. (끄덕이곤 분해된 염소의 신체를 건넨다.)
 
플라체:염소가 사람 말을 흉내낸다는 것, 말이지. 그럼 문장을 구사하는 녀석들도 보고가 됐나?
 
에녹:글쎄요. 지금껏 제가 본 것 중에선 없었습니다.
그들이 사람인지 궁금하십니까?
 
플라체:(자신이 본 염소를 떠올린다.)
(그 녀석에게서 인간의 지성이나 공격이 아닌 어떠한 의도가 느껴졌던가?)
(지능 판정 되나요?)
 
플라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천재
 
플라체:(THINKING)
 
플라체:흐으음, 암만 생각해도 녀석들이 텅 빈 뇌를 들고 다니는 것은 아니야.
에녹, 네가 그랬지. 염소는 신체와 장기에 집착한다고.
 
에녹:지능이 있기는 해 보이더군요.
그렇습니다.
 
플라체:그게 녀석들의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연구된 바가 있나?
 
에녹:연구 현황에 대해선 알 길이 없으나,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수집량에 따라 서열을 맺는 것 같지도 않고요.
 
플라체:수집량이 서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단순히 주술적인 의미인가.
술집에서 일하는 네 친구를 만나 물어봐야겠군.
 
에녹:어쩌면 그럴듯한 답을 내려줄 수도 있겠군요.
갈까요.
 
플라체:그럼 일단, 이 지저분한 녀석을 팔아넘기러 가볼까.
(가게로 향한다.)
 
에녹:(끄덕인다.)
 
플라체:벌써 이 거리가 익숙한 걸 보면 기억이 좀 돌아왔으려나.
(노란 조명 가게에 들어간다.)
 
에녹:적응이 빠르십니다. (따라 들어간다.)
 
주인: 어서오쇼. 염소 신체 팔러 오셨나?
 
플라체:물론. 따끈따끈한 염소로 가져왔어.
(동족이라고 알려주는 듯 자기 기계팔 들어보인다.)
 
주인: 어디 보지. 매입 가능한 상태인지. (흥, 하고 콧방귀 뀌더니 자기 팔이 더 멋지다는 듯 주먹 쥐어 똑같이 들어 보인다.)
 
플라체:(염소는 에녹이 들고왔나?)
 
에녹:(아까 플라체를 줬는데)
 
플라체:(그렇다.)
(주인에게 염소 신체를 건넸다.)
제대로 꼼꼼히 감정해. 내가 간만에 잡은 염소거든, 주인장.
요즘 시장에 특이사항은 없나?
 
주인: (꼼꼼하게 염소 신체를 확인하며) 뭐 특별한 게 있으려고. 늘 빌어먹고 굴러먹는 놈들 천지지. (흘끔 당신을 본다.) 간만이라기엔 초짜 티가 좀 나는 것 같은데. 깔끔하게 따이지 않았어. 그래도 내게 가져온 걸 다행으로 알라고. (10페니를 스윽 내민다.)
 
플라체:깔끔하지 않기는, 때에 따라 마감이 다른 거지. (콧대 높게 페니 받았다.)
 
플라체:날이 슬슬 어두워지는데.
에녹, 유흥구역에 다녀오는 거 어때.
 
에녹:어제부터 가 보고 싶어 하셨지요. (끄덕인다.) 좋습니다.
다시 열차를 타면 됩니다. 저쪽.
 
플라체:돈을 너무 따서 부자가 되면 어떡한다.
(저벅저벅)
 
에녹:초심자의 행운을 바라십니까? (피식)
 
플라체:뭐가 됐든 돈이 벌리면 네게도 좀 쥐어줄 테니 행운이나 빌어주렴.
 
에녹:당연하지요. 얼마든지.
 
중앙 연구소의 규제를 받지 않는 자유롭고 화려한 카지노!
 
카지노 딜러:환영합니다! 처음 오셨나요?
 
플라체:음, (에녹 보고 다시 딜러 본다.) 아마도.
 
에녹:(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웃고 있음. 사실 온 적 있지 않을까?)
 
카지노 딜러:그러시군요. 자, 이쪽으로.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 설명해 드리죠.
하하, 이곳에서 처음 만난 딜러가 저인 걸 행운으로 여기셔야 할 겁니다!
 
플라체:나에게 행운이라도 빌려줄 셈인가 보지.
 
카지노 딜러:그럼요! 카지노에서 중요한 건 운만이 아니랍니다. 딜러와의 합이 잘 맞아야 좋은 게임도 있지요. 느낌이 딱 왔는데, 고객님과는 잘 맞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카지노 딜러:자, 이걸 갖고 계시고요.
 
카지노 딜러:추천드리는 게임은 카드 게임이나 행운의 777 슬롯입니다!
어떤 쪽을 선호하시나요?
 
플라체:(턱 만지며 곰곰)
카드로 가지. 너도 할 텐가, 에녹?
 
에녹:한번 해볼까요. 자신은 별로 없으니 결과는 맡기겠습니다.
 
플라체:머리 쓸 일 많은 녀석이지 않나. 가끔은 비우고 즐겨.
 
에녹:즐긴다고 해서 결과가 따라 붙지는 않습니다, 플라체. (키득이며 의자를 뺀다.)
앉으시지요.
 
플라체:(덤덤하게 자리에 앉는다.)
 
카지노 딜러:게임 종목은 '블랙잭'입니다. 규칙은 알고 계시나요?
 
플라체:(기억하나?)
 
플라체: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플라체:어째선진 몰라도 아주 선명하게 알고 있어.
 
에녹:아신다니, 신기하네요.
혹시 다른 것도 기억이 나십니까?
 
플라체:놀리는 건가?
 
에녹:혹시 모르잖습니까.
 
플라체:(생각나나?)
 
플라체:머리가 뭔가 기억해내는 중일지도 몰라.
 
플라체:아직 작업중이라고만 해두지.
 
에녹:너무 열내진 마세요. (말 돌려주기)
 
카지노 딜러:규칙을 아신다면 빠르게 시작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간략하게 설명 드리자면~
A부터 K까지 트럼프 카드를 한 장씩 뽑아가며 21에 가까운 미만의 수를 맞춰야 하는 게임이랍니다. K, Q, J는 모두 10으로 계산합니다.
그럼 시작 전에 배팅을 하셔야 하는데, 보시면 빨간 칩이 1페니, 노란 칩이 5페니, 파란 칩이 10페니, 초록 칩이 50페니입니다.
배율은 2배입니다. 얼마를 배팅하시겠습니까?
 
플라체:(에녹을 힐끔 본다. 고민...)
파란 칩으로 하나만.
 
카지노 딜러:10페니! 배팅하셨습니다. 이기시면 20페니가 되십니다.
 
카지노 딜러:먼저 두 장씩 나눠드립니다.
그리고 제 카드는 한 장만 오픈합니다.
 
에녹:전 14로군요.
 
카지노 딜러:(플라체 카드 보며) 에이스는 1과 11로 쓸 수 있습니다. 5, 또는 15시네요.
한 장 더 받으시겠어요?
 
플라체:물론.
 
에녹:저도 받습니다.
 
카지노 딜러:히트합니다.
 
에녹:딜러도 20, 저도 20이네요.
저는 안 받겠습니다.
 
플라체:(불만스러운 얼굴)
 
카지노 딜러:하하, 이런. 손님은 K가 나오셔서 15가 되셨습니다.
딜러는 20으로 자동 스테이입니다.
더 받으시겠어요?
 
플라체:난 하나 더.
 
카지노 딜러:손님만 한 장 더 히트합니다.
4. 19가 되셨어요.
아슬아슬한데요~ 한 장 더 히트?
 
플라체:처음부터 잃고 시작하겠군. 하나 더.
 
에녹:용감하시네요. 초심자라서인가.
 
카지노 딜러:하하, 좋습니다! 이래야만 도박이죠! 히트합니다.
저런, Q입니다.
 
플라체:(이마 잡고 인상쓴다.)
 
카지노 딜러:버스트하셔서 10페니는 제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쪽(에녹) 분께서는 푸시이시기 때문에 배팅금을 돌려받습니다.
어떠세요? 한 번 더 하시겠어요?
 
플라체:넌 어때. 더? (에녹에게 반드시 순응하라는 눈빛 보냄)
 
에녹:(눈빛 본다 ㅋㅋ)
좋습니다. 한 번 더 하죠. 전 노란 칩으로. (5페니 건다.)
 
플라체:난 똑같이 파란 걸로 하지.
 
카지노 딜러:이 저돌성! 아주 좋습니다. 이렇게 용기 있으신 분들이 꼭 무언가를 얻어 가시기 마련이죠.
두 번째 배포합니다.
 
에녹:9입니다. 볼 것도 없이 받아야겠네요.
 
플라체:나 역시 더 받을게.
 
카지노 딜러:히트입니다!
 
플라체:... ... 나한테 일부러 이런 카드만 주는 건가?
 
카지노 딜러:저는 19가 되었네요. 자동 스테이합니다.
이럴수가, 손님께선 바로 버스트입니다!
하하, 그럴 리가요. (곤란하지만 안 곤란한 웃음)
 
플라체:(뾰루퉁한 얼굴)
 
카지노 딜러:자고로 도박은 지고 있다가 이기는 맛이 가장 좋답니다.
 
에녹:전 18입니다. 한 번 더 받아 볼까요.
플라체의 선택을 따르죠.
 
플라체:(빤히 구경)
 
에녹:(갸웃,,)
 
플라체:어차피 이대로라면 지는 거니, 나라면 하나 더 받아보겠어.
 
에녹:좋습니다. 하나 더 주시지요.
 
카지노 딜러:라스트 히트입니다.
이럴수가, 잭입니다! 버스트하셨어요.
 
플라체:너, 수를 쓴 건 아닌가?
 
카지노 딜러:설마요. 직접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 (카드를 회수해 다시 건네고, 장갑도 벗어 보여준다.)
 
플라체:(수상하게 봄) 당신을 만나 득이 된 게 전혀 없는걸.
 
카지노 딜러:하하, 그럼 이번엔 제가 필요없는 룰렛이라도 해 보시겠어요?
 
플라체:도통 블랙잭으론 가망이 없을 듯 한데, 흐음.
 
에녹: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하시거나, 딜러 말대로 룰렛을 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어차피 즐기러 온 것이니.
 
플라체:그러고보니 내가 왜 화를 내고 있지?
간단한 내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이렇게 된 거 마지막으로 한 판만 더 하지.
 
에녹:잃으면 당연한 반응이죠. (숨죽여 웃기)
 
카지노 딜러:좋습니다! 이번엔 얼마를 거시겠습니까?
 
플라체:크흠. (5페니 내놓는다.)
 
에녹:10페니. (파란 칩을 올려놓는다.)
^^
 
카지노 딜러:액수가 맞바뀌었군요? 하하, 이번에는 꼭 이기시길 바랍니다.
 
플라체:덕분에 이기겠는걸.
 
카지노 딜러:딜러 8, 손님(에녹) 14, 손님(플라체) 12십니다.
히트하십니까?
 
플라체:(끄덕인다.)
 
에녹:예, 히트.
 
플라체:(카드 받고 확인한다.)
 
카지노 딜러:딜러 18로 자동 스테이, 손님(에녹) 24로 버스트, 손님(플라체) 21로 블랙잭입니다!
 
플라체:오?
 
에녹:기어이 해내셨습니다, 플라체.
 
플라체:(흐뭇한 얼굴) 삼세판은 해야지, 확실히.
 
카지노 딜러:뒷심이 강한 분이시군요! 마지막 판을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서운했겠어요~
 
플라체:그러게나 말이야.
 
카지노 딜러:두 배 적용받아 10페니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플라체:음?
 
카지노 딜러:이건 첫 방문이시니 드리는 제 서비스입니다.
다음번엔 많이 가져오셔서 큰 판을 벌여 보자구요.
 
플라체:그래야겠군. (기분좋아보인다.)
 
플라체:(결국은 잃었지만 기분은 좋은 것 같다.)
넌 꽤 잃었겠구나.
 
에녹:처음 10페니는 돌려받고, 15페니를 잃었군요.
카지노에 온 것치고 그리 큰 지출은 아닙니다.
 
플라체:탈탈 털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이 정도면 선방이야.
 
에녹:그렇습니다. 가진 게 얼마 없던 게 행운이었을까요.
대신 오늘은 딴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으니 저녁 식사는 조촐하게 해야겠습니다. (반 농담)
 
플라체:다음에 벌어서 좋은 음식을 대접하마.
그럼... 룰렛 맛이나 볼까. 아니면 적당히 돌아갈까.
 
에녹:시간이 늦어가고 있긴 합니다만, 한 번 정도면 돌려볼 수도 있겠지요.
한 번이야 기다려 드리겠습니다. (특별히,라는 말이 빠진 듯한 말투로.)
 
플라체:어련히 내가 맛만 보고 끝내겠지.
내가 룰렛에 빠져들면 그대로 끌고 나가도 좋아.
 
에녹:공주님처럼 안아서라도 나가야지요.
 
카지노 딜러:룰렛도 좋은 놀잇거리이죠. 해보실 건가요?
 
플라체:딜러가 권하는데 그냥 갈 수가 있어야지.
 
카지노 딜러:매우 이해심이 넓으시네요! 좋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그때,
 
신입 딜러:죄송, 죄송합니다...!
 
플라체:이봐, 사람을 쳤으면 제대로 사과해.
 
신입 딜러:그, 그게, 너무 바빠서 제대로 못 봐, 봤어요, 죄송해요...
 
에녹: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요.
그렇지요, 플라체.
 
플라체:(평소같으면 신경도 쓰지 않고 무시하겠지만 페니를 따서 기분이 좋다.)
그래, 뭐... 급하면 실수 정도 할 수 있지.
그보다 너 말이야, 식사도 않고 일을 하는 건가?
손님 앞에서 배곯은 소리 내는 것 그리 보기 좋지 않아.
(딜러 책망하듯. 쳐다보며.)
 
신입 딜러:바...바쁘면, 어쩔 수 없을 때가... (안절부절하며 딜러 눈치를 본다.)
 
카지노 딜러:이런, 고객님. 불쾌하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손님 앞에서 그런 실수 없도록 해 두겠습니다.
 
플라체:(특별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한다.)
당신이 확실히 그 말을 이행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이 친구의 식사자리나 동행할까나...
 
에녹:(당신을 바라보는 눈에 순간 이채가 돌다 사라진다.)
됐습니다, 플라체. 이곳의 방식대로 하게 두세요.
 
카지노 딜러:이해 감사합니다. 걱정 끼쳐드려 죄송하지만, 이쪽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저 아이는 이번에 들어온 신참입니다. 꽤 괜찮게 적응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러니 더욱, 고객님의 친절한 마음은 꼭 저 아이에게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친절을 베푸시는 건 좋지 않아요! 저 아이들의 세상은 아주 좁거든요.
한 사람의 세계에 발을 딛은 책임은 생각보다 크답니다. 대가 없는 친절은 없고, 고객님께서 지불하지 않으신 대가는 저 아이가 대신 지불하게 되지요. 자신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물론, 이런 사소한 친절로 이렇게까지 말하기에는 조금 과장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이 구역에서는 사소한 이유로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니까요.
 
플라체:흐음. (팔짱끼고서 끄덕이며 듣는다.)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니... 알겠어.
 
에녹:뭔가 하고 싶으시다면, 플라체.
저 아이에게 안내를 부탁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이의 바쁜 일은 이쪽 딜러께서 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차피 일을 하는 것이니 문제 될 건 없겠지요.
 
플라체:뭐, 나야 상관 없어. 안 될 일도 아니지? (딜러 쳐다본다.)
 
카지노 딜러:아~... 당연하지요! 사실 저 녀석은 저도 귀여워하는 녀석이라~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요. 딜러에게 안내를 부탁하거나 팁을 주는 것도 카지노의 법도이니까요!
 
플라체:어이, 실수하지 마라.
 
신입 딜러:ㄴ, 네...! (화들짝)
 
에녹:실수를 좀 하면 또 어떻습니까. 갑자기 못되게 굴지 마십시오.
 
신입 딜러:아...아니에요, 저 잘 할 수 있습니다. 그, 그럼, 고객님! 룰렛을 진행하시는 게 맞으시죠?
이쪽입니다... (총총 앞선다.)
 
플라체:내가 그리 못되게 말을 했나? (신입 딜러 따라가며 에녹 옆구리 꾸욱.)
 
에녹:완전히요. 악당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말하다 말고 옅게 웃는다.) 그도 플라체다우시긴 하지만요.
 
플라체:그러니 원래의 난 악당이나 다름없는 녀석이라 이거지.
(픽 웃으며) 네가 골머리 좀 썩었겠는걸.
 
에녹:조금이겠습니까. 아주 문드러지게 썩었습니다. (웃으며)
 
플라체:(한 판만.)
이거, 4페니를 넣으면 되는 건가? (신입 딜러에게 묻는다.)
 
신입 딜러:네, 4페니를 넣으시면 여기 크레딧이 뜨고... 네 번, 잘하면 여러 번도 돌릴 수 있어요. 그건 제가 알려드릴게요...
 
신입 딜러:배팅은 4페니 단위이고... 얼마를 넣으시든 상관 없이 배율대로 올라가요.
준비 되셨으면 돈을 넣으시고 돌리시면 됩니다!
 
플라체:(4페니를 세다가... 배율대로 올라간다는 말에 눈이 커진다.)
(에녹 봄)
 
에녹:왜 그러십니까?
 
플라체:아니, 그냥 봤다.
(슬그머니 4페니를 더 꺼낸다.)
 
에녹:(4페니만 꺼내는 거 봄. 잘 하고 있군.)
 
플라체:(총 8페니 넣는다.)
(이만큼을 넣어도 아직 10페니가 남는다고.)
 
에녹:두 배를 넣으셨군요.
 
신입 딜러:그러면 여덟 번을 기본으로 돌려보실 수 있어요. 한 번씩 천천히 돌려보시겠어요?
 
에녹:두 배를 넣으셨군요.
 
플라체:돈을 따야 네 저녁을 근사한 걸로 대접할 수 있으니까. (핑계 댄다.)
 
에녹:예... (과연, 이라는 눈으로 지켜본다.)
 
플라체:♦︎ Test Your Luck! ♦︎235• • •
 
신입 딜러:이번은 꽝이네요.
다시 돌려보세요!
 
플라체:♦︎ Test Your Luck! ♦︎416• • •
 
신입 딜러:또 꽝이에요!
 
플라체:♦︎ Test Your Luck! ♦︎162• • •
....................
 
신입 딜러:오!
이 슬롯머신은 6까지의 숫자밖에 없어요. 그래서 방금은 6-1-2로 연속된 숫자라 한 번 더 돌리실 수 있어요.
네 번째까지 셈해서, 5번 남으셨어요.
 
플라체:그래? 운을 실험할 기회가 늘었군.
 
신입 딜러:아까워요.
 
플라체:♦︎ Test Your Luck! ♦︎232• • •
 
신입 딜러:(아앗...)
 
플라체:♦︎ Test Your Luck! ♦︎215• • •
............
 
신입 딜러:...꽝...이에요...
 
플라체:(식사비용을 룰렛에 박았다.)
 
신입 딜러:괘, 괜찮아요! 승률이 조금 어렵기는 하죠... (삐질삐질)
다, 다시 도전하실 건가요...?
 
에녹:(플라체를 본다 ㅋㅋ)
 
플라체:(외면)
 
에녹:어떠십니까. 다시 해서 감당하실 자신이 있으신지.
 
플라체:(고민하다 일어선다.)
미련은 남지만 그만하겠어. 너와 약속했으니까.
 
에녹:잘 생각하셨습니다.
 
신입 딜러:그럼... 오늘은 이만하시고, 다음에 운 좋은 날에 다시 방문해 주세요... (꾸벅)
 
에녹:(신입 딜러를 본다.)
열심히 안내해 주었는데 팁이라도 주는 편이 좋을까요.
 
플라체:아. 그러지.
 
에녹:(자신의 지갑에서 2페니 꺼내 쥐여준다.)
 
신입 딜러:...와...!! (반짝반짝한 눈으로 소중하게 품는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
 
에녹:(가만히 쳐다보다가 지갑 넣는다.) 그만 갈까요.
 
플라체:수고해. 가자.
(돈을 엄청나게 잃었군..........)
 
에녹:많이 잃으셨지요.
 
플라체:바보짓이었을까 싶어. 얻은 것도 없이 돈을 써버렸으니.
너와의 시간을 샀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군.
 
에녹:원래 그런 곳 아니겠습니까. 유흥구역이란, 특히 카지노라는 곳은. 잃기만 할 줄 알면서도 그때의 짜릿한 감각을 즐기러 하는 거겠지요.
하지만, 그렇네요. 저희는 저희만의 즐거운 시간을 샀습니다.
 
플라체:...즐거웠나. 바보처럼 잃으면서 짜릿함을 즐기는 날 보면서 말이야.
 
에녹:꽤 즐겁더군요. 무력하게 뺴앗기시기만 하는 모습이.
(생각하다가 피식 웃는다.) 귀여웠습니다.
 
플라체:놀리는 거지? (입 삐죽)
 
에녹:(대답 없이 웃다가, 멈춘다.)
아까의 호의는.
... 유흥구역은 말입니다, 플라체.
중앙연구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 많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길 잃은 사람은 남녀노소 누구든지. 그리고 그들을 보통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유 없는 호의를 베풀었다가는, 물어뜯기고 말 겁니다. 당신께는 아무리 사소한 친절이었다 해도요.
 
플라체:흐음. 마치 내가 아이라도 된 것처럼 가르치는군, 에녹.
 
에녹:그닥 다르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지금은.
 
플라체:(단순히 알려주는 것일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말일까. 빤히 눈을 마주한다.)
(심리학 굴려보겠습니다.)
 
플라체: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그런 의미라면... 기억해 두도록 하지.
혹 호의를 베풀었다고 질투를 하는 건가 했더니, 그건 아닌가 보군?
 
에녹:질투하길 바라셨습니까?
 
플라체:글쎄, 그랬을까?
(슬며시 웃는다.) 그랬다면 귀엽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
 
에녹:답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기꺼운지 작게 바람 새어 폭소한다.)
 
플라체:(가만히 창밖을 쳐다본다.)
(아마도 기억나지 않는 시절의 자신은 이런 평범한 순간들을 보내며 살아왔겠거니 생각한다.)
 
플라체:(고롱고롱............)
 
. . .
 
플라체:(앉아서 곰곰 생각한다. 염소구역에 혼자 가도 괜찮을지.)
(결심한다. 혼자 가기로.)
 
에녹:정말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플라체:영영 널 동행시켜 다닐 수는 없잖아. 홀로서기 연습이라고 생각해둬.
 
에녹:... 다 큰 아이를 물가에 내놓는 듯한 기분이라. (농담하며 옅게 웃는다.)
부디 조심하십시오.
 
플라체:내가 어지간히 못미더운가보구나... 아이 취급을 다 받고.
(기계팔 들어보인다.) 이게 있으니 안심해도 좋아.
 
에녹:품에 끼고 있던 시간은 잊히지 않는 법입니다.
(단단히 재정비해준 팔을 보고는 끄덕인다.)
다녀오십시오. 저녁에 뵙겠습니다.
(자기도 일하러 갈 준비를 하고.)
 
플라체:(채비를 마치면 남쪽 출구로 향한다.)
 
플라체:(아장. 아장.)
 
플라체: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실수로 흘렸나. 1페니 정도라면 그럴만도.)
(지능판정가능한가요?)
 
플라체:(일단 페니는 챙겼다.)
 
플라체:(저벅저벅. 오늘은 몇마리나 잡아볼까나.)
 
플라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플라체:왔구나. (테이저 건 꺼내든다.)
 
염소 1마리와 전투를 시작합니다!
 
플라체:그 뿔, 내가 잘 가져가마. (가만히 서서 조준한 뒤에 쏜다.)
테이저건 X-1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플라체:(날 어떻게 감지하는 거지? 눈도 귀도 아니라면... 소리?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
 
염소:
뜯어내기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플라체:크읏, 누가 만들어준 건데 이 자식이...!
(그것의 한가운데를 겨냥했다가 바로 쏜다.)
테이저건 X-1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플라체:오늘 여기서 날 만난 걸 후회하도록 해. 그게 가능했다면 말이지.........
(공격한다.)
테이저건 X-1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전투 종료
 
플라체:(염소의 사체를 챙긴다. 주섬주섬.)
 
이런.
 
플라체:오, 이런.
 
플라체:어디서 왔더라.
 
플라체:(물어뜯겼던 곳 만져본다.) 잠시 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무리했다가 팔다리가 망가지면 곤란하니.
(가야할 곳을 추적으로 판정할 수 있을까요)
 
플라체:
추적
기준치: 40/20/8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저런.
 
플라체:(흩날리는 모래를 노려본다.)
 
플라체:(저벅 저벅)
 
플라체:(뭔가 지내는 흔적이 있는지부터 살핀다.)
(그저 버려진 동굴인지, 염소의 둥지는 아닐지...)
 
ㄱㄱ
 
플라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별로 위험하진 않아 보이는데...
(별 생각없이 들어간다.)
잠시만 쉬는 거니 별 문제 없겠지.
 
플라체:먼저 다녀간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펴보려한다.)
 
플라체:(... 내 다리로 비빌 수는 없겠지.)
 
플라체:(불을 지필 수 있는 도구가 있을지 두리번)
 
플라체:
기준치: 70/35/14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플라체:(주변을 둘러본다. 어디서 자는 게 좋으려나.)
 
플라체:(쉰다고 할 경우에도 체력회복이 되나요?)
 
예!
 
플라체:(그럼 조용히 밖을 내다보며 쉬기로.)
 
플라체:(내가 수리할 수는 없겠지...?)
 
플라체:(오히려 더 망가트릴 것 같다.)
 
플라체:(그래도 혹시 쓸만한 고철이 있을지도 모르니 좀 뒤져볼까...)
(잔소리 레벨을 낮추기 위해서.)
 
플라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뒤적거리다 흥미를 잃음)
 
동료1: 하여간 점심시간은 잘 챙긴다니까.
 
동료2: 아, 벌써 점심시간이야? 에녹~ 난 찹스테이크 도시락으로 부탁해.
 
어린 에녹:드세요, 플라체.
 
플라체:(꿈뻑)
(방금 꾼 꿈을 기억하고 있을까?)
 
플라체:2
 
플라체:개운한데.
 
플라체:(그건 꿈이었나. 아니면... 기억인가. 따뜻했던 온도를 떠올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더. 찾아보자.)
 
플라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잘 잔 것 같은데.)
(추적해볼 수는 있을까요)
 
플라체:
추적
기준치: 40/20/8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나 혼자서 어케 살아가지.)
 
플라체:감지기같은 건 없나.
미리 개발 좀 해놓지.
 
플라체:어찌되었든 뿔도 챙겼고 길도 안 잃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플라체:(내가 다시 돌아오마. 기다려라. 하는 얼굴로 쳐다보고 나온다.)
 
플라체:(간다.)
 
플라체:(염소 사체 처리가 먼저겠지. 철물점부터 간다.)(철물점이 맞나?)
 
플라체:(가게를 간다. 헷갈리지 않았따.)
 
주인: 또 보는군! 오늘도 팔 게 생겼나?
 
플라체:물론! 이런 걸 가져왔어. (잡은 염소 내어주며) 별 뉴스는 없나?
 
주인: 뉴스는 무슨. 옆 가게 브루노의 고철 애완 로봇이 멈춰서 아들내미가 하루 종일 울었다는 얘기만 질리도록 들었다는 것밖에 없지.
어디 보자. (염소를 살핀다.) 이번엔 꽤 깔끔하군. 그새 실력이 늘었어! 하하!
 
주인: 다음엔 물량도 늘려봐. 이 실력이면 금세 한몫 잡을 것 같구만.
 
플라체:난 빨리 배우는 편이거든. (10페니를 턱 잡았다.)
그러려고 했는데, 이런,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놈들을 제대로 찾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주인: 하긴 최근에 다들 생활이 팍팍한지 사냥을 많이 나가는 것 같더라니.
염소보다 모래에 먼저 파묻혀 죽지나 말라고. (씨익)
 
플라체:조심해야겠는걸. (웃는다.) 다음에 또 올테니 값이나 넉넉하게 쳐달라고.
(나온다.)
 
주인: 내 가게는 늘 정가야! 그래도 근방에선 최고라니까. 또 와! (손 흔듦)
 
플라체:(철물점으로 간다. 이 모양으로 오래 다니고 싶지 않으니 수리를 받자.)
 
테이저 건 X-1 : 5페니 (피해 (1d2)D(1d6))
 
테이저 건 G : 15페니 (피해 (1d3)D(2d3))
 
철물상: 어서옵쇼! 뭐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신가요?
 
플라체:(더 좋은 제품이 있단 말인가... 주머니 속 테이저 건 X-1 만지작만지작)
이거, 잘 나가? (테이저 건 G 가리킨다.)
 
철물상: 어우~~ 잘 나가고 말고요! 지금 최고 인기라 이겁니다. 새삥이죠 새삥!
 
플라체:이걸 중고로 팔면 얼마나 줘? (자기 테이저건 보여준다.)
 
철물상: 어디어디... 한... 3페니 하겠는데요? 이것도 엄청 많이 드린 겁니다. 이거 개조를 해가지고 다른 데서는 1페니도 못 받아요.
 
플라체:개조라니. 무슨 개조를 했다는 거야. (인상 푹)
 
철물상: 여기 보세요. (접합부와 전선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이건 T 모델에서 쓰는 건데 용접해서 달아놨고, 마감을 했으면 이렇게 (걸려 있는 테이저 보여주며) 돼야 하는데 다르지 않습니까. 이거 100퍼 수제예요.
 
플라체:흐음. 그 녀석이 손을 본 모양인데...
3페니라 이거지. 이걸 고치려면 얼마나 들겠어? (염소에서 물어뜯겼던 부위 보여준다.) 오늘 안에 고치고 싶은데.
 
철물상: (뜯긴 부위 보며) 이 정도는... 오호, 이거 굉장히 조밀하게 만들었군요. 꽤 공을 들인 건데... 여기서 저녁까지 계신다면야 손볼 수 있겠는데 완벽하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진솔함만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 예.
 
플라체:으음. 이걸 만들어준 본인에게 직접 수리받는 쪽이 낫다, 이 말인가?
 
철물상: 시간이 더 있으면 저도 가능하지만! (엣헴!하고는) 아무래도 그 편이 가장 확실하긴 합니다. 흔히 돌아다니는 모델이 아니라 말이지요.
 
플라체:젠장. 하는 수 없이 잔소리 세례를 들어야겠군. 이거 말인데, 좀 할인해줄 수는 없고? (데이저 건 G 간절히 바라봄)
 
철물상: 흐음, 그것도 최대한 높이 쳐 드린 것인데요~
 
플라체:이봐, 그러지 말고. 내가 명색이 염소 사냥꾼인데 여길 또 오면 왔지 한 번으로 그치겠어? 상부상조하는 사이가 되자 이거지, 내 말은. 어때.
매혹
기준치: 55/27/11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플라체:(방긋)
 
철물상: 아이 참, 그렇게 나오시면은... 에휴, 알겠어요~! 그럼 진짜로 딱 나랑 약속한다고 하고. (새끼손가락 내민다.) 2페니. 더 이상은 안 됩니다.
 
플라체:(새끼손가락 걸었다.) 그 정도면 선심쓴거네. 좋아. 13페니에 구매할게.
 
철물상: 선심이 다 뭡니까, 아주 파격 대 쎄일을 한 거지! (손가락 건 손 흔든다.) 내가 딱 손님 얼굴 기억해 뒀어요. (농담하며 테이저 건 G를 하나 내린다.) 디자인은 이 정도면 괜찮으실까요?
 
플라체:뭔가 추가가능한 옵션이라도 있나? (찬찬히 들여다본다.)
 
철물상: 간단한 꾸밈 정도는 금방 해드립죠. 다른 건 이 근방에서 가장 잘 뽑힌 놈입니다요.
 
플라체:(팔지 않는다.)
 
플라체:남은 돈이 별로 없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술집으로 향한다.)
 
플라체:(아스카가 있나 두리번)
 
플라체:여어. (손 흔들)
 
아스카:이게 누구야! 플라체! 오랜만이에요! 어제는 잘 지냈어요?
 
플라체:어. 간만이군. 잘 지냈지?
오늘은 혼자 조용히 마시고 싶어서 왔는데... 조용히는 어렵겠군.
 
아스카:무슨 소리예요~ 지금 대낮이라 사람도 얼마 없는데. (자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 하고.) 원하면 이쪽으로 앉을래요? 여기 구석 창가 자리가 의자 두 개밖에 없어서 사람도 별로 안 오고 괜찮아요.
그런데 에녹은요? 둘이 같이 올 줄 알았는데!
 
플라체:바빠. 생계를 책임져야 하거든. (구석 자리로 간다.) 마침 심심했던 차에 내가 왔다라... 운이 좋아, 당신.
 
아스카:하긴, 무의식이었다가 막 깨어난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순 없죠.
그럼요! 전 언제나 두 사람을 기다리는데, 이렇게 만나게 됐으니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네요! (입 바른 소리하며 찡긋)
그래서 뭐 드시러 오셨어요? 낮에는 식사도 가능해요.
 
플라체:메뉴를 추천해주겠어. 염소를 잡고 왔더니 슬슬 허기가 느껴지는걸.
 
아스카:(메뉴판을 후다닥 가져와 펼쳐놓는다.) 다른 가게랑 별다를 건 없는데, 맛은 끝내줘요. 샌드위치도 있고, 파스타나 햄버거도 있지요. 간단한 간식을 원한다면 포테이토 칩 보울이나 나초도 괜찮아요!
그런데 염소를 잡는다니, 벌써 그렇게 움직여도 되는 거예요? 회복력 짱이다~
 
플라체:별 것 아니더라고. (우쭐) 나는... 햄버거와 나초를 시키지. 당신도 뭘 먹어야 하지 않아?
 
아스카:전 아까 직원들이랑 점심 먹었어요. 마침 조금 쉬고 있던 참이기도 하고~ 혼자 먹기 쓸쓸하다면 제가 말동무나 해 드릴게요. (방긋 웃으며 주방을 향해 햄버거와 나초를 외친다.)
 
플라체:(빤히 봄) 당신,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아스카:얼마나요? (빤히 보며 고민한다.) 음~
당신은 에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죠. 그리고 5년 전 북쪽 출구 폐쇄 사건으로 죽을 위기에 처했고요. 뭐... 사실 의문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 도움으로 구사일생했다는 거? (^^)
 
플라체:의문...? 내가 죽을 위기에 처하는 것이 말이 안될 정도로 강했다, 그런 의미?
 
아스카:그런 것보단... 염소 사냥꾼이었다고 하기에는 다른 부위의 몸이 너무 깔끔했거든요. 왜, 싸우다 보면 상처 한두 개쯤은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리고 어디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단 말이죠. 그날 만나기 전에도요.
제가 어디서 왔는지는 알고 계시죠?
 
플라체:... ... (본 적 있는 것 같다? 햄버거 와작 깨물어 삼켰다.)
물론. 에녹이 간단하게 소개를 해줬었거든.
아마 내가 너무 실력자라 상처가 생길 틈이 없었던 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장비를 철저히 챙겼든가 말이야.
 
아스카:그랬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뛰어난 실력자였다면 시장바닥에 소문이 파다하지 않았겠어요? (뭐, 모를 일이죠. 하고 어깨를 으쓱한다.)
 
아스카:흐음. 술이 있으면 좋을 텐데.
 
플라체:알려지진 않았다? 흐으음, 나초에 곁들일 술을 좀 시킬가?
(얼마지 지금)
(많이 나오면 아스카 앞으로 달아놔야겠다.)
 
아스카:(곰곰 생각하더니) 그럼 이건 어때요?
오늘은 제 기념일이에요. 무슨 기념일인지 맞추시면 제가 다 쏠게요.
 
플라체:(손가락을 얽은 채 곰곰이 생각한다.) 결혼기념일... 이었나?
 
아스카:어머나~
 
아스카:역시 눈썰미가 매서운데요? 이거 속일 수도 없겠어요.
(주방을 향해) 언니, 여기 술도 두 잔 줘.
 
아스카:에녹에게서 들으셨어요? 저 결혼했었다는 거.
 
플라체:아니, 그냥... 짐작해봤어.
기념일이라면 생일이거나... 승진이거나, 그거 셋 중 하나겠지 싶어서.
 
아스카:보통은 생일이라고 생각할 텐데, 운이 아주 좋으셨어요. (방긋)
맞아요. 저 남편이 있었어요. 아주 다정한 사람이었죠.
그런데 10년 전에 실종됐어요. 염소에게 잡혀갔거든요.
 
플라체:이런. 술이 필요한 자리가 맞았군.
어떤... 사람이었어. 물어봐도 되나.
 
아스카:그래서 제가 쏘잖아요. (아하하, 부러 밝은 소리를 내고)
제가 넋두리를 늘어놓는 건 아닌가 싶은데... 물어보셨으니! (좋아한다.)
 
플라체:(나초 찹찹)
 
아스카:저밖에 모르던 사람이었어요. 좀 바보 같았는데, 그 순진한 점이 정말 귀여웠죠. 연애할 때는 제가 꽃 좋아하는 걸 알고 매일 만날 때마다 꽃말을 공부해서 다른 꽃을 선물해 줬다니까요? 진짜 순수하지 않아요?
... (표정에 슬픔이 감돈다.) 그런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알아요. 염소에게 잡혀갔는데, 죽었겠죠. 게다가 10년이나 지났는걸요.
하지만 시신을 보지 않았으니까 믿고 싶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어딘가에 살아있다고, 살아서 전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 음. 그랬으면 좋겠네요. 저보다 행복했으면 더 바랄 게 없는데 말이에요.
 
플라체:. . . 이름이라도 알려주겠어? 혹시 내가 만나게 되면 말을 전할 수 있게.
 
아스카:친절하시기도 하지! (기쁜 듯 웃는다.) 에테예요. 바보 에테.
 
아스카:플라체도 누군가를 잃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 도시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특히 염소에게요.
가족, 친구, 연인...
그뿐인가, 자기 자신조차 잃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사람들 말처럼, 슬픔의 도시죠.
 
플라체:조언 새겨들을게. 그보다... 내가 꿈을 꿨는데 말이야.
참 이상한 꿈이었어. 어린 에녹이 나왔거든.
나와 에녹이 얼마나 알고 지냈는지, 아스카 당신은 알겠지?
 
아스카: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졌네요! 아휴 참, 주책이라니까. (손을 휘휘 내젓고는)
처음부터 봐온 건 아니지만 듣기는 많이 들었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플라체가 돌봐주신 사이라고요. 굉장히 고마워하는 눈치였는걸요.
 
플라체:(그게 내 기억이었을까... 기억이 되돌아오는 건가.) 나를 유달리 따르고 좋아하는 것 같긴 하더군.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자니 이상한걸.
 
아스카:기억이 아직 잘 나지 않으시니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일이죠. 당연한 접근법이에요. 오히려 처음부터 자신의 일이라고 바로 받아들이는 게 이상할걸요.
플라체에 대한 에녹의 마음은, 정말로 진짜예요. 저도 주변에서 그만큼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니까요. 5년 동안 한시도 안 떨어지고 당신을 되살리고 고치는 데만 열중한 걸 보세요.
 
플라체:(점원이 내온 술 중 한 잔을 들었다.)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려 깨어난 내가 이렇게 깡통같아졌으니 얼마나 답답할지... 상상도 가지 않아.
 
아스카:깡통 같으면 뭐 어때요? 곁에 돌아왔는데. 누군가는 단지 그것만을 간절히 바라기도 한다구요.
 
플라체:... ... 미안. 괜한 소릴 했나 싶어.
... 나와 에녹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과 있으니 즐겁군. 나는 아직 기억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거든.
 
아스카:후후, 에녹도 아니고 플라체가 왜요? 에녹이 그런 소리를 했으면 제가 뺨을 때렸을지도 모르지만~ (농담) 플라체는 돌아온 사람인데요. 허리 펴요! 어깨 쫙! 자신감을 가져요!
차츰 찾아가면 돼요. 시간은 앞으로도 많은 테니까요.
그럼 전 슬슬 다시 일을 하러 가봐야 하는데~
 
아스카:예전에 누가 놓고 간 책인데, 깊이 박혀 있던 걸 청소하다가 찾아냈거든요. 흥미로워서 전 이미 다 외워버렸어요. 그런데 제가 읽으면 뭐하나요? 염소 사냥꾼인 당신 같은 사람이 읽어야지.
그러니 특~별~히! 빌려드릴게요.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밖에서 괜히 엄한 녀석한테 죽으면 저 화내요?
 
플라체:고마워. 도움이 될 것 같아. 제대로 숙지한 다음 꼭 돌려주러 올게.
참, 가기 전에 하나만 묻지.
폐쇄구역 말인데, 거긴 왜 폐쇄된 지 알아?
 
아스카:아, 거기.
5년 전에 북쪽 출구 폐쇄 사건이 있다고 말했었잖아요? 그때 폭발이 발생했던 곳이거든요.
그때의 폭발 이후로 염소가 너무 많이 들이닥쳐서 황폐화된 구역이라고 들었어요.
지금은 어떤 종교 집단이 상주하고 있다던걸요. 그걸 듣고 사람들은 더 꺼리게 됐죠.
예전엔 거기도 자유시장구역이었다는데, 중앙 연구소에서 폐쇄 명령을 내렸으니 상권이 다시 생길 리 있나요~ (으쓱)
아무튼 위험하니까 가지 않는 편을 추천할게요.
 
플라체:종교라... 그 사람들은 염소랑 전쟁을 벌어지 않는가 봐.
 
아스카:그건 알 길이 없죠. 사이비라고 하던데요? 그럼 더 폐쇄적이지 않을까요?
음~~ 어쩌면 염소랑 공존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음모론 같은 얘기하며 깔깔 웃는다.)
 
플라체:말이라도 통해서 동맹을 맺었으려나? (웃는다.)
알려줘서 고마워. 이건 잘 챙겨갈게. (염소대백과사전을 자기 앞으로 당겼다.)
 
아스카:정말 그렇다면 더 이상 사이비라고 하긴 어렵겠는데요? (웃음)
네, 꼭 읽어봐요. 흥미로운 것도 많으니까요~ (어디까지나 전직 연구원의 시선.)
 
플라체:(폐쇄구역... 혼자 갔다간 그 녀석이 질색팔색을 할텐데...)
 
플라체:(폐쇄구역으로 간다.)
 
플라체: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신도:...오늘의 율법선언은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다시 강조할까요, 우리에게 내려진 사명은 선지자를 찾는 것. 5년 전 현신한 그를 찾아 예언대로 세계의 순리가 행해지도록 돕는 신의 사자가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때,
 
플라체: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신도:오랜만이군요.
 
카지노 딜러:이런 곳에 관심이 있으신줄은 몰랐네요, 고객님.
 
플라체:당신은... (어렴풋했던 기억이 선명해지고 상대를 어디서 봤는지 기억해낸다.) 뭐야?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카지노 딜러:아무것도 모르신 채로 폐쇄구역에 들어오신 건가요? 그거 용감하시군요.
저는 보시다시피, 믿는 것이 있어서요.
 
카지노 딜러:폐쇄 구역에는 어쩐 일로 발을 들이셨지요?
 
플라체: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길을 잃었다고 해두지.
꽤 위험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봐?
 
카지노 딜러:위험합니다. 하지만 세간의 소문 만큼 위험한 곳은 아니예요. 덕분에 저희 교단도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 교단에 대해서는 들어 보셨죠?
 
플라체:염소가 드글드글한 풍경을 기대했더니... (실망하는 눈) 조금은 들었어. 소문이 좋지 않던데... 평판 관리가 필요하겠더군.
 
카지노 딜러:(마구 웃는다.) 그럴 거면 염소 지대로 가시는 편이 나았을 텐데요!
하기야 바깥에서는 저희를 이해하지 못하니 나쁘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플라체:오호. 소문과는 다르다?
 
카지노 딜러:저도 가끔은 이게 맞는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사람의 욕망이란 게 그렇게 다르겠어요?
기본적으로 <염소뿔> 교단에서 배포하는 교리는 간단하답니다.
예언서가 하나 있어서, 그곳에 쓰인 대로 세상이 굴러간다는 내용이죠.
 
플라체:(염소뿔이라...)
그 예언서는 누가 적었기에 그리 믿는거야?
 
카지노 딜러:아무도 모릅니다. 듣기로는 간부가 신비한 예언가에게서 얻었다고도 하고, 하늘에서 나타났다고도 하고. 하하, 허황된 소리지만 내용이 제법 구체적이라 믿어보는 셈 치는 것이죠.
 
플라체:태생의 근거조차 빈약한 책을 예언서랍시고... 그래서, 그게 사실인가? 이 염소뿔 교단과 염소들이 동업인가 뭔가 한다던 거.
 
카지노 딜러:저자가 분명한 책보다는 신비하고 강력한 존재를 믿는 편이 속 편하니까요.
동업이요? 아, 그런 소문도 있었지요. 하지만 동업이라기보단...
 
카지노 딜러:이건 아무에게나 말해주지 않는 것인데 (아님), 예언서의 내용에 따르면 염소들은 '신의 사자'거든요. 그러니 동업이라기보단 숭배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플라체:... ... 그런가. (자기 직업을 말하지 않아야겠다 생각하며) 그럼 이 중에 염소가 되고 싶은 자도 있겠는걸?
 
카지노 딜러:말해 무엇하겠어요.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요.
사실 지금 저를 포함한 모든 신자가 다 함께 알고 있는 예언의 내용은 단 하나거든요.
"이제 이 버려진 행성에도 신이 친히 구세주를 내리니, 그는 처음에 흑단 같은 자일 것이요, 둘째로는 바람에 흩날리는 밀과 같은 자일 것이다."
무슨 말인지 명확하지는 않죠. 으레 예언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대강 축약하자면, 이 망한 지구에 신이 우리를 구하러 와 준다는 말이고, 신의 사자가 바로 저 밖의 염소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염소들에게 사지를 뜯긴 자들을 오히려 축복하지 않겠습니까? 일부나마 신의 몸체가 되었다고 말이에요.
그래서... 저에게도 잘 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웃으며 기계로 변한 얼굴을 매만진다.) 저들에게 신체를 잃는 건 저주가 아닌 축복이거든요.
 
플라체:(거 예언서 내용 한번 더럽게 어렵네.) 흐으으음, 말만 들어서는 공감이 쉽지 않군. 정말로 어떤 계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자기 팔과 다리 한번 쳐다본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 여기다 다 바치고 있는 건 아니지? (툭)
 
카지노 딜러:손님께서도 신체를 잃으셨으니 어느 정도는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 조금은 아쉽네요.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런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아하하, 그럴 리 있겠어요? 간부도 신실한 신도도 아닌 걸요.
그래도 아까 그 예언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은 나오고 있습니다. (영업하는 듯한 목소리로 소곤거리다가 씩 웃는다.) 들어보시겠습니까?
 
플라체:(팔짱 끼고 고개 삐뚜름하게 기울인다.) 마침 시간이 남으니 이야기 정돈 들어볼까... 차 한 잔 쯤 대접해준다는 전제로.
 
카지노 딜러:다음번에 카지노에 한 번 더 놀러 오시죠! 좋은 대접을 해 드리겠습니다. (흔쾌히)
자자. 5년 전 사건, 아시지요?
 
플라체:그 정돈 알아. 하지만 서론이 필요하다면 적당히 말을 늘어놔도 좋고.
 
카지노 딜러:알고 계시니까 필요 없겠지요. 그 사건을 일으킨 범인 말입니다. 아직 안 잡히지 않았습니까?
 
플라체:(미심쩍게 바라본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카지노 딜러:우리는 그 자를 '선지자'라고 부릅니다.
우리 중 누군가가 분명히 봤다고 했어요. 사건 당일, 북쪽 출구 근처에서 무언가 하던 수상한 자를.
흑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자였죠. 그 사람이 흑단이라는 추측입니다.
지금 <염소뿔>은 그 흑단의 선지자를 찾고 있고, 또 다른 선지자가 온다고 믿고 있어요. 아까 '밀과 같은 자'라고 했으니, 밀색 머리일까요? (우스갯소리처럼)
아직 이 안에서도 의견은 분분하지만요.
 
플라체:밀과 같은 자라... 그런 단순한 비유일까. (나름 진지하게 듣는다.) 그 '선지자'라는 사람, 너희가 찾는 걸 알면서도 나타나지 않는 건가? 아니면 알고서 피하는 건 아니고?
 
카지노 딜러:그건 아무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저희를 알지도 모르고, 아예 각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정말로 신이 그로 인해 우리에게 올 것이라면, 그가 진짜 선지자라면 알고서도 오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플라체:연유야 모르겠지만 찾는 이든 찾는 신이든 잘 찾길 바라지. (어깨 툭툭 치며 응원한다.) 그나저나 내가 방해가 된 건 아닌가? 괜히 시간을 잡아먹었다든지.
 
카지노 딜러:전혀요!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상대가 빠져들고, 빠져들면 신도가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비즈니스 웃음이다.)
그럼 다른 장소도 마저 잘 둘러보시고 무사히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다시 뵙자고요.
 
플라체:아, 가기 전에...
염소를 신처럼 생각한다고 했던가. 혹시 염소를 기른다거나 하는 거야? 먹이를 주면서.
 
카지노 딜러:신의 사자를 어떻게 잡아다 기르겠습니까? 물론 진짜로 한다면 조금 재미있을 것 같지만요.
 
플라체:통제할 수 없는 신의 사자라... 어느 정도는 그럴싸하기도 하고... 혹시 정말 기르게 되면 알려줘. 구경갈 테니.
 
카지노 딜러:(웃음 터뜨린다.) 그건 꼭 말씀드려야죠!
 
플라체:그리고 저 신도들 말이야. 신의 축복이 탐나거든 외부 지역으로 언제고 나가라고 해. 바로 멋진 축복을 달 수 있게 될 테니까.
 
카지노 딜러:아무리 그래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겠어요? 그나마 가장 염소와 가까운 이 폐쇄 구역으로 온 것부터 그렇잖습니까. 숭배는 숭배고, 목숨은 또 다른 일이니까요.
 
플라체:그렇기야 하지. 내가 너무 붙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신도들에게 가보도록 해. 돈독한 사이를 내가 깰 수는 없지.
 
플라체:(평범한 사람들이었잖냐.)
(폐쇄구역을?)
 
플라체:(산보나 해볼까나.)
 
플라체:(이런 곳에서 만난 자판기라니 어련히 비었거나 망가졌겠지 생각하며 다가선다.)
 
플라체:뭐야. 작동을 해? 망가진 게 분명하군.
(혹시 모르니 버튼 눌러봅니다.)
 
플라체:(집어서 확인해 본다.)
 
<예언서 4장 12절>
 
달로 간 자들은 신의 거름이 되었고,
 
달에서 우리의 신이 탄생했도다.
 
목을 축인 신은 남겨진 자들에게도 축복을 베푸셨나니.
 
플라체: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플라체:(쪽지를 대충 주머니에 넣고 걷는다.)
(그 선지자란 녀석, 어디에 숨어있는진 몰라도 저렇게 망상하는 인간들이 기다린다는 걸 안다면 좀 나타나는 게 좋겠는데.)
 
연인: 플라체.
너도 알잖아, 우리는 곧 떠나야 해. 몇 년을 준비한 프로젝트야. 모든 연구원들이 기다렸을거고, 준비도 막바지야. 최종 승인만 받으면 우리는 바로 다른 도시로 탐사를 떠나게 될 거라고.
말이 다른 도시지, 너도 알겠지만 이 도시 말고 다른 문명이 아직 남아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아. 사실상 사지로 가는 위험한 여정에... 그 애를 데려갈 순 없어.
너무 어린아이잖아. 그 애를 누가 책임지냐고. 우리는 그 애의 부모가 아니야. 나는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 그 애를 데려갔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하지만 여기 놔두고 가면 연구소의 누구든 돌봐주겠지. 그게 그 애한테도 더 나은 선택일 거야...
플라체, 난 네 연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 연구자로서, 또 네 팀원으로서... 네가 올바른 결정을 하길 바래.
 
플라체:(흑색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그 사람, 얼굴이 기억나나요?)
 
다만,
 
플라체:... ... 방금 그것이 내 기억인 듯 한데. (착각일까. 망상일까. 자꾸만 과거의 자신이 연구원이었던 게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게 진짜 기억이라면 난 연인과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떠나는 것 대신 에녹과 이곳에 남기를 택했다는 것일지...)
(착잡해진 기분으로... 천천히 걷는다.)
 
플라체:(돌아가자. 너무 늦으면 걱정할 테니.)
 
플라체:(고양이잠옷입었나?)
 
플라체:(ㅋ)
(늦었나... 조심스럽게 안아들어서 에녹의 방으로 데려가주자.)
 
플라체:편하게 잘 것이지. (머리 쓰다듬어 줍니다.)
 
에녹:(뒤척...)
 
플라체:많이 기다렸니? (작게 소곤)
 
에녹:(목소리에 부스스 눈 떠 당신을 본다.)
... 플라체.
 
플라체:이런, 깨우려던 게 아닌데.
 
에녹:(눈 비비고 일어나 앉는다.) 언제 오셨습니까?
 
플라체:으음... 아마도 오 분 정도 전에. 곤히 자고 있길래 옮겨주고만 나가려고 했어.
 
에녹:(시계를 본다.) 꽤 늦으셨습니다.
 
플라체:... ... 도시를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었거든.
 
에녹:곤란하셨겠습니다. 찾으러 갈까 했는데, 어디 계실지를 몰라서.
아스카의 가게에 가셨다는 것은 들었습니다만.
익숙해지실 때까지 함께 다녀야겠습니다.
 
플라체:그건 또 무슨 수로 들었담. 내가 아이도 아니고 행선지를 일일이 밝히는 것도 이상하지... (말을 줄줄 늘어놓다가 멈춘다.) 걱정했다면 미안하군.
 
에녹:... (빤히 바라보다가 슬며시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셨으면 되었습니다.
참, 내일...
약속 있으십니까?
 
플라체:내일이라면 어디 보자... (곰곰)(곰곰)(곰곰)
아마도 없었던가 싶군.
 
에녹:없으시면 같이 사냥을 나갈까요.
샘플 의뢰가 하나 들어와서 말입니다.
 
플라체:좋지. 몸이라도 풀 겸 해서 말이야.
(침대 맡에 조용히 앉아... 빤히 본다.)
잠시 시간이 나니 네 하루는 어땠는지 들어주지.
 
에녹:별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들어와 있던 의뢰를 처리한 것뿐입니다.
어깨가 불편한 사람을 위한 기계였습니다. 관절이란 어렵거든요.
 
플라체:섬세한 기술자가 분명하군.
 
에녹:이래봬도 이 판에서는 제법 먹고 삽니다. (농처럼 웃는다.)
그러다가 일이 끝나고... 말씀드렸듯이 찾으러 갈까 해서, 염소 가게로 갔습니다. 분명 그곳을 들르셨을 테니까요.
그 주인이 플라체께서 술집으로 가시는 걸 봤다고 하여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스카는 어디로 가신지를 몰라서.
 
플라체:그래, 그 뒤엔 내 멋대로 움직였으니 말이야.
... ... 아스카와 헤어지고 나선 폐쇄지역이란 곳을 다녀왔어.
 
에녹:... 플라체, 그곳은 위험합니다. (즉시 몸을 살핀다.) 상하진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다리를 발견.)
 
플라체:(가린다.)
(가려지나)
별 일 없었으나 걱정할 것 없어.
 
에녹:(이미 발견... 빤히 본다.)
염소에게 당한 것입니까?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 있던 휴대용 수리도구들을 들고 온다.)
 
플라체:이건 염소를 상대하다 부상당한 거고 폐쇄 지역에선 별 일 없었어. 자는 사람 깨워서 호들갑 떨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에녹:그렇다면 다행이십니다. (묵묵히 다리를 끌어당겨 끊어진 부분의 전선을 교체하고, 없어진 부품을 바꿔놓는다.)
그렇다면 그 구역에 혼자 가실 생각은 마셨어야지요. (탁, 하고 수리상자를 닫는다.)
 
플라체:... ... 마침 혼자이기도 했고... 아스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줘서 궁금하기도 하길래 산책 겸 다녀온 거다. 정말로 위험한 일이 없었고.
(수리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입술 옴싹달싹 하다가... 흥. 고개 돌린다.)
 
에녹:혹시라도 일이 생겼으면, 제가... (말을 이으려다가 말고 상자를 다시 가져다 놓는다.)
(돌아와 이마에 입 맞추며) 주무십시오. 내일도 사냥을 가야 하지 않습니까.
 
플라체:... ... 좋은 밤 보내고.
(일어나서 다리 여기저기 만져본다.) 고맙다.
 
에녹:(대답 없이 그저 빙긋 웃어 보인다.)
 
플라체:(머뭇거리다 그대로 몸 숙여 이마에 짧게 입 맞추고 나온다.)
 
플라체:고작 그거 다친 것 가지고... (구시렁구시렁하다가 곧 잠든다.)
 
. . .
 
에녹:일어나십시오, 플라체. 사냥 나갈 시간이십니다.
 
플라체:(비몽사몽)
시간이 벌써...
 
에녹:(커튼을 촥 걷는다.)
 
플라체:(기지개) 기절한 듯 잠들었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넌 잘 잤나, 에녹.
 
에녹:많이 피곤하셨던 모양입니다.
예, 잘 잤습니다. 덕분에 먼저 일어나 나갈 준비는 대강 마쳤습니다.
(말끔히 갈아입은 옷 보여줌 ^^)
 
플라체:혼자만 서둘러 준비를 마치다니 치사하다는 생각은 안 해보았고?
(대충 주섬주섬 환복한다.)
 
에녹:그래도 먼저 마쳤으니 이렇게 도와드릴 여유도 생기지 않았습니까? (대답하며 당신의 무기와 짐을 챙겨놓는다.)
아침은 베네딕트에그로 해 두었습니다.
 
플라체:동거인이 부지런하니 참 좋군. 아, 짐을 챙겼으면 현관 쪽에 내다놓겠니. 마무리하고 아침을 먹으러 갈테니까.
 
에녹:예, 준비하고 나오십시오. (짐 들고 나간다.)
 
플라체:(에녹이 나가면... 혹시 이 공간에 기록물 따위가 없는지 뒤적뒤적거린다. 일기라든지 메모라든지...)
 
플라체:(흐음. 대강 외출준비를 마치곤 거실로 나온다.)
 
플라체:흥미로운 뉴스가 아니면 같이 식사하지.
내가 차린 건 아니어도.
 
에녹:네, 당연하지요.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웃음)
드십시오. 계란이 식어갑니다.
(자신도 포크를 든다.)
 
플라체:너 말이야, 염소를 신의 사자로 여기는 종교에 대해 들어봤나?
 
에녹:염소를요?
(생각하더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아하니 사이비가 틀림없군요. 폐쇄 구역에 있다고 소문이 도는 그들입니까?
 
플라체:........................................... (눈치는 빨라가지고.)
그런 녀석들이더군. 그다지 위험하진 않아 보이던데...
 
에녹:(^^)
만나셨습니까? ... 그 말이 옳다 여기십니까?
 
플라체:옳다 그르다의 여부를 떠나 위험하지 않다, 라고 했어. 공격적으로 보이진 않았거든.
내가 설마하니 거기에 홀릴까봐.
 
에녹:그렇겠지요. (아니라면 다행이라는 듯 다시 식사를 이어간다.)
하지만 사람이란 본래 한순간 돌변하는 법입니다. 경계를 늦추지는 마십시오.
 
플라체:당연한 소리를. (폐쇄구역 이야기는 더 꺼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식사에 전념한다.) 뉴스에서 뭐라도 봤으면 알려줘. 참고할 테니.
 
에녹:(뉴스로 잠깐 눈 돌렸다가) 별다른 얘기는 없습니다. 누가 수제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 유흥 구역에서 돈을 잃고 난리를 친 사람의 얘기, 그리고 오늘 날씨가 맑을 것이라는 예보입니다.
 
플라체:돈 잃을 곳을 찾아가놓고 별 신기한 짓을 했군...
날이 좋다니 염소 사냥이 잘 되려나~.
갈까.
 
에녹:어쩌면요. (끄덕이며 티비를 끄고 그릇을 담가놓는다.)
짐은 문 앞에 있습니다.
 
플라체:매일 일만 하면 몸이 굳어버리지. 시원하게 풀어보자. (짐 챙기고 기다린다.)
 
에녹:날이 맑아 멀리까지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볼까요.
 
플라체:(고개를 내밀어 내다본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날이 좋은 것과 시야와는 관계가 없었던가.
저것, 너도 보이나?
 
에녹: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잠깐만요, 이상합니다.
 
플라체:뭔가 미묘하긴 해. (보이지도 않으면서 끄덕끄덕)
 
에녹:... 플라체, 저게 뭘까요.
 
플라체:빌어먹을, 닥치는 대로 가져다 붙인 모양이야.
 
에녹:(테이저 건을 바로 꺼내 쥔다.)
위험합니다. 저런 모양은 여지껏 본 적이 없어요.
 
전투를 시작합니다.
 
플라체:조심해. 일부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눈동자가 모여있는 곳을 공격한다.)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탕!
 
플라체:조금 먹혔으려나?
 
에녹:먹힌...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조준하고 있다가 멈추지 않는 걸 확인하고선 발포.)
 
플라체:조심해.
 
에녹: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신인류] 탐욕의 인간:
뜯어내기
기준치: 25/12/5
굴림: 30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플라체:위험했어. 젠장. 뿔은 어디 있는 거야!
(머리... 로 생각되는 부분을 조준했다.)
 
에녹:워낙 잡다하게 붙여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눈을 찌푸린다.)
 
플라체: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에녹:(다리 부근으로 발사)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신인류] 탐욕의 인간:
뜯어내기
기준치: 25/12/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플라체:불길해... 이 자식, 뭔가 느낌이 달라. (다리를 노려 빠르게 쏜다!)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에녹:방금 패턴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플라체:너도 느꼈어?
 
에녹:예, 조금...
 
[신인류] 탐욕의 인간:
뜯어내기
기준치: 35/17/7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플라체:기분 나쁘게 우릴 따라하고 있어.
없애버려야겠어. (테이저 건으로 염소를 겨냥해서 쏜다.)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에녹:한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염소용 테이저건
기준치: 45/22/9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4
(ㅁㅊ 실화냐)
 
에녹:... 큰일인데요.
 
플라체:무슨 일이야?
 
에녹:총이 망가졌습니다.
(뒷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든다.)
 
플라체:(무서워)
 
[신인류] 탐욕의 인간:
뜯어내기
기준치: 40/20/8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플라체:뭘 원하든 좌절만 돌려주마. (테이저 건으로 공격한다.)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에녹:너무 가깝습니다, 플라체! (칼을 휘둘러 잡으려는 팔을 공격한다.)
비무장
기준치: 45/22/9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신인류] 탐욕의 인간: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플라체:이녀석, 우릴 흉내내고 있는 거 맞지?
테이저 건 G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에녹:그런 것 같습니다. 불쾌하게. (뒤로 돌아 칼끝을 찔러넣는다.)
비무장
기준치: 45/22/9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염소:
뜯어내기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1
 
플라체:(안돼)
 
플라체:(에녹 누가 고쳐줘!!)
괜찮아?
 
에녹:... 컥,
 
플라체:빌어먹을 염소 자식이. 괜찮아, 에녹? 대답해!
 
플라체:어딜... 어딜 노려야 단번에...
(성급하게 테이저 건으로 공격한다.)
사격(권총)
기준치: 100/50/20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플라체:괜찮을 거다. 괜찮을 거야. (에녹을 안아들고 이동한다.)
 
플라체:(초조하게 기다린다.)
 
플라체:(의사의 말을 다 들은 후에 들어가보기로 한다.)
 
플라체:(내 몸이야 몇 번이고 수리할 수 있음을 뻔히 알았을 텐데...)
(곁에 서서 내려다 본다.)
 
플라체:(스릴러X 그냥)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녹의 팔과 다리는 접합 자국, 기계 부품 하나 없이 멀쩡하군요.
 
혼자 멀리 떨어져 있었던 사람처럼요.
 
어린 에녹:저는 이 시간이 좋습니다.
이 영화는 아무도 같이 안 봐준다고, 플라체가 그러셨잖아요.
그런데도 제게는 재미있습니다.
 
플라체:내게 맞추려고 일부러 그리 말하는 건 아니고?
 
어린 에녹:전혀요. 정말로, 진심입니다.
(TV를 보다가, 슬그머니 눈치를 살핀다.)
이제 화 풀리셨어요? 정말로, 거짓말 안 하겠다니까요.
 
플라체:화가 날 일을 하지 않았으면 될 일이지? (짐짓 인상을 써 보인다.)
 
어린 에녹:에이... 제가 늘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슬그머니 웃어 보인다.)
(은근히 옆에 기댄다.) 알아요, 이런 시간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거.
우리가 가족이 아니더라도, 영원히 같이 있지는 못한다고 해도.
그래도 전 플라체가 좋습니다.
 
플라체:그리 말하니 넘어가줄까...
 
어린 에녹:(키득이며 팔을 끌어안는다.)
다음에는 2편도 봐요.
 
플라체:그래. 잊지 말고 같이 봐줘야 한다.
 
어린 에녹:당연하죠. 약속. (손가락 내민다.)
 
'영원이란 없어'
 
고작 기억들로 연결된 우리는 우리를 구성하는 기억들이 끊어진 순간 존재조차 영원하지 못하지.'
 
'존재란 건 연약해. 스스로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나를 대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플라체:(얽힌 손가락을 내려다 보려한다...)
 
집에,
 
플라체:(집으로. 그것만이 지금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서두르기로 한다.)
 
플라체:(주인도 없는 방을 들어가 뒤지기 시작한다.)
 
플라체:(서랍1부터 확인한다.)
 
플라체:... ...
 
플라체:(사락... 사락... 넘긴다.)
 
플라체:(유드, 레온, 아스타샤, 란... 적힌 이름들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훑었다.)
(서랍 2를 뒤적인다.)
무슨 행동을 했던 거냐, 에녹. 바보같은 짓을 해버린 게 아니라고 해줘...
 
플라체:(플라체는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나요?)
 
플라체:(비밀번호 입력란을 더듬더듬대다 0412를 입력해본다.)
 
플라체:(그 쪽지에 적힌 예언서와는 상관이 없었나. 생일을 입력해본다. 0210.)
 
달칵,
 
플라체:(열어본다.)
 
플라체: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플라체:어라. 올 사람이... (팬던트를 일단 챙긴 뒤 방 밖으로 나간다.)
(혹시 모르니 테이저 건을 꺼내들었다.)
(이거 인간한텐 안 먹나요?)
 
플라체:(방문자를 확인 가능한가요)
 
플라체:아스카? (열어준다!) 무슨 일이지?
 
아스카:플라체! (현관으로 뛰어들어와 집을 막 뛰어다닌다.) 에녹은? 괜찮아?
 
플라체:진, 진정해. 병원에 있어. 나만 돌아온 거야.
 
아스카:... 크게 다쳤다더니 진짜였구나.
그, 그런데 집안 꼴이... 이게 다 뭐예요? (에녹 방의 열린 서랍들을 보고)
 
플라체:아, 그... 내가 뭘 좀 찾는다고.
에녹은 휴식을 취하면 괜찮을 거라고 의사가 그랬어. 그보다... 아스카.
 
아스카:다행이에요. (가슴을 쓸어내린다.)
네, 말해요. 뭐든!
 
플라체:아니, 이렇게 득달같이 찾아온 걸 보니 에녹과는 무척 가까웠구나 싶어서.
챙겨줘서 고마워.
 
아스카:그... 저... 우선 미안해요.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당신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 저 알고 있었거든요. 물론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요. 피범벅이 된 당신을 에녹이 데려왔을 땐 얼마나 놀랐는데요.
저는요, 알고 계시겠지만, 중앙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전직 생체학 연구원이었어요. 당신과 같은 팀은 아니라서 지나가다 얼굴만 스치는 정도였지만.
그때 만난 아이였어요, 에녹은.
 
플라체:듣고 있어.
 
아스카:그 애가 당신이랑 인연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아주 예전에, 내가 잠깐 돌봐준 동생 같은 애였으니까요. 뭐, 그렇다곤 해도 그저 먹을 거 좀 챙겨준 정도였지만.
그러다 에녹이 사라진 뒤에는 뭘 하고 사는지도 몰랐어요. 폐쇄 구역에 사는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거니 했는데, 그걸 당신이 도와주고 키워줬던 거예요.
그러니 제가 에녹을 특별히 생각하고, 당신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거란 말이에요.
 
플라체:... ... 이해했어.
단순히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아니었던거군.
 
아스카:저도 이 도시 사람인걸요.
어쨌든...
그날 제가 당신을 도와주는 대신, 사정을 상세하게 듣게 됐거든요.
 
아스카:그때 에녹은 어떤 수상한 남자가 준 이상한 물건을 사용했더니 외부에서 염소들이 몰려왔다고 했어요.
그 결과는 말 안 해도 알겠죠. 당신의 팀은 전멸. 당신은 그 모양, 그 꼴이 됐고.
에녹이 지극정성으로 당신을 살리겠다고 5년을 붙은 덕에 당신이 살아났어요.
 
플라체:... 오, 젠장. (팬던트가 든 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아스카:그때 에녹이 그 물건을 버리겠다고 했는데... 갖고 있었던 모양이죠.
어디에 있는지 봤나요? 그 물건.
 
플라체:그 물건이라는 게 그 일을... 벌였다는 거지. 그건 왜 찾아?
 
아스카:그때 에녹이 그 물건을 보여줬을 때 저 상자에 들어 있었거든요. (방에 떨어진 상자를 가리킨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거죠? 그걸 다시 에녹에게 가져가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5년 전의 일이 재현될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저한테 주세요.
 
플라체:... ... 실은, 나에게 있어.
그렇지만 에녹이 이걸 다시 쓸 일은 없을 거야. 아마도.
 
아스카:100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죠. 오늘도 염소 구역에 나갔다가 다쳤다면서요? 어쩌면 그 물건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몰라요.
제가 가지고 있다가 폐기하는 편이 가장 안전할 거예요. (손을 내민다.)
 
플라체:영향을 받았다니,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아스카:그야 다쳤잖아요. 그 물건이 사람과 염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가 알아요?
 
플라체:... ... 그렇다면 역시 안되겠어.
(아스카의 손을 본다. 결혼반지를 하고 있을까?)
 
플라체:(조심스레 아스카의 반지낀 손을 받쳐들었다.)
당신을 위해 하는 소리야, 아스카. 당신이... 이 물건 때문에 그른 선택을 하게 될까봐 걱정되어서.
 
아스카:제가요? (손을 거두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다.)
저도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이에요. 당신을 살려주기까지 했다고요.
됐어요, 그런데도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아스카:뭐, 좋아요.
그건 됐어요. 어쨌든 당신에게도 진실을 알 권리는 있겠죠.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넨다.)
 
플라체:(받아들었다.)
 
아스카:중앙 연구소로 가 보세요. 아마... 연구 1팀이었을 거예요.
연구실은 폐쇄됐지만 아직 창고로 쓰고 있을 걸요.
아까 얘기가 맞는지 어떤지는 직접 확인하세요. 이건 제 카드예요.
 
플라체:당신은 퇴사한 지 꽤 되었잖아. 이게 작동한다고?
 
아스카:폐기한다는 걸 몰래 빼돌렸으니까요. 나와 그이의 과거가 담긴 물건인데 사라지는 게 아쉬워서.
 
플라체:... 그래.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올게.
 
플라체:잠시만, 아스카.
 
아스카:뭐죠?
 
플라체:막연하지만 가는 희망과... 진실을 마주하는 것. 뭐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해?
 
아스카:당신의 선택을 제게 맡기는 건가요?
스스로 정하세요. 저라면 진실을 택하겠지만요. 연구원, 이었으니까.
(홱 돌아 나간다.)
 
플라체:... ... (염소구역에서 봤던 반지낀 팔을 떠올린다.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말해줘야겠지.)
 
플라체:(이동한다.)
 
. . .
 
플라체:(에녹이 그들을 마주치지 말라고 했던 것을 떠올린다.)
(아마도 모자를 챙겨쓰고 왔을 것이다.)
(출구로 향하며 ID 카드 손에 든다.)
 
플라체:(자연스럽게 출입한다.)
 
플라체:(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선다.)
진실... (중얼)
 
연구원: 플라체 팀장...?
5년 전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플라체:(쩬장)
 
플라체:쉿. (손가락 입에 댄다.) 오랜 시간 병원에 있다가 겨우 일어난 거야. 날 여기서 본 건 비밀로 해주겠어?
 
플라체:서둘러야겠어. (연구 1팀 안으로 빠르게 들어갑니다.)
 
플라체:(심호흡 하면서 불 켠다.)
 
쿵,
 
플라체:... ...
 
'금일 당직 인원: 플라체'
 
...
 
나도 가족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
 
검은 사내: 울지 말아요.
이걸 북쪽 문에 달아두면, 플라체가 다시 당신에게 돌아가게 될 겁니다.
 
에녹은...
 
플라체:... (이마 감싼다.)
(조사가능한가요?)
 
플라체:... ...
(담요를 가만 쓰다듬어본다.)
왜 그랬어. 왜...
(숙직실 안을 살펴볼 수 있나요?)
 
플라체:(뒤로 돌아 중앙연구시설을 나가 병원으로 향하겠습니다.)
 
플라체:(모자를 좀 더 눌러썼다.)
 
아스카:... 여어~ 플라체~...
 
플라체:이런 데서 다 만나는군.
 
아스카:내가 도와줬으니까.
 
그때,
 
아스카:(무언가를 들어 보이며) 미안해, 플라체. 난 이걸 5년 전부터 찾아 헤맸거든.
에녹이 이걸 갖고 있을 것 같았지. 미안하지만...
난 이게 필요해서. 그래 맞아, 이용한 거야. 너를.
왜냐면... 나는, 이 세계를 끔찍히도... 아주 끔찍히도 증오하거든.
 
플라체:(아스카가 빼앗아간 것을 확인한다.)
 
플라체:이봐, 아스카!
후회할 일 하고 있어, 당신.
 
아스카:내가 얘기했었지? 내 남편.
내 남편은 이 도시 바깥에 있어. 나를 찾고 있을거야. 나는 다시 그를 만나야 해.
그이를 혼자 둘 순 없으니까...
5년 전, 처음으로 남편을 데려간 그 염소를 봤어. 단 한 번, 그날에.
나는 이걸 이용해 다시 그 염소를, 도시로 부를거야.
 
플라체:... 당신의 남편은 돌아오지 못해.
 
아스카:(살점을 군인들이 보지 못하게 집어넣는다.) 아니, 돌아올거야. 그이는.
 
아스카:외부인이 시설에 들어온 것 같아서요. 아, 악의는 없어 보이고 그냥 좀 헤맨 것 같으니까 밖으로만 내쫓아 주세요.
감사합니다~
 
플라체:아스카! 이런다고 해서 당신이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아스카:정신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니 다신 못 들어오게 신경도 써 주세요~
 
군인1: 왜 이렇게 무거워?
 
군인2: 기계를 얼마나 단거야, 저 정도 되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
 
...
 
플라체:(에녹의 병실...?)
 
빙고!
 
플라체:(당연히 알고 있었다!!)
 
어린아이: 그 오빠, 방금 옥상으로 가는 걸 봤는데...
 
플라체:옥상으로?
 
어린아이: (끄덕이며 옥상 쪽을 가리킨다.)
 
플라체:(듣자마자 달려나간다. 여기는 몇 층이고 옥상은 몇 층인가?)
 
플라체:(비상계단으로 우당탕탕 달려간다.)
 
쾅!!!
 
도시가 불타고 있습니다.
 
5년 전과 같은 일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쾅, 쾅쾅!
 
플라체:(빌어먹을. 위험해.)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강행을.)
 
플라체:별 수 없나.
(반대편 건물 옥상을 향해 달려간다. 에녹은 어디로 간 거지?)
 
플라체:(DAMN.)
도약
기준치: 100/50/20
굴림: 4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쾅!!
 
순간
 
삐-
 
하고,
 
에녹?
 
SYSTEM:안녕하십니까, 사용자 님. 출력 자동 제어 시스템 가동, 위기 감지 레벨 2, 확인. 현재 기본 출력 10%, 출력을 50%로 변경합니다.
 
플라체:(나 멋있잖아?)
 
최강.
 
플라체:(계단으로 내려갈까. 한번에 내려갈까...)
 
플라체:(옥상 아래를 내려다 보곤 어깨를 풀었다. 그대로 건물 바깥으로 뛰쳐올라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팔로 땅을 딛는 터미네이터 자세로 착지 쾅)
 
쿵.
 
콰앙!
 
전투가 시작됩니다.
 
플라체: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5
 
1라운드 : 1마리
 
클리어.
 
2라운드 : 3마리
 
플라체:(이대로라면 무리 없겠어.)
(공격?)
 
공격
 
플라체:(나를 노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주겠다.)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0
 
클리어.
 
플라체:(강한 자기 모습을 감상함)
 
라스트, 3라운드 : 6마리
 
플라체:공을 들인 티가 나는군.
 
SYSTEM:출력을 80%로 전환합니다.
 
공격
 
플라체:(가볍게 몸을 푼다.)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피해: 21
 
플라체: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3
(방금의 빗나감은 지금의 파워출력을 위한 빌드업이었다.)
 
플라체:이제 도망치기엔 늦었어.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35
(뿌잉)
 
다시!
 
플라체:
각성 타격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7
 
클리어.
 
플라체:(나, 근사한데.)
 
쿵, 쿵, 쿵, 쿵.
 
...
 
플라체:(눈에 띈 반지를 향해 걸어간다. 확인한다.)
 
황홀한 얼굴로 웃고 있는 아스카를.
 
아스카:... 오랜만이야, 당신.
 
플라체:빌어먹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스카를 친구라고 생각했다.)
 
SYSTEM:목표물 설정 완료, [에녹]. 인근 10m 내외에서 생체반응 탐지. 오른쪽 뒷골목으로 가십시오.
 
플라체:(에녹은 어디에 있지?)
(시스템의 안내를 듣자마자 알려주는 곳으로 내달린다.)
 
염소 1 마리를 조우합니다.
 
SYSTEM:왼쪽으로 꺾은 후 직진하십시오. 목표물과의 거리 3m.
 
플라체:비켜. 당장 지나가야 하니까.
 
플라체:(피할 수 있나?)
 
플라체:(그대로 염소를 지나쳐 달린다.)
 
순간,
 
철컥,
 
탕!
 
SYSTEM:기- 기계 이상, 중앙-제어, 시-시스템, 손상이 확인ㅡ 출력을, 다시 10%로 제한합니다.
자체-복구,를ㅡ 위,위해ㅡ 시스템 출력 제한, 합니다. 5%...
 
설마 에녹?
 
플라체:(그럴 리가 없다. 누가 쏜 거지?)
 
플라체: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나,나ㅡ나는 드디어 , 남편을 만났어
난,나는 하나가ㅡ하나,가 되었어 - 반가워요, 당신이ㅡ아스카 친구?
하지만 고통, 고통, 스러워, 끅, 흑...큭큭큭...여보ㅡ울지마
뱃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요동치는 기분... 입이 수 백개가, 되는 것 같아. 아우성 쳐. 말하게 해달라고...
그럼 내 아내가 그들의 입을 꿰메고 지져서 못 쓰게 만들어버려 이건 우리의 몸이라고... 괴롭다. 괴로워, 친구, 나는 살아있지만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영원한 고통 속에 숨을 쉬고 있다. 고통, 고통, 고통과 고통, 또 고통,
고통스럽기에, 더 완전해지길, 바란다
가까이 와.
 
플라체:(늘어놓는 말에 속이 메슥거린다.)
(뒷걸음질치며 테이저 건을 꺼내들었따.)
이런건 당신이 원한 결말이 아닐 거야, 아스카.
 
곧,
 
두두둑,
 
하고
 
플라체, 체력 - 2. 이동 불가.
 
플라체:젠장, 이 고급 바디를...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가짜, 가, 짜 다리구나
진, 진, 진짜ㅡ를 줘
이건, 진짜인가...?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말해봐, 친구. 네가 가진 것 중 어떤 것이 진실된....
...영혼인지...
 
콰드득,
 
플라체:(역겨워.)
 
플라체, 체력 - 3, 전투 불능.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가장 - 인간다운 것...
 
플라체:(그럴 리가 없다. 현실을 부정한다.)
(그녀석이 내게 준 새 삶이...)
 
그때,
 
퍽,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생명의ㅡ근원...
 
에녹:이게 뭔지도 모르고 그저 염소들을 불러들이는데 사용했겠지요, 아스카.
그 일로부터 5년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이건 이 자체로 '완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염소들이 이 살점에 홀려 도시로 모여든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것의 진짜 사용법을 몰라요.
 
에녹이 전투에 난입합니다.
 
에녹의 턴.
 
플라체:(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지켜본다.)
 
[신인류] 아스카와 남편:아아, 친구...
 
에녹:아악!!
 
에녹, 체력 - 3, 남은 체력 5.
 
5년 전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순간이
 
당신의 머리 속에 폭풍처럼 들이닥칩니다.
 
에녹, 체력 -4, 남은 체력...
 
에녹:...당신은 아스카도, 그 무엇도 아닙니다.
그만 죽어요.
 
...
 
쿵,
 
전투 종료.
 
타인.
 
에녹:다시 시작합시다, 플라체.
 
에녹:사지를 전부, 부수고, 수만 개의 신경회로를, 전부 새것으로 바꾸면... 기억도... 다시 시작될 겁니다.
... 아플 겁니다. 아플 거예요.
 
플라체:... (가만히 올려다 보며 희미하게 웃는다.) 네가 내게 준 삶이니, 네가 거둔대도 억울할 건 없겠지.
이게 너의 선택이라면 기꺼이. (쿨럭이며 말끝을 흐렸다.)
 
에녹:...
 
덜컥,
 
에녹:제발, 제발 그런 표정 하지 마세요... 날...!!!! 그렇게 보지 마요!!!
다시... 다시해요. 거두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러면... 그러면 다시 눈을 마주보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인 척을 하고, 무엇이든, 당신이 생각하는 것... 당신의 걱정... 전부 내가 듣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에녹:... 아니, 아닐지도.
시간을 돌려도, 기억을 돌려도...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죠.
플라체, 당신에게, 이미 오래된 연인이 있지 않았으면 어땠을까요. 내가 당신의, 유일한 가족이 될 수 있었다면, 아니, 애초에...
제가 당신이 내민 손을 거부했더라면.
당신의 차가웠던 손 안에 그만한 온기가 있다는 걸 몰랐다면...
수만 번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전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요. ... 결국, 지금도.
전 당신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은 제 세상. 신. 저의 전부. 모든 삶과 기억. 저의...
(당신 앞에 기도하듯 웅크린다.)
내 목표. 내 미래. 내 표지. 필요. 기호.
심지어 가장 원망하는 이까지,
모두 당신입니다. 당신이에요, 플라체.
 
플라체:(쿨럭이다 숨을 가다듬었다.)
어리석은 소릴 하는 걸 보니 그간 너무 외로워서 미쳐버린 모양이지.
 
에녹:(웅크린 속에서 허탈한, 짧은 웃음이 힘없이 새어나간다.)
너무나, 너무나 외로워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여전히, 저는......
 
플라체: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나는 지금 이 순간도 짐작할 수 없지만,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니 내가 그간의 시간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지만.
너는 무의미한 자도, 무가치한 자도 아니야. 이걸 이런 꼴이 되어 말하고 싶진 않았다만...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비틀어 보다 힘을 뺀다.) 부족한 것은 나였겠지.
네가 말하는 그 다음이 온다면 아마 내가 기억하지 못할테니 지금 말해두지. 가까이 와.
 
에녹:...
 
플라체:보기보다 독한 녀석이군. (혼잣말처럼 중얼댄다.)
넌 부족하지 않았어. 이딴 빌어먹게 근사한 몸을 내게 준 걸 보면 그 누구도 부족하다느니, 아무것도 아니라느니 그런 소릴 하지 못할 거야.
그러니... 수고했다. 충분했어. 넌 최선을 다했고 그것을 내가 알아. 그러니, 이 바보같은 내가 용서되지 않거든 또 백지가 되기 전에 얼굴에 주먹질이라도 해. 그게 네 기분을 낫게 할 수 있다면.
 
플라체:...에녹?
 
...
 
SYSTEM:시스템 복구 완료, 재가동 시작합니다.
사용자의 스트레스 지수 극단적 수준, 기억 말소를 권장합니다.
 
SYSTEM:반갑습니다, 사용자 님. 저는 당신의 신체와 연결된 기계에 내장된 AI 관리자입니다. 이전에 긴급 상황으로 미처 소개를 드리지 못한 관계로, 지금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저는 '에녹 세실'이 아닌, 단지 그의 음성 데이터를 이용한 AI이므로 참고해 주십시오.
저는 당신이 받아들이는 시각, 청각 등을 포함한 모든 생체 데이터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영역까지 포함하여 당신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긴급 권장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사용자 님의 스트레스 지수가 극단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기억 말소를 권장합니다. > Yes / No
이것은 인공지능인 저의 판단에 의한 보조 스크립트입니다.
사용자 님, 이 세계에서 한 존재를 규정하는 건 무엇일까요?
이름과 기억,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기억하는 말들.
그것을 전부 잃어버린 당신은 전과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을 구성하던 기억을 잃고, 신체의 절반이 기계로 대체되어버린 당신은 [연구1팀]의 팀장이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아간다면, 다시 깨어난 그날부터 지금까지의 당신은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요?
모든 기억이 돌아온 것도 아닙니다. 이전 삶의 기억들이 단편적으로 떠올랐을 뿐입니다.
사용자 님, 당신의 신체가 다시 돌아오지 않듯, 기억도 전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이 유일하게 과거와 이어져 살아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에녹 세실'의 기억입니다.
'에녹 세실'은 당신을 주축으로 자아 세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의 세계가 곧 당신이고, 당신은 그의 세계입니다. 당신을 잃을 수 없기에 그는 거대한 이 도시라는 세트장 위에 오로지 당신을 주인공으로 올렸고, 당신 옆에 다가가 섰습니다.
저는 그의 자아를 본떠 만들어졌으므로 그가 당신을 재탄생시켰을 때를 기억합니다.
아주 오래된 영화의 시작입니다ㅡ 사용자 님.
 
SYSTEM:그가 오판한 것은 단 하나, 이 영화의 감독이 그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점입니다. 그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이상, 그의 세계는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움직여고 말게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에녹 세실'의 영화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이라이트 씬입니다.
조연은 퇴장했습니다.
이제 이곳에 남은 건 사용자 님뿐입니다.
 
찰칵, 다라라라락...
 
플라체:어쩌자고 이런 바보같은 일을 벌인 거니. (또다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어리석고, 바보같은...
(긴 한숨을 쉰다.) 그리고 나 역시도 어리석고 바보같은 선택을 하려는 걸 보니 우리는 죽이 아주 잘 맞는 모양이지.
(옳은가, 옳지 않은가. 가치의 판단을 떠나 그는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는다. 수없는 나사가 박힌 몸이 덜걱이는 것도 같다.)
나 혼자뿐인 영화는 원하지 않아. 그녀석을 조연이라는 말 따위로 폄하하는 AI도 용서하지 않을거다.
그러니 그녀석을 돌려놔. 당장.
 
SYSTEM:기억 말소를 거부하시겠습니까? > Yes / No
 
플라체:어떻게 얻은 기억인데.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YES를 외친다.)
 
투둑, 툭.
 
플라체.
 
에녹:...
 
플라체:(순수한 즐거움에 가득 찬 얼굴로 활짝 웃는다.)
돌아왔구나. 드디어.
 
True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