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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EV

[EV] 괴물묵시록 2023-06-04~25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tjv2a0

 

 

KP

KPC 엘바 보이드

 

PL 유령

PC 베시 엘라인

 

 

 
인트로 상단
 
묵시록 타이포
 
짭트로
 
인트로 하단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손잡이를 양 손으로 잡아 밀어낸다.)
 
⩎⩑⩔⩑⩎:도착하셨군요. 자리에 앉으세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눈을 크게 떠 가볍게 미소했다. 기꺼이 자리로 가 다리를 번갈아 꼬아 앉는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았지?
 
⩎⩑⩔⩑⩎:우리는 당신을 찾은 게 아닙니다.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온 것뿐이죠.
자리에 앉았으니 새롭게 인사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곳은 새로 태어난 신의 심사와 관리를 주관하는 위원회입니다. 제 이름은 ⩎⩑⩔⩑⩎로, 인간들이 요그 소토스라고 부르는 외계신족의 일원입니다.
당신 같은 케이스는 처음이지만 완전히 드문 일은 아니죠. 절차에 따라 명부에 등록 후 신격화를 진행하겠습니다. 완전동기화까지 앞으로 12시간 남았네요. 화신의 몸은 다른 시간과 차원의 지구로 차원 이동 중이던데, 남은 시간 동안 어떤 계획이라도 있습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있어야 할 자리, 그거 재미있는 말이네. (턱을 괴고 눈웃음을 친다.) 뭘 하긴. 기다려야지. 설마 걔를 누가 구하겠어? 그간 처음 보는 얼굴끼리 담소라도 나누는 게 어때?
 
⩎⩑⩔⩑⩎:구한다고요? 아직 그런 목적 의식이 남아 있으시군요. (웃는다.)
뭐, 좋습니다. 저희에겐 남는 것이 시간이니 잠깐의 담소 정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담소 좋아하네. (반댓손마저 턱 아래로 겹치고 있다가, 풀어낸다. 물러나는 것처럼 등을 뒤로 기대었다.) 미안한데, 난 바쁜 몸이라서. 시간 아까운데 가도 되지?
 
⩎⩑⩔⩑⩎:위원회장을 구경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곧 당신의 자리가 될 곳이니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아니지, 질문 하나만 할게. 여기가 내 무의식인 것 같은데, 어떻게 댁들이 이곳에 있는 것인지 알고 싶은데.
 
⩎⩑⩔⩑⩎:회랑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무의식이라는 말이 그리 틀린 말은 아니겠군요. 하지만 이곳은 신들이 자리하는 곳. 당신은 자신의 의식을 통해 이곳에 온 거예요. 저희가 아니라. 이해하셨나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래,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지. 되도 않는 머리를 굴리면서까지. (고개를 기울여 머리를 흘린다.) 반쪽짜리인 내가 왜 여길 왔을까. 나가는 방법은?
 
⩎⩑⩔⩑⩎:말했듯이, 이곳이 곧 완전한 당신의 자리가 될 것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나가겠다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그저 가면 될 테지만... (손끝으로 테이블 위를 친다.)
보아하니 목표하는 곳이라도 있으신 듯하군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천천히 몸을 일으켜 주변을 주의 깊게 살핀다.) 여기, 길 잃을 만큼 넓은데?
 
⩎⩑⩔⩑⩎:(그 모습을 보다가 웃으며) 괜찮겠습니까? 이제 막 이곳에 온 당신이 어떤 도움을 통하지 않더라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머리를 붙잡고 쓸어 넘긴다.) 웃는 꼴은. 그럼, 그건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 질문이 몇 가지 더 추가됐는데, 그 도움 좀 줄래?
나는 특이점의 영웅이라는 말이 반대편 세계의 별종인 나를 통칭하는 말인 줄 알았어. 그런데, 어쩐지 찜찜해서. 내가 특이점인 다른 이유가 있어? 그리고 늦기 전에 물어보는데, 난 어떻게 해야 세계를 구할 수 있지?
 
⩎⩑⩔⩑⩎:당연히요. 당신은 이제 막 생겨난 신이고, 이제는 저희들의 동료니까요. 수월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당신에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세계를 구한다'라...
그렇군요. 확실히 완전 동기화된 신체라면 그런 고민 따위 무용할 힘을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하잘없는 고민을 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동기화된 이후에는 ‘그런 하찮은 것’들은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을 테니까요. 완전한 존재가 되면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정말로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특이점이란.
 
엘바와 베시입니다.
 
⩎⩑⩔⩑⩎:세계를 구할 방법을 물으셨지요. 이것은 이전의 당신과 관련된 모든 세계선 중 유일하게 남은 세계입니다.
인간들이 '시간'이라 부르는 모든 흐름을 통틀어서 말이지요.
 
⩎⩑⩔⩑⩎:이 정보는 도움이 될 테니 드리겠습니다.
특이점은 멸망을 가져오는 특별한 분기점들.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라져야 합니다.
평범한 살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같은 '신'의 힘을 사용해 특이점 그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게 특이점이 제거되면 세계선의 연쇄 작용이 발생되어, 무너지는 다른 차원의 역사 역시 새로 쓰이고, 그동안의 재난과 특이점은 모두 '없던 일'과 '없었던 사람들'이 되겠죠. 당신이 바라는 대로 세계를 구하는 일입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오심이 치밀어 고개를 숙였다. 다문 잇새로 웃음이 피식 새어나간다. 내가 이렇게 정이 많은 성격이었나.) 그래, 없애라면 없앨게. 그런데 나만 죽였으면 좋겠는데. 그건 어렵다는 말이지, 그럼. 엘바 보이드만 살려줘. (누구에게 비는 소원인지.)
 
⩎⩑⩔⩑⩎:오해하지 마세요. 제거하는 것은 당신이지, 저희가 아닙니다.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이에요. 누구를 죽이고 살리는 것 역시.
물론, 전부를 제거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죠. 일부를 제거하고 경과를 지켜봐도 상관없습니다. 혹은 전혀 다른 방법을 고르는 수도 있겠네요. 전부 당신의 자유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내 몫이라고 하면 늘 손해가 따르던데? (테이블을 경멸하여 바라보는 눈이 크게 뜨인다.) 정말 손쉽고 질 나쁜 방법이라고 보네. (고개를 쳐올린다.) 어떡하지, 내 손에 달린 목숨이 한두 명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불쾌할 때가 없어.
내가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하나. 방법이 이것 뿐이라면 나부터 죽여야겠는데. (왼손으로 가슴께를 덮고 몸을 그리로 돌려 남은 팔을 벌린다.) 나는 당장 너희 모두 죽여버리고 싶은데. 아마 내가 제 정신이라서는 아닐 거야. 그런데 그건 어려울 것 같으니까, 자, 질문은 이만하면 됐지?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머지 않아 당신도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하게 될 겁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군요.
그럼, 12시간 내로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인간 차원에서 신이 발생하는 건 정말 유례 없는 일이라,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나는 적어도 인간을 사랑했으면 좋겠네. 탈피니 뭐니 나중에 생각하는 게 좋을 걸. 설마, 내가 여기에서 죽으려고.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걷는다. 말은 이렇다 하지만 끝에 멀쩡하게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나를 버리다시피 이곳에 왔으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 얼마나 참혹했는가를 상기한다. 잊으면 안 돼.) 정신 똑바로 차려, 베시 엘라인. (무감정한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서 멀어진다.)
 
⩎⩑⩔⩑⩎:신체의 전송이 끝났나보군요. 그럼, 건투를 빕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몸을 일으켜 주변 환경과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생김새나 복장의 차이는 없다. 달리 생각할 건 없다. 한걸음 만에 눈 앞은 어느 번화가로 변해있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여기에서 다들 뭐하는 건지 모르겠네. (단 걸음에 다가가 한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문턱을 밟았을 때에는 복장이 평범하게 변한 뒤였다. 카운터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행인들을 주먹으로 과격하게 밀치고, 나온 음식들을 종업원의 얼굴에 던진다. 이렇게 하면 그들 중 누군가는 오겠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하하. 정말 변한 점이 없네. 싸우고, 시끄럽고. (빠져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고스란히 서 있다. 자신의 제압은 커녕, 엎드린 저지자 중 하나의 팔을 잡아당겨, 등을 강하게 밟아 팔을 부러뜨린다.) 한 사람만 더 와볼래? 조금 즐거워질 것 같거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후련한 웃음을 지으며, 조금 전 신고를 강행한 시민의 쓰러진 몸뚱이를 발밑으로 내려다본다. 크게 짓이길 것 없이 걸음을 옮기다가, 앞선 경찰의 복부에 주먹을 꽂고, 팔꿈치로 무릎뼈을 가격해 무릎 꿇린다. 저지하려 달려오는 경찰관마저 몸을 틀어 차례로 얼굴을 가격해버린다. 기어이 총구가 겨누어졌을 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무리를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그쪽 구급차를 타고 가고 싶은데. 가깝고 큰 병원으로. 들어준다면 모든 요구에 응할 테니.
아니면. (어느새 왼손에는 권총에 감겨 조금 전 무릎 꿇린 경찰을 겨누고 총구를 발사 시킨다. 혈액이 비산하고, 먹먹한 소리가 잠잠해졌을 때 쯤 고개를 기울여 미소 짓는다.) 다 죽는 거야.
 
형사: 병원으로는 저희가 직접 동행할 테니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은 없었으면 합니다. 당신에게 손대지 않을 테니 요구하는 바가 있으면 말하고, 난동 부리는 건 그만두십시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제야 말을 듣네. (권총을 바닥에 내던지자, 언제 있었냐는 듯 현장에서 소멸한다. 손을 가볍게 털며 아무렇지않게 뒷좌석에 탑승한다. 문을 채 닫지 않고 말했다.) 요구는 그걸로 됐는데. 내 앞에서 입 다물어. 아무런 질문도 요구하지 마. 그땐 당신이야. 뭐 해? 타지 않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차량의 문을 닫고 나와, 아무런 눈길도 주지 않고 나아간다. 거슬리는 쓰레기통이나 물체 따위가 있다면 곧장 발로 가격해 박살내기에 이른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지나 익숙하게 엘리베이터까지 왔을 때에는, 그들이 알아서 자리에서 빠져주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펼쳐진 공간은, 1층의 내부였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렇게 수월하면 안 되는데. (망연히, 혹은 허망감에 젖어 어깨를 떨다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을 일으킨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가, 단숨에 3층 휴게실의 문 앞에 귀를 기울인다.)
 
나타샤:저기, 혹시 환자분이신가요? 아니면 보호자? 여기는 직원 휴게실이에요. 길을 잃으셨으면 안내해 드릴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말을 걸어온 그 순간, 등 뒤로 이동해 팔을 번갈아 끼워 뒤로 끌고 가, 목을 틈 없이 압박해온다. 소리 없이 기절시키기 위함이다.) 안녕, 나타샤. 성격이 변했네?
 
나타샤:네? 그게 무슨, 컥...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늘어진 몸을 비상구에 발로 걷어차 넣는다. 자리로 돌아가 에보니가 졸고 있을 사이, 휴게실 내부로 이동해 직원의 어깨를 붙잡고, 남은 직원이 당황하는 사이 바깥으로 이동해 빠르게 목을 졸라 쓰러뜨리기를 두어 번. 모두 다른 층의 비상구에 내려놓은 뒤에 에보니가 엎드려 있는 책상을 내리친다.) 일어나, 에보니 그린.
 
에보니:어라... 누구세요? 직원이 아니시면 여기 들어오시면 안 돼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일부러 문을 잠그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앞에 앉아 양 손을 겹쳐 턱을 괴었다.) 잘 지냈어, 에보니? 여전히 나타샤와 잘 지내는 것 같고. 나를 알아보지는 못할 테지만.
 
에보니:어... 저희가 언제 만난 적이 있었나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글쎄? 많은 인연을 거쳐왔지. 이번에는 죽지 않고 잘 살아있는 걸 보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지. (손가락으로 에보니의 가슴께를 가리키고 부러 묻는다.) 나타샤는 어디에 있어?
 
에보니:(약간 미친 사람인가 하는 표정)
나타샤는... 그러고 보니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고 하더니 안 오네요. 그보다 일반인은 들어오시면 안 된다니까요. 죄송하지만 제가 그쪽을 만난 기억이 없어서 그러는데,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제가 조금 있으면 또 일을 하러 가야 해서... 괜찮으시면 업무 끝나고 연락드려도 괜찮을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정말 하나도 모르네.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머리채를 잡아채온다. 무감정한 눈을 가깝게 마주쳤다.) 기억해, 에보니 그린. 망각은 신의 축복이라는 말이 있지. 하지만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네. 네가 하는 행동을 봐서, 나는 너를 손 볼 지 말 지 결정할 거야.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타샤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 (이내, 반응이라도 보고 싶은지 무거운 미소로 말을 내뱉는다.) 태연하게 누워만 있으면 어떡해. 네 동료 죽어가는데.
 
에보니:윽, 왜 이래요! 이거 놓으세요! (손을 잡으며 얼굴을 찡그렸다가, 나타샤 얘기에 사색이 된다.)
당신 나타샤한테 무슨 짓을 했어!? 나타샤 어디 있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당신이 알만한 곳에? (그대로 머리를 밀쳐내다 못해 에보니가 앉아있던 의자를 바닥에 쓰러뜨리고 만다. 그 사이에 뒤로 물러나 문을 단단하게 잠궜다.) 자, 다시 대화해볼까? 당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해. 여기는 조금 다를까 해서.
 
에보니:(의자와 함께 우당탕 바닥을 굴렀다가 일어난다. 벽으로 후퇴하며) 나타샤가... 병원 안에서 이게 도대체 무슨 행패예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고, 나가세요! 안 그러면 보안팀을 부를 거예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의사 하나 때문에 인력을 부릴 지 모르겠네. (가깝게 다가가며, 본 상태의 복장으로 돌아와 코트자락을 쓸어내린다. 소매에 맺힌 혈흔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어깨를 억세게 붙잡아, 한탄하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를 내보낸다.) 있잖아, 에보니. 나는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너를 죽여야 해. 그런데 얼굴 보니 좋네. 그래서 대화 좀 하고 싶다는데 뭐가 문제야.
 
에보니:당연하죠, 그런 걸 위해 있는 보안팀이에요. 그리고 이게 지금 대화하고 싶다는 사람의 태도인가요? 죽인다느니, 죽어가고 있다느니, 그런 소리를 하면서 잘도 대화라는 말을 입에 담네요.
여기 보안팀 좀 불러주세요!! 이상한 사람이 있어요!! (바깥을 향해 크게 소리친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말을 안 듣는구나. (소리가 세어나가지 않도록 곧장 양 손으로 지그시 목을 눌러 숨을 틀어막는다. 어찌나 죽일 각오로 힘을 줬는지 몸을 구석으로 몰아세울 지경이다.) 어쩌겠어, 이게 내 할 일인데. 그럼 죽어야지.
 
에보니:커흑... 보안, 팀, 누가... 이 사람... 빨... 리......
 
엘바:... 찾았잖아.
 
전투를 시작합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에보니를 내려놓고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손등으로 닦아낸 피를 코트자락에 문질러 닦아내더니, 한참은 아무런 대답 없이 미소를 마주한다.) 웬일이야?
(이내 코트 자락 안에 손을 집어넣더니, 예고도 없이 나이프를 소환해 날린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단도
기준치: 20/10/4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엘바:'웬일'이냐고? ... 하.
웬일일 것 같아? 응? 베시.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으면서 총을 발포한다.)
권총
기준치: 95/47/19
고장: 9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5
명중 부위
왼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고통에 찬 입을 다물지 못하고, 팔을 붙잡아 수그린다. 정신이 간헐적으로 아득해져, 신음하며 뒤로 물러난다.) ......너, 이러다가 죽어.
 
엘바:그래? 그럼 죽지 뭐. 다 죽었는데 나만 살아서 뭐해? 어디 나도 죽여봐. 어서.
 
엘바:
Rolling 1D3
굴림: 1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Rolling 1D3
굴림: 2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눈살이 일그러진다. 통증에 억누르고 있던 숨을 고개를 돌려서야 쉬어낸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엘바:또 다 버리고 튀어버릴 수도 있잖아.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말투가 서늘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 말해봐. 거기 있던 수많은 시체들, 그리고 오데트랑 콘라드까지.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체제를 빼앗아서, 멸망하는 세계를 버려둔 채 어쩔 생각이었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를 악 물고 빠져나가려 할 수록 상처가 벌어지고, 흘러나오는 피가 벽에 묻어난다. 냉담한 어조를 이어나간다.) 네가 알아서 뭐할 건데.
 
엘바:(손을 꽉 누르며) 대답을 해. 그래야 내가 의무대로 파트너를 처리해야 할지 아닐지 결정하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하지, 마. (반댓손으로 네 손목을 붙잡는다. 통증을 누르면서도 떨림 없이 말을 이어나간다.) 내가 그들을 모두 죽였다고 하면, 곧이곧대로 믿으려고? 그건 어려울걸.
내가 뭐라고 대답해주길 바라?
 
엘바:(무표정으로 쳐다보다, 조금 뒤에야 입을 연다.) 믿을거야. 네가 말하는 그대로, 그게 내 진실이 될 거야. 그러니까 잘 생각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마르고 자조적인 웃음이 나간다.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 손바닥으로 혈액이 괴어간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소리네. 그런데 너 어서 가는 게 좋을 걸. 내가 또 언제 제정신으로 돌아올지 모르겠는데.
 
엘바:... 이대로 두고는 안 가.
골라. 지금 다 말하고 내 손에 얌전히 죽어 돌아갈지, 말 안 하고 조각난 채 사라질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많은 걸 내려놓은 것처럼 미소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팔에서부터 전이되는 통증을 잊고 있었다. 제대로 된 통증을 재차 실감하며 고개를 바닥에 구겨뜨린다.) 아프네. 이래도 네 손에 얌전히는 못 죽을 텐데. 맞아, 내가 죽인 게 아니야. 나도 그렇게 죽을 줄 몰랐어.
 
엘바:그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게 네가 아니라면, 그럼 누가 했다는 소리야?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눈을 힘겹게 감고 말한다.) 스스로 죽음을 택했어. 나를 위해. 그 문을 만드는 재료로, 스스로를 바쳤다고.
그렇게 수많은 시체가 쌓여도 문이 열리지 않더라? (하하.) 그래서 체제를 손에 넣은 거야. 그 전에, 내가 지배 당할 위기에 처해있지만. 너랑 만난 걸 보니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닌 것 같네.
 
엘바:나쁜 상황이 아니야? (으르렁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긁어 말하면서 단도를 비틀어 쥔다.) 그럼 방금 내가 본 상황은 뭔데? 에보니를 죽이려고 했던 것도 침식 때문이었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비교적. (손목을 붙잡은 손에 들어가는 힘이 신음을 대변한다.) 변명 같지만 그게 맞다고 봐야겠지. 이제 나는 내가 아니게 될 테니까.
 
엘바:...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나타샤처럼 미치기라도 한다는 말이야?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너답게 이해가 빠르네. 안타깝지만, 그렇게 됐어. 미쳐있었고. (손목을 타고 단검을 뽑으려고 한다.)
 
엘바:... (그대로 단검을 쥐고 있다가, 단숨에 빼내어 피를 털어내고 넣는다.)
그럼 돌아가자.
얼마의 희생을 치렀더라도, 네가 이곳에서 그들의 목숨값으로 하는 일이 고작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상처입히는 일이라면,
... 완전히 미치기 전에 돌아가자. 아무도 남지 않은 곳으로. 우리만 있는 곳으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예고도 없이... (화끈거리는 상처 부근을 짓누르며 피비린내를 피해 고개를 든다. 쉴 틈 없이 부상을 입혔지. 그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 얼마 간 대답이 없었다.) 나는 못 돌아가겠는데.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면 해야 할 일을 이행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머잖아 미칠 것 같지만. 어떻게 해, 그럼.
 
엘바:(화를 삭히는 듯,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소란스러운 문 쪽을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래, 그럼 들어나 보자. 뭘 하려고 했는데?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 틈을 타, 팔에 난 길에 손가락을 찔러넣는다. 총알을 긁어 빼낸 다음 비어나간 부위를 짓누른다.) 말해주면 막아서게?
 
엘바:들어보고 막을 필요 없는 일이면 도울거야. 그래야 마음 편히 데려가겠지.
(치료되는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정말, 점점 사람에서 멀어져가는 듯한 네 모습이, 비록 치유를 본 것이지만 그리 달가울 리 없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눈으로 확인할 필요 없이, 살이 채워지는 감각으로 회복 여부를 읽는다. 혈흔이 가신 숨을 내쉰다.) 회복이 조금 더 빠른 크리쳐라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세상을 구할 거야 엘바. 도울 생각이 들어?
 
엘바:방금 전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계획은 있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여섯 명을 없애버려야 해. 또 다른 속셈이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내가 전해들은 그대로라면.
조금 전은 침식이었지만. 그 중 하나였다는 건 부정 못하겠네. (에보니를 가리킨다.)
 
엘바:없애야 한다고? (찡그리며 에보니를 봤다가)
그건 어디서 나온 정보인데?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나와 비슷한 사람들? 어쩌면 답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존재들이야. (손가락을 하나씩 펼쳤다.) 에보니, 나타샤, 콘라드, 오데트, 그리고 너와 나. 이렇게 여섯 명.
 
엘바:그 누군지 모를 사람이 여섯 명을 다 죽이라고 했다고?
(이마를 짚는다.) ... 베시, 그 말에 신빙성이 있어? 그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널 속이지 않았으리라는 확신이 있는지 묻는거야.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소용 없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말을 마저 내지 못하고 작아지는 음성이다. 애초에 나는 너를 구하고 싶어서 계약한 게 아닌가. 화제를 돌린다.) 죽이는 것까지는. 오류처럼 없애버리라고 했어.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아직 잘 와 닿지 않네.
 
엘바:오류라니... 사람을 그렇게 데이터처럼 취급하는 사람의 조언은 그다지 듣고 싶지 않은데.
그럼, (잠시 생각을 정리하듯 서 있다가) 아직 그거 외의 다른 방법은 찾지 못했다고 들어도 되는 거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사람보다는, 신? (이내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아직은. 별달리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겠지.
 
엘바:신? 갑자기 신뢰도가 더 확 떨어지는걸. 지금까지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아는 척도 하지 않았던 놈들이 어디에 말을 얹어? (눈을 가늘게 떴다가 한숨을 내쉰다.)
그게 옳은 방법이든 아니든, 누군가를 죽여야만 나머지가 살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는 않네.
다음으로 가려고 한 곳은 어디였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나도 잘 모르겠네. (시선을 외면하며 입술을 굳게 다문다.) 그 뒤로는 죽일 생각 없었어. 아마도.
 
엘바:확신할 수 없는 거잖아. 너... 그거. (체제를 말하는 듯 쳐다봤다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됐어. 갈 곳을 모르겠으면 단서로 짐작가는 곳들은 없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때에 맞지 않는 미소로 긍정한다.) 우선 근처의 대학원, 그리고... 학교가 아닐까 싶은데. 같이 찾으러 가게?
 
엘바:그럼 여기에 버려두고 나만 갈까 봐?
가자. 우선은 여기서도 당장 벗어나야 할 것 같으니까. 도대체 얼마나 난리를 쳐놨으면 저렇게 사람들이 몰려들어?
 
엘바:쉽게 빠져나갈 수는 없겠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비상구에 사람을 조금 모아뒀어. 나타샤를 포함한 세 명? (으쓱이더니 에보니를 구석에 기대어 앉혀두고 손을 뻗는다.) 옷깃이라도 잡아. 움직이자.
 
엘바:... 모아둬? (물건도 아니고, 라고 생각하지만 말로 내지는 않고 손을 잡는다.) 무슨 좋은 수라도 있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어지러워도 참아. (손목을 덥석 잡은 순간, 배경은 이질감 하나 없이 어느 대학원의 정문이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5시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안대를 짚고 가까운 벽에 부딪히듯 주저앉는다. 전두엽이 타는 느낌이다. 혀를 울컥 차며 가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를 내보낸다.) 이제 됐으니까, ...되도록 물러나 있을래?
 
엘바:이런 것도 가능... (서둘러 주저앉는 몸을 붙잡는다.) 베시, 왜 그래?!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모르겠네, 무리했나? 아까처럼 미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양 손이 두개골을 뚫고 헤집는 듯한 감각은 온 신경에 전이되어, 메슥거림에 입을 틀어막기에 이른다. 고인 침을 넘긴다.) 다치기 싫으면 물러나는 게 좋을 걸. 당장이라도 누굴 죽이라면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엘바:... 걱정 마. 이제 누군가를 죽이려면 나부터 죽여야 할 테니까. 조금만 더 버텨. 할 수 있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볼게. (어떻게든 고개를 저어 털어내는 시늉을 한다. 네 팔목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엘바:(부축해 세워주고) 그래,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서둘러야겠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몸이 기울어져 거의 기댄 형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두 다리로 걷기 위해 균형을 잡는다.) 그래도 친숙한 느낌이야. 노이즈 화면을 오랫동안 바라볼 때 특유의. 눈이 움푹 가라앉는 것 같고, 머리가 피곤함으로 불타는 느낌. 그래도 이곳에서 잠들면 안 되겠지.
 
엘바:... 최대한 그 능력은 쓰지 말자. 꼭, 반드시 필요할 때만 써. 알겠어?
 
엘바:일단 여기는 왜 온 건지 설명해줄 순 있겠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두 발로 서서 제 팔을 번갈아 팔짱을 낀다.) 목적은 둘을 만나기 위해서. 없애버리라는 말이 속임수래도, 만나고 오라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엘바:둘이라면 콘라드와 오데트 말이야?
어디 있는지... (큰 건물을 본다.) 이걸 다 뒤져야 하는거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응. 이곳에 콘라드와 오데트, 그 둘이 있거든. 설명을 빼먹었네. (능력은 자제 하랬는데. 말 없이 건물의 CCTV와 시각을 연결해 빠른 속도로 넘겨본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오데트. (은연 중에 말하고 숨을 참는다. 엄지로 턱을 잡으며 고개를 돌린다.) 2층에 있는 복사실. 거기로 가자. 거기가 맞는 것 같아.
 
엘바:(너를 흘끔 봤다가 다시 건물, 2층을 눈으로 훑는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않아야 하는거지?
됐어, 가자.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상할 건 없지. 나 감 좋잖아. (손목을 붙잡고 고개를 기울인다. 이번 만큼은 두 발로 걷는다.)
 
콘라드:응? 교수님 찾아뵈러 오셨어요? 지금 안 계시는데…….
 
오데트:학회에 가셨거든요. 커피 드릴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엘바를 흘끔 돌아보더니, 검지 손가락을 세운다.) 하나만. 그 전에, 잘 지내?
 
엘바:(자연스럽게 동행처럼 뒤에 서서 어깨를 으쓱인다. 커피는 상관없다는 듯.)
 
콘라드:누가요? 교수님이요?
 
오데트:(커피는 내가 타올게, 하고 속삭이곤) 교수님과 아시는 사이신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마를 주먹으로 가볍게 누른다.) 교수님 안부였다면 잘 지내시냐고 물어봤을 텐데. 아니, 둘. 콘라드, 오데트. 둘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너희를 잘 알아서.
 
콘라드:네? (어리둥절)
 
오데트:음... 혹시 지난 세미나에 오셨었나요? 아니면 저희 학부생?
 
엘바:(뒤에서 조그만 속삭임) 베시,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이 둘은 말 그대로 너를 모르잖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아까도 못 알아듣던데. (작게 전달하고는 목청을 가다듬는다.) 아마 그때 쯤 일지도 모르겠네. 궁금한 게 있는데, 이상한 사람이 찾아온 적 없었어?
 
콘라드:그렇군요. 음, 이상한 사람이라면... (갸웃. 오데트 보며) 누가 온 적 있어?
 
오데트:(커피를 가져와 내밀며 고개 젓는다.) 딱히 본 적은 없어요. 우리 학과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은 교수님이시거든요.
 
콘라드:확실히. 그분보다 이상한 사람 찾기도 드물지.
그러고 보니 이번엔 뭐랬더라? 새로 발견된 세포를 사용한 자가 복구 치료 관련이랬나? 아무리 들어도 수상하다니까. 우리 분야도 아닌데.
 
오데트:어쩌겠어, 원래 그런 거 좋아하시잖아. 그래도 아직 외계인 연구는 안 해서 다행이지.
 
콘라드:글쎄, 교수님 호기심을 생각해. 기회만 있다면 하고도 남을걸.
 
오데트:그런 거 해봤자 판타지 영화 고증 자문 일 밖에 안 들어오는데도…….
 
콘라드:자문이라도 구하고 하면 B급은 아니겠네.
 
엘바:... 세포를 사용한 자가 복구 치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예감이 좋지는 않은데. 고개를 치켜세워 반가운 시늉을 한다.) 응, 맞아, 그 교수님을 찾고 있었어. 그 연구와 관련해서 의논할 게 있거든. 안내 받을 수 있을까?
 
오데트:네, 어디서 신기한 세포를 가져오셔서는 그걸로... 아 참, 이런 말 막 하는 거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데.
 
콘라드:뭐 어때, 먼저 반응하셨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래서 교수님을 찾으시는 건가요?
 
엘바:뭐... 그런, 셈이죠. (어색한 웃음)
 
콘라드:그럴 줄 알았어요.
 
오데트:앗, 정말요? 그런데 지금 교수님은 여기에 안 계시고 학회에 가셔서요.
우선 명함이라도 드릴까요? 나중에 따로 연락해보세요.
 
콘라드:분명 동류가 생겼다면서 좋아하실 것 같거든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동류. 입꼬리가 꿈틀, 하고 움직이지만 주먹으로 가려 헛기침으로 무마한다.) 좋아. 명함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
 
오데트:그럼 여기요. (주머니를 뒤져 자신이 갖고 있던 명함 한 장을 건넨다.)
이쪽으로 연락해보시면 대화하실 수 있을 거예요.
 
콘라드:나중에 오시면 유망한 분들이 오셨었다고 말씀도 해드릴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난입해서 당황스러웠을 텐데, 고마워. (명함을 엘바에게 건네 보여준다.) 그래도 대답은 돌려받고 싶은데. 너희 안부.
 
엘바:(명함을 받아 훑어보고는, 주머니에 넣어둔다.)
 
콘라드:아... 저희야 뭐 매일 똑같죠.
 
오데트:바쁘게 잘 지낸다는 말이에요. 새 연구도 시작했고.
 
콘라드:그러니까 혹시라도 교수님이 물어보시면 열심히 한다고 해주셔야 해요.
 
오데트:콘라드. (옆구리 쿡)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기울어지는 고개와 함께 입꼬리가 피식 올라간다.) 잘 지내는 것 같네. 말은 잘 전달해둘게. 잘 지내, 앞으로도. (가볍게 손을 흔들고 엘바보다 먼저 지나간다. 이 이상 오래 붙들고 있다간 조금 더 머무르고 싶어질 것이다.)
 
엘바:고마웠어요. (가볍게 손을 흔들고 따라 나간다.)
 
콘라드:뭘요. 안녕히 가세요.
 
오데트:조심히 가세요!
 
엘바:교수라는 사람, 꽤 수상했지. 오데트와 콘라드 말처럼 괴짜라서가 아니고, 우리가 느끼는 의미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같은 생각이야. 우리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겠는데. (명함을 가져가, 반댓손은 코트의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이내 원래 그곳에 있었다는 듯 휴대폰 하나를 소환해 꺼내어 흔든다.)
 
엘바:용케도 휴대전화가 있네. 지금 걸 수 있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손에 쥐고 머지않아 배터리가 빠른 속도로 차오른다. 화면을 건드리자 당연하다시피 수신음이 간다.) 네가 받을래?
 
엘바:내가? 부담스러우면 그래도 되긴 하는데...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해본 말이야. (휴대전화에 귀를 밀착한다.)
 
교수: 하워드입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손을 허리에 기댄다.) 하워드 교수 맞습니까? 자가 복구 치료였던가. 교수님의 연구에 관심이 있어 연락 넣었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고 들어서요. 그에 비해 흥미로운 주제인데, 아쉬운 나머지 그만.
 
교수: 이런, 연구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셨군요. 하하하, 이거 참 반갑습니다. 어떻게 제 번호를 알아내신 것을 보니 관심이 깊으신 모양인데, 어쩌지요. 제가 지금 멀리에 와 있어서 당장 모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군요. 혹시 다음에 전화드려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모든 일의 원흉이 될 지도 모르는데. 원 상태가 되면 어떡하지. 들이닥치는 거북함에 잠시 침묵한다.) 아뇨, 멀리 있어도 괜찮은데. 아마 그렇게 멀지는 않을 거예요. 약속이라도 잡지 않겠어요?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교수: (생각하는 소리)
제가 지금 있는 곳은 OO학회 건물인데, 이곳까지 오실 수 있겠습니까? 곧 일정이 끝나긴 합니다만. 아니면 중간으로 제가 이동할까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거기에 있으세요. 마침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끊으셔도 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네요. (귀에 대고 끊어지기를 기다린다.)
 
교수: 그렇습니까? 그건 잘 됐군요. 그럼 대회의실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엘바:어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소멸시킨다. 몸을 돌려 고개를 끄덕인다.) 응, 만나기로 했어. 이제 내 손 잡아.
 
엘바:... 편하긴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는 듯 손을 허공에서 멈췄다가, 잡는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손을 보다 단단하게 붙든다.) 말 안 한 게 있는데, 능력 사용한다고 내가 더 미치지는 않아. 그냥.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래.
 
엘바:... 시간?
얼마나 남았길래?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고개를 들어 남은 시간을 가늠해본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한참을 허공에 시선을 유지하다가 느리게 고개를 되돌린다.) 나흘? (눈을 마주친다.) 그러니까 그 전에 많이 안아줘야 해. 그래야 너를 기억하고 제정신이 돌아올 테니까.
 
엘바:그런 걸로 돌아올 수 있는 제정신이었으면... (네가 그렇게 괴로워할 필요가 있는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털어낸다.) 하, 그래. (손을 잡은 채 끌어안고) 지금부터라도 안아줄 테니까 무리는 하지 말고. (역시 아직 완전히 말을 믿고 있지 않은 듯)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돌아올 수도 있지. 내가 너를 좋아하는데. (마주 안아 어깨에 잠시간 머리를 기댄다. 돌아올 책임이 무거워 네 등을 힘 없이 두어 번 쓸어내린다.) 오래 이러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 팔 풀면 움직일게.
 
엘바:... 좋아한다면서 약속도 안 지키고 버리고 갔어? (숨을 길게 내쉬고는 팔을 푼다.) 이대로 못 움직일 건 또 뭐야. 그럼 먼저 움직이자. 끝나면 더 안아줄 테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건 너도 그랬는데 뭐. (네가 알아듣기 힘들 말을 하며 그 뒤로는 괜히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한 걸음을 내딛는다. 눈 앞은 순식간에 학회 건물 앞이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엘바를 지나칠 정도로 여유 없이 그 모습을 쫓는다.) 미고, 아니. 하워드 교수?
 
엘바:(서둘러 따라간다.)
 
미고:전화주셨던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교수 하워드입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저도 모르게 잡은 옷자락에서 떨어진다. 이 자는 사람도 아닌데, 어째서 이곳에서도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것이지? 정체를 떠보기로 한다.) 명목은 연구였지만, 나는 당신의 정체를 알아. 하워드.
 
미고:음? 정체라시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더 말하지 않는 건가. 침을 삼키고 도박을 내건다.) 미고, 라는 존재를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
 
미고:(표정이 변한다.) 그 이름을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맞았군. 숨을 가볍게 내쉰다.) 연구실로 안내해주겠어? 모두 알려드릴 테니.
 
미고:연구실이라면...
 
미고:당신……. 평범한 사람이 아니군요. (주변을 살피더니 사람이 없는 곳으로 한 걸음 더 물러나)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우선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 뒤에야 어디까지 말씀드릴 수 있을지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이 연구자라서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알아보네? 그러나 굳이 입에 올리지 않는다. 팔짱을 끼고 엘바에게 이리 오라 손짓한다.) 당신 또한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당신이 연구하고 있는 것이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 (고개를 옆으로 까딱인다.) 고압적으로 말하면, 연구를 그만둬줬으면 해.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다면 말이지.
 
엘바:(이미 뒤에 서 있다가, 한 발짝 나서며 보충한다.) 무작정 하는 말은 아닙니다. 당신이라면 다른 세계에 대한 말을 하더라도 믿을 거라 생각해요. 다른 세계가, 당신이 연구했던 크리쳐라는 괴물에 의해 멸망에 이르렀습니다. 그 해결책을 찾고 싶어요.
 
미고:... 멸망이라.
 
미고:연구라고 하셨죠. 확실히 저는 인간들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에 관해 연구를 했습니다. 발표는 포기했지만요.
확실히,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이곳에서 얘기할 사항은 아닌 것 같군요. 좋습니다. 제 연구실로 안내하죠. 타고 오신 차가 따로 있으십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크리쳐. 머리로 두텁게 덮인 뒷목을 주무른다.) 가까워서 걸어왔는데, 연구실이 꽤나 멀리에 있나? 차량 필요해?
 
미고:약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자차가 없으시다면 오히려 잘 되었군요. 제 차를 함께 타고 가시지요. 이쪽입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익숙하게 뒷좌석에 앉아 태연하게도 말한다.) 나 아까 경찰차 타봤다?
 
엘바:(함께 타며) 뭐...? 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아는대로. (괜히 장난스럽게 웃으며 미고에게 말을 건넨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크리쳐는 어떤 재료로 만들어낸 거야?
 
미고:크리쳐의 시작은 외우주입니다. 그에 관해서는 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는 것이 없군요. 무어라 설명해도 이곳의 지식으로는 이해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해 가능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저의 크리쳐 연구에 관해서겠지요. 아까 다른 세계라고 말씀하셨던가요.
제가 크리쳐 발표를 포기한 이유도 그와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시공간을 넘어 연락을 주고받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단말기에 이어진 다른 차원에서 크리쳐 연구는 그만두라는 신호를 받았기 때문에……. 제가 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저 자신 밖에 없으니, 아마 다른 차원의 제가 관련 연구를 하다 큰 불행을 일으켜서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추측을 했습니다.
하지만 애정이 남은 연구임은 사실인지라 연구물들은 폐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제 연구실에서 그런 것들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일으켰지, 불행. 그로 인해 크리쳐 베시 엘라인이 생겨났고. 창문에 기대다 말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연구자라서 알아보는 건가. 내가 평범하지 않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미고:저의 정체와 연구실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저의 연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희 학과의 연구생들도 제가 이상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만 알지, 제가 진정으로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에 대해 알고 있고, 아무도 모르는 연구를 건드리려 한다고 해서 위해를 가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으니까요. 제가 누구이든간에 지금은 한낱 연구를 사랑하는 연구자일 뿐입니다. (농담인지 웃는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내가 아는 당신도 똑같은 말을 했는데. (마지막으로 남겼던 편린의 말이 지나간다. 무릎에 손을 바르쥐어 모았다.) 연구 만큼이나 인간들을 사랑해서 만들어낸 거지, 그렇지? 색다른 이유일지는 모르겠는데.
 
미고:그럼요. 저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같은 이유로 포기한 겁니다. 도착해서도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SF 영화를 보고 변했거든요.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미고:혹시 제 이야기가 지루한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웃음을 지어 신음 같은 소리를 삼킨다. 그러나 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는 없었다. 기분이 좋지는 않네.) 지루하지는. 그리고 세상에 그런 사람 하나쯤은 있겠지. 그게 당신인 거고.
그런데, 감화된 것 하나에 이끌려서 일을 그르치면 안 된다고 봐. 별 건 아니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엘바:웬일로 친절하게 구네, 베시. 평소 같았으면 그렇게 길게 말하지 않았을 거면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친절할 것 까지는. (몸을 그쪽으로 돌려 기울인다.)
 
미고:으음. 확실히 조언까지 곁들이셨군요. (속 좋은 웃음소리)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주변을 둘러보다가 엘바의 소매를 꼭 잡고 눈치를 살핀다.) 보기 싫으면 눈 감아. 너 자주 놀라잖아.
 
엘바:네가 죽은 사람들을 두고 문을 넘어왔을 때 이미 놀랄 거 다 놀라서 괜찮아. (속삭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일부러 하는 말이지? (옆구리를 툭 치고 미고를 쫓는다.)
 
엘바:아야.
 
미고:평범한 금속이 아니란 것쯤은 바로 눈치채셨겠죠. 이건 의지를 가진 생명체입니다. 인간의 세포와 융합도 어렵지 않죠. 이것으로 의수나 의족을 만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뿐만 아니에요, 이것만 있으면 인류는 온갖 도구를 개발하고, 그들의 문명은 황홀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아까 전 제가 말했던 인간을 위한 연구의 목적이었습니다.
 
미고:그리고 당신은 분명히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이겠죠. 아까 말씀하셨듯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얘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무언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엘바:(너를 보고는 끄덕인다. 다 말해도 될 것 같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대답처럼 고개를 돌려 조용한 한숨을 내쉰다. 허리에 두던 팔을 늘어뜨리고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선다.) 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경고하러 왔어. 멸망하지 않은 세계선이라곤 크리쳐가 없는 이곳이 유일하다는 말로 설명은 충분하겠지?
당신의 생각보다 인간은 욕심이 많고, 자기 사리사욕 채우기 바빠. 내가 이 지경까지 온 이유가 있겠지... (참을 수 없는 자조가 바람처럼 비집어 나온다.) 당신에게는 미안하지만, 인간들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을 거야. 의족은 사람을 공격하는 개체가 될 테고, 인류의 영광은 파멸을 맞이할 테고. 이곳은 다를 것이라는 희망 하나 없이.
그러니까 하는 말인데, 이거 어떻게 멈출 수 있어?
 
미고:그러니까... 다른 세계선의 크리쳐 연구를 어떻게 멈출 수 있느냐는 말씀이신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응, 시작도 못하게 하는 법이 궁금해. 시간이 없거든. (실험관 하나를 조급한 손가락으로 건드린다.) 되도록 여기 있는 것들도 내 눈 앞에서 없애버리고 싶은데.
 
미고:확실히 제가 시공간을 넘어 연락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다른 세계, 즉 다른 차원의 연구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하더라도 그들이 연구를 멈출지 말지는 그들의 선택입니다. 그러니 저나 이곳의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찾기 어려울 겁니다.
이곳의 크리쳐들은, 이것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알게 됐으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사라진다고 해도 다른 차원에는, 방금과 비슷한 이유로 영향을 끼칠 수 없겠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실험관을 손으로 내리치고 민감한 시선을 미고에게로 고정한다. 고개가 삐딱하게 기운다.) 내 눈 앞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또 누군가가 이것들을 훔쳐가겠지. 아니면 어떤 이유던 간에 일이 일어날 것 아니야. 그러게, 유일하게 멸망하지 않은 타이틀이 세상에 어디 있어. 내가 말할 때 들어. 뭐 해, 당장 처리하지 않고.
 
엘바:진정해, 배시! (네 팔을 붙잡아 자신 쪽으로 당긴다.) 우리보다 전문가인 미고가 처리하는 편이 더 안전하고 확실할 거야. 그리고 아까 들었잖아, 이것들은 외계에서 온 존재들이라고. 지금 여기에서 처리한다고 해서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어. 그건 다른 세계도 마찬가지일걸.
 
미고: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다른 차원의 누군가가 운 좋게 메시지를 받아 크리쳐 연구를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겪으셨던 것과 비슷한 일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요. 심지어는 그것이 크리쳐가 아니라 해도 말입니다.
 
엘바:... (괴로운 듯 찡그렸다가 미고를 본다.) 그렇다는 건 정말... 세상의 멸망을 저지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겁니까? 그 방법을 알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어요. 제 파트너도 많은 걸 희생했습니다. 제발 떠올려주세요.
 
미고: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할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네요. 제 식견이 부족한 탓입니다.
이런 건 세계의 정해진 규칙과도 다름없습니다. 일개 개인의 몸으로 뒤엎을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운명, 세계의 규칙을 바꾸는 건 다른 이야기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허망한 눈으로 말이 터져나온다.) 그럼,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다시 멸망하는 것 따위나 보려고 이곳까지 온 줄 알아? 시간이 넉넉하지가 않아! (문득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얼굴을 움켜쥐고 곧이곧대로 가라앉히며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받아든다.)
 
미고: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가 좀 더 많은 걸 알고 있었다면 도움을 드릴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에 관해서는 별다른 답을 내어드릴 수 없겠으나, 혹시나 싶어 작은 수단을 넘겨드리겠습니다. 동양의 부적 같은 것이라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엘바:... 답하지 않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건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겠네요. 베시의 말대로, 저희에겐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감사했습니다.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다른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그렇지, 베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미 말 하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힘 없이 주저앉아, 양 팔로 얼굴을 감싸고 몇 마디를 중얼거린다. 머리카락이 가득 움켜쥐어진다.) 아니, 아니지, 역시 하지 말라는 소리인가. 하지 말라는 거잖아. 하하. 그냥 죽으라는 소리잖아... 왜 같잖은 희망을 심어줘서... (간헐적으로 허망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엘바:... (일으키는 대신 높이를 맞춰 앉아서 어깨를 끌어안는다. 자신 역시 방법을 알 수 없고 괜찮을 리 없음에도 괜찮아, 하고 속삭인다.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정말 모두 포기해버릴 것만 같아서. 그 뒤에야 너를 붙잡아 일으킨다. 눈이 주변의 실험관들, 그 안의 크리쳐들을 훑어보곤 돌아온다.) 나가자. 여기서.
이곳에 계속 있는 건 너한테 특히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 조금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쉬면서 다시 생각해보자.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말의 힘이 신기하지. 불확실한 한마디에 이렇게나 진정할 의지가 생긴다. 흔들리던 눈이 머잖아 조금씩 가라앉아 잠시 무릎에 턱을 파묻고 있는 게 다였다. 조금 나른해진 기색으로 몸을 일으켜 인상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그 전에. 부수는 것만 보고 가자. (그렇게 말하며 도로 같은 자리로 성큼 걸음을 옮긴다.)
 
엘바:(손을 잡아당겨 바깥으로 끌고 나간다.) 아니, 여기는 사유지고 저건 개인물품이야. 처리는 알아서 하게 놔둬.
미안합니다. 보시다시피 상태가 이래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제가 나간 뒤에 문을 꼭 닫아주세요.
 
미고:이해합니다. 두 분 모두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몸이 잘게 떨렸다. 추위를 타는 것처럼 제 몸을 끌어안고 웅크린다.) ......정말 지긋지긋해. 한 눈 팔았다가 없어지지 않으면? 그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엘바:... 적어도 이곳의 미고는 신뢰할 만한 인물로 보였어. 실제로 애정하던 연구를 멈추기도 했잖아.
하지만 뒷일은... (어떻게 해야할까. 잠시 입을 닫고 주변을 바라본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되도록이면 살해하고 싶지 않다. 아직은. 차라리 내가 정신을 놓았을 때 이 기로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두고두고 후회할 게 뻔하기에.)
 
엘바:(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그러고 보니.... 짐작가는 곳이 한 군데 더 있지 않았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몸을 돌려 엘바를 바라본다.) 방법이, 정말 있을까.
가서 해결이 될까?
 
엘바:뭐라도 해봐야지. 할 수 있는 게 있는 한.
할 수 있는 게 없어도 여기서 포기할 순 없잖아. 그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어. 그들의 희생을 가장 허무하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아니야?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래, 맞아. 그런데 머리가 안 돌아가네. (가라앉히기 위해 눈을 감고 얼굴을 짚는다.) 안아줄래?
 
엘바:괜찮아. 가장 단순한 것만 생각하고, 걱정은 다 나한테 맡겨둬.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안기라는 듯 두 팔을 벌린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어떻게 단순하게만 생각하겠냐만. 따지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몸을 가깝게 기대고 팔로 끌어안았다. 고개를 끄덕인다.) 토닥이고 달래줘. 정말로 침착해질게.
 
엘바:(끌어안아 등을 느긋하게 토닥이며 일부러 작게 웃는 소리를 낸다.) 그렇게까지 침착해질 필요는 없는데. 그건 베시 엘라인답지 않아.
하지만 이제까지도 잘 했으니까, 끝까지 잘할 수 있지?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침착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간 죽어. (눈을 굴려 얼굴을 흘끔 올려다보고 만다.) 지금은 잘 모르겠네. 이제 정말로 잘해야지. 갈까?
다음은 그러니까, 우리 둘을 마주칠 지도 모르겠네. 학교에서 선생님 노릇을 하고 있거든.
 
엘바:... 선생님이 된 베시라고? 학생들이 조금 불쌍해지는걸.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거 무슨 의미야?
 
엘바:아니야, 아무것도.
그럼 갈까?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입을 티 안 나게 비죽이다가 손목을 꽉 잡는다. 좌표를 머리로 가늠해 이동하기까지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눈을 깜빡이면 코 앞이 학교 정문이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를 악문다.) ...조용히 해.
 
엘바:베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고개를 휘젓는다.) 아니야, 나 괜찮아.
 
그래서, 그들은 멋대로 ‘연장전’을 시작합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제기랄, 빨리 와! (엘바의 손목을 억세게 붙들고 학교로 달린다.)
 
엘바: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 손을 꽉 마주잡고 달린다.) 이상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건 알겠어! 그래도 진정해야 해, 베시! 네 옆엔 나도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교무실로 이동할 테니까 놀라지 마. (복장을 갖출 생각도 하지 못했다.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곧장 교무실 문 앞으로 순간이동해, 손잡이를 돌린다.)
 
엘바:(끄덕이고는 바짝 붙어 선다. 그리고 이동으로 울렁이는 감각. 차마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찡그린 표정으로 교무실까지 따라 들어간다.)
 
T. 엘바:당신은…. 왜…?
 
엘바:(여기서 진짜 다른 나를 만나게 될 줄이야...)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주변을 밀치고 들어가 '나'의 맥을 짚고 상태를 살핀다.) 설명할 시간 없거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차분하게.
 
T. 엘바:그러니까, 그게... (당황한 표정으로, 하지만 어쩌면 경계하는 듯한 기색으로 선생님 베시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그래, 이해가 안 되겠지. (답답한지 머리를 쓸어넘기며 시야 위로 당시 상황이 담겨있을 CCTV를 돌려본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Rolling 1D20
굴림: 4
 
엘바:베시!!! (달려와 옆에 있던 다른 엘바를 밀치고는 너를 데리고 뒤로 빠진다.) 괜찮아?!
 
T. 엘바:어때요? 믿었던 사람한테 통수를 맞은 기분.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이게, 무슨. (반사적으로 힘을 준 다리로 몸을 지탱한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아, 그래, 그 표정이 보고 싶었어요.
아하하하하!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피할 수 있으면 피해, 빨리. 다치기만 해 봐. (엘바에게 턱짓하고는 허공을 손에 쥐어잡는다. 양 손에는 벼린 나이프가 들려있었다.)
 
엘바:(니알라를 보고) 저 미친 새끼는 또 뭐야...
내가 맞을 리 있어? 걱정 말고 저 이상한 거나 잡자. 내 얼굴이라 되게 기분 나쁘거든.
(무기를 꺼내 쌍수로 든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조금 더 재미를 즐기게 해달라고요. (그러면서도 웃음은 멈추지 않은 채)
 
니알라토텝의 화신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태평하기는. 몸을 틀어 무릎을 향해 강한 힘으로 나이프를 날린다.)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니알라토텝의 화신:발부터 묶겠다는 건가요, 역시 노련하시기는.
 
엘바:아직도 우리를 갖고 논다는 표정인데? (역시 마음에 안 든다. 한 손에 든 도검을 강하게 휘두른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95/47/19
굴림: 4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니알라토텝의 화신:벌레의 건 맞아줄 생각 없는데?
회피
기준치: 47/23/9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니알라토텝의 화신:베시
기분 나쁘네요. 당신을 먼저 처리하면 이쪽도 함께 처리될 것 같은데.
 
니알라토텝의 화신:
정신
기준치: 500/250/100
굴림: 4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
정신
기준치: 500/250/100
굴림: 9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문 '격통' : 효과 1라운드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괜찮아. (찝찔한 액체가 손 위로 쏟아진다. 입술을 깨물며 차츰 뒤로 물러난다.)
 
엘바:누굴 떨거지처럼 보고 있어? 나 혼자서 처리 못 할 것 같아? (빠득, 이를 갈더니 널 뒤로 끌어다 놓고 그 앞에 선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에휴. 미물과 싸우는 취미는 없어요. (어깨를 으쓱이더니)
이러지 말죠. 전 그냥 위대하신 분들의 심부름꾼일 뿐이고, 모처럼 인질들도 살려드렸는데…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때에 맞춰 눈이 터질 것만 같은 압력이 가신다. 바라본 그들의 앞에 보호하듯이 서 등을 보이고, 묵직한 손짓으로 흉상을 가로질러 베어낸다.)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니알라토텝의 화신:이것 참, 완전히 너덜너덜해졌잖아요.
한 번만 더 맞으면 이 몸이 정말 죽을 것 같으니 이쯤 하죠.
(느긋하게 박수를 친다. 짝, 짝, 짝.) 축하합니다. 성공하셨네요. 구하는 것도, 절 무찌르는 것도.
하지만 어디까지 이해하고 저지르시는 건지는. 특별히 짚고 넘어가드려야 인지상정이겠죠?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나이프를 더 세게 쥔다. 시선이 낮게 으르렁거린다.) 지껄여 봐.
 
니알라토텝의 화신:아하하, 별 수 없네요. 모처럼의 대 사건이니 친절하게 '수업'을 해드려야지.
세계를 구하는 방법이 뭔지는 알고 있으신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가까운 여섯 명을 죽이라는 말을 신뢰할 수가 있어야지. 알려줄 마음은 있단 거야?
 
니알라토텝의 화신:말했잖아요, 이건 수업이라고. (속 모를 미소를 짓는다.)
사실 세계를 구하는 방법은 특이점을 제거하는 것 외에도 있었어요.
특이점이 왜 '특이점'인지는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들어보고자 입을 다물고 인상을 찌푸린다.)
 
니알라토텝의 화신:아핫,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시네요!
 
엘바:할 말만 짧게 하지. 남의 껍질 뒤집어쓴 놈 말 듣는 것도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고, 이쪽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니알라토텝의 화신:벌레가 너무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베시 쪽을 보고) 그들이 특이점인 건 말이죠.
그들이 멸망을 촉발시키는 한편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누군가에게 '구해지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운명을 구원받는다는 변수만으로도 변이하지요.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하. (맥 없는 숨만 빠져나온다. 나이프를 치켜들고 원석을 찍어내리려고 한다.)
 
챙강,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손을 뻗었지만 쏟아지는 것을 주워 담지 못한다. 차츰 아득해지는 정신 가운데, 엘바를 벽으로 성급하게 밀쳐 쓰러뜨린다. 일어나는 것을 보기도 전에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진다. 무작정 달리다가 엎어지면 기어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한다.)
 
엘바:윽! (쿠당탕, 책상, 의자와 뒤엉켜 나동그라지지만 욱신거리는 목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벌떡 일어난다. 네 상태가 이상하다. 그걸 모를 자신이 아니었기에 손을 뻗지만.) 베시! 기다려!
 
뒤 돌아보면 안 돼,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뭘까.
 
종장의 다음장을 넘기는 손길에 후회는 없다면.
 
"잘 들어, 여기에 탄환 하나 만큼의 약속을 하자……."
 
<주문: 데이터 이전>
 
나는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곳에 나의 그릇이 있다면, 반드시.
 
무엇 하나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네가 다음으로 넘어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그러니까 약속해.
 
꼭 돌아와야 해.
 
내가……
 
탐사자와 KPC가 모든 것을 기억해내는 순간
 
일어나.
 
희망입니다.
 
푸른 나비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약속해. 꼭 돌아와야 해. 내가…
 
엘바:곁에 있잖아.
 
조건 충족, 전이가 완료됩니다.
 
당신과 모든 모험을 함께한 ‘파트너’ 엘바는
 
단 한 순간도 당신의 곁을 떠난 적 없습니다.
 
엘바:그러니까 살고 싶다고 말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내가 정말 너랑 살아남아도 될까?
 
엘바:말이라고 해?
 
인공 아자토스, 베시 엘라인:응, 살고 싶은 것 같네.
 
엘바:당연히 그렇게 말해야지.
 
베시: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
굴림: 2
...
......이게 뭐야?
 
엘바:뭐긴 뭐야. 다시는 나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지.
 
엘바:자, 클라이막스야. 총을 들어.
너는,
 
세계를 지킬 마지막 전투를 시작합니다.
 
베시:너는, 정말. 놀라게 하는 걸 잘해... (웃음을 주체 못하며 눈가를 닦아낸다. 그러나 엘바를 돌아보아도 미소는 그치지 않고, 개운하게 눈물이 흘렀다. 눈을 세게 감은 뒤 시야를 확보한다. 재빠르게 견착자세를 취한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75/37/15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엘바:아직 놀라기엔 이르지. 마저 처치해버리고 제대로 인사하자. (씩 웃음)
 
엘바:일단 떨어뜨려야겠지. (상체 쪽을 향해 포격한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95/47/19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공격횟수
  6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5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4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2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1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3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신의
최종 데미지 0
 
베시:(올라오는 모든 것을 억누르기 위해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꽤나 근접한 위치에 다다르자, 검을 치켜들어 상체를 크게 베어낸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엘바:방금 제대로 들어갔는데, 진짜 단단하네. (이를 악물고 가까워진 적을 검으로 찌른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95/47/19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5
 
나타샤:우리 제때 온 거지!?
 
에보니:서둘러서 왔는데.
 
베시:......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봤다. 반가움을 실감하지도 못한다. 녀석이 떠 있는 허공을 쳐다보고, 바닥을 향해 중얼거린다.) 제 때 왔어.
 
에보니:다행이다. 나머지는 저희한테 맡겨주세요.
 
나타샤:그래요! 엄호는 맡겨주세요!
 
엘바:든든하네.
 
베시:(고개를 일으켜 미소로 돌아본다.) 또 죽지나 마.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공격횟수
  2
(잡은 검을 잡아당김과 동시에 엘바를 걷어차고, 그 반동으로 몸을 띄워 베시를 휘둘러 찬다.)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9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4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1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신의
최종 데미지 0
 
베시:(이렇게 쉽게 될 리가 없는데. 무척이나 근접해오자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80/40/1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미고:이번 만큼은 손을 놓고 있을 수가 없겠더군요. 마음 놓고 싸우시길 바랍니다.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엘바:정말 대단하잖아!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활짝 웃는다.)
미고도,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같이 싸우자고 할 걸 그랬어.
(다른 손에 들었던 총을 들어올려 겨누고 쏜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95/47/19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엘바:
Rolling 1d40
굴림: 4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공격횟수
  3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회복
회복치 18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0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48
 
완성된 인공 아자토스:
신의
최종 데미지 0
 
콘라드:늦지 않았다! 다행이에요!
 
오데트:그러니까 적당히 준비하고 가자고 했잖아.
 
콘라드:무지막지한 거랑 싸우는데 이 정도는 준비도 아니라고, 오데트.
 
오데트:콘라드는 너무 걱정이 많아서 탈이라니까...
우리도 왔으니까 이제 무리하지 않아도 돼.
 
베시:이게, 정말. 허무하게 왜 이러는 거야. (말에 힘이 없다. 긴장이 멋대로 풀리려고 하지만 무기를 단단하게 쥔다. 더 이상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총을 근거리 모드로 고쳐잡고 휘두른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75/37/15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9
 
엘바:말은 그렇게 하면서 나이스 샷을 날려주는 건, 나보고 끝내라는 뜻으로 알게? (벅차는 심장. 끓어오르는 피. 이제 앞뒤 볼 것도 없으니 너와 다른 이들을 믿고 몸을 날린다. 하나로 합친 총검의 칼날이 그것의 어깨를 찍고, 그대로 총알을 박아넣는다.)
대 크리쳐 살상용 무기
기준치: 95/47/19
굴림: 9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0
 
엘바:일어나, 베시.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는데, 너도 맞아야 일어날거야?
 
베시:... (엎드려서 중얼거린다.) 또 무릎 박살나고 싶어?
 
엘바:같은 수에 두 번은 못 당해주지. (잡아 끈다.)
 
베시:그렇구나. (멍한 얼굴로 바닥만 바라본다.)
 
나타샤:끝난 거지? 또 일어나거나 하진 않겠지?
 
에보니:그럴 리 없잖아. 확실히 파괴됐어.
 
미고:제가 보기에도 그래 보이는군요.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콘라드:왠지 실감이 안 나네... 그 모든 싸움이 이렇게 끝나다니.
 
오데트:그래서 아쉬워?
 
콘라드:그럴 리 없잖아. 완전 속 시원해.
 
엘바:... (그들을 죽 훑어보다가 널 보고 웃는다.) 참,감사 인사도 해야겠네.
 
베시:...... (말이 유독 나오지 않는다. 말이 애초에 존재하지도않았던 것처럼. 실감을 되돌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쥐어보았지만 되돌아오는 건 없었다.) ...엘바, 사실대로 말해볼래?
 
엘바:뭘?
 
베시:(한참 서슴하던 팔이 힘 없이 내려온다. 그제서야 눈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왜 모든 게 끝났지. 사실 다 속임수지? ...이제 기대 안 하니까 사실대로 말해봐.
 
엘바:... (빤히 쳐다보더니 대답 없이 소리 내어 웃는다.) 아하하하.
 
오데트:진짜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네.
 
나타샤:그러게나 말이야. 이 짓을 또 하고 싶다는 건 아니죠?
 
엘바:네 심정은 알겠지만, 정말 끝이야. 그야...
 
미고:그렇군요. 이제 정말로 막을 내릴 시간인가 봅니다.
 
콘라드:이제 막 만났는데 섭섭하긴 하네요.
 
에보니:그건 동감이에요. 그래도...
 
엘바: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우리가 서로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맞지?
 
에보니:(끄덕이고는 베시에게 손을 내민다.) 만나서, 함께 싸울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베시:...응. (손을 내밀어 붙잡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정말인데, 이게. 믿어도 되는 건가?
(낯빛이 시선만큼 가라앉아 자조적으로 피식 웃는다.) 이런 속임수 이제 안 통하는데. 못 믿겠네.
 
오데트:속임수가 아니야. (이어 손을 내밀며)
 
콘라드:여기에서 있었던 일도, 저희도 거짓이 될 리 없으니까요.
 
베시:(입술이 다물리는 힘이 더해진다. 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잡았다. 말 없이 엘바를 돌아본다.) ...미안.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네. 뭐라도 말했다가는 사라질 것 같아서.
 
엘바:꿈 같다는 거지? (네 머리 위에 손을 턱 얹더니 옆에 붙어 선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인사하기 힘들지도 몰라. 꿈이라도 그냥 흘려보내긴 아까운 꿈 아니야?
그러니까 나라면... (다른 이들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하고 싶네.
다들, 건강해야 해. 라고.
 
베시:마음 같아서는 죽지 말라고 해두고 싶은데. (불안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지 머뭇거린다. 이내 따라하는 것처럼 입을 움직였다.) 잘 지내.
 
나타샤:우리를 뭘로 보는 거예요? 누구보다 잘 지낼 테니까 그쪽들 걱정이나 하시죠.
 
에보니:고맙다고, 감동했다네요. (번역)
 
나타샤:뭐? 내가 언제, 에보니!
 
오데트:어쩐지 오늘 처음 만났는데 저 사람들이 낯설지 않아졌어...
 
콘라드:그게 무슨... (한숨) 됐다.
고마웠습니다, 베시. 당신도 잘 지내요.
 
엘바:베시는 다른 세계의 내가 또 잘 챙길 테니까, 난 걱정 안 해. (웃음)
 
베시:(그제서야 인상이 일그러진다. 주위를 살피다가 그 중 오데트를 와락 끌어안는다. 억누르는 목소리가 나가고 말았다.) 미안, 고마워. 너희도 마찬가지로.
 
오데트:(잠시 놀란 듯했다가 마주 끌어안아 토닥인다.) 응. 정말 고생 많았어, 베시.
 
미고:그럼 대강 정리된 것 같으니, 저는 그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단역으로나마 등장한 것에 만족합니다. 앞으로는 끝나지 않는 행운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에보니:우리도 그만 돌아가야지.
 
나타샤:아쉽네... 조금 더 있고 싶은데. 다들 잘 있어요.
 
콘라드:다시 만나면 안 되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때는 이런 일 말고, 좋은 일로 만나요.
 
엘바:좋은 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또 세계를 구하는 게 아니라, 베시가 못 먹어봤을 생강차를 먹여보자는 식으로 말이지.
 
오데트:... 엘바도 성격이 마냥 좋진 않아.
 
콘라드:(맛을 생각하고 잠시 썩은 표정이었다가 얼굴 펴며) 그래요. 티파티처럼.
 
베시:(오데트의 품에서 멀어져 엘바의 무릎을 약하게 찬다.) 부러지고 싶지.
 
엘바:(방어) 이제 순순히 그래줄 생각 없으니까 각오해.
 
오데트:(고개를 젓더니 콘라드를 잡아 끈다.) 우리도 가야 해.
 
콘라드: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영웅들의 모습이 이런 거라니... 묘하지만...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오데트:안녕, 베시, 엘바.
 
베시:(고개를 돌려 둘을 바라본다. 늦게 입이 떨어진다.) 조심히 잘 가.
 
엘바:... 우리의 이야기에도 결말이 있고, 그 결말을 정의할 수 있다면.
이건 분명히 해피엔딩이겠지?
 
베시:(정신이 간헐적으로 붕 떠 고개를 가로젓는다. 생각이 한동안 정리되지 않아 머리를 움켜쥐고 인상을 찌푸리고서야 손을 내린다.) 글쎄, 메리해피엔딩? (그것은 차츰 풀려, 고개를 들어 엘바를 허망하게 바라본다.) ...우리 이제 헤어지는 거야?
 
엘바:왜 메리해피야? 헤어져서? (살풋 웃음 짓더니,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다.)
... 그렇네. 이제 너는 네가 온 세계로, 나는 내가 있던 세계로 돌아가야겠지. 하지만 이 일이 네가 말했듯 '세상을 구한 것'이라면, 앞으로 살아갈 세상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 거야.
정말 다른 내가 네게 모든 희망을 걸었던 거라면, 분명 거기에 너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답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난 그걸 믿어.
그러니까 슬퍼하지 마. 우린 헤어지지만, 이건 새로운 시작이 될 거야.
 
베시:(문득 가벼운 현기증을 실감한다. 지탱할 것을 찾는 것처럼, 천천히 다가가 몸을 끌어안고, 늘어진다. 힘을 주어 옷을 잡히는대로 쥐어잡는다. 할 말을 앞으로 내딛을 수록 반동처럼 물먹은 소리가 밀려나왔다.) ......그래도, 다시 만나는 거지?
 
엘바:(다가온 몸을 가득 끌어안는다.) 다시 만날거야. 우리 인연이 고작 이 정도일 리 없잖아.
(자신의 바람을 담은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일종의 확신. 몇 개의 시간과 몇 개의 세계를 건너서도 끊어지지 않았던 것을 어느 누가 끊어내겠는가. 단단한 목소리로 다시금 그래, 다시 만날거야. 되풀이한다.)
 
베시:(실감나는 체온이 맞이하자 목이 삽시간에 매어온다. 눈을 감고 입술을 꽉 깨문다. 흐느낌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그래도, 가지 마, 나랑 있어. 가지 마.
놓기 싫단 말이야, 보내기 싫어, 알아! 가야 하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그런데... (눈가를 닦으며 눈을 마주친다.) 너무 오래 걸리지 마, ...그땐 내가 죽어버릴 거야.
 
엘바:(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이마 위에 짧게 입술을 눌렀다가 뗀다.)
설사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내가 분명히 너를 찾을 테니까.
(눈이 접히고, 어느 때보다 따뜻한 웃음과 함께 너를 놓는다. 한 발짝 뒤로 선다. 이 이상 있다가는 정말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네가 끊지 못한다면 끊는 건 내 몫이어야 한다.)
행복해야 해. 베시 엘라인.
 
괴물: 저기, 내가 많이 싫었어?
나는 방해였어?
 
베시:(멍하니 엘바가 사라진 자리를 보다가 얼굴을 문질러 닦아내며 웃음으로 맞이한다.) 물론 싫어해. 그런데 싫어했던, 그게 아니었던 너는 너야. 네가 너를 좋아하면 된 건데 뭐가 걱정인지 모르겠네.
맞아, 지금은 그렇게 안 미워. 신경 쓰지 말고 너를 더 사랑해봐.
 
괴물: 그렇구나. 나는 나를, 너는 너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거지?
 
괴물: 다행이야, 이제 내가 없어도…….
 
괴물: 너는 충분히 강하니까.
 
그래, 괜찮아.
 
이제 나는 충분히 강하니까.
 
베시:개운하다고 해야 하는지...... (닿았던 손끝을 한치도 만지지 않는다. 미처 마르지 못한 눈물이 그 위로 소리 없이 떨어진다. 그 순간 모든 긴장이 풀려 팔로 눈을 짓누르고 의지와 달리 소리 내어 흐느끼고 만다. 머잖아 이런 자신의 모습에 바람 빠지는 것처럼 한숨을 흘리고 눈을 벅벅 닦아낸다.) ...바보 같이 울고 있어. 나 이제 갈게. (뒤를 한 번 돌아보고, 이제 비어버린 공간에 작게 손을 흔든다. 문 손잡이를 비틀어 연다.)
 
안녕, 나의 괴물.
 
모든 이야기를 함께해줘서 고마워.
 
END. 모든 인간에게
 
베시:
Rolling 1D30+10
굴림: 26
 
“안심하십시오, 물가 안정 정책에 의해 금년도 경제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