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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유자차

[유자차]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2 2022-05-13 ~ 2022-06-10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45t3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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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KPC 차혜성

 

PL 사령

PC 유태하

 

 

 
짭트로
 
타이포
 
220513
 
“최강의 인류들로 구성된 특수 전투 부대, AOC는…….”
 
유태하:
지능
기준치: 95/47/19
굴림: 4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동료들이 오늘 처형당합니다.
 
당신들의 죄목을 덮어쓴 채로,
 
갑작스럽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유태하:...하.
 
유태하:별짓을...
회유가 아닌 협박이라... 머리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떻게 엮이든 위험한 일이 생길 거라고!
 
유태하:고작 1년 지났다고.
1년 정도는 좀 평화롭게 살아도 되는 거 아냐. 속좁은 놈들 같으니...
(골목길의 벽에 기대어 팔짱을 낀 상태로 눈을 느릿하게 깜빡인다.)
 
철퍽!
 
유태하:...
 
차혜성:유태하!
 
유태하:차혜성.
 
차혜성:여기서 뭐해?
 
유태하:뭐하긴.. 같잖은 영상보다보니..
 
차혜성:아 저거. (고개를 들어 본다.)
 
유태하:(흘긋, 기절한 사람을 내려다본다.)
 
유태하:고작, 1년인데.
 
차혜성:1년. 길고도 짧았지. (쓰러진 사람의 몸에서 엉망이 된 일회용 포크를 집어든다.)
...
 
유태하:그건 버려.. 쓸데없이.
 
차혜성:... 젠장. (혀를 차며 버림)
배고파 죽겠네. 어떻게 산 건데.
 
유태하:빵 사러 가던 중이었으니까.. 당장 먹을게 없긴 하지.
뭣하면 얘를 구워먹던가.
 
차혜성:(히죽 웃으며 머리칼을 쓸어올린다.) 진짜 그래버릴까.
아무튼 봤다고 했으니 얘기는 빠르겠네.
 
유태하:말리진 않을게.
무슨 얘기? 뭔가 또 일이 들어왔어?
 
차혜성:일은. 저게 일이지. (전광판)
 
유태하:아.
 
차혜성:돌아가야 해. AOC로.
카트린, 에보니, 앨릭... 전부 다 죽을 거라고. 우리 때문에. 그렇게 둘 순 없잖아. 걔들은 잘못이 없어.
 
유태하:아무래도, 그래야겠지... 그들은 기밀조차 모를테니.
 
차혜성:-뭐, 사실 안면은 별로 없긴 하지만. ... 그 전에 밥도 한 번 안 먹었군. 아. 앨릭이 아니었던가. 음. 중요하지 않지...
 
유태하:그저 같은 처지에 놓인 것, 그뿐이었으니까.
솔직히 대화할 가치도 없다 생각했었기도 했고.. 서로 관심 가지지 않는 게 더 편했으니까.
그렇지만 무기나 무장도 없이 갈순 없어. 대책은 있어?
 
차혜성:언제까지고 서로가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걔들도 몰랐을 거야.
무기는 사실, 조금씩 모으고 있었거든. 고물상도 아니고.
고물 같은 게 많긴 하지만 쓸 만한 건 있을 거야.
 
유태하:..나몰래? 위험해졌으면 어쩔뻔했어.
 
차혜성:뭐 어때. 밥 먹으려다가 추격자도 만나는 판국에. (어깨를 으쓱)
포크로 사람 죽이는 놈보다 더 위험한 게 있겠어? (온화하게 웃는다.)
 
유태하:혼자랑 둘이랑 같은 줄 알아? (한숨 한번 내쉬고선 발로 기절한 사람을 툭, 툭 건들인다.)
맨손으로 사람 죽이는 게 누군데. 쯧...
그래서 무기는?
 
차혜성:집에.
바로 갈까?
 
유태하:가자.
(한번 꾹, 밟고선 발걸음을 돌린다.)
 
차혜성:(슬쩍 내려다보고선 아무렇지 않게 뒤따라가다가)
너무 배고픈데... 너 한 입만 줘봐. (농담이랍시고)
 
유태하:줘도 못먹을걸 뭣하러.
 
차혜성:왜? 크리쳐니까 잘 먹을수도 있지.
 
유태하:그러던가. (검지 손가락만 펼쳐 네 입에 푹, 갖다 넣어버린다.)
 
차혜성:욱, (눈이 커졌다가 다시 돌아오며, 부러 송곳니로 질겅질겅) 음... 여히 마엇네. (역시 맛없네.)
 
유태하:거봐.
(그만 씹으라며 검지를 빼내 네 옷에 문지른다.)
 
차혜성:(퉤, 하고 옆으로 뱉어내곤) 그러게 잘 좀 씻고 다니지 그랬어. 흙냄새 나잖아. (본인에게서도 같은 냄새가 난다는 건 모른 척이다.)
 
유태하:우리가 느긋하지는 못하잖아. 네 말따나 허구헌날 저런게 오는데.
너도 똑같아. 자기 디스 그만 좀 해
 
차혜성:디스는. (네 어깨에 팔을 두른다.)
싫다곤 안 했는데. (작게 웃곤 집 문을 연다.)
 
유태하:이젠 아주 창고가 더 포근한게 말이 되냐..
 
차혜성:어쩌겠어, 그걸.
자. 꽤 다양하지?
 
유태하:언제 이렇게 많이 모아놨대. (대충 흘겨보고선 무기들을 하나씩 정리한다.)
 
차혜성:틈틈이 모았지.
(채찍과 테이저를 집어든다.) 난 이렇게 할까.
 
유태하:나는 이걸로.
(권총과 여분의 탄창, 수류탄을 집어든다.)
두어개쯤이면 되겠지.
 
차혜성:누구 하나는 확실하게 죽겠네.
 
유태하:겨우 하나가 되게 할순없지.
그래서, 계획은 있어?
 
차혜성:식량은 필요없으려나.
계획이 필요해? (자신을 가리킨다.)
 
유태하:대충, 털까..
(차혜성을 본다.. ....안본다.)
뭐... (떨떠름)
 
차혜성:뭐야, 표정이 왜 그래?
 
유태하:아무것도.
 
차혜성:(무기를 허리춤에 차고는 부엌으로 가서 밀봉된 식량들을 한 팩 꺼내 던진다.) 자.
 
유태하:..이래놓고 죽겠다고 한거야?
 
차혜성:이래놓고, 라니.
 
유태하:...아냐.
이정도면 충분하겠네.
 
차혜성:(쳐다보다가 자신도 하나 작은 가방에 쑤셔넣는다.)
 
유태하:자 그럼... 이대로 쳐들어가?
 
차혜성:왜 나한테 물어? (빤히)
너는, 준비됐어?
 
유태하:언제든.
그럼, 가볼까.
 
차혜성:역시 유태하. 자신감 하나는 세계 최고지.
그래, 가자.
그런데 그 전에.
 
차혜성:좀 더 따뜻하게 입고.
 
유태하:오랜만이네.
뭐,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까. (재빠르게 군복을 입고 점검한다.)
 
차혜성:(마찬가지로 군복을 입은 뒤, 거울 속 자신을 쳐다보다가 네게 손을 내민다.)
정말로 가자.
 
유태하:좋아. (네 손을 잡아 꽉, 한번 움켜쥔다.)
1년만에 재밌게 놀아보자고.
 
유태하:나중에 추가적인 문구를 써넣어야겠어. 당신도 될수있다, AOC 라던가.
 
차혜성:그건 너무 희망적이잖아. '당신을 최강의 AOC 대원으로 만들어드립니다.' 그 정도면 소름끼치고 좋겠네.
 
유태하:그것도 어떻게 보면 희망적이지 않아?
두번째로 여길 들어가보네. 목적은 확연히 달라진 채로 말이지.
 
차혜성:그런가... (흰 눈밭을 바라보다가) 그러네. (하고 웃으며 돌아본다.)
그래서 말인데.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유태하:말해봐.
 
차혜성:하나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정문을 돌파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소리소문도 없이 침투하는 길인데.
어느 쪽이 더 좋겠어?
 
유태하:굳이 넘치는 자신감이라고 한 이유가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서 붙인 표현은 아니지?
 
차혜성:그만한 리스크를 동반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유태하:이왕 들고온거, 화끈하게 수류탄이나 던져볼까..
 
차혜성:... 진심이야?
 
유태하:주의를 끌고 들어가보자. 인원 많을 거 아냐.
(수류탄을 꺼내 흔들어보인다.) 이왕 가져온거 써보자고.
 
차혜성:오히려 우리 잠입한다고 알리는 꼴이 되지는 않을까 싶긴 한데...
그래, 해보자.
 
유태하:어디한번 잡아보라해. 하도 못잡아서 직접 술래잡기 하러 온거라고.
(수류탄 핀을 빼고 정문을 향해 힘껏 던진다.) 준비됐지.
 
차혜성:(저게 진짜 날아가네. 툭, 하고 수류탄이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네 뒷덜미를 잡아 당기면서 뛴다.)
어휴, 그걸 던지고 나서 물어보는 사람이 어딨어!
 
유태하:뭐 어때. 알아서 뒤처리, 해줄 사람이 누군데. (네가 이끄는 대로 뒤돌아 뛴다.)
 
차혜성:뭐라는거야-
 
쾅!!!
 
차혜성:...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네. 자 그럼...
날래 길래?
 
유태하:여태껏 기었으니, 날아야지.
 
차혜성:왜? 익숙한 길은 싫어서? (피식 웃곤 이쪽, 하고 앞서간다.)
 
유태하:익숙한 길이라니, 익숙한 거에 너무 길들여지면 안되지. (곧장 따라나서며 주변을 살핀다.)
 
차혜성:대단한 학자적 발언인데, 방금 거.
 
유태하:내가 좀. (으쓱인다.)
 
차혜성:먼저 알려주자면, 특별히 대단한 길은 아닌데, 허를 찌를 수는 있을 만한 길이야.
하지만 그거면 충분하지, 우리는.
 
유태하:수식어가 서로 맞지 않는데? (픽, 웃고선 끄덕인다.) 충분하지.
 
차혜성:그렇지?
 
유태하:(쟤가 날 들고 날면 되겠지..)
 
차혜성:괜찮을 거야. 아직 한 명밖에 안 떨어졌다니까.
 
유태하:그 한 명이 너고?
 
차혜성:실 사용자는 세 명이라고 하긴 하던데 뭐...
그럴 리가. 난 지금 처음 써보는걸.
 
유태하:뭐 잘못되면, 죽는 거지.
 
차혜성:그렇게 두진 않아.
 
유태하:(...아 추워..)
 
유태하:지금 아주 재밌어죽겠지?
 
차혜성:당연하지. 최근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짜릿한 일이었어.
(키득이며 장치를 해제한다.) 어쩌면 말이야, 어쩌면.
난 줄곧 이런 날이 다시 오길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어.
 
유태하:성질 참 잘 죽이고 살았네. ....어쩌면?
...그 점엔 동의해. ... (옥상에 내려서고선) 언젠가 일어났어야 할 일이니까.
 
차혜성:(고개를 젓는다.)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라.
너랑 다시 싸우는 거 말이야.
재밌었거든.
 
유태하:..뭐, 재밌었지.
싸우는 것만. 명령 듣는 건 지긋지긋해죽을뻔 했거든.
 
차혜성:지금은, 지긋지긋하지 않아?
 
유태하:뭐... 하도 달려드는 것들 보면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었지.
지긋지긋했지... 하루가 멀다하고 달라붙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안그래?
 
차혜성:... 음. 틀린 건 아니지.
 
유태하:그나저나 옥상엔 CCTV도 설치 안해두나.. 조용하네.
 
차혜성:우리를 봤다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는데.
이거, CCTV는 장식일지도 모르겠네.
그렇다면 우선...
 
차혜성:최상층으로 가야겠지. 대가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어디 갇혀 있을지 모를 인질을 찾다가 들켜서 습격당하느니, 위부터 확실히 묶는 편이 더 좋겠어.
 
유태하:그게 낫겠지. 아무래도 자기들 목숨이 더 중요할테니
그들도 눈치가 있다면 알아서 탈출하고도 남을 것 같긴 한데...
 
차혜성:글쎄, 탈출하진 않았을 걸. 언론의 눈이 있잖아. 우리를 불러놓고 꽁지 빠지게 도망부터 치면 어떻게 되겠어.
가자. 한 층만 내려가면 되겠네.
 
유태하:뭐.. 이래저래 귀찮은 상황만 많다니까.
(옥상문고리를 잡아당긴다.)
앞장설래?
 
차혜성:당연하지. (먼저 문 안으로 들어간다.)
 
유태하:좋은 방패막이.
 
차혜성:방패막이라니. 형이라고 불러. 듣기 좋게.
 
유태하:형 소리가 듣고싶었어? (묘한 눈길)
 
차혜성:나쁘진 않잖아? (으쓱)
 
유태하:뭐, 잘하면 불러줄게. 나도 재밌을 것 같거든.
 
차혜성:(받아들일 줄은 몰랐다는 듯 놀란 눈길로 돌아봤다가 다시 내려간다.)
의외네. 노력해볼게
 
유태하:함정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 (조용히 속삭이며 기척을 살핀다.)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태하: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31
판정결과: 실패
 
소장: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군인: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 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유태하:(헛소리도 잘 포장해야지, 대놓고 헛소리라는 걸 티내네..)
 
소장: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AOC야말로 정의입니다.
 
차혜성:(너를 끌어당겨 벽 뒤로 숨는다.)
... 섞이자.
우선순위를 변경해야겠어. 말이 통할 것 같지가 않아.
방금 그 연설. 이 기관 상층부는 어딘가 미쳐 있는 것 같아. 죽인다고 협박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들어.
 
유태하:그래보이네. 정보를 좀 모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말도 앞뒤가 잘 안맞기도 하고. 무언가 더 숨기는 것이 있겠는데.
어차피 여기 구조는 달라진 것도 없을테니 녹아들어가보자고.
 
차혜성:그래, 그러니까 우선 지금은,
인질을 찾자.
 
차혜성:군복을 입고 온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피식)
아까 보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CCTV도 있는 것 같고, 화질도 구린 구형 모델이니 우리 얼굴까지는 구분 못 할 거야.
 
유태하:웃기지 않아? 그렇게 기밀을 지키려고 아득바득이면서, 정작 자기들이 있는 곳의 보안은 구멍이 많다는 게.
뭐 우리로서야 편해졌지만. (으쓱이며 군복을 가지런히 펴며 몸무새를 점검한다.) 어디부터 가볼까.
 
차혜성:여기에 있는 최강들을 믿는 거겠지.
그럼... (주변을 쭉 둘러본다.)
 
유태하:수식어만 거창하다니까..
 
차혜성:AOC는 총 36층짜리 건물이었지.
 
유태하:높기도 높아라.
 
차혜성:36개의 층을 다 들쑤시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몇 군데 감이 오는 곳부터 보는 게 좋겠어.
아니면, 뭐... (가장 가까이 있는 대원을 턱짓한다.)
캐묻든가.
 
유태하:먼저 저쪽을 공략해보는 것이 좋겠는데.
어느정도 내부 사정이 바뀌었을테니까, 알아두면 돌아다니기에도 편할 거야.
 
차혜성:그래, 그럼. (네 등을 탁 친다.)
수고해. (^^)
 
유태하:귀찮다 이거지? (빤히 쳐다보다가 안경을 살짝 쳐 내려가게끔 한다.) 다 떠넘기기는.
 
차혜성:아니야, 그럴 리가. (제 머리를 넘긴다.)
이거 봐. 이렇게 눈에 띄는 머리를 하고 이것저것 캐묻고 다니면 의심을 잔뜩 사지 않겠어?
그러니 조금 더 평범하게 잘 생긴 네가 하는 게 낫지.
안 그래?
 
유태하:내 머리는 눈에 안 띄는 줄 아나봐?
몸이 아주 근질거리나 본데, 뭐.. 먼저 돌아다녀보던지.
(어깨를 으쓱이며 마스크가 입까지 잘 올라갔는지 확인한다.)
 
차혜성:그래도 얌전하게 생겼잖아? (장난스럽게 쓰다듬)
됐어. 파트너 님 기다려야지. 얌전히 있을 테니 다녀와.
 
유태하:그 입만 다물면 얌전하게 생기긴 했지.
그 눈에 띄는 머리, 잘 숨기고나 있어. (발걸음을 돌려 가까이에 있는 대원에게 걸어간다.)
 
차혜성:네~ 그렇게 하죠. (고무줄을 꺼내 머리를 묶기 시작한다.)
 
유태하:(고개를 가볍게 끄덕여 마주 인사를 한다.)
 
피곤해 보이는 대원: 아,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유태하:그냥. 연설을 들었더니 좀 뒤숭숭해서.
 
피곤해 보이는 대원: 아... 아, 그 연설 말인가요? 그렇죠, 아무래도...
어쩐지 요즘 AOC에서 하는 일들도 다 미심쩍고...
 
유태하:우리 인생도 피곤하다니까. 이런 저런일에 치이고 사니까.
피곤해보이는데, 임무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연설들으러 왔나봐?
 
피곤해 보이는 대원: (어색하게 웃는다.) 다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임무가 끝나면 뭐가 있겠어요, 또 임무가 있겠지...
그런 점에도 이번 일은 무척이나 이례적이네요. 사람들을 이렇게 전체 소집도 하고.
 
유태하:언제 한번 푹 쉬어보나, 싶었는데 대규모 연설이라니. 더 바빠질 거란 예고를 들으니 팍 식어.
넌 여기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피곤해 보이는 대원: 그런 이유 때문도 있고... (우물거리다가)
으음. ... 이제 막 1년 넘어가던가. 그러고 보니 1년 사이에 굉장히 많은 게 바뀐 것 같네요. 저도 그렇고.
그... 몇 년 되셨어요?
 
유태하:3년 됐지. 오래도 됐다.. 근 1년간은 임무가 끊임없이 이어졌어서 내부 사정은 잘 모르거든. 이제야 연설 듣겠다고 들어온건데, 뭘 위주로 많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네.
기존에 있었던 건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니까... 좀 알려줄래?
 
피곤해 보이는 대원: 아... 선배님이셨네요. (깊게 다시 인사)
그랬죠, 1년 사이 뭔가 더 어수선해지기도 했고... 뭐가 바뀌고 안 바뀌었는지는 저도 정신없었어서 잘 모르지만요, 요즘 도는 소문 하나는 알거든요.
 
유태하:대충 인사해, 그렇게 빡빡한 선배는 아니니까.
소문? 소문이라면 어떤?
 
피곤해 보이는 대원: (주변을 둘러보더니 작게) 그거 아세요? 근래 들어... 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망하는 대원들이 늘었어요. 전부 탈영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럴 만도 하죠. 윗물이 고여 썩어버렸으니 악취를 참을 수 없었던 사람들일 수도 있고요. 저도 1년 전이라면 몰랐겠는데 지금은...
물론 상관의 명령이니 따르는 수밖에 없지만요. 적어도 이런 정의를 지키려고 들어온 건 아니었는데...
 
유태하: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망했다라... 기묘한 소문이네.. 탈영했다 치더라도, 우리와 같은 실력일텐데 뭐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또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정의는 뭐.. 각각 다 다르지만 목적이 같으니 모이는 거라... 넌 어떤 정의를 가졌는데?
나도 저 연설이 그렇게 막 감화될 정도로 감명깊진 않았거든. 윗선들이니 그럴만하다고 생각은 하지만은.
 
피곤해 보이는 대원: 그러니까 말이에요. 전에 계셨다던 진짜 '최강의' 선배들이라면 또 모를까.
별로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남들처럼 말이에요, 위험한 크리쳐들을 없애서 멋있게 사람들을 지키는 수호자 같은 존재, 그런 걸 꿈꿨었죠. 어린애가 경찰을 동경하듯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딱 그 수준이네요. AOC가 이렇게 막 사람을 잡아다 처형시키는 곳인줄도 모르고... 선배님, 제가 지켜야 하는 건 도대체 뭘까요? 전 뭘 위해 싸우고 있을까요?
 
유태하:잠깐, 처형시키는 게 한두번이 아니었어? 게다가 요즘 들어오는 신입들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거고?
마지막 말에 대해서는 글쎄, ...네가 애초에 여기 들어왔을때의 다짐이 뭐였는가부터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지. 어떤 걸 지키고 싶어?
 
피곤해 보이는 대원: 네? 아뇨, 처형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래도 이건 아니죠. 아무리 범죄자라고 해도 공개 처형이라니. 그것도 AOC의 전 대원들을요.
요즘에도 뛰어난 사람들은 들어오지만, 그 두 분은 정말 전설이셨다고 하던데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엄청 잘 싸웠대요.
선배님은 도대체 어디 계시다 오셨길래 이렇게 소문에 어두우세요?
 
유태하:아, 놀래라. 임무나간 사이 죽어나갔다는 말인 줄 알았잖아. ...그건 확실히 좀 심해보여. 무엇때문에.. 인류를 지켜야한다면서 전 대원들을 처형시키는 것도 어불성설이지.
그러게 말이다.. 연차가 좀 있으면 하도 밖으로 돌려대서 말이지.
근 1년간은 거의 여기서 잔 적이 없다고 하면 믿겠어?
 
피곤해 보이는 대원: 지키고 싶은 건, 글쎄요... 이제 잘 모르겠어요.
(놀라며) 와... 진짜요? 도대체 어떻게 버티고 계신 거예요? X식스를 하루에 여섯 캔은 드시는 거 아니에요? 어떡해요, 피곤하실 텐데... 빨리 순찰 끝내고 조금이라도 쉬다 가세요.
 
유태하:잘 고민해봐. 뭐... 보다시피 살아있기만 해도 돌려대니까.. 잘 깨어있지 뭐.. 너도 연차가 차봐, 이해될걸. (어깨를 으쓱이고선) 글쎄, 쉬고싶어도 도통 모르겠는걸. 바뀌었다니까 더더욱. 연차가 얼만데 물어보기도 좀 그렇다니까..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며.
뭐가 바뀌었는지 알아야 민망한 상황도 피하지..
 
피곤해 보이는 대원: 하긴 그런 상황이면 그럴만도 하겠네요...
아니 그렇다고 거창한 말은 아니었고요, 아까 말했던 그 선배들이 돌아가셨거든요. 1년 전에. 그래서 뭐, 한번 난리가 났었죠. 그 뒤로 상부는 어쩐지 계속 날이 서 있지, 범죄자들을 잡아들이고 있지...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데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 사람까지 잡아갔다고 하기까지 하더라니까요... 진짜인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지금 AOC 분위기도 장난 아니에요. 다들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한 번쯤은 그만둘까 생각했었을 걸요.
 
유태하:여기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을걸. 그랬으면 이미 여기서 거의 있지도 못하고 밖으로 임무 나돌아다니는데 벌써 관뒀지.
그 선배들이 꽤 많은 지분을 차지했었나봐? 1년 전이면... 나랑도 안면이 있을 수도 있었겠는데..
그러니까, 1년동안 날이 서서 뭐 마려운 것 마냥 뭘 하든간에 다 잡아갔다는 거지... 어디로 끌려갔는지는 모르고?
그렇게 많다면... 숨기기도 어려울텐데 말이지..이상하다니까..
 
피곤해 보이는 대원: 그러네요. 알지 않으세요? 이름이, 뭐였더라. ... 음... 차, 혜성. 유태하. 그랬던 거 같은데. 라디오로도 지겹게 방송한 적 있어요. 흘려 들었어도 머리에 남을 정도로요. 아무튼, 지금 사정이 그래요. (한숨) 뭘 하든 다는 아니지만 좀... 이상한 구석이 많달까. 죄송해요. 말단이라 정보에 영양가가 별로 없네요.
 
유태하:(역시..곱게 포장하느라 고생했겠네.. 그 인간들 성정에 말이지..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낀다.) 들어본 적은 있어. 뭐.. 윗선들의 사정이란 복잡하지..
나에겐 필요한 정보였으니 괜찮아. 오히려 고맙지.
더 알려줄 건 없고?
(슬슬 정리해볼까.. 너무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나을 테니. 목을 주무르며 가볍게 목을 푼다.)
 
피곤해 보이는 대원: 딱히요. 그냥, 요즘 상관 잘못 건드리면 힘들 거다 정도? AOC 상부랑 같이요.
(기지개를 켜다가 저쪽에서 자신을 부르는 사람을 본다.) 아. 제 파트너가 오라네요. 무기 고장났다고 하더니 드디어 다 고쳤나 봐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꾸벅)
 
유태하:무기 오래 썼다면 새로 받는 것도 좋을 거야. 그럼 나중에 볼 수 있으면 또 보자.
(고개를 살짝 끄덕여 마무리하고는 곧장 뒤돌아 발걸음을 옮긴다.)
 
차혜성:(오는 걸 보고) 어땠어?
 
유태하:우리가 전설이 되어있네.
 
차혜성:우리야 원래 전설이었잖아. AOC가 그렇게 만들었고.
 
유태하:웃기게도 말이지, 그들 입장에선 우리가 배신한 순간 띄워주고싶지도 않았을텐데 말이야.
 
차혜성:그래도 포장을 잘 해야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겠지. 얼마나 멋졌겠어, 본분을 다 함으로써 마지막까지 생존자들을 구해내고 죽은 참된 군인들이라니.
그래서 정보는 그것뿐이야?
 
유태하:여기 내부가 바뀌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직 1년차쯤 되는 신입이라 잘은 모르겠대. 윗선들은 꽤 날이 서있다고도 하고.
별로 잘못하지 않은 이들도 많이 끌려갔다는데?
 
차혜성:그건 이번에 지목된 A급 범죄자 리스트를 말하는 거겠지. (쭈그려 앉은 채 턱을 괴고 생각한다.) ... 맞아. 다들 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람들도 아니었고. 그럴 가능성이 훨씬 높지.
 
유태하: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망하는 대원들도 많이 늘었다나.. 탈영했다는 말까지 돌고있던데. 탈영했다면, 무슨 세력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어.
좋은 소식은 있어. 우리보다 실력 좋은 이들은 없다던데. 들어온 적도 없고.
 
차혜성:어쩌면 우리가 모르던 폭동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네.
그래? (키득인다.) 우리가 실력이 좋긴 좀 좋아.
 
유태하:실험이 완전히 엎어진 것, 그 영향탓도 있을걸.
폭동... 일어날만 하지않나 싶어.
그쪽에 관련해서 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곰곰이 생각해본다.)
 
차혜성:퍼져봤자 AOC에게 좋을 일 없으니까 외부 유출은 기를 쓰고 막았겠지, 뭐.
(끙, 하고 일어난다. 하나로 묶은 머리가 출렁인다.) 그럼... 이제 좀 돌아다녀볼까.
 
유태하:여기 층부터 둘러보고 싶은데...이 층에 둘러볼 곳이 있나...
 
차혜성:여기야 수뇌부가 모여 있는 공간인데 볼 수나 있겠어? 경비도 가장 엄중할 텐데. 입구컷이나 당하지 않으면 몰라.
 
유태하:....수류탄 하나 선물해주고 싶다니까.. 그럼 아래층?
 
차혜성:던지는 건 좋은데, 그럼 바로 도망쳐야 해서 안 돼. 아직 알아볼 게 얼마나 많은데.
그래, 아래층.
내려가면서 순서대로 좀 기웃거려볼까.
 
유태하:이 많은 층 대체 언제 다 둘러보나. 아주 몇날 며칠 날밤새겠어.
(말하는 도중에도 발걸음을 옮긴다.)
 
차혜성:좀 소란스럽다 싶은 곳들 위주로 보면 되겠지. (계획은 역시 없음. 따라서 계단 쪽으로 간다.)
 
(To GM):
층수
35  
26  
34  
13  
 
상관: 거기 둘 뭐야! 내려와!
 
유태하:(뭐여..내려가는 중이었는데.) ...부르셨습니까.
 
상관: 이것들이 빠져가지고... 무기는 어디다 팔아먹고 서 있나? 그 꼴로 순찰을 했다고 말할 건가? 이봐! 이 두 놈한테 빨리 아무거나 들려 보내!
 
상관: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차혜성:... 뭔데 이건?
 
유태하:...무기 득. (총을 들어 흔들어보인다.)
 
차혜성:(이상하게 보며 상관이 안 보일 만한 곳으로 걷는다.)
... 이상하지 않아? 이걸 지금 왜 주지?
 
유태하:내부분열이라도 일어났나 싶기도 하고... 뭔가 일이 터진건 확실해보이는데.
 
차혜성:무슨 일이 터져야 AOC 내부를 순찰하는데 크리쳐용 라이플을 안겨줘?
 
유태하:대충 생각하자면, 우리가 겪었던 일 같은 것일수도 있고.
 
차혜성:실험체? ... 탈출했나? ... 이 시기에?
 
유태하:아니면, 대원들에 대한 실험일수도. 우리처럼 실력을 가진 이들이 없었댔으니까. 어느정도 뭔가 할 것 같은데..
 
차혜성:크리쳐를 일부러 풀어서 실험을 한단 거야? (찡그린다.) 그러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데...
 
전투가 발생합니다!
 
예?
 
유태하:..뭐야 이건.
 
유태하:또 무슨 실험을 하고 있었던 건지, 쯧.
처음 보는 개첸데, 아까 상관이 다급하게 총을 준 것도 감안하면, 이미 그쪽은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사령:아니 진짜 좋은 방패막이잖아;
 
(To GM):
적의 수
47  
 
유태하:(익숙하게 숫자와 위치를 가늠하고서, 라이플을 들어 그것들을 조준한다. 꽤 오랜만인데.) 오랜만에, 사격연습 좀 해보겠는데?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4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유태하:열넷, 아쉽다.
 
차혜성:그래도 1년만인데 그게 어디야. 실력 아직 안 죽었네, 유태하. (자세를 낮춘 채 앞을 막고 서서 사이로 들어오는 것들을 조준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8/49/19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8
 
유태하:너랑 파트너하려면 실력 죽어서야 쓰겠어?
 
차혜성:그 말은 기분 좋네. 예전엔 내가 그랬었는데.
그보다 조심해, 온다.
 
유태하:보고있어.
 
유태하:맞더라도, 치명타는 될수있으면 피하는 거. 잊지마. (무기를 재장전하며 유심히 살핀다.)
 
차혜성:오케이, 요령 좋게.
 
무지성 별의 흡혈귀:
근접전
기준치: 45/22/9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유태하:이번에 마무리를 지어야지. 그래야 안 귀찮겠어. (재장전한 라이플을 들고 숨을 죽여 타이밍을 잡는다. 뭐, 안되면 수류탄 던져버려야지.)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9
 
전투를 종료합니다.
 
차혜성:... 뭐하는 것들이지?
 
유태하:이래서 우리가 수류탄을 던졌는데도 딱히 소란스럽지가 않았던 건지 모르겠네.
 
차혜성:그럴지도... (주변을 둘러보다가) 정말 아무도 안 오네.
근데 이건 뭐야? 상급? 지금까지 보던 거랑은 다른데.
 
유태하:이정도의 양이 올 정도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거나... 실험체거나.
1년사이 또 무슨 실험을 하고 있었대도 별로 놀랍지도 않겠는데.
상급이라기엔 좀... 약한 것 같기도 한데... 무리지어 다니는 걸 수도.
 
차혜성:(발끝으로 그것들의 시체를 툭툭 건드려 이리저리 살펴본다.)
지능
기준치: 99/49/19
굴림: 87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일단, 크리쳐는 아닌 것 같네
이것들이 알파면 몰라도.
하지만 알파라고 하기엔 지능도 없고. 일반 크리쳐라기엔 핵도 없고, 특징도 너무 달라.
 
유태하:이것들, 뒤엎으면 뭐라도 나올까? (발로 툭, 차서 한 개체를 뒤집어본다.)
이렇게 본관에 난리칠 정도기엔... 윗선들이 많을텐데.
 
유태하:관리를 이렇게까지 못한다고...
 
차혜성:AOC의 대응도 이상해. 이것들 아까 우리를 진짜 죽일 기세로 달려들었잖아.
우리야 간단히 처리했지만 일반 대원들한텐 무리일 수도 있어.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죽을 수도 있는 건데, 어떤 경고나 안내도 하지 않고 이런 실험을 진행할 리가 없어. 그래서 얻는 메리트가 뭐겠어?
... 실험이 아냐.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모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도대체 뭐지?
 
유태하:좀 더 깊이 파봐야할 것 같은데. 너무 애매한 것들이 많아.
심지어 여기 거의 꼭대기 층이잖아.
 
차혜성:... 맞아.
어쩌면 우린 정말 위험한 일에 휘말려버린 걸지도 모르겠네.
 
유태하:뭐, 언젠 안그랬어?
 
차혜성:(씁쓸하게 웃는다.) 이게 직업 탓인지, 우리 탓인지...
 
유태하:이딴 짓거릴 생각해낸 이상한 놈들 때문이지.
다른 대원들이라도 찾으러 가볼까. 네말대로 그들은 이것들에게 당하기만 할 수도 있으니까.
못 헤쳐나갈 것도 없잖아.
지체할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디뎌야 편하지. (대충 발로 길을 만들고 걸음을 옮긴다.)
 
차혜성:그건 또 그렇지.
(반응 없는 것들을 내려다보다가 서둘레 네 뒤를 따른다.)
 
구해줘,
 
전투가 발생합니다!
 
(To GM):
적의 수
33  
 
사령:은근 많네. 절반은 가능한가.
 
유태하:그럼 가볼까, 절반씩은 담당해야하지 않겠어? 힘내볼까.
(겨누었던 총을 다시금 고쳐잡아 아까 층과 같은, 처음 보는 개체들을 향해 총구를 옮겨 겨누었다. 전만큼의 실력이 안나와줘서 좀 아쉽긴 한데.)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2
음, 아쉽네.
 
유태하:전부는 아니라.
 
차혜성:말이 다르잖아, 쏘기 전에는 절반씩 담당하자더니. (그래도 최강이라 이건가, 역시 내 파트너다. 씩 웃으며) 남은 건 내게 맡겨.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8/49/19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9
 
유태하:예상외로 잘 쏘아진 것 같았는 걸.
(어깨를 으쓱이며 총을 다시금 장전시키고선 네가 마무리한 개체들을 가만히 쳐다본다. 갑자기 생성된 특이한 개체라..)
우리, 오늘 안왔으면 큰일났겠는데.
 
차혜성:'예상 외로'라니, 이미 생각해두고 있던 거 아니었어?
큰일이란 말엔 동감하지만... 우리가 이러려고 온 건 아니었는데. (쓰러진 대원들 가까이 간다.)
 
유태하:(네 말에 고개를 살짝 틀듯 기울여보이는 것으로 반응을 끝내고서)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우릴 그렇게 잡아가려고 발버둥을 친 건지. 아니면 이것도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건지. 여하간에.. (알수없다니까..)
이 상황에 못살릴 테니까 끝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니면 이미 목숨이 끊어졌나?
(혜성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차혜성:..
 
차혜성:(가만히 보고 있다가 도움을 요청했던 대원의 눈을 감겨주고는 조끼를 뒤적인다.)
다른 층에서는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을 거야.
 
유태하:왜 이런 짓을 했는지, 이유는 궁금하진 않는데. 원인은 좀 궁금하긴 하네.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무너질 일인가?
(죽은 대원들 주머니와 남은 탄약 등을 챙기며 무언가 더 가져갈 것은 없는지 뒤적여본다.)
우리가 모두를 구할 순 없으니.. 그냥 우리쪽으로 오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 이 건물안에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한층마다 다른 개체 무리들이 나오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아?
 
차혜성:이 일이 우리가 자리를 비운 1년 사이에 일어난 건지도 확실하지 않아. 어쩌면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지, 그 전부터 전조는 있었을지도...
(살상탄 여분들을 챙겨 너와 나눠 갖는다.)
그렇네. 마치 무언가 규칙이라고 있는 것 같잖아. 하지만 그것들 지능은 없어 보였는데, 우리가 오고 가란다고 그럴 수 있으려나.
아니면 혹시, 대원들 이야기? (흘긋 봤다가) 그거라도 어려울 거야. 우리 말을 들을 리가 없으니까.
 
유태하:지긋지긋한 인연을 직접 끊으러 와줬더니... 이런 귀찮은 일에 휘말릴 줄은 몰랐는데... 전조가 있었어도 우릴 그렇게 밖으로 내돌린 건 저들이니까.
(흘긋 시체들을 내려다봤다가 몸을 일으켜 네게서 받아든 살상탄 여분들을 몸 곳곳에 수납해두었다.)
지칭한 건 개체들이었지만, 뭐.. 대원들이 오는 것도 나쁘진 않았을 것 같네.
우리 말을 들으라고 말하는 것보다, CCTV나 그런 걸 이용해서 우릴 잡으러 오라고 하는 것도 괜찮지 않아? 어차피 모일 거고, 모이면 개체들도 따라올 것 같은데..
 
차혜성:우리가 계속 여기에 남아 있었다면 어느 정도는 비벼볼 수도 있었겠지만 말이지. 적이든 대원들이든, 대뜸 '일개 대원'인 우리를 믿을 것 같진 않은걸.
... (장비를 다시 챙겨 일어난다. 너를 바라보고는)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맞겠지. 그러니까, 조심해. (쓰러진 대원들을 본다.)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 같으니까.
물론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어떻게든 할 거지만.
 
유태하:뭐.. 공식적으론 그런 편이긴 하지. 이젠 뭐가 나와도 놀라지도 않겠는 걸.
(대원들을 보는 네 머리를 한번 톡, 친다.)
너도 조심해. 너도 지금 완전히 무적인 건 아니거든. ... 다른 층에도 어차피, 내려가야할테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더 해봐야지.
그게 생명을 구하는 일이든, 생명을 끝내는 일이든. 어느 것하나 중요하지 않겠어. 살아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구해내야지.
 
차혜성:(픽 웃는다.) 그래도 너보단 무적이야. (네 머리를 대충 헝클어뜨리고는 앞서 계단으로 향한다.)
맞아. 구해야지. 그게 우리의 일이잖아. 비록 탈영했더라도.
 
유태하: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지 않아? (가볍게 농담을 던지며 뒤따라 간다.)
탈영해서 좋았는데 말이지. 다시 제발로 입대했네.
 
차혜성:그래도 고참은 없잖아? 그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지.
 
차혜성:잠깐.
 
유태하:(멈칫)
 
차혜성:저기. (비상문 쪽을 가리킨다.)
 
유태하:...응. (바라본다.)
 
유태하:사이빈가...
 
차혜성:안쪽으로 이어져 있어.
 
유태하:원래, 저런 문양과 그림들이 있었던가?
아니면, 언제 생긴거지?
 
차혜성:내가 기억하기론 없었어.
혹시 저게 괴물들을 만든 곳으로 연결되는 걸까?
 
유태하:...그럴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지. 아래층부터 잠식되어들어가고, 그쪽으로 이어지는 문양과 그림이라면. 100프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높은, 꽤 높을테니까..
조심해. 소리들이,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본격적인 소굴이란 뜻이겠지.
 
차혜성:좋아. 먼저 진입할게. (혹시 몰라 총의 안전장치를 풀어두고 들어간다.)
 
유태하:....아무리 봐도 사이비 종교 소굴인 것 같은데. 뭐, 의식이라도 했나 싶은 느낌이 없잖아 있어.
 
차혜성:그럼... 이건 마법진에 가까운 걸까?
저쪽으로 이어지는 걸. (중앙 사무실을 가리킨다.)
 
유태하:그렇게 따지면, 이 건물 전체가 마법진으로 덮여있다는 소린데. ...상상하고 싶지 않은데.
들어가긴 해야겠지.
(상황에 대비해서 총으로 겨누어둔다.)
 
차혜성:그렇다기엔 다른 층에선 보이지 않았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다) 일단 들어가볼게.
 
유태하:마법진이 발동하면 어차피 아래층이니까, 위층도 무너지지 않을까.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주변을 경계한다.)
혹여, 조심해.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차혜성: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유태하:....좀, 징그럽다고 해야할지.. 정신사납다고 해야할지.....
 
차혜성:(입을 가렸다 내린다.) ...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유태하: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차혜성: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차혜성:... 어쩐지 여기 좀 춥네.
 
유태하:기분이 나쁘긴 한데...
 
사령:판도라냐
 
유태하:춥다고? 괜찮아?
지금, 흐름이라고 해야하나. 저 상자를 향해 있는 걸로 느껴지는데, 느껴져?
 
차혜성:이 방만 온도가 좀 이상하게 낮은 것 같은데. 에어컨이라도 틀어놨나 싶을 정도로. (넌 안 그러냐는 듯 봤다가, 이어 상자를 바라본다.)
흐름이고 뭐고... 새까만 게 기분 나쁘다는 건 알겠네.
 
유태하:딱히, 그런 온도에 관한건 느껴지지 않아. 네가 지금 저쪽에 홀려있는 것 같은데. 내가 그러게 정신력 좀 단련해두랬지.
(집중해서 상자를 보다가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가, 중심부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저 상자를 건드려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차혜성:(장난해? 그게 단련한다고 단련되는 거야? 라는 시선으로 흘겨보다가도) ... 건드릴 거라면 말하고 해줘. (하고는 옆에 붙어 살핀다.)
 
유태하: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교육
기준치: 99/49/19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깐..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한 발짝 다가서 살펴본다.)
 
유태하:거꾸로 되어있는데.
(너도 알지?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곤 상자로 눈을 돌린다. 건드려볼까, 말까. 이대로 두면 안될 것 같기는 한데...)
건드려볼까.
 
차혜성:거꾸로... (고민하다가 끄덕인다.)
 
유태하:...못 알아들었지.
 
차혜성:(째릿) 너무 바보 취급하는 거 아니야?
 
유태하:바보 취급은 무슨. 모르면 모른다고 말해야 가르쳐줄 거 아니야.
 
차혜성:이보세요, 제가 그래도 이 머리 하나로 우리 최강의 유태하씨의 파트너가 된 몸인 거 잊으신 모양인데.
 
유태하:배울 수 있는 기회 그렇게 놓치기엔 아깝잖아.
네가 말을 해야 알지. (아직도 의심된다는 눈빛)
 
차혜성:하. (한숨 푹)
거꾸로라는 건 정방향이 아니라 역방향, 그러니까 무언가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되돌리려는 성질을 뜻하죠. 이 정도면 만족하십니까, 유 태하 교수님.
 
유태하:착하다. (머리 쓰담)
 
차혜성:됐어. (찌푸리고 손을 밀어낸다.)
건들 거면 지금 해. 난 준비됐으니까. (총구를 상자로 향한다.)
 
유태하:(순순히 손을 치우고선) 그나저나, 재미있게도 해놨네.. 수상하기도 하고.
(상자 위쪽으로 손을 뻗어 건드리기 직전 너를 흘긋, 쳐다보고선 툭, 손을 얹어 뚜껑을 열어본다.)
이것만 봐선, 무슨 판도라의 상자같기도 하네.
그렇게 열린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만 남았었는데, 거꾸로 되어있다면 희망만 빠져나간 셈인가 싶기도 하네.
 
유태하:흐름이, 바뀌었어.
 
차혜성:숙여!
 
유태하:...! (순간적으로 몸을 숙인다.)
 
유태하:....뭐야. 지금 이게. (인상을 찌푸리며 숙였던 몸을 천천히 펴며 네게로 물러난다.)
 
차혜성:... (너를 시선으로 훑어 살핀 뒤에야) 이걸로 확실해졌네.
우리가 본 건 적어도 여기서 만든 게 아니고,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AOC에선 그들을 반기지 않았단 사실이.
 
유태하:무언가, 틀어졌다는 거네. 우리 전제부터도 틀렸고. 그들을 반기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올거라는 걸 예상은 하고 있었던 건가? 이런 마법진과 상자가 있는 것을 보면.
아니면, 급하게 만들어낸 부작용으로 건물이 이지경까지 몰린 거거나.
 
차혜성: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던 것 같네. 이런 걸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 있을 리는 없었을 테니까.
 
유태하:이런 개체들과 이런 현상들을 만들정도로 다른 세력이 있고,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 같은데..
 
차혜성:그렇다 쳐도 그 다른 세력이 천하의 AOC 건물에 침입해서 이 정도 규모로 일을 쳐놨다고는 보기 힘들지.
 
유태하:그렇다면 바깥의 단체도 그렇고.. 연설에서 말한 불손한 무리. 라고 표현했던 것이 생각나는데.. 내부에서 갈라진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일 수도 있겠는데.
AOC 본 세력, 그 세력이 나뉘어졌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어.
 
차혜성:그런 세력이 있었다면 그 상부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어 보이지만.
... (방을 둘러보다가) 일단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유태하:다른 방이나 다른 층도 서둘러 확인해보는 게 낫겠지. 일단 나가자. 이 방도, 기억해둬야할 것 같고.
이렇게 된 이상, 서둘러서 움직여도 괜찮을 것 같아.
 
차혜성:괜찮을 것 같아, 가 아니야. 그렇게 해야지.
여기에서 막으려고 했었는데도 다른 층들이 그 꼴이 난 걸 보면, 이것만으로는 다 막을 수 없는 상황인 게 분명해. 그럼 무기도 없이 갇혀 있을 인질들은...
... 위험해. 빨리 움직이자.
 
유태하:그 영상을 내보낸지 하루도 안됐어. 인질을 그렇게 둘리는 없을텐데... 네 말이 맞아. 일단 서둘러야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것 잊지말고.
(뒤돌아 들어온 문을 통해 다시 복도로 나가며 다른 무언가가 없는지 확인한다.)
이 아래층은, 어떤 꼴이 나있을지... 이 층만 이 상자로 막고 있는 건가?
 
유태하: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혜성:아무래도 그렇겠지. 이런 게 흔할 리도 없고... (널 본다.) 왜 그래?
 
유태하:...또, 다른 흐름이 느껴지긴 하는데... 숨겨져있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어.
 
차혜성:(다시 방을 돌아보지만,) 딱히 보이는 건 없는데...
... 다른 곳도 살펴보다 보면 알게 되겠지. 층수 기억해?
 
유태하:26층.
 
차혜성:(끄덕이곤 계단으로 향한다.) 26층. 잊어버리지 말자.
 
유태하:나중에라도, 다시 와서 한번 찾아보긴 해야겠는데. ...좀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고선 뒤를 한번 쳐다본다. 우선은..)
빠르게 내려가자.
 
상관: 이 층은 순찰할 필요 없다.
 
유태하:..
이 층은, 괜찮은 겁니까. 다른 층들은..
(부러 말꼬리를 늘리며 그를 바라보고 다시금 고개를 숙인다.)
 
상관:이 층은 내가 지키고 있으니 문제 없다. 다른 곳으로 가도록.
 
차혜성:(상관을 쳐다보다가 네게만 작게 속삭인다.) 아무래도 찾은 것 같은데.
 
유태하:내 생각도 그래. (목소리를 낮춰 답을 하고선 어떻게 할까, 너를 쳐다본다. 밀고들어가자면 할 수 있는데.)
 
차혜성:(잔꾀를 부려볼까.) 위에서 이곳을 증원하라고 전달받았습니다. 그렇지?
 
유태하:(고개를 끄덕이고 네게 맞춘다.) 증원 명령이 떨어져서 저희 둘만 서둘러 내려온 겁니다. 명을 받은게 불과 몇분 되지 않았습니다.
 
상관:... (한동안 말이 없더니)
그럴 필요 없다. 올라가서 다시 전해라.
 
차혜성:(칫.) 목석이네.
 
유태하:꽤 위쪽에서 급하게 충원 명령이 내려와서 내려온 것인데 안쪽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명이 내려온 것도 아닌데 저희를 막으신다면, 오히려 의심이 되는데.
(걸음을 뒤로 한발짝, 옮기고서 잠시 아래로 향하도록 내려두었던 총을 고쳐잡고 상관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명령불복종으로 처벌받는 건, 귀찮거든. 받고싶지도 않고. 일을 방해받는 건 두말할 것도 없지.
 
상관:AOC가 미쳐 돌아가는군. 감히 상관에 대해 무기를 들다니. (총구를 똑바로 바라본다.) 상관에 대한 협박은 반역에 준한다. 알고 있나.
계속 공무를 방해하고 명령에 불복할 셈이라면 지금 이곳에서 처벌하겠다. (권총을 빼든다.)
 
유태하:음, 뭐.... 이미 반역잔데 들을 필요가 있나. (겨누었던 총을 그대로 밀어붙여 상관의 목을 향해 찔러넣고 몸을 돌려 목 뒤쪽을 향해 발을 휘두른다.)
 
유태하:이미 그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현실성이 없어지려고 그러거든.
근접전(격투)
기준치: 100/50/20
굴림: 4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관: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차혜성:... 순식간에 해결이네.
 
유태하:음, 죽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해결은 했네.
 
차혜성:죽은... 걸까? (슬쩍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한 차례 흔들곤 넘어서 들어간다.) 중요한 건 아니지.
 
유태하:살아있다면, 나중에 알아서 도망치겠지.
(따라 넘어 들어가며 툭, 친다.) 이제부터, ...알지?
 
차혜성:...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 어?
 
유태하:왜.
 
차혜성:어, 아니. 그냥... (뒤를 돌아본다.) 방금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 ... 중요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너무 자기본위적인가.
... 됐어. 그보다 뭐라고 했어?
 
유태하:...생사를 확인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더 앞으로 나가야할 때라고 생각해. ..이제부터, 조심하라는 말을 했어. 정말로.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제 말을 곱씹는 너를 보며 눈을 깜빡이다, 문득 생각이 든다. 네가 이렇게 넘겼던 일이 있었던가. 무언가 또 얽혀있을 지도 모른다는 그런 감각.)
 
차혜성:응. 어, 맞아.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얼른 인질들을 구출해서 대피시키고, 이곳의 일을 알아보고, 해결하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가자.
 
유태하:
지능
기준치: 95/47/19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태하:아까와 비슷한 공간인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우릴 막으려 했는지 이해가 잘 안돼. 26층에서도, 이런 비슷한 공간이었는데도 상관이라곤 없었잖아.
(걸음을 옮겨 비슷한 흐름이 느껴지는지, 보이는지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며 네게 손짓한다.)
아까와 같이 상자같은.. 아티팩트같은 것. 그런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게 낫겠는데.
 
차혜성:숨겨놓은 무언가가 더 있는 거겠지. 다른 사람들, 심지어 대원들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것들.
... 구조도는 대략 알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중심쪽에 있겠지. 가운데에 있는 건 아마 1304호 사무실일 거야. 그러니까...
(걷다가 가리킨다.) 저기.
 
차혜성:카드키... 아까 그 사람한테 있을 텐데.
 
유태하:응, 저쪽이 맞는 것 같아. 이 상황에서라도 숨겨야할 곳이라니. 알면 알수록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야.
(한숨 쉬듯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뒤를 돌아본다.)
아직, 깨어나지 않았기를 빌어야지. 카드키로 열고 들어가야하니... 그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혼자 이동하는 것보단 그래도 둘이 같이 이동하는 게 나을 것 같으니 빠르게 갔다와볼까.
 
차혜성:아니야, 둘 다 갈 필요는 없지. 내가 다녀올게, 여기 있어.
 
유태하:....굳이..? (뛰어가는 네 등을 쳐다보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네게로 따라 걸음을 옮긴다.)
 
차혜성:(널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왜 여기 있어?
 
유태하:너.. ....전시 상황인데, 잘도 혼자 보내겠다.
 
차혜성:(작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푸하하... 걱정했어? 귀엽네-
 
유태하:그래. 네 능력을. (웃음을 터뜨리는 네 코를 한번 튕긴다.)
 
차혜성:아. (코 잡고 찡그린다.) 말 한 번을 예쁘게 하질 않아.
걱정은 고마운데, 아직도 내가 크리쳐라는 걸 자꾸 잊는 것 같네. (네 뺨을 한손으로 꾹 눌러 잡았다 놓는다. 붕어돼라.)
 
유태하:예쁘게 해서 뭐하려고. ...아무래도 사람이었던 적이 있으니까 그렇지. (양 볼을 꾹 누르는 손길에 발음이 뭉개지면서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고 네가 원하는 대로 둔다.)
키는 가져왔으니, 다시 돌아가볼까.
 
차혜성:예쁘게 하면 예쁘게 봐줄 건데. 내가. (씩 웃는다. 네 뺨을 톡톡 두드려주곤 손에 카드키를 쥐어준다.)
자, 네가 기절시켰으니 네가 열어.
 
유태하:... 그럼 나중에. 실컷. (고개를 끄덕이고 카드키를 받아들어 1304호의 인식판에 키를 갖다댄다.)
 
차혜성:(그 말에 멈칫. 네 뒤에서 남몰래 작게 미소 짓고는 뒤를 따라간다.)
 
유태하:열렸네.
 
차혜성:... 그 사람들!
 
유태하:....이런 걸... 제물 진이라 하나..
(한순간 보인 상황에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선 가까이 다가간다.)
 
유태하:근데, 물건, 그러니까 아티팩트라고 보일 만한 것이.....
 
차혜성:... 없어.
그 말은,
...
 
유태하:상태도 나빠보이고.. ..좀, 최악인데.
 
차혜성:우선 끌어내자.
하지만 끌어내면 또 그런 일이 벌어질 거야. (위를 가리킨다. 아까 전에 있던 일처럼,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이다.)
 
유태하:처형이, 이런 것이었는지. ...계획한 김에 우리를 불러들이려 이 짓을 해놓은 것 같아. 건들면... 아까의 상황이 될 것이고, 이대로 둔다면.... ..저들이 원하는 대로 되겠지.
 
차혜성:아니, 처형은 공개적인 곳에서 한다고 했으니까 그거랑은 달라. 하지만 어느 쪽이든 이런 식으로 죽게 놔둘 순 없어.
 
유태하:그렇긴 해. (손을 뻗어 건드리지 않고 그들의 옅은 숨을 확인한다.) ...만약, 우리가 건드리지 않고 이들이 죽는다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이 죽어 기능이 없어진다면 그것들이 다시 튀어나올텐데. 우리가 오지 않았다면, 계속 구속해놓을 셈으로 해둔 건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었던지.. 여하튼, 그것들을 상대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해볼까?
 
차혜성:또 다른 사람들로 대체하지 않았을까. 결국은 막아야 할 테니까.
... 그래,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어.
빨리 끌어내자.
 
유태하:물건을 그런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사람을 쓰는 이유가 있을지도. ..그래. 아까처럼 튀어나올지도 모르니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생각해야해. 이들은 지금 우릴 도울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구석에 눈을 두었다가 떼며 손을 뻗어 가장 먼 사람부터, 이들을 끌어낸다.)
 
차혜성:(함께 사람들을 끌어낸다.)
 
유태하:징그럽게도, 공간을 채우네.
(인상을 찌푸리다 정신이 든 인질을 눈치채고 흘긋, 쳐다본다.)
 
“어째서 여기까지 온 거야? 이건 함정이라고!”
 
차혜성:뭐?
 
아뇨, 다른 사람도 아닌 차혜성에게요.
 
“―――!”
 
쿵!
 
소장:먹잇감을 문 건 둘 뿐인가요. 뭐, 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함구해주세요.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AOC 전원은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 줘야겠습니다.
 
유태하:지금, ....당신.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상황,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 어차피 통하지도 않을 총을 움켜쥐면서도 총구를 내려 겨우 고개를 돌려 소장을 쳐다본다.)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리면서도 입술을 꾹, 깨물어 상황을 파악한다. 파악, 이 되는지도 모르겠지만은.)
 
소장:왜요! 내가 못할 짓이라도 했습니까? 어차피 크리쳐잖습니까? AOC의 소장이 크리쳐를 죽인 게 무엇이 문제입니까!
 
유태하:.... ..그래, 소장씩이나 되는 이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겁을 그렇게 잔뜩 집어먹고서 되려 큰 소리 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고작 그 크리쳐때문에 본부의 이들을 이용해 계획하고, 직접, 크리쳐의 먹이로 주어놓고 못할 짓, 이라 표현하는 게 과연 맞을지.
밖의 크리쳐들은 뭐지? 네가 만들어낸, 본부가 만들어낸, 또 다른 사람들이 제물로 바쳐져 나온 산물인가? 사람을, 충성하던 이들을 크리쳐로 만든 것에 대한 것은? 설명을 좀, 해봐. 별같잖은 일로 인해서, 생명을 구하려던, 내, 별이 죽었거든.
내 다음 목표는 당신이 될 지도 모르겠거든. 철책이라 해도 틈은 있기 마련이니까. 똑같이 사냥당하는 기분이 들게끔 해줄 수도 있어. 아니면, 그렇게 혐오하는 것들처럼 만들어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소장:흥, 감옥에 갇히고도 협박이라니, 역시 불한당이 따로 없군요.
(덜덜 떨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할 수 있다면 해보시죠, 여기 있는 대원들은 장식인 줄 아십니까? 상황이 어떻든 우리가 범죄자들에게 일일이 알려줘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우리 쪽이 치른 피해가 얼마인지 압니까? 우리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겁을 먹은 건지, 찔린 건지, 화가 난 건지. 씩씩대더니 휙 등을 돌려 사무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향한다.)
다 나오세요. 저런 헛소리를 듣고 있을 이유도 여유도 없습니다.
 
유태하:우리에 비해선, 장식인 것처럼 느껴지긴 하는데. .... 지금, 은. 어떡할까. ....
 
에보니 그린:... 그러니까, 당신들은 이곳에 오면 안 됐는데.
후.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해봤자 뭐하겠어요.
그보다... 괜찮으신가요?
 
유태하:외관으로는. 지금 어떡할까 생각하는 중이야. 함정이란 것도 어느정도는 짐작했기는 했지. 너무 대놓고 우리를 불러들이려 했으니까. 이런 것까지는 예상하진 못했는데. ...얼마나 걸릴까. 뭘 해볼까.
(총을 옆에 내려두고선 혜성을 내려다본다. 걱정하지말라더니.)
 
1/1d3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태하:근래에는, 이정도로 심각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니 있었나? (고민하듯 반쯤 세운 무릎에 팔을 걸쳐 턱을 괴고서는 혜성의 눈꺼풀을 만지다가 눈을 감겨주곤 손댈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토닥여준다.) 권총 실탄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에보니 그린:(그 손길을 보고는 옆에 무릎을 끌어서 나란히 앉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누구라도 대비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상부가 작정하고 준비한 거니까.
아. 소개를 잊었네요. 에보니 그린이에요. 여러분이 그랬듯이,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었죠
 
유태하:그렇겠지. 이만한 사상자도 그렇게 내면서 우릴 끌어들이려 한 것일테니까.
...내 이름은 알겠지. 당신들이 여기 잡혀있었던 이유일테니까. 특별히 당신들이 선별된 이유가 있는지. 활동하던 이들은 그렇게 많았는데 말이야.
 
에보니 그린:당연히 알고 있죠. 가장 유명하고 유능한 대원들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여러분이 모든 일의 시작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이유라... 말하자면, 여러분이 떠날 무렵, 많은 크리쳐 대원들이 탈영을 시도했습니다. AOC가 저지른 크리쳐 실험의 자세한 내막이 암암리에 밝혀졌거든요. 저 역시 제 파트너에게 있었던 일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소장을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고 했습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모든 걸 덮으려 할 줄은 몰랐지만요.
한순간이었어요. 순식간에 습격당해서 눈을 떠보니 이런 꼴이 되어버렸더라고요. 이유라면 그게 이유였겠죠.
그보다 '이만한 사상자도 내면서'라니, AOC에서 모든 위협을 의도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유태하:그런 것치곤 이름이나 착장같은 것을 숨기고 소문으로 부풀려 칭송받고 있었다는게 웃기지만.
그러니까, 우리가 원인이 되었으니 우리를 잡아들여 본보기로 죽이면 어느 정도 협박이란 것도 가할 수 있었을테고...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생각을 하는 듯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글쎄. 뭘했든, 이런 오차범위까지는 생각하고 부담해야하는 건 그들일테니까. ..무슨 일로 어떻게 일이 만들어진 상황인지, 원인도 궁금하기는 해. 그런데, 굳이 알아야할까 싶기도 하고.
 
에보니 그린:물론 부담해야 하는 건 상부겠지만...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그들이 전부 의도한 게 아니에요.
 
유태하:...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나봐?
 
에보니 그린:저와 나타샤도 크리쳐 실험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끝내 탈영한 사람들 중 하나니까요. 아, 나타샤는... 제 파트너예요. (함께 쓰러져 있는 이들 중 붉은 머리를 가진 여성을 돌아본다.)
저희는 조사 과정에서 꽤 많은 걸 알게 됐죠. 애당초 AOC에 오래 남아있기도 했고요. AOC는 과도한 크리쳐 실험으로 인해 인간이 건드려선 안 되는 분야의 지식과 너무 밀접하게 접촉해버린 거예요.
신을 부르기 위한 소환의식과 연구는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봐요. 게다가, 그건 우리에게 신앙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인기척을 느꼈기에 찾아올 뿐...
그게 찾아온다면 존재만으로도 안전지대의 인간이 멸절하겠지만요.
 
유태하:...어렵지도, 그렇게까지 예상못할 지점은 아니라고 생각해. 신, 이라는 것을 소환하는 의식은 뭐... 사탄을 숭배한다느니 뭐 그런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거든. 형용할 수 없는 일들은 많을테니까. 그로인해 피해받는 건, 모두라는게 어이없을뿐이지만..
그러면 그들은 실험을 그만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이 상황을 되돌릴 실험이라도 하는 건가? 또 무언갈 하겠다고 들이댈 그들일텐데. 그 일환으로 이런 마법진을 만들어낸 것이라 하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찾아오는 건 날을 특정할 수 있는지.. 그보다 깨어나는 걸 특정할 수 있는 게 발견됐으면 좋겠지만. (조심스레 토닥이던 손을 멈추고 그대로 손을 올린 채 널 쳐다본다.) 다른 이들은, 깨어날 조짐은 있고?
 
에보니 그린:실험은 중단됐겠죠. 이 이상 위험을 늘릴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 대신 다른 조치가 필요해졌죠. 정부 측에서는 그게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사흘 전에 알게 됐어요. 저지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란 것도 알았죠. 그래서 AOC 대원들이 필요했던 거예요. 듣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더라고요. 전 그게 방금 제가 말했던 '조치'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우릴 방패로 쓰려는 속셈이겠죠. 비록 찾아올 시간을 특정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전에 특정해도 별다른 방법은 없겠지만요,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이네요. 바깥이 이렇게까지 소란스럽고 소장이 아까와 같은 강수를 두는 걸로 보자면요.
다른 사람들은... 글쎄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거예요. 저는 그나마 늦게 잡혀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한참 동안 이곳에 마력을 바치고 있었으니까요. ... 일단, 역주문을 발동시키는 아티팩트가 부족해서 함정을 설치한 건 확실해요. 그러니 진상을 알아버린 저희를 포함해서 탈주한 대원들을 이곳으로 소환해 마력을 바치게 한 거죠. 마력을 전부 빼앗기면 죽고 말 거예요. ... 바보같긴. 이런다고 신을 쫓아낼 수도 없을 텐데.
 
유태하:최강의 인류인, AOC대원들을 이용해서 시간을 벌거나, 이용하는 뭐 그런 프로젝트일 확률이 높겠지. 살아남아봤자 뭘 하겠다고.. ...한번에 죽는것도 좀 싫지만은. 대적할 힘은 없고 살고는 싶고.. 참 어이없는 발상이지. 그러니까 이런 일을 벌였을 거고.
지금도, 이 함정은 발동되어있는 건가? 너는 아직 온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의식을 차린 걸테고.. 바깥이 그렇게 어수선했던 것도 통제를 거의 안한 것 같은데... 다른 이곳 대원들은 모르는 눈치겠고.
우선 여기를 빠져나가봐야, 알 것 같은데. 그 계획이란 것도 좀 파헤쳐봐야 무언가 일이 생길 것 같아. 너는, 어떻게 할 거지?
 
에보니 그린:역겹네요... 아. 이 진은... 그렇네요. 다른 것들이 넘어오지 않는 걸 보면 저희의 마력으로 발동되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러니 빠져나가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철창을 본다.) 저건 크리쳐의 힘으로도 부수기 힘들 텐데, 어떻게야 할지...
그보다 그쪽은 ... 아직인가요?
 
유태하:아직, 인거 같은데...
 
???: 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유태하:...?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들어 철책 너머를 쳐다본다.)
 
???: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미고'라고, 부르더군요.
 
유태하:...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라는 건가? (인상을 살풋, 찡그린다.) 만들었다, 라..
 
미고:그렇습니다. 저는 인간이 아니지요. 하지만 인간에게 적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일 뿐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흔한 구조, 뻔한 전개,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로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음에도.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만용을,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유태하:당신의 비화같은 건, 관심없는데. (굳이 들려주니 듣고는 있지만. 요점은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법을 또다시 보여달라는 것 아닌가. 웃기게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 그저 유흥거리로만 보는 이들답네.)
그래서, 영화라도 한 편, 찍어달라는 것이잖아. 이게 뭔지는 몰라도 네가 만용을 베풀듯 이 것들을 이용해서.
(굳이 그것들을 잡지는 않고 구르도록 내버려두면서 그에게 두었던 시선을 굳이 옮기지 않는다.)
 
미고:그렇게 들릴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는 그것들이 당신에게 꼭 필요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만용이라, 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그 증거입니다.
오늘 자정, 소환된 무지성의 신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합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그건 작별 선물이에요,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역시 첫 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더군요.
그럼 마지막까지 잘 해내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유태하:....이제와서 저러는 것이 더 의문스럽긴 한데. 어차피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고. 어느 정도 호의가 있어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인지. (가만히 철책 너머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혜성에게로 내려앉았다가, 다시금 돌려 그것들을 손으로 집어낸다.)
어쨌거나, 뭐든 해봐야지. 이것 아니면 빠져나갈 방법도, 시간도 없을테고.
(망설일 시간에 차라리 앞으로 나아가는 게 낫다, 라고 여겨왔으니까. 손을 살짝 펴 그것들을 내려다본다.)
첫 번째 인간 알파라... 첫 실험작인지, 첫 실험성공작인지... 어느 것이든 특별한 편이네.
 
유태하:....적어도 쓰는 방법 정도는 알려줘야 할 것 아냐. (목걸이와 열쇠를 내려다보다 숨을 한번 크게, 들이내쉬면서 목걸이를 한번 움켜쥐었다가 혜성을 내려다본다. ....목걸이로 살리라는 건 아니겠지.. 한번 텅빈 네 몸 사이에 넣어볼까, 우스운 생각을 잠깐 하다가 목걸이를 목에 건다.)
열쇠로 열어볼 건데. 너는, 어떡할거야.
 
에보니 그린:... 나쁜 사람, 아니, 존재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적어도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건 진짜인 것 같았으니,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죠.
 
유태하:이들이, 자리를 이탈한다면 크리쳐들이 나올까... 그게 걱정이긴한데. ....여차하면, 저 총을 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혜성이 떨어뜨린, 총을 가리키며 철책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열쇠를, 꽂을 만한 곳이 어디에..)
탄환은. ..주머니를 뒤져보면 충분할 거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 네가 쓰는 게 낫겠지.
 
에보니 그린:(씁쓸하게 웃는다.) 총은 원래 주인이 쓰는 게 제일인데 말이에요.
 
유태하:상황이 이러니, 이해해줄 거야. 심하게만 다루지는 마.
첫 번째.. (첫 번째의 철책의 열쇠 구멍은 찾았으니, 두 번째, 세 번째의 구멍도 미리 찾는듯 시선을 옮긴다.)
 
차혜성:윽... 어쩐지 머리가 울리는 느낌인데...
 
유태하:(열린 철책들의 바깥으로 걸음을 옮기다 멈추고서 뒤를 돌아본다.) ...차혜성?
벌써, 일어났네.
 
차혜성:(휘휘 저어 털어낸다.) 나 얼마나 누워 있었어?
어? 문 열었어?
 
유태하:...평소보다는, 오래. 문도, 보다시피 열었고. (철책에 등을 기대고선 어깨를 으쓱여보인다.) 널 두고 가야하나, 싶었는데 용케 일어났네.
어떡할래, 그 사람들. 옮기다보면 마법진이 다시 발동할 수 있어.
 
차혜성:그럼 일어나야지. 널 혼자 뒀다가 그 사이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평소보다는 오래, 라. 제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그렇다고 이대로 둘 수는 없지. 그건 그렇고, 당신은...
 
에보니 그린:에보니 그린이에요. 당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 중 한 명입니다. 이쪽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요. 다행이네요. 저 총을 제가 쓰지 않아도 되니까요. (싱긋 웃는다.)
두 분은 따로 할 일이 있으니 그걸 하세요. 이쪽은 이제 저희에게 맡겨요.
 
차혜성:... 따로 할 일?
 
유태하:그건 네가 일어나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니까 어쩔수 없는 거겠지. (가볍게 농담을 던지며 팔짱을 낀다.) 무기 없이 어떻게 하려고.
(혜성을 바라보며) 이 어이없는 함정을 만든 것과 윗선들이 살겠다고 우리를 미끼로 삼은 거나... 이 모든 계획들, 음. 그리고 오늘 자정에 올 인류의 멸망? 정도.
알아봐야할 것이 많아. 이런 것도 받았으니. (제 목에 걸었던 수정 목걸이를 들어보이며 쥐고 있었던 열쇠를 던졌다 받는다.)
 
차혜성:뭐?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복잡한 표정으로 수정을 본다.) 그건 또 뭐고?
 
유태하:음.. 요약하자면..
자존감 낮은 외계인을 달래가며 손잡고 최강의 인류를 만드는 실험했다가 신을 소환하게 돼서 인류의 멸망이 코앞에 닥쳤다는 이야기야.
 
차혜성:자존감 낮은 외계인?
 
유태하:그리고 그 외계인은 실망했다면서 영화 찍어보라며 목걸이와 열쇠를 주고 이 지구를 떠났지.
 
차혜성:영화??
 
유태하:눈물겨운 사랑이야기를, 보여달라던데.
 
차혜성: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해괴한 표정)
 
유태하:..네가 자주하던 게임 스토리라고 생각해. 우린 주인공이고.
 
에보니 그린:미고라는 자가 찾아왔었어요. 내용이 조금 이상하게 요약되긴 했지만... 극단적으로 추리면 비슷하네요. ... 아마도.
요지는 저 목걸이를 선물이라고 주고 가면서 살아남아보라고 했다는 거죠. 철책의 열쇠도 그가 줬고요. 자정이 되면 크리쳐 실험이 불러온 재앙적 존재가 이곳에 떨어질 거예요. 그러니 그 전에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겠죠.
 
차혜성:그러니까... 미고라는 자존감 낮은 외계인이, 크리쳐 실험을 도왔는데, 그게 잘못돼서 윗선은 우리를 미끼 삼았고, 그 부작용이 자정에 들이닥쳐서 멸망할 거다?
 
유태하:그런거지. (끄덕.)
 
차혜성:하아... ... ...
(도대체 이게 무슨 미친 상황이냐고.)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내가 아직도 생사의 길에서 헤매고 있는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는 건 알겠어.
(고개 들어 널 본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알고?
 
유태하:널 죽인, 그것들을 찾아보면 되겠지. 어디있는 지는... 글쎄,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슬쩍, 돌리며) 생사의 길에선 잘 살아돌아왔으니 이제 좀 조심해야하지 않겠어.
 
차혜성:그 사람들을 찾아서 뭘 할 건데?
 
유태하:글쎄...?
어느 정도, 패고싶기는 한데.
 
차혜성:... (노려보려다가 포기한다.)
 
유태하:죽여도, 좋고.
 
차혜성:그걸로는 멸망을 막을 수 없잖아.
(제 머리를 손끝으로 툭툭 치다가) ... ... 이건 내 생각인데, 그거. (수정 가리킨다.)
 
유태하:부딪혀보면, 방법이라도 나오겠지.
(네 손짓에 수정을 들어보인다.)
 
차혜성:어디에 쓰이는 건지도 모르겠는 그 신비성이 뭔가 생각나지 않아?
아까 비슷한 걸 느꼈다고 했잖아. 26층.
 
유태하:아. ...그것도 가능성이 있겠네. (네 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이제야, 머리가 좀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흘긋, 너를 쳐다보고 들어보였던 수정을 다시 내려놓는다.)
....26층부터, 가는 것이 낫겠네.
 
차혜성:(끙.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기지개를 켠다.) 음. 슬슬 컨디션도 완전 회복.
가볼까.
 
에보니 그린:다녀오세요. 죽지 마시고요. 저는 다른 사람들을 깨워 모두에게 위기를 알리고 대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유태하:...그러는 편이 좋겠지. 아까처럼 당하기만 하는 건 질색이니까. (기댔던 몸을 일으켜 먼저 철책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26층, 그 흐름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차혜성:(에보니를 향해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네 뒤를 따르다가, 방 밖으로 나가서야 네 앞을 막아선다.)
 
유태하:(네가 막아섬에 따라 걸음을 자연히 멈추고서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왜?
 
차혜성:나한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든, 신경 쓰지 마. 하던 대로 해. 알겠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 끝날 때까지 네 앞에서 다시 쓰러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유태하:..지금 벌써 몇 번째로 쓰러진 건지 기억해. ...하던 대로 하라는 건 이해하지만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건 월권이야. 목숨을 맡길 상대가 쓰러졌는데, 신경 안 쓸래야, 안 쓸 수 있겠어?
 
차혜성:음, 7번... 이던가.
(잠시 네 말을 듣고 착잡한 표정이 되었다.)
... 그래. 그건 제대로 주의하지 않은 내 잘못이지. ... 알았어. 그럼 말을 고칠게. 네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할게. 내가.
괜한 말이었네. 가자. (등을 돌려 먼저 계단으로 향한다.)
 
유태하:... (입술을 달싹이다 그저 걸음을 옮겼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태하:....무언가? 아니, 어떤 공간...같은 것이 있는데. (흘긋 너를 쳐다보다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차혜성:(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공간?
 
유태하:틈같기도 하고. ...들어갈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볼테니까 잠깐만.
rolling 1d3
 
(
1
 
)
 
 
=
1
 
차혜성:... 뭐야?
 
유태하:..! .....서로 반응하는 걸 보니까, 네가 말한 게 맞는 것 같은데.
 
차혜성:굉장히... (일렁이는 공간에 손을 댈 듯 말 듯.) 어... 전자기장 필드인가?
아무튼 이 방법이 맞다면 들어가는 수밖에 없겠네.
 
유태하:길... 어찌되었던 여기를 한번 가보는 게 나을 것 같아.
이걸 준 이유가 있겠지.
 
차혜성:물러서. 내가 먼저 들어갈게. 바로 따라 들어와.
 
유태하:조심해. ....정말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공간이니까 뭐가 있을지 몰라. 아니면 그 '신
'신'이라는 것이 있을 지도 모르고.
 
차혜성:물론, 충분히 경계하고 있어.
 
유태하:아까 같은 장면은, ...또 보여줬다간 맞을 줄 알아.
 
차혜성:걱정 마. (피식 웃곤,) 들어간다. (먼저 진입한다.)
Rolling 1D3
굴림: 3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차혜성: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유태하:꽤... 경이로운 광경인데.
 
유태하:.....방대한, 자료들인데... 이것들은 언제, 어떻게..? (손을 뻗어 대충 눈에 보이는 자료에 갖다대어 뽑아낸다.)
 
차혜성:(여자와 아이들 쪽을 바라보다가, 네가 뽑는 자료로 눈길을 돌린다.)
 
어느 학자의 수기
 
차혜성:... 전부 예견된 결과였어.
다들 알고 있었던 거야. 이렇게 되리란 걸.
 
유태하:자신들은 아닐 거라고 단정짓고 연구를 계속 해나갔겠지. 멍청하게도. 자신들은 다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겠지. 그러니 이 지경이 될 정도로 오게 된거고.
 
차혜성:안전불감증, 이라고 해야 할까 이걸.
그럼... 저 사람은. (중앙을 바라본다.)
 
유태하:대충 봐도 이곳을 관리하는 관리인인 것은 분명하겠고... 인간은 아니겠지. ....어느 종족 중 하나일 거야. (빤히 쳐다보다 그에게로 한 발짝, 발걸음을 떼었다.)
 
관리자:누구신가요?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유태하:아이와 데이터..?
당신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있는 지 알려줄 수 있습니까.
 
관리자:저는 마력으로 운영디는 컴퓨터 프로그램, 방주의 관리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뚫은 구멍을 보수하느라 연산이 밀려서요.
수정을 넘기다니, 그도 결국 이곳을 떠났나 보군요.
 
유태하:그를 알고있는 걸 보니, 외계에서 왔습니까. 그가 말하길, 오늘 자정이 마지막이라며 떠났고 결국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해준 셈인데, 무언가 우리에게 해줄 말은 없습니까.
(방주, 외계, 그리고 신. 프로그램과 정보 그리고 아이. 데이터. 등 수많은 정보들이 머릿속을 차근히 채운다. 상황은 대략 파악했으나 아직 풀지못한 퍼즐이 많아 머리를 기울여 생각을 정리한다.)
 
관리자:저는 그가 가진 기술력과 지식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당신에게 특별한 조언을 하도록 명령된 부분은 없습니다만, 설계자가 당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여길 알아차리고 들어올 정도라면 오히려 여러분은 조언 없이도 충분한 행동의 동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만.
새로운 탑승자를 위해 설명하자면 이곳은 인류 멸망을 예감한 정부와 AOC의 긴급 프로젝트, 통칭 <인류 생존 작전>의 중심인 방주입니다. 이 세계의 중요 정보, 지식과 문화를 전부 문서화해서 저장해 두었습니다. 무지성의 신이 지구를 휩쓸고 멸망시킨 후에도 일부나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관리자: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강제 보안 해제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앞으로 사흘이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여태 이야기를 귀로 듣긴 들은 겁니까? 방법이 없다니까요.”
 
“적어도 이 사실을 아는 자들과 그 가족만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조치를.”
 
“안 됩니다. 이번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조용히!”
 
알웬 리:우리는 어찌나 무지한 인간들이었습니까, 후회가 막심합니다. 명예도, 부도, 권력도 재해 앞에서는 다 아무 소용 없는 것을…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알웬 리:남은 시간은 앞으로 사흘, 저는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게 저지른 대죄는 속죄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 인류와 함께 죽어주십시오. 적어도 수천 년의 지식과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우리의 아이들만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관리자:추가 전송된 메시지가 32건 있습니다.
169건 있습니다.
429건 있습니다. 일괄 확인 요청.
 
LOADING.
 
유태하:...
 
“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나는…”
 
유태하:저게.. 그, 신이라는 존재인가...?
 
차혜성: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Rolling 1D3
굴림: 3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Rolling 1D3
굴림: 2
 
차혜성:저게... 신...
 
관리자:설정값 변경.
푸른 수정의 주인인 여러분을 방주의 수호자 자격으로 동승 허가합니다.
승인 및 입력 완료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유태하:꽤.. 거대하네.
 
MISSION
 
차혜성:... 인류를 구원하라니, 너무 크잖아.
 
유태하:이런 거대한 임무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준다고....
 
차혜성:(머리에서 열이 난다. 쓸어올린다.) 대책이 없네.
(너를 돌아본다.) ... 아마 선택은, 하나겠지?
 
유태하:모든 인류를... 저것에게서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너는?
(한숨을 내쉬듯 숨을 내뱉곤 올렸던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다.)
 
차혜성:글쎄. (고개를 기울인다. 평소였다면 한참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는 건 나도, 너도, 이 안전지대의 모두가 알고 있다.)
목숨을 버리더라도 해보느냐, 아니면 아까 저 관리자가 말한 대로 이곳에 '동승'을 하느냐.
어느 쪽이든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거야. 하지만 둘은 달라.
유태하, 너는 어떤 걸 더 지키고 싶어?
 
유태하:후... (너를 흘긋 쳐다보고 앞의 여럿 창들에 시선을 고정한다. 아직 보이는 수많은 상황들이 보임에 따라 시선을 옮기다 눈을 내리감았다.)
나는, 욕심이겠지만 다 지키고 싶어. 그렇게 살아오기도 했고. 솔직히,
널 남겨두고 다녀오고 싶은게 더 크지만 너는 그걸 원하지 않을 거잖아? (감았던 눈을 느릿하게 뜨며 너를 쳐다본다.)
 
차혜성:(살짝 찡그린다.) 당연하지. 장난해?
정말로 나 없이 저걸, (화면을 가리킨다.)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유태하:...아니. 그럴리가. (픽, 웃으며 고개를 가볍게 젓는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혼자서 이길거라는 멍청한 생각은 한 적이, 아니 생각해볼 거리조차 되지 않아.)
많은 걸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포기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너도, 이대로 끝내기는 아쉽지 않아? 게다가 아직 우리는 기능만 바뀐셈이잖아.
 
차혜성:(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작게 웃었다.)
기능이라니. 정말 TV라도 된 것 같잖아.
 
유태하:맞잖아? 너랑 나. 판타지소설처럼 몸이 바뀐. 뭐.. 몸이 바뀐셈은 아니지만, 능력이 바뀌어진 케이스라고. 그 능력이 신체적인 능력이니 거의 비슷한 말이긴 한거지.
 
차혜성:판타지라. 그런 가벼운 말로 넘어갈 수 있는 거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끝내기 아쉽다는 말은... 동의해. (화면들을 둘러보는 눈동자에 불안과 결연함이 함께 차오른다.) 이대로 모두가 사라지게 된다면, 그곳에서 나 혼자 살아남아 있는 건 지옥과 다를 게 없을 테니까.
뭐, 거기에도 너는 있겠지만.
 
유태하:우리만 남는 것은 아니지. 어린 아이들은 탑승할 거라고 했잖아. 애들 사이에 살아남은 어른들이 되겠네.
(상상으로도 우스꽝스러운 듯해 올라간 입꼬리를 내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경험, 다시는 없을 경험이기도 하고. '신'에게 맞서는 '최강의 인류'라니. 제법 도전할만하지 않겠어?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둘이라면.
(다굴에는 장사없다고들 하지. 그건 누구에게라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어떻게든 나아갈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후회는.
 
차혜성:없겠지. 그렇게 믿어.
(손을 내민다. 처음 만나는 것처럼, 자신있게 입에 담는 자기 소개처럼.)
육아는 자신없어. 우리 전공대로 가자.
 
유태하:늘, 그랬듯이.
(둘이서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이제와서 빠지기라도 하면 재미없지. 손을 뻗어 네 손을 꽉, 움켜쥐며 내렸던 마스크를 코 위쪽으로 완전히 덮는다.)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로 우리, 은퇴식을 시작해볼까.
 
차혜성:(손을 꽉 쥐고는 실없이 웃었다.)
스물여덟에 은퇴라. 앞으로 뭐 해먹고 살지 걱정이네. 다음 직장은 좀 길게 다녔으면 좋겠는데.
(너를 끌어당기며 앞으로 나아간다. 등을 안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포옹을 한다. 서로가 있기에 도전해볼만 한거야.)
... 난 내가 한 말은 꼭 지켜. 여기에 오기 전에 한 말도 지킬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날뛰어, 유태하. 네 앞엔 항상 내가 있다는 거, 무섭다고 잊지 말고.
 
유태하:생각이 있으면, 생명수당은 꽤 쳐주지 않겠어? 이렇게, 활약을 펼쳐봤으니 이젠 조용하게 한번 살아봐야지. 나는 좀, 평화로운 일상을 즐겨보고 싶은걸.
(네 어깨에 턱을 대고 팔을 둘러 항상 지켰던, 보호받았던 그 너른 등을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이 품이 마지막일지, 새로운 시작이 될지.. 다만 어느쪽이 되더라도 항상 함께라는 것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무엇이 되었든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테니. 괜한 걱정, 말. 집어치우고 마음가는 대로 해. 네 뒤는 내가 지킬 테니. (이게 네 말에 대한 답이야. 알아들었으면, 다시는 그딴 말 할 생각하지마. 자존감챙겨. 옷자락을 멱살잡듯, 콱 움켜잡았다가 풀며 그대로 네 품을 벗어난다.)
 
관리자:유태하, 차혜성 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입니다.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가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유태하:생명을 부지한다라, 그딴 거 집어치운 지 오래야. 0%가 아닌게 어디야. 그 작은 희망을 위해서 나아가는게 우리, 아니겠어?
 
차혜성:그러게 말이야. 0에 수렴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확률이 꽤 되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다가 문득 너를 본다.) ... 인간적이네, 유태하. (한 마디. 소리없이 웃고는 돌아서서 관리자에게 외친다.)
방주의 문을 열어줘.
 
관리자:나간 후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하차하시겠습니까?
 
유태하:우리가, 인간이지 않았던 적이 있어? (그저 앞을 바라보며 가볍게 손목을 돌린다.)
 
차혜성:(그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살짝 까딱인다.) 돌아오지 않아. 저걸 잡기 전까지는.
 
유태하:드디어, 개막이네.
 
차혜성:종막 찍고 커튼콜까지 보고 와야지.
(너에 앞서 문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유태하:(너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총을 고쳐들었다.)
커튼콜까지 필요하겠어? 그 전에 훌쩍 가버려야지.
 
차혜성:부끄러워? 감사박수, 기분 꽤 좋을 텐데. (웃음)
 
유태하:박수치기 전에 떠나면, 꽤 재밌을 것 같으니까. 뒤의 결말은, 그들이 직접 꾸려나가야 하지 않겠어?
 
차혜성:(가만 보다가 머리를 헝클어준다.) 언제 이렇게 기특해졌어.
 
유태하:기특해지긴. 너야말로,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서. 역시 너는 지금같은 모습이 보기좋아.
 
차혜성:(놀라서 손이 멎는다. 잠시 고장난 것처럼 멈춰 있다가 겨우 손을 내리면서 바보 같은 소리를 흘린다.)
... ... 응.
(뭐가 응, 이야. 뭐에 대한 대답이야. 몸이 저절로 돌아선다. 아무렇지도 않은 양 자연스레 앞을 향한다. 점점 빨라지는 발걸음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라고 하자.)
 
에보니 그린:저쪽으로 가려는 거죠? 근처까지 데려다줄게요.
 
나타샤:우리는 지금부터 근처 시민들을 대피시킬 거예요. 끝나는 대로 도우러 오겠습니다.
 
에보니 그린:그때까지 이곳을 부탁해도 될까요?
 
유태하:(갑작스레 빨라지는 네 발걸음을 따라 빠르게 걸음을 옮기다 잠깐 멈추고선, 그들이 내려준 사다리를 향해 걸어가는 듯하다 훌쩍 뛰어 사다리를 잡아 올라탔다.)
얼마든지.
 
차혜성:저희한테 맡기세요. (끄덕여 보이곤 네 뒤를 따라 사다리를 붙잡는다.)
 
차혜성: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태하: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혜성:... 가자.
 
유태하: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최선을.
 
차혜성:모든 걸 걸겠어.
 
유태하:징그럽게도, 크기도 하지.
 
차혜성:하나 잡으면 전 인류가 10년은 먹을 수 있겠는걸.
 
유태하:먹고싶겠어?
 
차혜성:왜? 의외로 맛이 좋을 수도 있지.
 
유태하:...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나는 오히려, 저걸로 연구할 것 같아서 더 걱정인걸.
 
차혜성:그때는 또 잠깐 끼어들어볼까. 고나리질할 기회 정돈 주지 않으려나? (웃는다.)
자, 그럼 사냥 시작이야.
 
유태하:일생의, 가장 큰 사냥감이 되겠어.
 
아자토스의 찌꺼기
 
유태하:나부터, 한번 해볼까.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던 총을 들어, 조준할 것도 없이 넘치도록 큰 몸체를 향해 겨누고서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다. 조준할 필요가 없는 크기라, 그렇게 좋은 사격상대는 안되겠는데.)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쾅!
 
차혜성:아무리 커도 계속 때리다 보면 구멍이라도 생기겠지.
(뒤이어 살상탄을 들고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8/49/19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7
 
아자토스의 찌꺼기:
공격 횟수
3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4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공격
기준치: 100/50/2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차혜성:안 돼!
 
유태하:..너..!
 
유태하:차혜성..! (밀쳐져 바닥에 쓰러졌다가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세우며 입술을 짓씹는다. 알지만, ....) ...어디 순순히, 당할 줄 알고.. (거대한 몸체의 약점이 어딜까,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며 순식간에 장전한 총을 다시금 겨누었다.)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8
 
유태하:이거, 참. 징그러운데...
 
차혜성:(숨을 몰아쉬다가 남은 한 손으로, 팔을 덜덜 떨며 총구를 들어올린다.)
그래, 징그러울 만큼, 아프네... 젠장!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8/49/19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아자토스의 찌꺼기:
공격 횟수
2  
회복 스킬
회복량 60
공격 - 페이즈2 -
기준치: 100/50/20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9
 
유태하:...그러다..! 너는... (하, 헛 숨을 들이킨다. 지금이라도 너를, 치료를 하고 부축해주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정말로 솔직히, 네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 억지로 시선을 돌려 형체를 마주하곤 방아쇠를 다시금 당겨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빠르게... 어떻게해서든...!)
 
유태하: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100/50/20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차혜성:(이마, 눈, 코, 입술 할 거 없이 머리와 전신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핏물을 마찬가지로 피범벅인 손으로 닦아낸다. 보라빛 머리칼이 핏물에 물들어 선명하고 어둑한 자색을 띄었다. 거추장스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올린다. 핏물이 머리에 엉겨붙어 시원한 꼴이 된다.)
말했잖아. 내가 더 잘하겠다고. 한번 입밖에 냈으면, 지켜야지 않겠어?
(띵한 머리를 무시하고 눈앞의 검은 물체를 향해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8/49/19
굴림: 8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3
 
아자토스의 찌꺼기:
공격 횟수
4  
회복 스킬
회복량 64
공격 - 페이즈2 -
기준치: 100/50/20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7
공격 - 페이즈2 -
기준치: 100/50/20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공격 - 페이즈2 -
기준치: 100/50/20
굴림: 9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5
 
차혜성:... 젠장... 아니야... 이게, 이건...
(절망적인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다가도 이쪽으로 공격이 빗발치면 네 옷을 움켜쥐고 당겨 던지듯이 내동댕이친다.)
 
유태하:(피투성이의 모습. 네 신형에 피가 솟구쳐오르는 게 보인다. 대체...피가 형체를 이루고있는 건지, 가늠할 수 없는 모습에 눈빛이 흔들렸다가 순간, 내던져지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려 충격을 완화시켰다.)
...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빠르게 상황을 살피면, 그저 눈 앞은 새빨갛다,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보인다.) ...대체... 어떻게..
(몸을 일으켜 네게로 빠르게 다가가 눈치껏 네 몸을 살폈다.) ...차혜성.
 
아.
 
차혜성:... 오지, 마, 위험해.
 
. . .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소장:전원, 표적에 사격 개시!
 
“포기하지 마, 맞서 싸워!!”
 
유태하:일어설 수, 있겠어? ... 못하겠으면 기대. 지탱해줄테니까. (혜성을 보다 시선을 위로, 움직임을 멈춘 형체에 두고선 네 팔을 제 목에 감아 일으켜세운다.)
 
차혜성:... 미안해, 좀 더 버텼어야.. (쿨럭. 거친 기침을 뱉으며 너를 붙잡고 일어선다.)
 
당신은 홀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 전력으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질문1
 
유태하:이만큼, 버틴 것만으로도 괜찮아. 마무리는 내가 해도 되니까. (네 몸을 온전히 지탱하며 바로 선다.)
...나는, 모두가 편안한 삶을, 행복을 누리기를. ...그 중에서도 특별한 누군가가, 좀 더 그걸 누렸으면 했어.
 
차혜성:... (너를 본다.)
 
질문2
 
유태하:(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눈만 굴려 바라보다가,) 너보다 내가 먼저 쓰러질 수는 없지.
 
차혜성:... 당연하지. 내가, .. (내가 있으니까. 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미 쓰러지고 만 사람이 어떻게.)
 
질문3
 
유태하:(아직, 기대어 서있는 것이라 해도 일어서있는 거잖아.) 그걸 따지기에는 이미, 멀리 왔잖아. 우선 살아남고봐야 남은 일을 점쳐볼 수 있지 않겠어.
 
차혜성:(무언가 이상하다. 너를 쳐다본다.) 그건, 그렇지만.
 
질문4
 
유태하:....어차피 인간이 아니란 소리는 많이 들어봤잖아. 그 일환의 연장일 뿐. ...인간이 아니더라도, 함께 있을 수 있다면야. (괜찮지 않겠어? 너를 보며 웃음을 지어내보였다.)
 
차혜성:... 잠깐만, 유태하, 이상해, (빛나기 시작하는 수정을, 네 얼굴을 불안한 시선으로 번갈아본다.) 너... 뭐 하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질문5
 
유태하:(네 말을 듣다가 다시금 들려오는 목소리에 숨을 푹, 내쉰다.) 아. 그건 좀 싫은데...
 
차혜성:뭐라고 하는 거야, 뭘 하는 거냐고! (어디서 난 힘인지 네 멱살을 쥔다.) 당장 그만둬!
 
유태하:글쎄... 어떡할까, 혜성아. (이 순간에 힘이 돌아온 듯한 네 모습에 그냥 쳐다보기만 한다.)
 
차혜성:(불안해. 수정이 그냥 반응할 리가 없어. 게다가 이 타이밍에. 저것이 결정적인 한 조각일 거라는 직감이 든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대가 없는 힘은 없다. 실험체가 되어 인생을 잃고 힘을 부여받았던 너를 떠올린다. 그럼 이번에는, 넌 뭘 잃게 될까. 나는 뭘 잃게 될까. 눈에 울컥 물이 고인다. 손이 떨린다.)
... 하지 마...
 
유태하:(아. 울리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니 울거라곤 생각안했는데. 손을 들어 네 눈가를 문질러준다.) ...취소가 되려나?
 
차혜성:... 정말, 로?
 
유태하:(어쩔 수 있나. ...네가 이렇게까지 구는데, 이렇게까지 굴 줄 몰랐는데. 내 신념일지라도 굽혀야하지 않겠어. 우는 것도 꽤, ...) 더 울어보면..?
 
차혜성:... 변태 같은 유태하.
(감동 받을 뻔했는데. 너를 쏘아보다가, 그대로 손을 놓고 한숨을 길게 내쉰다. 무너지듯 네 품으로 고개를 떨군다.)
다행이야. ... 다행이야, 진짜.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쩔 수 없게 돼버리고 말았네.
 
유태하:글쎄, 그렇다면 그런 취향에 눈뜨게 한 건 누굴까.
(피식 웃으며 제 품에 파고드는 그 몸을 받아들여준다. 가볍게 토닥이듯, 등을 두어번 두드리고선 네 웃음을 듣는다.)
그렇게 떨어지기 싫다 외치는데, 한번쯤,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으니까. 혼자 두는 것도 좀 그럴 것 같고. 무엇보다, 약속했으니까. 그러니,
죽음 앞에서도. 라고, 조건을 더 붙여야겠는데.
 
차혜성:떨어지긴 싫다니, 누가...
(이미 다 말해놓고 이제 와서 발뺌해봤자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안다. 그러니 농담처럼 말을 내뱉고는 작게 읊조린다.)
그래, 죽음 앞에서도. ... 아니, 죽음이 찾아와도, 그 뒤에도. 저승길 내내 네 앞엔 내가 있을 거야. 경비견 하나 잘 들였네. 그렇지?
 
유태하:경비견이라니, 개취급은 안했던 것 같은데.
(어쩔수없다는 듯 네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끈적하게 묻어나오는 피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지만. 아직은 괜찮은 건지..)
그 어떤 길이라도. 뒤에 있어줄테니까 너 역시 무리하지마. 안될 것 같으면 물러나기라도 해, 내가 뒷일을 맡으면 되잖아.
 
차혜성:됐어, 내가 그러고 싶다는 거니까.
(하나로 엉겨붙은 머리가 들렸다가 떨어지는 무게가 그대로 전해진다. 그러고 보니, 나 피투성이였지. 반 발짝, 물러나려다가 그냥 선다.)
감동적이네. 하지만 지금은 할 일이 없어. 지금은, 아무것도 맡지 마. 그거면 돼.
(됐다. 모두 끝날 마당에. 네 목덜미를 끌어안고 그대로 무게를 실어 넘어뜨린다.)
 
유태하:윽, 하아. 너, 아무리 그래도 무게가 나가는 편이라고.
(웃음기가 살짝 묻어나는, 목소리로 타박하며 네 몸이 짓누르는 무게를 느끼며 새까만, 어둠을 응시하다가 고개를 돌려 네 목덜미에 고개를 묻는다.)
이제, ...시작이네.
 
차혜성:시작이라니.
(키득이다 스치던 손을 이내 힘껏 붙잡는다.)
... (고개를 돌리고 피투성이가 된 팔을 올린다. 네 얼굴을 감싸며, 그 위에 제 머리칼을 떨어뜨린다. 이 세상의 마지막에서 네가 보는 건 어두운 하늘이나 의무감 같은 게 아닐 거야.)
... 그만둔 거, 잘했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 고마워.
(엉망인 얼굴을 움직여 웃어 보인다.)
 
유태하:(얼굴에 내려앉는 가볍고 간지러운 감촉에 어두운 하늘이 가려지고 네 얼굴이 시야에 한가득, 차오른다. 피에, 눈물에 엉망인 얼굴을 손을 들어 약간 훔쳐내며 어쩔수 없다는 듯 웃음을 흘려보낸다.)
네가 그렇다면, 됐어.
(네 웃는 얼굴, 행복함을 위해서라면야.)
 
차혜성:(놀라움의 연속, 그리고 행복의 연속.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이 끝장나는 이 상황에서야 모든 것이 명확하고 선명하고 진솔해진다.)
... 이걸 어떻게 안 좋아해.
(들릴 듯 말 듯 속삭이며 고개를 내린다. 상상만 했던 네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겹친다. 비록 상황은 상상처럼 흘러가지 않았어도, 됐다. 이거면 됐다고. 벌어진 입술 위로 흐르는 피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유태하:... 좋아하라고 하는 거야.
(가만 바라보던 얼굴이 짧은 문장을 내뱉고서 더 가까이, 다가와 이 주변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감촉이 느껴진다. 뭐, 이런 상황에까지 와서는 굳이 말 얹고싶지는 않지만. 얼굴을 매만지던 손을 좀 더 뻗어 네 뒷머리를 잡아 내리눌러 좀 더, 깊이 입을 맞춘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또 언제 맞출려고.)
 
차혜성:(네 손길에 내맡기고 깊이 붙어 혀를 얽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런 의미였던가. 짧게 떼어낸 입술 사이로 가쁜 숨이 흐른다. 코와 코가 맞닿을 거리. 서로의 눈이 보름달처럼 그저 크게 보일 거리. 느리게 삼박이는 눈썹을 타고 기어이 고이고 고인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이렇게 작별이다.)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 유태하.
 
유태하:왜 울어. 어차피 만날 건데. 만나러 갈테니까, 울지말고 있어.
(가쁜 숨을 네게 맞춰 들이마시고 내쉬며 눈을 살짝 휘어 웃는다. 다시는 못 볼 것은 아니니까. 네 눈 아주 커보이겠어. 붉어진 눈가를 바라보다 초점을 맞춘다.)
또 다시, 만나자. 차혜성.
 
ED 2. 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