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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유자차

[유자차] 신 이야기 2023-02-24~03-07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ydrlot

 

 

KP

KPC 차혜성

 

PL 사령

PC 유태하

 

 

BGM Play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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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도입
Luke Richards - A Final Sacrifice https://youtu.be/K9tLAH0Z0pA

 

1. 신전 - 성소

Takashi Kokubo - 森の目覚め (Awakening Of The Forest) https://youtu.be/NHwvIRivJIk

 

1-2. 성소 - 경배의 마무리, 자리를 비운 KPC

Nils Frahm - A Walking Embrace https://youtu.be/AOLeVihRtP8

 

2. 신전 - 홀

Dirk Maassen - Juli,Juli https://youtu.be/GPrn2sGkurQ

 

3. 신전 - 회랑

Luke Richards - These Honored Dead https://youtu.be/3WrhnymA3oU

 

4. 신전 - 서고

Julius Aston - Trieste https://youtu.be/pVYtgw_ipXY

 

5. 신전 - 창고

Mbo Mentho - Sea Mist https://youtu.be/tD4_xG35zUs

 

5-3. 창고 - 돌아온 기억 ~ 6. 신전 - KPC의 방

Sora no Kiseki SC OST - The Whereabouts of Hope https://youtu.be/O6YURGwCsMg

 

엔딩(둘 중 택 1)

Adrian von Ziegler - Moonsong https://youtu.be/ifQ3JRS4gqc

Rime OST - I'm Here https://youtu.be/l_x7w_yEhQ8

 


 

 

 
유태하:... (벽화.. 가만히 응시한다.)
 
유태하:(낯설지 않은 분위기 탓일까, 편안한 기분이 들어 편한 자세로 바꾸고는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다.)
 
차혜성, 당신을 섬기는 신도.
 
...
 
유태하:(이 감각도 오랜만이라, 별 감정이 다 드는군)
 
차혜성:(양손으로 물이 담긴 금 대야와 향유를 들고, 깨끗한 천을 팔에 걸친 채 가까이로 다가와 고개를 든다.)
경배 시간이에요. 시작해도 될까요?
 
유태하:...이리, 가까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네게로 한 손을 뻗어내보였다.)
 
차혜성:(발 앞에 들고 온 것을 놓고 한 발짝 더 가까이 간다. 손이 닿을 만한 거리.)
 
유태하:..착하네요, 그대가 늘 했던 대로.. 해도 좋습니다. (가까이 온 네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며시 걸치듯 손가락을 타고 흐르도록 만졌다가 손을 내린다.)
 
차혜성:(손길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옅게 웃는다.)
네, 그럼.
(다시 아래로 한 단을 내려가 그 앞에 무릎 꿇어 앉는다. 대야를 들어 자기 앞에 놓는다. 당신의 발을 차고 가는 손이 조심스럽게 감싸 올려서 물에 닿지 않게 대야 위에 두고, 손으로 따뜻한 물을 떠서 발 위에 붓는다. 모든 과정이 신중하고 섬세하다. 잘못하면 깨질 것을 다루는 장인처럼, 진심을 담아서. 그것이 경배였다.)
 
유태하:(부드럽게 가만히 시선을 두면서 네 행동을 익숙하게 받아낸다. 늘, 한결같기도 하지)
 
찰팍,
 
유태하:(음.. 그랬던 때가 있었지)
 
차혜성:...
 
유태하:왜 그러나요.
 
차혜성:(잠시 멈춰 있다가,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마주한다. 아주 짧은 시간. 찰나 마주쳤던 눈이 금세 다시 아래로 향한다. 내려가는 얼굴에 한 발 늦게 지어진 미소를 보았을 수도 있겠다.)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유태하:(무언가 걸리는 것이라도 있는 건지.. 잠시 고민을 들어줄까.. 아무것도 아니라며 제 발 앞에 내미는 것에 가만 네 얼굴을 내려다보다, 제 발을 올려다두었다.)
심심하기는. 고민이 있다면 내뱉는 것도 좋습니다. 그 몫은 내가 할 터이니.
 
차혜성:위대하신 신을 모시는데 고민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말벗이 필요하시다면 감히 몇 마디 정도는 나눌 수 있습니다. (필요하냐는 듯이, 또 익숙한 침묵이 뒤따른다.)
 
유태하:음.. 우리 신도님의 일상을 듣고 싶기도 하고.. 가만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어떠냐는 듯 눈짓을 해보이며 고개를 기울이자 자연스레 머리카락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차혜성:덕분에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신께서 불편하지 않으시도록 이 안을 관리하는 게 제 소명인걸요.
(수건으로 느릿하게 발을 덮어 적당히 눌렀다 떼기를 반복한다. 물기가 완전히 가실 때까지 몇 번이고.)
방금 전도 신전 내부를 청소하고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유태하:...고생도. (눈을 다시금 깜빡이며 느릿하게 기억을 더듬다가도 익숙함에, 당연하다는 듯한 이 익숙함에 그저 받아들인다.)
 
차혜성:(향유가 완전히 스밀 때까지 손으로 꼼꼼히 문지르며) 고생은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유태하:..많은 이들이 하던 것들을 홀로 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살짝 웃음지으며 숨을 깊게 내쉰다.;)
 
차혜성:(정말 괜찮다는 듯이 부드럽게 웃고는 자신의 손을 아까 닦았던 수건에 닦아 향유기를 빼낸다.)
... 그럼,
 
차혜성:위대하신 신이시여, 영원하소서. (말과 함께 허리를 깊이 숙인다.)
 
유태하:(익숙한 문장을 내뱉으며 물러가는 네 걸음소릴 가벼이 들으며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본다.)
 
유태하:(제가 앉은 옥좌를 손으로 천천히 쓸어보며 먼저 제 눈에 담았다.)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태하:..늘 바르던 것 아닌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병과 천 조각을 집어들었다.)
 
유태하:...? (꺼내어지는지 조심스레 손 안에서 굴려본다.)
 
유태하:(평소 이렇게 물건을 두고 다니지는 않았는데...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감정
기준치: 5/2/1
굴림: 40
판정결과: 실패
 
유태하:(손에 그대로 쥐고서는 발걸음을 사뿐, 옮기어 벽화 앞으로 걸어가 천천히 하나씩 뜯어보듯 시선을 두었다.)
 
유태하:..왜.. (제 표정이야 아무렴 좋으나.. 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손을 뻗어 잠시 만졌다가 제단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유태하:(제단 또한 한번 쓸어보았다가 흥미가 떨어진 듯, 자연스레 몸을 돌려 수많은 촛대 주위를 거닐었다.)
많기도 하지...이 많은 것들을 홀로 담당하느라 고생하겠네..
 
유태하:(손을 부드럽게 가로로 움직이며 미소짓는다. 고작, 몇 개가 꺼졌다고 이런 기분이 들다니. 신선한 기분에 가만 수많은 불꽃들을 내려다본다.)
 
당신의 안에서, 그 어떤 신의 권능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유태하:...(무언가 이상한 직감과 함께 깨달음이 오는 듯 했다. ...대체 왜..?)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을 펼쳐 보인다.)
 
유태하:(이상현상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아 오히려 답답했다.)
(그러다 문득 네가 나갔던 문으로 시선을 두며 자연스레 네가 떠올라 눈을 몇번 깜빡인다.)
어쩌면..
 
유태하:(권능을 쓰지 못하니, 직접 가보아야 할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도 이내 발을 옮겨 문으로 직접 다가가 손에 쥐고 있었던 보석을 홈에 가져다대었다.)
 
유태하:..그 많은.. (아주, 셀 수도 없이 많았던 그들을 차근히 머릿속에 떠올리며 가벼이 걸음을 놀린다. 단상 옆으로 보이는 계단을 통해 내려가며 주위를 눈에 담고, 담는다.)
 
유태하:..? (수많은 일을 하는 그가 이 계단은 밟지 않았을까, 덜걱이는 계단층에 잠시 발을 떼어 한 칸 아래로 내려가고서 허리를 숙여 손으로 건들여본다.)
이걸.. 못 느꼈을 리가 없을 터인데..
 
유태하:옛적, 보물찾기라도 하였나... (손을 대어 그 틈을 열어본다.)
 
유태하:...이 곳에 수납.. (잠깐 고민했다가 도구를 들어올려본다.) 괜찮으려나?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태하:
감정
기준치: 5/2/1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유태하:이것 역시.. 아까 그 보석과 같은 역할인가. (조심히 손 안에 굴리며 챙겨들었다.)
 
…?
 
유태하:...내가 무언가 힘이라도 썼던가..? (궁금함에 사뿐히 홀 중앙까지 미끄러지듯 걸어가 내려다보다 손을 뻗어냈다.)
 
신의 권능입니다.
 
유태하:내가, 내 권능을 나누어놓았던가... (문득 드는 의문을 둔채 손을 살짝 쥐어보인다.) ...내가, 했던가?
 
유태하:(손 안에서 굴리던 보석을 손바닥 위로 몇센티 올려 공중에 띄워지게끔 가지고놀듯 굴린다. ...촛대들을 찾아야하겠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며 주위의 초에 불을 켜본다.)
 
유태하:(내려왔던 단상을 다시 올려다보며 문에 시선을 두었다.)
 
유태하:(어쩔수 없지. 문 앞으로 걸어가 보석을 갖다대었다.) 이곳 또한..
 
유태하:..이런. 강제 보물찾기 아니던가. (뒤로 물러나 통로쪽으로 걸음을 옮기어 냈다. 그도 찾을겸.)
 
유태하:(회랑으로 걸음을 옮긴다.)
 
유태하:...하나 정도는 켜볼까.. (지나가기 전 손을 뻗어 불을 켰다.)
 
유태하:나쁘지 않네. ...(그림이 그려진 벽면을 쳐다보다가 한두개 정도 더 켜보아 그림을 더 자세히 보려했다.)
 
유태하:...너무, 너무 오래된 느낌이야... (가만 쳐다보다가 이내 걸음을 다시금 내딛었다. 내가.. 그리 오래 잠들었던가? 아니, 잠든 것이 맞는가.)
 
유태하:(작은 정원으로 들어서며 환하게 들어오는 빛을 맞이하며 우측의 문을 먼저 돌아본다. 그들이 없어 너무 텅빈 것 같은 기분을 뒤로한채.)
 
유태하:꽤, 열심히 돌보았구나.
 
유태하:파란색 홈이라.. ....푸른 보석이 열쇠겠구나. (미련없이 돌아서서는 좌측의 문으로 걸음했다.) 휴식공간에 또한 없다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유태하:붉은색.. (손 안에 굴리던 보석을 홈 근처로 대었다. 무언가.. 기록이 좀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차혜성:어쩐 일로 여기까지...
 
유태하:이곳에 있었느냐.
(책을 덮는 행동을 보면서 살풋 웃어보였다.) 걸음을 옮기다보니 여기더구나.
 
차혜성:잠시 책을 읽고 있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료하셨나요?
 
유태하:무어..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빈 느낌인지라.. (질문을 건네오는 네게 질문으로 답했다.) 우리 신도님께선 이 곳에서 무료하셨나봅니다?
 
차혜성:무료하다기보단... 머릿속에 꾸준히 쌓지 않으면 언젠가는 잊어버릴 테니까요.
(손끝이 표지를 스치고 소매 속으로 사라진다.)
책이라도 읽으시겠습니까?
 
유태하:성실하시기도 하여라... 글쎄... 재밌는 책이 있을지 잘 모르겠군요. (책상 위에 올려진, 네가 읽고 있었던 책을 집어들며 팔랑, 흔들어보인다.) 이 책은, 재미있던 가요?
 
차혜성:(재미를 위해 읽는 건 아니었던지라 애매한 표정으로 책을 바라보다가) 재미를 찾으시려거든 다른 이야기 책을 가져다 드리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할까요?
 
유태하:음, 괜찮을 것 같아요. 책을 읽고싶은 마음으로 걸음한 것이 아닌지라. ...문득, 그들이 생각나 적적한 기분은 달랠겸, 당신을 찾아 걸음했지요. (차분히 제목을 읽어내리고서 가벼이 고갤 내저었다.)
책을, 더 읽고 싶다면 저는 잠시 산책을 해도 괜찮답니다. 시간은, 충분하니.
 
차혜성:(작게 웃으며) 원하는 대로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말씀대로 시간은...
 
차혜성:―죄송합니다, 잠시 자리를...
 
유태하:이런.. 다사다망하시기도 하여라... (급한 걸음으로 나서는 네 뒷모습을 보다가, 책을 다시금 책상 위로 내려놓고 가볍게 주변을 둘러본다.)
 
유태하:어두운 곳에서 잘도 읽었겠구나. (가볍게 손을 휘둘러 불을 붙여 조금 더 밝아지게끔 조절했다.)
 
유태하:음... (밝아진 방 안으로, 책상 위를 먼저 살펴본다.)
 
유태하:(그가 앉았던 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레 서랍을 먼저 열어보았다. 개인적인 공간으로 쓰고 있는 곳일까.)
 
유태하:(수첩들을 꺼내어본다.)
 
유태하:.. (내가 모르던 암호가 있었던가.. 수첩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책상 위에 있던 수첩도 집어들어본다.)
아마.. 같은 표시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유태하:(...외로워서? 아니면.. 무언가를 세는 용도일 것 같은데... 그 수첩 또한 제자리로 돌려놓고서 조금 더 고개를 숙여 카펫을 살펴보았다.)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태하:(꽤 닳은 구석이 있는 카펫이구나.. 발로 부드럽게 쓸며 약간의 고민에 빠졌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 사이를 돌아다닌다.)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유태하:(다른 책장들에도 시선을 돌려본다.)
 
유태하: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태하:아. (짧은 탄성을 비치며 자연스레 빛을 향해 손을 뻗어낸다. 이 곳에도 있었구나.)
 
유태하:(무언가.. 무척 눈에 익고, 유독 그것만 눈에 띄이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그 책을 향해 몸을 틀며 가까이 다가가 책등을 쓸어내린다.)
 
유태하:
지능
기준치: 100/50/20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태하:(지금, 내 기억이 온전하지 않다는 뜻인가..)
 
이것이 맞다면 당신이 기억을 잃었던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태하:(그렇다면, 내가 얼마나 기억을 잃었는 지조차 모른다는 것 또한 사실일 터인데... 얼마나 잃었는 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건가?)
 
유태하:(...이미 이 짓도 여러번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우선 권능을 좀 모아야겠네..)
 
유태하:(이왕 들어온 것, 무언가 더 없으려나.. 아. 무언가 쓸렸던 것 같은 카펫을 모서리를 잡고 한번 들어올려본다.)
 
유태하:..아. (작은 구멍에 손을 넣어본다.)
 
유태하:
감정
기준치: 5/2/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황금빛 돌을 집어든다.)
이것또한, 열쇠로 사용되려나..
 
유태하:
지능
기준치: 100/50/20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유태하:아. (서둘러 문을 나서고서 아까 보았던, 단상 아래의 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무언가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빨라졌던 것도 같다.)
 
유태하:...태초의 내 모습이 되는.. (벽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어 문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돌을 끼워넣는다.)
 
유태하:(한 걸음, 두 걸음.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유태하:(..제물.. 그 수많은 소박한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유태하:..아. (소박하지만 저를 향해 가져왔을 물건들을 보며 네 애정을 느끼고 느낀다.)
 
마지막 신도, 차혜성.
 
유태하:(나에게 무언가, 원하던 것은 없었나..)
 
차혜성,
 
그 존재가 더 이상 늙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유태하:(언제부터였던가..)
 
그것은 분명 차혜성이었었습니다.
 
유태하:...그리도, 내 곁에 있고 싶었느냐..
 
그리도 내 곁에 있고 싶었더냐.
 
유태하:..괴로웠을 터인데.
 
차혜성의 방으로 향하시겠습니까.
 
유태하:(소박한 물건들을 내려다보고 훑어보다 나뭇잎 하나를 주워들고, 뒤를 돌아 차혜성이 있을, 그의 방으로 천천히 걸었다.)
 
유태하:(그의 방 문 앞에 서서, 문을 두어 번 두드리고 문을 어루어만진다. 네가 대답할 틈 없이 그대로 문을 열어젖힌다.)
 
차혜성:...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유태하:(네 앞까지 걸어가 조심스레 앉고서 가만 바라보다 수복해가고 있는 네 볼에 손을 올려낸다.) 어찌하여 왔을 것 같나요.
 
차혜성:(반응으로서 알 수 있었다. 또 그 순간이 왔구나. 조심스럽게, 온전히 대지도 못한 손끝이 손등에 닿는다.) 기억해내셨군요.
 
유태하:그래요. (네 표정을 보아하니 그저 웃음이 났다.) 또, 이 다음엔 제가 뭐라하였나요.
왜 그리 하였냐고 물었던 가요, 많이 아팠느냐고 물었던 가요.
 
차혜성:늘 그런 말을 하셨었죠.
(매번 비슷했고, 매번 새로웠다. 이 과정은 몇 번이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무어라 변명을 했던 것도 같다. 하지만 억겁을 지내며 이제 그런 것보다 중요한 한 마디가 나음을 알게 되었다. 그건, 진심. 조용히 당신의 옷깃을 잡는다.)
아팠지만, 상관없어요. 당신께서 존재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있고 싶으니까요.
 
유태하:그런가요.. (나름의 비장한 듯한, 애원하는 듯한 말투와 손길에 착잡한 마음보다는 안쓰럽고, 어여뻐보이는 마음만 한가득이었다. 나의 신도가, 나의 마지막 신도가 이리도.. 그의 볼을 어루만지며 머리카락을 부드러이 넘겨주었다.)
나는, 기쁘네요. 이리 좋은 신도를 두었으니.. 어여쁘기도 하지...
 
차혜성:(그 말이 그저 기쁜 듯 작은 웃음을 짓다가 고개를 숙인다.)
다시 억겁을 살아야 한대도,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나의 신이시여.
(양손으로 두 손을 모아잡고 느리게 입술을 내린다. 직접 닿지 못한 것은 손뿐만이 아니라, 입술은 피부에 닿지 않고 제 손톱 위를 누른다.)
그러니 거듭 부탁드립니다.
부디... 부디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위대한 자가, 이곳에 섰습니다.
 
유태하:(흔들리지 않을 경건함과, 부서질 듯한 네 바램. 그 모두를 들으며 네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점차 한 가지로 마음이 굳어져가는 것 같았다. 나의 .. 하나뿐인 신도. 이제 마지막이 될.. 가지런히 모은 네 두 손을 기꺼이 제 손을 뻗어 잡아주었다.)
나는 늘 기뻤답니다. 나의 사랑스런 마지막 신도, 당신이 있어 참 오랜 시간 행복했지요. 이 수많은 시간을 잃어버리고 되새기며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었지요. 하지만, (조심스레 잡은 네 손등을 살며시 토닥이며 말을 이어갔다.)
이제. 이제는. 충분하다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믿음이 여기 되새기고, 되새김에 있어서 마지막 남은 내 아이를 눈감아주기가 힘들어요. 그러니.. 마지막은 외롭지 않게 내 옆에 서 있어주겠어요?
 
차혜성:(잡은 손이 가늘게 떨려오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족했는데. 언제까지 둘만 있는 생활도 나쁘지 않다 여겼다. 분명 답답했지만. 간혹 기억을 잃은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쿵 떨어져 내리는 심장을 느꼈지만. 그래도.)
정말...
(이별. 이별을 생각한 적이 많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것을 보는 건 처음이라 극심한 동요가 일었다. 두려움에 눈물이 흘렀다.)
정말로... 그게 결정하신 바인가요? 다시는,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할 텐데, 정말로요...?
 
유태하:(내 아이.. 마지막 내 아이는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만큼 두려움이 큰 듯해 보여 진정시키려 손을 연신 토닥거렸다. 눈물이 흐르는 볼을 조심스레 닦아주며 고갤 들어올려 저를 마주하게끔 하고서 다정히 웃어보인다.)
내 아이. 뭐가 그리 두려운가요. 나는 늘, 네 마음 속에 언제고 남아있을 터인데. 아니면,
(긴장을 풀어주려 답지않게도 네게 툭, 내뱉었다.) 만약 다음이 있다면 나를 만날 생각은 없었나요?
 
차혜성:하지만, (입을 열었다, 닫았다, 다시 열었다. 이미 수천 번, 수만 번을 생각했던 문장임에도 입에 올리기엔 이리도 떨리는 것이었다. 불안정한 목소리가 흔들리며 벽을 때렸다.)
물론 몇 번이라도, 영원히라도 함께 있을 거예요. 그게 가능하다면, 그렇다면. 하지만...
당신께선 신이시고, 저는 순리를 어긴 존재인걸요. (윤회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두 존재.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 결과는 이다지 참혹하다.)
 
유태하:(불안한 목소리와 더불어 현재 상황을 짚어내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생각을 이어왔을까. 저 역시도 이리 아득한데. 유한한 삶에서 벗어나버린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더 아득하고 깊을지.)
다르게 생각해볼까요, 나의 아이야. 본디 신은 믿음으로서 살아가는 존재이나, 그 믿음이 누구에게서 오든 믿음의 진실성은 다르지 않다는 점이 있지 않나요.
순리를 어겨가며 나에게 믿음을 주었기에 신은, 저는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답니다. 그런 존재에게 세상이 과연 혹독할까, 저는 그리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아니요, 확신합니다. 당신은 내 유일한 신도니까요. 이리 어여쁜 존재에게 사랑받는 신을 믿어봐요.
 
차혜성:(수없는 고민과 조사가 낸 결론이다. 당신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끝이 무엇인지는 잘 아는 이는 그 말에 동조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듯 들어올려 여전히 당신을 섬기며 믿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 ... 네.
(아, 희망. 답을 하며 깨달은 단어가 눈 아래로 흘러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눈꺼풀을 감아 막는다. 꾹 감은 눈 너머로도 자연히 그려지는 당신의 모습을 따라, 모은 두 손을 제 이마에 붙인다. 신이여, 이루어지소서. 당신이 뜻하고 바라는 그 모든 일을 이 세계가 기꺼이 행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고개를 끄덕인다.)
 
유태하:(내 마지막 남은 신도가 슬퍼하지 않게. 그리하여 행복을 빌어줄 수 있도록 네 염원을 가득 품에 안았다. 잘 들리는 구나. 자연히 웃음을 지어내 그의 행복 또한 이뤄지기를.)
다시 또, 만나자꾸나.
(네 머리를 살포시 쓰다듬고선 권능을 풀어내어 주술을 해제한다.)
 
유태하:...조금은 알 것 같네요. ...이런 것이 사랑이란 것인가요?
 
차혜성:(당신을 바라보다가 조금 웃는다. 그제야 나지막이) 다시 만날 때도 그 모든 걸 기억하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
 
유태하:...그러나 이 순간만은, 현실이지요. (눈을 접어 웃어보인다. 그렇지 않나요?)
 
차혜성:(조용히, 당신의 말을 받아들이듯이 눈을 감는다. 이것은 현실이다. 현실이구나.)
 
유태하:어여쁘기도 하지.. 편히 쉬어요. 내 곁에서.
 
당신에게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태하:(이제서야. ..간절함을, 담아.)
 
유태하 소멸, 차혜성 소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