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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알로그/VB

[VB] 창백한 체온 2021-02-27/09-03

시나리오 본문 : https://posty.pe/ca3g90

 

 

KP

KPC 블레어

 

PL

PC 발레리안

 

 

맵과 핸드아웃은 기가지니 (@__derfreischutz) 님의 무료배포본을 사용했습니다.

 

성인가 요소가 있습니다.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했다.
 
창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했고...
 
*
 
창백한 체온
 
w. 수연
 
2021-02-27
 
블레어와 발레리안은 올해의 겨울 휴가를 위해 바다의 호텔에 방문했습니다.
 
늦은 밤에 막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잠에 빠졌으니, 오늘이 함께 맞는 첫 아침입니다.
 
함께 맞은 여행 첫날의 아침, 먼저 일어나는 건 누구?
 
발레리안:(기지개 쭈욱)(브이 먼저?)
 
블레어:(얘는 잘만 자고 있나봄)
 
발레리안:(블레어 쓰담쓰담...)(자는 것도 사랑스러워.)
 
쭈욱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발레리안은 블레어를 쓰다듬다가
 
문득 창밖으로 눈을 돌립니다.
 
창밖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하늘은 잘 마른 소라색, 파도 거품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바다는 짙은 감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흰색에 가까운 색 바랜 모래사장까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물속의 것들도 모두 잠들거나 죽었을 계절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바다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중일 지도 몰라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호텔리어: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발레리안:(룸서비스..시켰던가.)
 
호텔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아침 식사입니다.
 
발레리안:(아하..) 네, 나갑니다. (문을 열어주자.)
 
문을 열면 호텔의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리어가 클로쉬가 덮인 쟁반을 들고 서 있습니다.
 
호텔리어: 오늘의 아침식사입니다.
잠시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발레리안:(레레가 자고 있는걸 떠올린다.) 제가 여기서 받으면 안될까요? 같이 다니는 이가 자고 있어서요.
 
호텔리어: (아무 상관 없다는 표정으로) 그럼 여기에서 바로 드리겠습니다. (뚜껑 덮인 접시를 건넨다.)
 
발레리안:(접시를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호텔리어: 좋은 하루 보내세요.
 
호텔리어는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곤 돌아갑니다
 
접시가 꽤나 묵직하네요.
 
발레리안:(깨진 않았겠지.. 레레쪽 살짝 봄.....)
 
블레어:(뒤척거리는 게 곧 깰 것 같다.)
 
발레리안:(직원이 간 자리를 잠시 째려본다.)
(우선 접시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블레어:(덜컥거리는 소리에 눈만 슬쩍 뜬다.) 좋은 냄새가 나.
 
발레리안:깼어? 오늘 아침 식사래. (레레에게 다가가 볼에 쪽)
 
블레어:(슬며시 웃고는 부스스 몸을 일으킨다. 이불 꽁꽁 감은 채) 아침부터 부지런하구나. 신선한 냄새가 나는걸.
 
발레리안:깨우고 싶지 않았는데 말야... (볼을 대고 부비적거린다.)
 
블레어:나 때문에 그대를 굶길 수야 없지 않아. (픽 웃곤 뺨에 버드키스를 남긴다.)
(침대에서 내려오며) 그래서 아침 메뉴는 뭐지?
 
발레리안:그렇게 배고프지 않은걸. (접시엔 별 관심이 없고 시선은 당신에게만 닿아있었다.)
....글쎄. 아직 안열어봤는데. (접시를 오픈해보자.)
 
블레어:나와 함께 있더니 식성까지 물들어버린 거야? (키득거리며 옆에서 빤히 바라본다. 제대로 내 왔으려나.)
 
클로쉬의 뚜껑을 열면 2인분의 아침 식사가 들어있습니다.
 
튀긴 호박 꽃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에그 스크램블과 테두리를 잘라낸 식빵, 베이컨……
 
후식으로 마련된 복숭아 판나코타까지
 
아침 식사의 정석이면서도 소홀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바닷가의 호텔이라더니, 아침 식사에도 신선한 생선 회와 레몬즙을 뿌린 문어 요리를 곁들였네요.
 
블레어:오. 호텔이 제값을 하는군.
 
발레리안:그럴지도 모르지. (장난스레 웃었다.)
그러게.. 아침부터 엄청 무겁네.
(호박꽃을 포크로 쿡쿡 찔러본다.)
 
블레어:뭐, 다 먹어치우라는 것도 아니니 원하는 만큼 먹으면 되겠지. (널 바라보다가 양쪽의 의자를 뺀다. 그중 하나에 털썩 걸터앉는다.)
 
발레리안:뭐부터 먹을래? (건너편에 앉아 웃으며 빤히 본다. 먹여줄 태세였다.)
 
블레어:시작은 가벼운 과일부터 할까. (얼른 스푼부터 든다. 마리네이드에서 토마토 하나를 얹어 네게 내민다.) 아침 토마토는 몸에 좋다고 해.
 
발레리안:내가 먼저 해주려고 했는데~ (먼저 받아먹고는 똑같이 해서 입가에 대어준다.)
 
블레어:(이겼다는 표정으로 웃더니 똑같이 받아먹는다. 우물거리며) 맛이 좋은걸. 나까지도 느낄 정도야.
 
발레리안:(오물오물 먹으며 다음에는 호박꽃을 잘 잘라서 건넨다.) 레레보단 훨 안예쁘지만 아무튼 꽃이니까.
 
블레어:정말이지, 그렇게 말하는 건 세상에서 그대밖에 없을 거야. (우스워 키득거리면서도 받아먹는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는 음식은 가히 일품입니다.
 
없던 입맛마저도 생생하게 돋웁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며 둘이 함께 즐기는 아침 식사라니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요!
 
한창 행복한 발레리안,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생선회는 바닷가가 근처라 그런지 유난히 싱싱해 보입니다.
 
……라고 감탄하는 것도 잠시,
 
어라?
 
그중 한 조각은 어쩐지 푸르스름한 빛을 띄는걸요.
 
상한 건가?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찰나,
 
블레어가 젓가락을 들어 정확히 그 한 점을 삼킵니다.
 
발레리안:잠깐, 그거........
 
블레어:음, 이것도 괜찮군. 주방장을 제대로 뽑았어. (하나 집어 건네준다.) 브이도 먹어봐.
 
발레리안:아니, 잠시만...퉤해, 퉤...
그거 이상했어.
 
블레어:응? (이미 삼켰다.)
맛은 괜찮았는걸. 상한 음식 정도는 고를 수 있어.
 
발레리안:(토하라고 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한다.)
보통 생선회는 그런 색 안나는걸...
 
블레어:색? 별로 다를 것 없어 보였는데, 뭐라도 잘못됐나? (갸웃)
(하지만 이내 웃어넘긴다.) 뭐, 괜찮아. 인간도 아니고, 고작 그런 걸로 배탈이 날 리는 없네.
 
발레리안:푸르스름한 빛이 좀 미심쩍어서..(뚱하다.)
내가 못보던 생선같달까...
 
블레어:특별한 부위였거나, 그대 말대로 상한 부위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먹은 게 다행이야.
 
발레리안:안먹었으면 좋았을텐데... 혹시라도 아프면 꼭 바로 얘기해줘..
 
블레어:(끄덕인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말아. 참... 가끔 그대랑 말하고 있으면 내가 인간이었는지 헷갈릴 때가 많단 말이야. (피식 웃고는 회를 유심히 보다가) 다른 것들은 괜찮아 보이는군. 식감이 아주 뛰어나니 다른 것들은 열심히 먹어둬. 모처럼 바닷가에 왔잖아.
 
발레리안:...알았어.(눈을 꿈뻑이다가 아~ 해본다.)
 
블레어:(방긋 웃으며 쏙 넣어주고)
 
발레리안:(옴뇸뇸뇸....잘 먹는다.)
 
블레어:(자기는 그리 많이 먹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주워다 입에 잘 넣어주는 어미새 블레어)
 
발레리안:(볼이 빵빵해지는 아기새 브이)
 
발레리안:(힝구)
 
블레어:(턱 괴고 행복한 미소로 보다가) 그대, 나가기 전에 한 모금만 하게 해줘.
 
발레리안:한모금으로 충분하겠어?
 
블레어:나머지는 아껴두었다가 저녁에 해야지. 닳아버리면 어떡해. (농담 반 진심 반)
 
발레리안:에이. 그렇게 부실하진 않은걸 알잖아.
(팔을 벌리고 바라본다.)
 
블레어:(물론 안다. 하지만 진심으로 원하는 만큼 탐하면 그 튼튼한 몸도 쓰러지게 될 것임을, 넌 알까. 대답 없이 눈웃음만 짓곤 네 쪽으로 간다. 네 위에 올라타듯 마주보고 앉는다.) 아침이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할까.
 
발레리안:...좋아. (허리를 끌어안고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너무 자극되지 않는 곳으로. 구경 나가야하니까..
 
블레어:그래, 어디가 좋으려나... (손끝으로 목덜미부터 천천히 쓸어내리다가 왼쪽 가슴 바로 위에서 멈춘다.) 여기. (말을 내뱉자마자 옷을 아래서 위로 휙 들어올린다.)
 
발레리안:(옷을 휙 올리자 탄탄하게 잡힌 몸이 보인다. 흉터도 제법 보였고.) 가장 신선한 곳이네.
 
블레어:아주 조금으로 만족하기엔 더할 나위 없지. (키득이다가 고개를 내리며 입을 벌린다.) 조금만 참아, 브이. (그리곤 가슴 위, 살을 물어 정확히 동맥에 작은 구멍을 내고 빨아들인다.)
 
발레리안:...읏...으응... (가장 신선한 곳이자, 약한 부분. 약하게 침음하며 허리를 더 꽉 끌어안는다.) ...
 
블레어:(한 모금, 두 모금. 마지막 세 모금을 조금씩 나눠 마시고는 곧바로 입을 뗀다. 꿀꺽, 하고 목을 넘어가는 소리에 이어 하, 하고 아쉬운 숨소리를 터뜨린다.) ... 그대의 피가 소모된다는 사실이 참 아까워. (계속 흘러나오는 샘이었다면 좋았을 걸. 제 잇자국 위를 어루만지다가 피가 멎은 걸 확인하고는 옷을 내려준다.)
 
발레리안:한번에 콸콸 나오는 편은..아니긴하지. (옷이 내려지자 그제야 느릿하게 숨을 푹, 내쉬었다.)나도 잔뜩 먹여주고 싶은데, 아쉽네.
 
블레어:한번에 콸콸 나오는 건 죽은 사람뿐이지. (쓰게 웃곤 입가에 짧은 키스를 한 뒤 일어난다.) 먹여주지 못하는 대신 나와 더 놀면 될 일이야. 자, 나갈 준비나 하지.
 
발레리안:좋아. 오늘 무슨 옷 입고 갈까. (몸을 다시 풀며 천천히 일어난다.)
 
블레어:겨울이고, 추울 테니 바로 앞 바닷가에 산책이나 가자. 감기에 걸리지 않게 든든히 입어둬.
 
발레리안:(끄덕끄덕하고는 캐리어를 열어 옷들을 쫙 펼쳐놓고 고민한다. 음...음......)
(회색 후드티를 입었다.)
 
블레어:(자기는 스웨터 하나 달랑 갈아입고는 겉보기용으로 목도리 할까 고민하다가, 너 옷 입는 거 보고는 잠시 말이 없었다.) ...
추울 거야, 브이.
 
발레리안:기모 후드티인데도..? (패딩이랑 목도리도 더 장착했다.)
이럼 어때.
 
블레어:(기모라는 것이 없던 시절에 뱀파이어가 되었기에 아직도 기모가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겉보기에 털이 많은가 가 따뜻함의 기준인... 고대인이었다. 가만 보다 뭔가 많이 겹쳐 입은 듯하니 됐나 하고 끄덕이며 자기도 목도리 두른다.)
나가서 추우면 말해. (하고 가벼운 패딩 하나 걸친다.)
 
발레리안:이거 봐봐. (옷을 뒤집어 복슬복슬한거 보여줌) 알았어. 옆에 착 붙어다닐래.
 
블레어:(만지작. 느낌은 좋아서 좀 안심했다.)
(다 입었나, 확인하고 손 내민다.) 겨울에 아침 바다니 사람도 얼마 없겠지. 오붓한 시간이 될 거야.
 
발레리안:(손을 깍지껴 잡았다.) 얼른 가자. 다른 사람들 몰리기 전에.
 
블레어가 내민 손을 잡습니다.
 
블레어는 모처럼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테라스의 창을 타고 들어온 바람에는 짠 내가 가득 묻어 있습니다.
 
...
 
아침 바다를 거닐기로 하고, 1층 로비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이 머무는 ‘호텔 타 메라Ta-Mera’는 신축 건물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반지르르하며 섬세한 인테리어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의 로비부터 최고층 7층의 객실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마저 끝없이 넓으니……
 
이 호텔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더 설명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겠죠.
 
교육 판정
 
발레리안:
교육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Ta-Mera……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에요.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집트의 옛 이름.
 
아주 거창한 뜻이지만, 낱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이 호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바다와 이토록 가까우니까.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고, 엘리베이터의 맞은편에 호텔의 [정문]이 보입니다.
 
입구의 우측 벽면에 커다란 [지도]가 한 점 붙어 있으며, 좌측 벽면은 온통 [검은 유리로 덧대어져 있습니다.
 
호텔의 기둥 사이로, 정중앙에 커다란 [유리관] 또한 그와 같은 검은색입니다.
 
발레리안:(와아 크다)
(지도를 구경합니다.)
 
호텔의 구조를 담은 지도입니다.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발레리안:(그렇군...)
(검은 유리를 봅니다.)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검은 유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통 알 수 없습니다.
 
전부 유리로 이루어진 탓에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듣기 판정
 
발레리안:
듣기
기준치: 70/35/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보글보글…….
 
유리 가까이에 귀를 대자니,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블레어:뭐가 들려?
 
발레리안:...? (내 귀를 의심한다...)
보글보글...하는 소리가 들려.
 
블레어:흐음. (가볍게 유리를 노크하듯 두드린다.)
단단하고. 수족관이라도 되는 건가?
 
발레리안:글쎄..
 
블레어:(고개를 돌려 검은 유리관을 본다.) 저것도 그런 걸까.
 
발레리안:안이 보이질 않아서 말야.
(유리관으로 시선을 돌린다.)
 
로비의 정중앙을 차지한 둥근 유리관.
 
기둥보다 훨씬 두꺼운 그 관은 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검은 유리는 선팅이라도 한 것처럼 안을 비추지 않아,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블레어:같은 것인 것 같아. (흥미로운 눈길로 쳐다본다.)
 
발레리안:그런거 같네. (톡톡 쳐본다.)
 
아무런 반응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블레어:(한참 보다가) 그럼 키만 맡겨두고 이만 나갈까.
 
발레리안:그래. (약간 힝한 표정으로 안내데스크로 간다.)
 
블레어:(표정을 보고는 뺨을 손가락으로 콕 찌른다.)
실망했어? (킥킥)
 
발레리안:응? 왜 그래?
...어... 조금...(소곤)
 
블레어:뭐, 그냥 있는 건 아닐 테니... (그럴 만도 하지. 뒤를 돌아보았지만 어쩔 수 없단 생각에 어깨를 으쓱한다.)
 
안내데스크엔 아침에 식사를 가져다준 호텔리어와 똑같은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직원은 눈이 마주치면 상냥하게 웃으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묻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입니다.
 
발레리안:(시계바늘을 올려다본다.)
아, 키를 맡기려구요.
 
현재 시각은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입니다.
 
발레리안:전시관과 아쿠아리움은..사람이 많은 편인가요?
(키를 건네며 묻는다.)
 
데스크: 아, 키는 제게 맡겨주시면 됩니다. 여기에 전화번호 뒷자리를 써주시고요. (메모지를 내민다.)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방문객이 있는 편입니다. (상냥한 웃음) 오전 10시부터 오픈되니 아쿠아리움이나 미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들러주세요.
 
발레리안:(메모지에 전화번호 뒷자리를 적는다.) 네, 혹시 가기 전에 미리 알아둘 점이 있을까요?
 
지금은 9시쯤. 개장은 10시. 바닷가 산책을 마치면 얼추 둘러볼 수 있겠네요.
 
데스크: 저희는 투숙객 분들을 위해 자유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저기, 팸플릿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안내 데스크 옆에는 세로로 긴 [플래카드]가 서 있습니다.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발레리안:(플래카드를 집어들었다.) 감사합니다.
 
안내원이 가리킨 곳엔 호텔의 시설을 자랑하는 [팸플릿]도 다양한 국가 별 언어의 번역본이 준비되어 있군요.
 
(플래카드는 세워진 것!)
 
발레리안:(아아)
(훔쳐갈뻔했다.)(ㅋㅋㅋㅋㅋ)
 
(힘쎈 발레리안)
 
발레리안:(호오.....)
(이번엔 진짜루 팸플릿을 집어듭니다.
(사실 플래카드 들수 있으을걸요)
(팸플릿 챙겨도 되나요?)
 
당연히 됩니다
 

 
발레리안:(챙겨서 레레 손잡고 정문으로 갑니다.)
 
일단 살펴봤으니 플래카드 안내부터 드리겟습니다
 

 
2층에서 호텔 타 메라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회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플래카드는 꼭 심해를 옮긴 것처럼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플래카드 위에 새겨진 희고 간결한 글씨들이 금세 파도의 물거품처럼 흩어질 것 같습니다.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무엇을 주제로 삼은 걸까요?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심해에 사는 커다란 고래, 스스로 빛을 내는 해파리, 꽃밭처럼 펼쳐진 산호의 땅……
 
심해에 사는 것들 중 인간의 시선에서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생물은 이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심해는 깊고, 빛이 닿지 않아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곳이니까요.
 
자료조사 판정
 
발레리안: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와우)
 
발레리안:(관심있었나?)
 
플래카드 옆에서 방문객들의 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퀄리티가 굉장히 뛰어나다’, ‘일반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 전시회였다’ ……
 
좋은 평이 가득하네요.
 
매 분기 별로 전시회의 주제와 방식이 바뀐다는 모양입니다.
 
이번 미술 전시회에는 ‘동화’를 재해석한 작품이 걸려 있었다는군요.
 
유일하게 평점이 좋지 못한 후기가 보입니다.
 
‘조금 잔인했어요.’ ……
 
동화와 잔인, 이라니 잘 매치가 되지 않는 내용이네요.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하긴, 보통 미술관은 촬영 금지니까.
 
블레어:(손 잡은 채 정문 앞에 서서 센서를 올려다봤다가 발레리안의 옷깃을 한번 여며주고는 만족한 듯) 바람이 찰 거야.
 
발레리안:(보통 사진 한장정돈 첨부해놓는데..)
(쳇...하며 센서를 향해 손을 흔든다.) 고마워.
 
 
자동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비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물씬 밀려옵니다.
 
얕은 계단 세 칸 아래, 경사 길을 조금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집니다.
 
겨울 특유의 건조한 공기. 바닷가에서부터 밀려오는 짠 내와 물 비린내.
 
날을 잘 벼루어둔 칼바람이 모래사장 위를 내달립니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리면 운치 있을 텐데……
 
눈을 닮은 흰 입김만 푸스스 번집니다.
 
괜히 나왔나? 후회가 고개를 들락말락.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조금 거닐어 볼까요.
 
아직 잠이 덜 깬 탓에 이토록 추운 걸지도 몰라요.
 
걷다 보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주변은 고요하고 한적해서, 꼭 블레어와 발레리안, 두 사람이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을 따라 일렬로 죽 늘어선 [가게]들조차 대부분 문을 닫아,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까.
 
그저, [바다]를 스치는 파도소리가 요란할 뿐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부두]가 펼쳐져 있군요.
 
발레리안:(암튼 같이 나와서 좋다.)
 
블레어:(슬쩍 눈치를 본다. 생각보다 찬데.)
 
발레리안:(춥지만 ... 레레에게 착 달라붙었다.)
 
블레어:(팔짱을 꼭 낀 채 펭귄처럼 걸어 바다 쪽으로 간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아쉽네, 전부 닫았어.
 
발레리안:(쫑쫑...) 난 조용해서 오히려 좋은데.
(바다를 구경한다.)
 
블레어:날이 온화하고 가게들이 열었다면, 부드러운 모래라도 밟으면서 맜있는 간식이라도 먹여줬을 거야. (툭 대답하며 옆을 따른다.)
 
창백한 모래사장에 흰 포말을 버리고 도망가는 파도를 따라, 물 자국이 길게 남습니다.
 
거친 물소리가 꼭 노랫소리처럼 들립니다.
 
밤에 보았던 바다는 마냥 어둡고 캄캄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군요.
 
발레리안:간식대신 뽀뽀해줘. 그게 더 좋은걸.
 
이른 아침의 햇살이 투명한 표면에 닿아 산산이 부서지고 찬란하게 빛납니다.
 
블레어:그건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잖아. 이럴 땐 특별한 것을 원해줬으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다는 듯 목을 당겨 끌어내려선 뺨에 입맞춘다.)
 
바다와 가까워지면 파도의 경계에서 물 아래에 깔린 모래사장과 작은 돌, 조개껍질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파도가 몇 번이나 쓸고, 덮치지만 깨끗하기 그지없는 물은 훤히 그 속을 비출 뿐입니다.
 
발레리안:밖에서 맘껏 하는건 드문 일이잖아. (뺨은 약간 불만스러워한다. 이어 입술에 입맞췄고.)
(바다에 특이점은 없나요?)
 
딱히 별다른 점은 없습니다. 운치 있게 따라 걸을만 하겠어요.
 
블레어:그러다 밖에서 더한 것까지 하겠어, 그대야. (큭큭 웃고는 바다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발레리안:그것도 생각 안해본건 아니지만.
(모래사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블레어:언제 들어도 바다소리는 안정된단 말이야. (중얼거리다가 말소리 듣고는 홱 돌아본다.)
자꾸 그러면 정말로 이곳에서 전부 해버릴 수도 있어. (음흉하게 미소한다.)
 
발레리안:나도 농담 아닌걸. (여전히 모래사장에 시선을 둔채 장난스레 얘기했다.)
 
블레어:(빤히 쳐다보다) ....그럼, (스르르 허리 끌어안고는 품에 고개 푹 묻는다.)
 
발레리안:(마주 끌어안고는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인다.) 부두쪽은 엄청 조용하려나.
 
블레어:(피식 웃고는 떨어져나와 다시 옆에 붙는다.) 궁금하면 가보면 되겠지. 시간도 많으니 가보자, 브이.
 
발레리안:좋아. (모래사장을 조사하며 부두로 이동합니다.)
 
부두 쪽으로 가며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데, 아뿔싸!
 
잔잔하던 파도가 휙 고개를 듭니다.
 
서둘러 피하지 않으면 신발이 흠뻑 젖고 말 거예요.
 
민첩 판정
 
발레리안: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앗 차가워)
 
블레어: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재빠르게 당겨 빼낸다.)
 
순식간에 몰아친 물살이 발등을 타고 오릅니다.
 
잔잔하기에 방심했더니!
 
그 순간 블레어가 당신을 휙 끌어당깁니다.
 
안쪽으로 크게 한 걸음을 들어서자, 아슬아슬하게 두 사람이 딛고 섰던 곳을 쓸고 지나갑니다.
 
아쉬움에 입맛이라도 다시는 걸까요?
 
파도소리가 유난히 커다랗습니다.
 
블레어:...바다란 알 수가 없군. (발 쪽을 살핀다.) 괜찮나, 브이? 젖지 않았어?
 
발레리안:아...덕분에 괜찮아.
(바다를 빤히 보며 찌푸린다.)
 
블레어:다행이야. 추운 날 젖으면 얼어붙기 십상이지. (좀 더 모래사장 쪽으로 끌고 온다.) 조금 떨어져 걷자.
 
발레리안:좋은 생각이야...(한숨 푸욱..)
 
블레어:(문득 발 아래 보며) 그건 그렇고, 여기의 모래는 참 깨끗하군. 겨울이라 방문객이 적어 그런가?
 
블레어의 말대로, 이곳의 볼 거리 중 하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입니다.
 
마치 소금으로 가득 채워둔 것처럼, 색을 잃은 모래는 창백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발레리안:...음? 그거랑은 모래사장 색은..별 상관 없을걸..?(아마도)
 
블레어:흔히 보이는 병 조각 같은 것들이 하나도 섞여 있지 않아. (잠깐 생각하더니) 바닷가에 산다면 이런 바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큭큭 웃으며 이어 걷는다.)
 
발레리안:그건 그렇네. (창백하게 흩어진 모래를 발로 슥슥 쓸어본다. 우리 이름도 괜히 적어보고.)
 
하얗고 고운 모래가 사르륵 흩어지며 글자가 새겨집니다.
 
발아래 까끌까끌하게 굴러 들어오는 것들은 이곳이 아스팔트가 아니고, 도로가 아니며,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행운 판정
 
발레리안: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
(내적 울음)
 
그럴 수 있지
 
머...... 강행이라도......?
 
발레리안:(갑시다.................................)
 
고고
 
발레리안: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ㅋ ㅋ ㅋㅋㅋ 극단적인 남자
 
발레리안:(양자택일! 극!단!적!이야!
 
모래를 헤집던 발레리안은 모래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닷물에 흠뻑 젖고, 모래 알갱이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그것은……
 
비늘입니다.
 
푸르스름한 색의 비늘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빛을 반사할 때마다 그것의 색은 붉고, 푸르고, 노랗게…… 오색으로 물듭니다.
 
발레리안:(비늘을 주워들었다.)
 
작은 조개껍질만 할까요? 화려하게 반짝이는 모양새가 아름답지만, 마냥 아름답게 여기기에는 찜찜합니다.
 
그야, 보통 독이 있는 것들이 더욱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기 마련인걸요.
 
주위에 딱히 물고기의 시체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떠밀려 온 예쁜 행운일지도 몰라요.
 
자연 판정
 
발레리안:
자연
기준치: 50/24/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진짜 극단적이네)
 
발레리안:(제 2의 직업인가)
 
생김새는 꼭 어류의 비늘과 같습니다.
 
비늘만으로 정확히 어떤 품종인지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지능 판정
 
발레리안:(푸른색............낯익은데.)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단언컨대, 어류 중에 이런 비늘을 가진 물고기는 없을 것입니다.
 
매끈하고, 기묘하게 빛나는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창백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바닷속에 괴물이라도 사는 걸까요.
 
정체 모를 생명체의 존재를 짐작한 발레리안, SanC (0/1)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착하다.)
(아침에 먹은게 생각나서 찝찝해짐)
 
^^
 
그게 생각난 김에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야 뭔데요)
 
비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중, 문득 깨닫습니다.
 
그래, 아침에 블레어가 삼킨 물고기의 살점. 그것이 꼭 이런 색깔이었죠.
 
그럼 블레어가 먹은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발레리안, SanC (1/1D3)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역시 토하게 할걸!!!!!!!!!)
(이성!!!!!!!)
 
매우 이성적인 브이 ㅋㅋ ㅋㅋㅋㅋ
 
-1
 
발레리안:(생각하던 거라서 이성적인듯)
 
블레어:뭘 보는 건가?
 
발레리안:(비늘을 보여준다.) ...이런게 있어서....
 
블레어:흠? (받아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하늘로 들어 빛 비춰보며) 오, 색 한 번 영롱하군.
(다시 돌려주며) 기념품으로라도 간직하려고?
 
발레리안:음...좀 찝찝해서... 몸 상태는 어때? 괜찮아?
(빠안히..)
 
블레어:찝찝하다니? (이렇게 예쁜 걸.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배탈 얘기라면 당연히 괜찮다. 아까도 말했듯이, 난 그런 걸로 몸이 축나지 않아.
 
발레리안:예쁘긴한데 좀 이질적이라고 해야하나....
이런걸 레레가 먹은거같아서...
무엇보다 보통 어류는 이런 색..이 아니야.
 
블레어:이걸? 그럴 리가. (비늘을 자세히 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내가 먹은 건 비늘의 식감이 아니었어.
(등을 툭 치며 웃는다.) 어쨌든 아무 문제도 없으니 괜찮은 것 아닌가? 괜한 걱정은 오히려 해로워, 브이.
 
발레리안:(입술을 삐죽 내민다.) 그렇긴하지만.. 난 레레가 어떤 해도 입지 않았으면 좋겠단말야. (비늘은 주머니에 넣었다.)
 
블레어:난 어떤 해도 입지 않았다, 브이. (자신을 보라는 듯 뺨을 끌어온다.) 무슨 일이 있으면 그대에게 말을 했겠지. 그러니 그 일은 이제 뚝.
 
발레리안:...알았어. (마지못해 답하며 시선을 맞춰보았다.)
 
블레어:좋아. (싱긋 웃더니 앞을 가리킨다.)
그대가 걱정할 동안 벌써 여기까지 왔다.
 
블레어가 가리킨 곳을 보니 부두가 보입니다.
 
어느새 여기까지 걸어왔네요.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좌우로 작은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겹겹이 쌓아둔 테트라포드를 밀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발레리안:..아, 벌써 도착했나.
(부두를 구경한다.)
 
블레어:끝에 등대가... (있나. 슬쩍 저 멀리 바라보지만 보이지 않자 실망스런 기색으로)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등대는 없지만, 부둣가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끄트머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누가 있나...
 
낡은 모자를 눌러쓴 구부정한 자세.
 
모자 아래로 흩어진 흰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낚시를 하는 노인입니다.
 
이런 겨울에 물고기가 잡히기는 하는 걸까요?
 
머리가 새하얗게 샌 노인은 부둣가 끄트머리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하염없이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료하지도 않은지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입니다.
 
낚시통은 텅 비어 있습니다.
 
블레어:낚시꾼이로군.
 
발레리안:이런..(긁적...)
저... 안녕하세요?
 
노인: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다가 인기척에 화들짝 돌아본다.)
어, 어어 이런, 다른 사람들이 있었구먼. 허허, 구경중인겐가?
 
발레리안:네, 여행 왔어요.
아, 혹시....
이런거 보신 적 있으신가요? (비늘 보여줌)
 
노인: 날이 추워 그런가 물도 잠잠허구 고기두 영 없구, 에잉... (중얼거리다가 비늘 받아 유심히 본다.) 으음, 이건...
(번쩍) 아, 이건 또 오랜만에 보는구먼!
 
발레리안:오랜만..이요?
 
노인: (비늘을 이리저리 뒤집어보고 아침햇살에도 비춰본다.) 종종 이 바다에 떠밀려오곤 한다네. 색이 화려하고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아서, 다들 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의 비늘이 아닐까~ 하지. (껄껄 웃는다.)
 
확실히 노인은 비늘에 대해 아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뭐... 득이 되는 정보인진 모르겠네요.
 
발레리안:몇번이나 보셨나요?
(처음이 아니란건 좀 흥미롭다.)
 
노인: 몇 번씩이나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닐세. 그랬다면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라고 부르겠나?
 
발레리안:(종종이라길래 몇번 보신줄 알았다.)
그렇군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노인: 다만... 바닷속에 사는 다른 것들과는 달라. 그건 확실하네.
 
발레리안:그건...(동의한다는 듯 끄덕였다.)
만약 이런 게 달린걸 먹으면..어떻게 될까요.
 
노인: 보통 물속 것들은 어두컴컴하고 침침하기 마련이거든. (아는 척!) 빛이 제대로 닿지 않으니 말야.
그런데 이토록 고운 색을 띠는 것이라니, 요사시럽기두 하지. 괜히 사람 홀리는 고기라 하는 게 아냐... (또 노인네의 주절거림을 늘어놓다가 으잉? 하고 눈을 크게 뜬다.)
 
발레리안:(왜, 왜그러지..)
 
노인: 이런 게 달린 걸 어찌 먹나? 정체도 모르는 것인데, 잡혀 올 리부터 없네.
 
블레어:(옆에서 발레리안을 툭 친다. 분명 괜찮다고 했는데, 집착하는 것 같아 영 맘에 안 들었던 탓이다.)
 
발레리안:(히잉..)
역시 그렇죠? (하하... 어색하게 웃고.)
여기서 볼만한게 혹시 있을까요?
 
노인: 볼 만한 거? 무어... 낚시하는 거라두 보겠나? (허허 웃곤) 낚시는 겨울낚시가 제맛이지. 겨울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들이 낚이곤 하거든.
 
발레리안:낚시는..제가 방해될 것 같아서, 괜찮습니다. 여러모로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월척 낚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슬쩍 물러남..)
(레레 데리고 가게쪽으로 슬쩍..)
 
노인: 에잉, 말 몇 마디 한다고 고기가 낚이고 안 낚이는 게 변하겠나. (내 소싯적엔 말이야... 중얼중얼)
 
중얼거리는 와중에 뒤로 몇 발 슬쩍 빼려니
 
행운 판정
 
발레리안: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인의 낚싯대가 크게 휘청입니다. 무언가 떡밥을 문 모양입니다.
 
노인은 금세 환해진 얼굴로 “아이고, 잡혔군! 잡혔어!” 라며 낚싯대를 보러 뛰어갑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사람을 홀리는 물고기'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분명, 기우이겠죠.
 
노인은 기쁨에 들떠 블레어와 발레리안은 보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발레리안:(거봐 응원하니 잡히잖아.)
 
이때를 틈타 노인을 등지고 부둣가를 걸어온 만큼 다시 되돌아갑니다.
 
여전히 파도는 성급하고, 엉망진창으로 흔들립니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블레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괴팍한 바닷가를 따라 걷자니 노인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음...... 괜히 등골이 오싹하네요.
 
파도소리 사이로, 무언가 기묘한 울음소리가……
 
듣기 판정
 
발레리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들릴 리 없죠.
 
귀를 기울여도 들리는 것이라곤 거친 물소리와 밭은 숨소리뿐입니다.
 
……숨소리?
 
발레리안:(...숨소리?)
 
괴로운 숨소리는 분명, 블레어의 것입니다.
 
발레리안:레레!
 
고개를 돌리면, 블레어가 숨을 쉬기 어려운 것처럼 헐떡이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은 꼭 시체의 것처럼 보입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호흡이 심상치 않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핑, 급격한 현기증을 느낀 블레어가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갑자기 왜?
 
역시 아침에 먹었던 것이 좋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바람이 너무 차서?
 
어떤 것을 생각해봐도 그럴듯하게 맞는 것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발레리안:...?!
(안아들고 바로 호텔로 뛰어갑니다.)
 
블레어:컥... 허윽, 헉... 브, 이, ..그대야, (허공에서 손을 휘젓다가 널 잡는다. 자신을 안아들기 무섭게, 제 쪽에서도 네 옷을 쥐고는 확 끌어당겨 무작정 입을 맞춘다.)
 
새하얗게 질린 손등이 다짜고짜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발레리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더 꼬옥 끌어안은채 멈칫합니다.)
 
힘이 어찌나 센지 뿌리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블레어:(처음엔 옷깃. 그리고 팔을 목덜미에 두르고, 목 마른 동물이 빗물을 탐하듯 애정 따위 없는 급한 모양으로 입술을 몇 번이고 물었다 놓고, 다시 파고들어 빨아들인다.)
 
발레리안:급했어...? (평소랑 많이 다른데....) 일단 그.. 얼른 들어갈까. (입술을 내어주고 있다가 밭은 숨을 내쉬며 얘기한다.)
 
블레어:하아.... (한참 동안 매달려 있다가 미끄러지듯 떨어지며 옷깃을 툭 놓는다. 가늘게 떨리는 손등이 평소보다도 창백하다. 고개를 젓는다.)
 
발레리안:아직 더 밖에 있고 싶어..? (손등을 감싸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블레어:아니, 아니야...... (손을 꼭 맞잡고 있다가) 우선 내려줘. 이런 모습으로 들어가기는 조금 부끄럽거든...
 
발레리안:...지금은 괜찮아졌어.. ? (눈썹을 축 내리며 내려주었다.)
 
블레어:(어떻게 말해야 할까. 잠시 답을 찾다가) ...훨씬. (바닥에 발을 딛고는 한숨을 내쉰다.) 미안해. 갑자기 숨이... 그냥 그대가 있으면 괜찮아질 것 같았어.
 
발레리안:좀 쉬는게 좋겠네....
안으로 가자..(손을 꼬옥 잡고 호텔쪽으로 간다.)
 
블레어:그래. (따라서 걸음을 옮긴다.) 호텔 안이라도 둘러보자. 이 잠깐으로 하루를 끝내기엔 아쉬워, 그대여.
 
발레리안:방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어..? (볼을 긁적였다.)
 
블레어:(뚱하니) ...여기까지 왔는데 방에만 갇혀 있으면 아쉽잖아. 더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그랬지 내가.
 
발레리안:오늘만 날은 아닌걸... (눈치봄..)
...전시관이랑 아쿠아리움..둘중 한군데 갔다가 올라가자. 그건 어때.
 
블레어:내일은 당연히 더 먼 곳까지 가보고, 더 맛있는 것들을 먹어야지. (씩 웃는다.) 그래. 조금만 더 돌아보고.
 
발레리안:알았어. 다녀오면 내일을 위해서 푹 쉬기야?
컨디션이 좋아야 멀리도 가지.
 
블레어:알았다니까. (키득이며 로비로 향한다.)
 
발레리안:레레가 아프면 슬프단말야..
둘중 어디로 가고 싶어?
 
블레어:글쎄.... (라고 말하며 로비를 본다.)
 
상태가 좋지 못한 블레어를 달래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모래사장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그도 다소 진정한 것 같습니다.
 
파도는 여전히 사납고 성급하지만 여기까지 닿을 수 없을테니, 걱정할 필요 없겠죠.
 
블레어는 왜 그랬던 걸까요?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낯색이 보다 희게 질린 것을 빼면, 잠잠한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처럼.
 
낮은 계단을 오르면 호텔의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문 너머를 확인한 순간, 낮은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로비는 온통 푸르스름한 물결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바닥의 반질반질한 대리석 위로 흩어지는 둥근 곡선들,
 
새벽 하늘처럼 창백한 색으로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
 
빛이 부딪히고 쪼개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광경……
 
아쿠아리움이 여기에 있었군요.
 
로비의 벽면을 대신 하던 검은 유리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투명하게 너머를 내보입니다.
 
커다란 수조안으로 조명이 흔들리며 물결을 따라 헤엄칩니다.
 
은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때가 쏜살같이 눈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느릿하게 해파리가 흐느적거립니다.
 
종이처럼 펄럭이는 납작 가오리, 휘적거리다시피 긴 집게를 휘두르는 키다리 게.
 
새파란 몸체의 블루탱까지……
 
꽤 그럴싸한 구성이군요.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이쪽에 관심도 두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쁩니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덧없습니다.
 
바닥에 깔린 산호는 알록달록하지만 푸른 물 속에 잠겨 창백하게 보일 뿐입니다.
 
발레리안:(검은 유리가 이렇게...)(신기하게 바라본다.)
 
유리 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행운 판정
 
발레리안:
행운
기준치: 70/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금색의 길고 납작한 몸체를 가진 물고기가 저 아래의 돌더미 사이를 비집고 나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은 황금색에 가깝습니다.
 
잉어와 닮은 얼굴은 평범에 가깝지만 유난히 눈에 띄네요.
 
자연 판정
 
발레리안:
자연
기준치: 50/24/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진짜 새로운 직업...)
 
황금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의 이름은 금룡어입니다.
 
배 아래에 달린 지느러미라거나, 치맛자락처럼 생긴 꼬리 지느러미가 퍽 익숙하거든요.
 
만나면 행운과 부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있는 녀석이죠.
 
로비 중앙의 검은 유리관 또한 수조였던 모양입니다.
 
산호와 수초가 평화롭게 수면을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작은 물고기와 소라 몇 마리들이 사는 것을 빼곤 허전하군요.
 
마치,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처럼요.
 
말가니 아쿠아리움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면, 파란 조명이 창백하게 칠한 블레어의 얼굴이 보입니다.
 
닿는 손등의 창백한 체온이……
 
창백한 체온?
 
무언가 이상합니다.
 
조명 탓이라면.......
 
블레어의 손이 이토록 차가울 리가 없습니다.
 
겨울 날씨에 얼어 붙었다기엔 실내는 지나치게 따뜻합니다.
 
블레어는 손 뿐만 아니라 어디를 만져도 얼음처럼 차디 차며, 안색 또한 새파랗습니다.
 
조명 탓이 아닙니다.
 
희미하게 어깨를 떨던 블레어는 곧......
 
당신에게 달라붙습니다.
 
닿는 몸이 온통 차갑습니다.
 
블레어:...추워.
 
발레리안:레레... 역시 쉬는 편이 좋았던거 아냐..? (꼬옥 안았다.)
아쿠아리움도 봤으니 올라가자..
 
블레어:(몸이 덜덜 떨린다. 왜? 본인도 형용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당황한 것이 겉으로 온통 드러난다.)
...그래, 올라가자. 올라가는 편이 좋겠네. (말을 하면서 팔은 더욱 널 꽉 끌어안는다. 손이 네 옷 위를 허둥대듯 어루만진다.)
 
발레리안:감기..라도 든게 아닐까? 몸이 이렇게 차가운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어루만지는 손길을 그대로 둔채 급히 엘레베이터를 눌렀다.)
 
블레어:그럴 리가... 내가 어떻게 감기를 걸리겠어.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이 일은 확실히 그만큼 말이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하지. 옷 위로 끌어안아봤자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손은 결국 네 옷을 파고들고,)
.......
 
방해돼, 라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순간에
 
블레어의 손이 옷 안으로 파고듭니다.
 
옷자락의 틈새로 들어온 손가락이 차가운 것은 둘째치고, 이곳은 1층 로비.
 
바로 뒤에서는 직원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언제 다른 숙박객들이 내려오거나, 들어올지 모릅니다.
 
발레리안:(해도 된다고 하긴 했지만.. 최대한 사각지대로 움직여보다가 엘레베이터가 오자 끌어당긴다.) 물론 그..렇지만.. ... 너무 이례적인 몸 상태라서 말야.
 
블레어:(끌려가는 것이나, 끌어당기는 것이나, 상관없다는 듯 오직 네게만 붙어있으려 했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서도 꼭 붙은 채 어느새 네 후드를 반쯤 들어올린 채 완전히 마주안아) 나도 모르겠어, 브이. 다만 너무 춥다. 내가 본 감기는.. 이런 게 아니었는데, 아니, 모르겠어. (고개를 품에 푹 묻는다.)
 
발레리안:물론 내가 봐왔던 것도 그렇긴..하지만.. (차가운 손이 피부에 닿을때마다 미미하게 소름이 올라와 움찔거렸다. 객실 층에 도착하기 무섭게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고.)
 
방에 도착할 때까지도 블레어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창백한 낯색이, 서늘한 체온이, 건조한 촉감이……
 
꼭 시체처럼 느껴집니다.
 
말하기 미묘한 공포감, 불쾌감과 함께 문을 열면, 아침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객실이 보입니다.
 
객실 내부는 딱 기분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블레어도 누워서 쉬고 나면 괜찮아질지 몰라요.
 
어딘가에 상비약이 있을 것 같은데……
 
짐작가는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민첩 판정
 
발레리안: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블레어가 입을 맞춥니다.
 
그 입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죽은 이의 것을 닮은 온도 때문이겠죠.
 
입술 뿐만 아니라 입안조차 건조하고, 삭막하게 말라 있습니다.
 
입술이 부딪혔다 떨어지고, 몇 번을 반복하고서야……
 
천천히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꼭, 발레리안의 것으로 젖는 것처럼요.
 
아차, 하는 사이 발을 헛디뎌 블레어의 무게에 짓눌립니다.
 
딱딱한 바닥이 닿고, 시야에 들어차는 것은 오직 블레어, 한 사람입니다.
 
뒤에서 천천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띡, 띠디딕.
 
이 전자음은 분명 자동으로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일테죠.
 
문은 잠겼고, 방 안에는 당신과 블레어 둘뿐입니다.
 
바깥과 단절된 방.
 
눈이 마주치자 기묘한 침묵이 흐릅니다.
 
잠시 떨어진 블레어가 속삭입니다.
 
블레어:...마시고 싶다, 브이.
 
무엇을?
 
피를? 아니면......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금 입술이 닿습니다.
 
샅샅이 훔치지만 만족하지 못한 것처럼 몇 번이고 입술을 맞물리던 블레어는 곧......
 
블레어:(무어라 하기도 전에 네 옷을 걷어내고 몸 위에도 입을 맞춘다. 이런 행동을 할 때면, 으레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목이 타. 갈증을 해소할 수가 없어. 안이 너무 뜨겁다, 그대야.
 
발레리안:레레... 레레가 괜찮아질 수 있다면 전부 마셔도 좋아. 뭐든지.. (목을 끌어안고 시선을 맞춘다.)
 
블레어:(평소의 자신만만하고 확실한 욕망이 어리던 눈빛은 사라지고 대신 몽롱하고 흐린 눈빛이 자리한다.) 브이... (깊게 숨을 들이쉬고 곧장 네 바지를 벗긴다. 손이 향하는 방향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네 것을 쥐고 흔들며 끊임없이 주변에 입술자국을 남기다,)
.. (잠깐 멈칫하고는 설명도 없이 허벅지 안쪽을 깨물어 피를 들이켰다.)
 
발레리안:읏...하... (차가운 손이지만 네 손길이라 그런지, 착실하게 세우긴하나, 평소보다는 다소 느리다. 허벅지 안쪽의 여린 살을 깨물어버리면 다리가 옅게 떨려왔고.) 레레... ...하...
 
블레어:(쭈욱, 원래 마셔야 했을 양보다 조금 더 많이, 길게 빨아들이고는 이빨을 빼낸다.) ...이게 아니야. (이걸론 채워지지 않는다. 물론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 부족해. 피가 뚝뚝 흐르는 입술을 팔로 대강 닦아내곤 네것을 입 속에 넣는다. 사탕, 내지는 아이스크림처럼 빨아들이는 행위는 널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갈증을 채우기 위한 형태였다.)
 
발레리안:(피가 단번에 많이 빨리면 약한 현기증이 돌았다. 뭐.. 이정도는 참을만 했지만. 놀란건 그 다음의 행동 때문이었지. 갈증난 것 마냥 먹어치우는 것에 목을 울리며 네 머리카락을 마구 헤집어버린다.) 아, 흐,.....읏... ...
 
블레어:(네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는 듯 아래에 더욱 집중하며 날카로운 송곳니로 기둥을 갉았다. 먹을까. 먹고 싶다. 바싹바싹 마르는 입 안은 마찰로 뜨겁기만 하다. 적실 게 필요해. 혈액이야 평소 먹던 것이라서인가 새로운 갈증을 온전히 채워주지 못했다. 결국 네가 쏟아야, 그래야.) 우으.. (좆을 입에 넣은 채라 그런지 발음이 샜다. 아니 사실 목소리도 갈라져서 더 알아듣기 힘들 것이다. 결국 부르는 것을 포기하고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귀두가 목구멍에 닿아 기침이 날 법도 한데, 전혀 나오는 기색조차 없다.)
 
발레리안:(뭔가, 평소랑 느낌이 이상해. 안쪽이 잔뜩 성마른 느낌이고.. 이대로 두는게 괜찮은걸까. 너무나 고민되었다. 그 와중에도 제 것은 건조한 마찰때문에 더욱 자극받아 목 안에서 더욱 크기를 키워내버린다. 미간을 좁히며 머리카락을 꾹 쥔채 밭은 숨을 내쉰다. 어쩌면, 좋은거지..손을 내려 뒷목을 주므르다가 평소보다 훨신 이르게 사정해버린다.)
 
블레어:웁... (언제 물어도 참 크다. 제 몸과 체구부터 차이가 나서 그럴까. 버거울 정도로 커진 것에 잠시 물러났던 고개는 당장의 욕망에 이끌려 네것을 깊게까지 끌어들였다. 목구멍이 좁아들며 기둥을 조였다가 풀어내는 동시에 숨을 터뜨렸다. 흘러나온 사정액을 쫓아 혀가 귀두를 핥았고.)
 
 
설명하기…… 부끄러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젖은 입술이 사이로 새어나온 것은 발레리안의 정액이 분명합니다.
 
맛이 어땠는지는 구태여 묻고 싶지 않습니다.
 
그제야 블레어는 만족감에 겨운 얼굴로 환하게 웃더니,
 
눈물을 떨굽니다.
 
눈물?
 
왜?
 
목이 아팠던 걸까요?
 
혹은 맛이 좋지 못하다던가, 끔찍한 느낌이라던가, 아니라면.......
 
이유를 묻기도 전에 뺨을 타고 떨어진 그것이 손끝에 닿습니다.
 
감촉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희고 영롱한 것이 보입니다.
 
한 점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표면과 은은하게 도는 광택…….
 
오래 지나지 않아 당신은 그것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진주.
 
블레어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였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발레리안, SanC(1/1d3+3)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1
 
당신이 충격을 받건 말건, 블레어는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발레리안:........(진주를 주워담아 치운다.) ...
 
블레어:역시 그대가 최고야, 브이.
 
뺨은 발그스름하고, 체온은 적당히 미지근해서…… 기분만이 아니라 컨디션 또한 무척 좋아 보입니다.
 
블레어:(만족스럽게 네 몸 위에 엎어져 있다가 슬쩍 고개를 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계속할까?
 
발레리안:갑자기 엄청 회복된 거 같은데,레레..
괜찮다면 나야 좋지만... (물끄럼...)
 
블레어:그토록 괴롭던 갈증이 사라졌어. 이런 느낌은 이런 몸이 된 이후로 두 번째야.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났거든.
 
발레리안:그랬어? 이상한 일이네... (등을 느릿하게 쓸어내린다.)
 
블레어:그래, 참 이상하지. (골똘히 생각하다) 내가, 또 다른 무언가가 되려는 걸까. 이런 충동은 꼭 다른 변화로 이어지던데 말이야. (조금 노곤하게 중얼거리다 몸을 슬쩍 일으킨다.)
 
발레리안:레레는 지금 그대로도 좋은데 말야..(손을 들어 볼을 조물거린다.) 달라지면 내게서 도망치는거 아냐?
 
블레어:글쎄, 내가 도망쳐서 또 어디로 갈까 싶긴 하지만 말이야. (여전히 평소보단 조금 더 차가운 몸이다. 아까만큼은 아니지만. 샐쭉 눈웃음을 짓는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을 알려줄까.
 
발레리안:..도망치면 어떻게든 쫓아가서 잡을거지만 말야. 절대 안놔줄거야. (진담반 농담반으로 말하다가 응? 한다.) 뭔데?
 
블레어:짧게나마 생각했다. 그리고 알았어.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이상현상들을 전부 그대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걸 말이야.
호텔에 들어왔을 때도 여전히 추웠어. 하지만 그대를 안으면서 그도 가셨다. 지금이야 맨몸으로 딱 붙어있으니 하나도 춥지 않아. 갈증도 그대로 해결됐지. 1층에 다른 먹잇감이 있었는데도.
어쩐지 이 모든 게 그대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건 순전히 수백 년 묵은 내 예감이야.
 
발레리안:레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마..정답이겠지. 나랑 맨살로 닿아있으면 그 부분이 따뜻해지고.. 갈증이 없어지는거야?
 
블레어:...음, 아마도. (잠시 걷어올린 제 팔을 내려다보더니) ...확인해볼까? (하며 옷을 훌렁 벗어던지고 끌어안는다.)
 
발레리안:좋아. (허리를 꼬옥 끌어안고 다리도 얽어내며 밀착해버린다.) 어때?
 
블레어:(몇 초간 그대로 있는다. 점점 체온이 옮아오듯 따뜻해지는 것을 너도 느꼈을 것이다. 그때쯤) 확실히 그렇군. 훨씬 나아.
 
발레리안:계속 이렇게 붙어있는게 좋으려나..(가볍게 부빗거렸다.)
 
블레어:어쩌지, 여행이 무용지물이 되겠는걸. (실없이 웃음 새곤 꾸물꾸물 올라가 옆에 딱 붙어 눕는다.) 그럼 잠깐만, 이대로 잘까. 자고 일어나면 완전히 나을지도 모르잖아.
 
발레리안:그랬으면 좋겠기도 하고, 아쉬울거같기도 하고.. 난 레레랑 같이만 있어도 좋긴해. (이불을 끌어와 덮고는 볼에 입술을 부빈다.)
 
블레어:(기분 좋게 웃으며 목덜미를 끌어안는다.) 그대는 좀 더 여행의 의미와 재미를 고려해두는 편이 좋겠어. (키득거리고는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 덮는다.)
그럼 조금만,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나기로 하지. 아침햇빛을 너무 많이 쐬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가볍게 미소 짓고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발레리안:여행이란게..새로운 곳에서 둘이 즐거우면..되는거 아냐? (흠...하다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따라서 눈을 감았다.)
 
블레어:새로운 곳에 가는 의미를 말이지. (눈 감은 채 속삭이다 품으로 파고든다. 가슴 위를 슬쩍슬쩍 어루만지다가, 어느 순간엔가 손의 움직임이 스르르 멈춘다.)
 
지금은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조금 쉬었다가 일어난다고 해도 아직 하루는 많이 남아 있을 거예요.
 
블레어가 잠든 방 안엔 고요한 숨소리만이 떠돌고 있습니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보면 시간은 어느덧 3시를 넘기고 있습니다.
 
아직 블레어는 일어나지 않았네요.
 
발레리안:(벌써 시간이 이렇게... 눈을 부비며 블레어의 상태를 살펴본다.)
 
완전히 평온한 상태로 곤히 잠을 자고 있습니다.
 
많이 피곤했던 걸까요?
 
발레리안:(그냥 두는 편이 좋을까? 깨우는 편이 좋을까..고민한다.)(곰곰)
 
블레어가 깨어나기 전까지 방을 조금 구경하고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안:(좋아. 방을 둘러봅니다.)
 
객실은 흰 벽과 천장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침대를 비롯한 가구는 옅은색의 원목을 사용해 깨끗하고 환해 보입니다.
 
테이블 너머로 커다란 액자가 눈에 띕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협탁창문이 나 있는 심플한 구조입니다.
 
침대 맞은편에 욕실로 이어지는 문이 딸려 있습니다.
 
발레리안:(정말 심플하다...)
(침대부터 살핍니다.)
 
 
넓고 푹신푹신한 침대.
 
침대가 넓다 못해 어찌나 광활한지, 셋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입니다.
 
누군가 옆에 눕더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프링이 탄탄합니다.
 
바스락거리는 천의 소리마저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은 블레어가 누워 잠을 자고 있습니다.
 
발레리안:(침대 감촉이 정말 좋았어.)
(테이블을 살펴봅니다.)
 
옅은색의 원목 테이블.
 
고작 하룻밤을 머물렀기 때문에 테이블 위는 깨끗합니다만……
 
함께 나누었던 식사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한담?
 
발레리안:(직원을 불러서 치워달라고 해야하나? 흠..일단 액자를 보자.)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체크인 할 때 듣기론 객실의 청소 시간은 오후 3시라고 했으니까, 청소하는 직원이 치우러 오겠죠. 그냥 두고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관찰력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5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튀김 부스러기와 토마토 꼭지, 빵가루와 기름에 젖은 그릇……
 
그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눈에 띕니다.
 
은색 나이프입니다.
 
껍질을 깎을 과일도, 딱히 썰어 먹어야 하는 음식도 없었건만.
 
아침 식사 사이에 섞여, 잘못 올라온 걸까요?
 
액자를 본다면, 부드러운 크림색의 테두리를 가진 커다란 액자입니다.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흰 여인의 흉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차려 입지 않은 여인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며, 비스듬히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주위로 절벽처럼 험난한 바위들이 서 있고,
 
녹색과 파란색, 흰색, 검은색을 섞어 칠한 바다의 표면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발레리안:(수상하네.. 일단 은색 나이프를 챙겨두자.)
 
은색 나이프를 챙깁니다.
 
발레리안:(그림에 특이한 점은 없을까요?)
 
그림에는 해안의 험난한 바위들 사이에 나신으로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만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외에 특별한 건 없네요.
 
발레리안:(찝찝하긴 하지만.. 일단 미뤄두고 협탁을 살핍니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원목 협탁.
 
협탁 위에는 작은 무드등과 전화기, 그리고 빈 잔이 놓여 있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체크아웃을 위한 모닝콜이 도착할 거예요.
 
협탁 아래로 작은 서랍이 달려 있습니다.
 
발레리안:(서랍을 열어봅니다.)
 
행운 판정
 
발레리안:
행운
기준치: 70/35/12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랍을 열면...
 
럭키! ...라고 해야 하나!?
 
콘돔, 젤, 딜도 등의 성인용품들이 들어 있습니다.
 
발레리안:(...............아?)
(침착하게 닫고...창문으로 가자.)
 
블레어가 깨어나 본다면 재미있어할지도 모르겠어요.
 
창문. 흰색 커튼이 얌전히 창을 가리고 있습니다.
 
커튼을 걷고 창밖을 본다면 아침에 보았던 바다의 풍경을 다시금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이 밝은 탓인지 산책하는 이가 한 둘 보이기도 하는군요.
 
발레리안:(잠시 밖을 구경한다. 이상한건 없는지..)
 
한적한 해안가와 다정한 여행객들 뿐입니다.
 
발레리안:(낚시꾼은 월척을 낚았을까..따위의 생각을 하며 물러나 욕실로 간다.)
 
욕조와 샤워부스가 딸린 욕실.
 
블레어가 일어난다면 기분전환 겸 샤워를 권해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만
 
욕조에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발레리안:(욕조크기를 가늠해본다...........찰싹 붙는다면 되지않을까? 아마도..)
 
나중에 들어간다면... 크기 판정을 해봅시다!
 
방을 둘러보고 앉아 있자니 침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발레리안:
크기
기준치: 65/32/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흠!)
 
 
발레리안은 너무나도 건장했다
 
발레리안:(우람 듬직)
 
블레어:(우람 듬직한 소리에 부스스 일어난다.) 음...
뭘 하고 있어, 그대야?
 
발레리안:(이 소리에 깬다고...?)
 
단순히 일어날 시간이 된 걸지도.
 
발레리안:레레가 자는 동안 욕실을 살펴보고 있었어. 같이 들어갈까 싶어서말야.
(환상적인 타이밍에 살짝 아찔해졌다.)
 
블레어:욕실?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다가온다. 작은 미소) ...함께 들어가고 싶어서?
 
발레리안:응, 그런데... 좀 빠듯할거같아서 고민이야.
 
블레어:무어, 빠듯하면 빠듯한 대로 좋지 않겠어. (욕조 안에 발을 들이고, 허리를 끌어안는다.)
확실히 좁네. 들어가려면 그대가 눕고 그 위에 내가 앉아야겠어.
야릇한 자세가 되겠는걸.
 
발레리안:누가보면 욕조에서 야릇한 뭔가를 하는줄 알겠어. (농담을 건네며 욕조안으로 들어가 적당히 자리잡고 누워보았다.)
 
블레어:그렇게 알면 또 어떻고? (키득이곤 슬쩍 위에 누워본다. 옷을 입은 채이지만 어떠랴.)
 
발레리안:억울하지 않겠어? 진짜하는 것도 아닌데. (그러고보니 옷을 벗어야할텐데. 네 상의를 잡고 슬쩍 위로 올려본다.)
 
블레어:뭐가 억울한지 모르겠군. 하고 싶으면 실제로 하면 되잖아? (문득 들어올려진 옷에 뒤를 슬쩍 돌아보며) 지금, 할까? (장난스런 웃음)
 
발레리안:...진심이야? 방금 자고 일어났으면서. (협탁에서 본것이 떠올라 괜시리 마음이 심란해진다. 등줄기를 가볍게 간지럽힌다.)
 
블레어:걱정 말아, 쓰러지진 않을 테니. (와륵 웃는다.) 아하하, 간지러워.
(도망치듯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며) 싫다면, 실내 산책이라도 할까. 잠도 깰 겸해서 말이야.
 
발레리안:나야 좋지만.. 아직 하긴 이른 시간이 아닌가 싶어서 말야. (손을 잡고 몸을 일으킨다.) 실내 산책하고 나서.. 정말로 욕조에서 씻는 것도 좋겠네.
 
블레어:(잡아당겨 일으키고) 그건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해보지. (먼저 욕실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옷 한번 체크하고는 입구 쪽으로 간다.)
얼른 따라오지 않으면 두고 갈 거야.
 
발레리안:안된다고하면 많이 아쉬울 것 같은걸. (빠르게 뒤따라서 쫓아간다.)
 
블레어의 뒤를 쫓아가, 손을 잡고 객실을 나섭니다.
 
블레어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내내 즐거운 기색이 가득합니다.
 
7층, 6층, 5층, 4층……
 
천천히 한 층, 한 층을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오직 두 사람 뿐입니다.
 
발레리안:이렇게 조용할일인가..
 
블레어:오히려 좋지 않은가? 오붓한 느낌까지 드는걸. (잡은 손 깍지를 더 깊게 쥔다.)
 
발레리안:의외이긴한데, 좋아. 운이 좋았네. (깊게 쥔 손을 보다가 옅게 미소지었다.)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추자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인어입니다.
 
2층까지 이어져 있는 정중앙의 원형 수조에서는, 놀랍게도……
 
인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여인, 하반신은 물고기의 것과 같은…….
 
호텔, 미술관, 그리고 인어.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배치입니다.
 
그것 또한 전시품이 아니라면!
 
아니, 그 이전에 실존하는 존재이긴 한 건가요?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 어색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꼬리, 입가에 매달린 호흡기.
 
아, 인어가 아니라…… 스킨스쿠버였군요.
 
인어를 흉내낸 이가 원형의 유리관을 위아래로 헤엄칩니다.
 
발레리안:(역시 진짜일리가 없지..)
 
아이: 엄마, 엄마. 인어 공주님이 있어.
 
들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중앙의 유리관에 찰싹 붙은 아이는 스킨스쿠버에게 연신 손을 흔듭니다.
 
스킨스쿠버가 부드럽게 헤엄치며 얇은 유리 너머로 꼬리를 흔듭니다.
 
어린아이라면 홀딱 넘어갈 광경이죠.
 
듣기 판정
 
발레리안:
듣기
기준치: 70/35/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종달새 같은 아이의 목소리를 따라 부모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엄마: 동화 모티브라고 하지 않았어?
 
아빠: 그렇게 쓰여 있어.
 
엄마: 애가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 괜찮으려나.
 
아이 옆에 선 부모는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열 극단적인 똑똑함
 
발레리안:(번쩍)
 
“그렇게 쓰여 있어.”
 
……그렇다는 것은 아마,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것이겠죠.
 
어깨 너머로 슬그머니 바라보면, 부부가 읽고 있는 팸플릿이 눈에 띕니다.
 
미술관 같은 곳에는 으레 있기 마련인.
 
둘러보니, 문 옆에 선 스탠드에 팸플릿이 열과 행을 맞추어 꽂혀 있습니다.
 
발레리안:(잘 준비되어있네.. 한번 들여다봅니다.)
(애들이 보기엔 썩....)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눈이 좋은 발레리안은 팸플릿의 뒷면에 무언가 적힌 글을 발견합니다.
 
 
다 읽으면 예술 판정
 
발레리안:
예술
기준치: 5/2/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ㅋ..........)
 
ㅋㅋㅋ
 
아~ 알 것 같아요.
 
이런 이름의 화가를 들어본 적이 있었죠.
 
요즘 신예로 떠오르는 화가라고 하던데……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스스로에게 감탄하게 됩니다.
 
어쩐지 아는 척이 하고 싶어지는군요.
 
발레리안:(아 그래 그 화가지~)
여기서 이 사람 작품을 보게 될줄이야.
 
블레어:(팸플릿을 심오한 시선으로 쳐다보다가) 그대는 이 자가 누구인지 알아? 나는 전혀 모르겠는걸.
 
발레리안:요즘 신예로 떠오르는 화가라고 들었어. 자세한건 살짝 가물하지만....
 
블레어:그래? (갸웃) 신예라 그런가 취향이 꽤 오묘한 것 같아. 고전적인 면도 조금 있고.
즐거운 감상이 되겠네. 어디부터 보겠어?
 
미술관 내부에는 예술품들이 적당한 위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보면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시하고 마음대로 봐도 괜찮습니다.
 
발레리안:이런 곳에 올땐.. 요런걸 따라보는게 제일 좋을거같아. 뭔가 의도한 바가 있을테니까. (화살표를 손짓한다.)
 
블레어:그대가 그리 생각한다면, 그렇게 보지. (잡은 손을 슬쩍 당겨 그림 A쪽부터 간다.)
 
순서대로 작품을 감상합니다.
 
그림[A]
 
커다란 액자는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 무늬가 양각되어있습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이게도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고 있는 여인을 그려 넣은 그림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오직 여인 뿐임에도.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여인의 다리는 사람의 것이라기보단……
 
물고기의 그것과 퍽 닮았습니다.
 
어렵지 않게 여인을 일컫는 이름을 떠올립니다.
 
‘인어’.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란 결국 인어를 이야기하는 것이겠죠.
 
미술관의 내부를 눈으로 훑으면, 다른 그림과 조각상 또한 비슷한 여인을 그리고, 새기고 있습니다.
 
발레리안:(인어를 정말 좋아하는 모양이지... 순서대로 다음작품을 봅니다.)
 
그림[B]
 
성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 짠 내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파도의 아래, 쓰러진 여인은 밀려오고 쓸려가는 물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흰 손가락이 여인, 스스로의 목을 파고들고……
 
바닥의 모래를 덧없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꼭,
 
지능 판정
 
발레리안: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뭍에서의 호흡이……
 
괴롭기 그지 없어, 숨을 허덕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어서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림의 오른쪽 위 끄트머리를 보면, 아주 작게 무엇인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닷가의 바위 뒤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또 다른 여인입니다.
 
놀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습니다.
 
작품 카드에는 갈망하는 호흡,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발레리안:이 그림은 좀..특이한 것 같은데..
 
블레어:그러네. 도대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가 헷갈려. 저 여인은 누구이지? 아는 사이인가?
 
발레리안:바라보며 놀라는 거 보면 최소 아는 사이일거같아. 얼마나 친한진 잘 모르겠지만..
숨막히는 걸 표현한거같은데.. 인어..인가?
 
블레어:이 신예 작가는 인어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으니,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그런데 뭍으로 나와 숨쉬지 못하는 인어라니, 들어본 적 없어.
 
발레리안:인어도 물고기의 일종으로 본다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보통 매체에서 인어는 물밖에서도 멀쩡히 숨쉴수 있는걸로 표현되니까..
..특이하네 진짜.
 
블레어:그리 아름다운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어. (옆에 딱 붙어 있다가 조각상으로 눈길을 돌린다.)
 
조각상[A]
 
유리로 빚은 섬세한 조각상.
 
눈에 익은 여인의 형상이 조명 아래에서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여인은 몸을 움츠린 채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치,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조각상은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서늘해 보입니다.
 
블레어:여기도 그렇고. 고통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나 봐.
 
발레리안:이번에는 추위에 떨고있네...
이정도면 인어를 애증하는게 아닐까싶기도해.
 
관찰력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빛에 꿰뚫린 유리의 색이 어쩐지 눈에 익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 그래요.
 
블레어가 아침에 삼켰던 살점이, 파도 아래에서 주웠던 정체 모를 것의 비늘이……
 
꼭 이런 색을 띠고, 빛을 머금고 있었죠.
 
우연일까요?
 
작품 카드에는 창백한 체온,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발레리안:.....찝찝해.
(미간을 살짝 좁힌다.)
 
블레어:음, 어쩌면 관람객들의 그런 감상을 노린 것일지도. (아이를 본다.) 하지만 뭐든 확실히 아이가 볼 만한 건 아닌 것 같아.
 
발레리안:동감이야. 동화적인건 더더욱 아니고...
...자꾸 바다에서 본게 생각나..
 
블레어:바다에서 본 것?
 
발레리안:주웠던 비늘말야.
 
블레어:(아하하 웃는다.) 그대는 정말로 인어가 있을 것만 같은거야?
 
발레리안:인어? .. 음, 이걸 인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는데..
작가가 표현한 생명체가 진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블레어:(작게 키득이며) 하긴, 나 같은 존재도 있는데. 없으리라 단정할 수도 없지. 정말 심해에서만 사는 존재일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게 뭐든 그대에겐 해를 끼치지 못해. (손을 들어올려 깍지 낀 손등에 쪽 입맞춘다.)
 
발레리안:심해에서만 살았기에 쉬이 발견되지 않은걸지도 모르지. (입맞춤에 짧게 웃으며 볼에 입맞춘다.) 레레가 이길테니까?
 
블레어:당연하지. (슬쩍 입꼬리 올리며 다음 조각상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해?
 
발레리안:음.. (일부러 살짝 뜸들이며 조각상 쪽으로 걸어간다.) 역시 그럴거라 생각해. 정확히는..
다가오지 못할거같아.
 
조각상[B]
 
여인은 흰 것이 가득 든 잔을 가슴 위로 들어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목이 탔던 것일까요?
 
조각상의 입술이 희미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그 잔에는……
 
희고 둥근 것.
 
진주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단들 진주로 어떻게 목을 축이겠어요?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끄응.. 강행해봐도 될까요)
 
가능합니다!
 
발레리안:(한번 해볼래요!)
 
강행합니다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하..)
 
ㅋㅋㅋㅋ 전혀 모르겠습니다...
 
진주를 내다 팔면 얼마든지 목을 축일 수 있을텐데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여인이군요.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갑자기 왜 이러지?
 
발레리안:(진짜 왜이래?)
 
샐고하고 강행?
 
발레리안:(빠른 샐고하고옴.. 가봅시다.)
 
가보자고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좋아)
 
! 됐다
 
여인의 슬픔이 안타깝지만, 조각상의 갈증을 채워줄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득 발치에 시선이 닿습니다.
 
여인의 발 아래는 섬세한 물결 무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미 발 아래에 무수히 많은 물을 두고, 왜 여인은 갈증에 괴로워하는 것일까요?
 
작품 카드에는 채워지지 않는 잔,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블레어:(조각상을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나를 두려워한다는 뜻이야? (웃는다.)
 
발레리안:(물이 아니라 다른게 필요한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레레를 바라본다.) 그렇지. 포스라고 할까.
 
블레어:(턱에 엄지 검지 손가락 브이자로 대고) 아무래도 그런 게 좀 있어, 내가. (아님)
 
발레리안:그러니 굳이 상대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거지. (흠. 멋있군.)
 
중증이군
 
블레어:아무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콧노래처럼 웃음소리)
 
발레리안:레레만 믿을게.(반농반진이다.)
 
블레어:그래, 그래. (살풋 웃어 보이며 그림C로 간다.)
 
그림[C]
 
여인은 긴 식탁의 끝에 앉아 있습니다.
 
흰 식탁보는 깨끗하고, 은식기는 환히 빛나지만……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식탁 위에는 음식 한 점 놓여 있지 않은 걸요.
 
빈 식탁에서 눈을 들면, 그림 속 벽에 커다란 액자가 붙어 있습니다.
 
액자 속의 식탁에는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과 커다란 케이크가 차려져 있습니다.
 
여인은 무척 배가 고파 보입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림 속의 액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식탁 위에 차려진 것이 음식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차려진 것들은 온통 사람의 눈알과 손가락, 베어낸 콧등과 귀 따위입니다.
 
커다란 케이크는…… 맙소사,
 
눈알을 뽑고, 코를 베어, 귀를 잘라낸 탓에 완전히 둥글어진……
 
사람의 머리였군요.
 
작품 카드에는 그림 속의 만찬,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불쾌한 그림을 본 발레리안, 이성 판정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발레리안:(...................................)
 
전시된 작품 중 무엇 하나 기꺼운 것이 없습니다.
 
다 괴로워하거나, 불행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뿐이니까요.
 
발레리안:진짜.....취향 특이해........
 
괜히 입맛이 씁니다.
 
이렇게 찝찝한 전시회도 드물겠어요.
 
블레어는 괜찮은 걸까요?
 
발레리안:(괜히 왔나.. 블레어의 반응을 살핀다.)
 
액자에서 시선을 떼어내면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블레어와 눈이 마주칩니다.
 
심리학 판정
 
발레리안: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29
판정결과: 실패
(잘생겼군)
 
어휴
 
블레어는 여전히 기분이 좋아보입니다.
 
당신을 굉장히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채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성큼 다가온 블레어가 당신의 목덜미를 깨뭅니다.
 
미지근한 입술이 닿고, 슬며시 벌어지고, 그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무언가……
 
블레어의 이가 살결에 닿습니다.
 
블레어는 망설임 없이 입안에 들어온 것을 베어 뭅니다.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아픔이 눈앞을 새하얗게 물들입니다.
 
애무도, 성적인 뉘앙스도, 배려도 전혀 없는 행위.
 
그저 씹는 것에 불과한 고통.
 
블레어는 당신의 고통 따위 아랑곳 않고 다시 한 번 입을 벌립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블레어의 행동이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밖에서 뭐하는, 거야..! (진짜 뭘 잘못먹은건가)
 
뚝 떨어진 체온,
 
숨 쉬기를 버거워하던 일,
 
끊임 없이 호소하던 갈증과 눈물 대신 떨군 진주……
 
그리고 삼켜야 할 때와 장소를 잘못 안 허기까지.
 
평상시의 그가 아닙니다.
 
당신은 블레어의 이상행동이 작품 속 여인과 행보를 꼭 같이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불가능한 일임에도, 분명히 그렇습니다.
 
이성 체크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발레리안:.......(블레어가 인어가 되었다고..?)
 
블레어:(네 목소리에 씹던 행위를 멈추고, 천천히 떨어진다. 입가에 묻은 피를 지울 기색도 없이, 시무룩하게) ...미안. 미안해, 그대야.
배가 너무 고팠어. 그래서 그만...
지금껏 잘 참아왔을 터인데, 어째서인지 먹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어.
(손으로 네 뺨을 감싼다.) ...많이 아팠어?
 
발레리안:아프기도 했지만.. .. 그것보단 사실 엄청 놀랐어. (욱씬대는 목덜미를 느끼며 숨을 푹 내쉰다.) 오늘 블레어..아무래도 상태가 안좋은 것 같아.
 
블레어:...미안해. 오랫동안 식성을 억눌러 온 게 화근이었을까 싶어. 아무래도 돌아가면 다른 인간 하나쯤은 잡아와야 할까봐. (흐리게 웃으며 입가의 피를 닦아낸다.)
(네 목덜미도 보다가, 다시 붙어 피가 새어나온 것을 핥아냈다.) 그러고 나면, 분명 괜찮아질 거야.
 
발레리안:채우면 나아질까.. 그런 거였으면 좋겠네.. 내가 채워줄 수 있을만큼은 채워줄게. (나쁜 뜻은 없었던 것 같으니. 허리를 감싸안고 핥도록 놔두었다.)
 
블레어:(눈이 얇게 휜다.) 고마워, 그대야. 하지만 이럴 때 필요한 양은 그대가 줄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거든. 괜찮아. 아무런 피해도 가지 않도록 깔끔하게 끝내놓을 테니. (목덜미에 쪽 키스하곤 떨어져 손을 다시 잡는다.)
그전까진 어떻게든 참아볼게.
 
발레리안:완전히는 못채워주겠지. 역시..(한명이 감당할 수 없으리란걸 예상치 못한건 아니었다.)..그래도 너무 참기 힘들면 얘기해. 임시 방편정도는..되지않겠어? 나도. (손을 꼬옥 잡는다.)
 
블레어:될 테야. 그래도 그대를 그 지경까지 만들고 싶진 않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러니 그 생각은 그만하자. 놀러 온 것이잖아.
 
발레리안:...(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아침부터 그랬다. 조금 내려둘만하니 또 이런일이 터졌고. .. 이젠 흘려보낼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을 보자.
 
그림[D]
 
여인이 머리가 없는 사내를 끌어 안고 있습니다.
 
목의 절단면은 잘려나간 고기처럼 붉고, 흰 뼈가 섞여 있습니다.
 
여인의 흰 얼굴은 어느새 온통 피에 젖어 있고,
 
그 입술은 연신 무언가를 씹고, 삼키고 있습니다.
 
결코 입에 대서는 안 될 것을 흠뻑 음미하며, 환희에 가득 찬 여인의 눈이 당신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내가 잃은 것은 머리 뿐만이 아닙니다.
 
왼손의 손가락도 몇 개가 없고, 오른손은 뭉툭합니다.
 
발목에는 어째서인지 쇠사슬이 묶여 있습니다.
 
여인이 사랑한 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추레하고 볼품 없는 모습입니다.
 
세상의 그 어느 왕자도 이처럼 형편 없지는 않을 거예요.
 
작품 카드에는 완전한 미식, 진정한 사랑,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환희에 찬 여인, 목이 잘린 남자, 여인과 마주친 시선……
 
완전한 미식과 진정한 사랑.
 
여인은 정말로 사내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여인은, 왜 죽어버린 사내가 아니라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문득 깨닫습니다.
 
사내는 그저 식사에 불과했노라고.
 
여인의 진정한 사랑은 아마, 지금 이 자리……
 
당신이 서 있는 곳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그림을 들여다보던 당신은 선뜩한 깨달음을 얻고,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블레어 또한 곧……
 
아니, 당신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당신 또한 곧, 그림 속 사내처럼 블레어의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끔찍한 깨달음에, 이성 체크
 
(To GM):
정신력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d3
 
발레리안:3
 
많이 놀랬네 발레리안
 
발레리안:(......................젠장. 그걸 못먹게 했어야했는데.)
 
블레어:(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림을 보고 있다가 손을 잡고 다음으로 자연스레 넘어간다.) 좀 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었는데.
 
발레리안:(마른 세수를 하며 넘어간다.) ...나도.
 
블레어:하나쯤은, 딱 하나쯤이라도 괜찮은 것은 없으려나.
...어라?
이건 왜 아무것도 없지?
 
발레리안:음?
준비중인 건가?
 
조각상[C]
 
조각상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대신 전시대의 바닥에는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밀한 계산을 따라 쪼개고, 다듬은 덕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로 조각했노라면 물거품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무스름하게 녹이 슨 청동을 사용한 탓에, 창백한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닥에 흩어진 청동 파편 사이로 나이프를 발견합니다.
 
날이 잘 벼루어진 은색의 나이프는 녹은 커녕, 무언가 묻은 흔적 없이 깨끗하기만 합니다.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작품 카드에는 썩어 문드러진 물거품,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지능 판정
 
발레리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블레어의 결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확신에 찬 발레리안, 이성 체크(1/1d3)
 
발레리안: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발레리안:(인어 멱살잡고 싶단 생각을 한다.)
 
(To GM):
정신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블레어:(본다. 어쩐지 손에 힘이 꽉 들어가 있다.) ...
 
발레리안:........(주먹 꾸욱.)
(저렇게 되게 두진않겠어.)
 
블레어:(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너 몰래 자신의 손바닥을 씹었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 떼어내며 숨을 후 내쉬고) 이게 마지막인 것 같은데, 역시 별로였군.
 
발레리안:마지막이라니...
아직, 있잖아.
(가려진 것을 바라본다.)
 
블레어:... 저거? 볼 수 있는 걸까.
 
옆으로 가려진 액자가 보입니다.
 
미술관에 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청색의 커튼은 완벽하게 그림을 가리고 있습니다
 
두 팔을 활짝 벌려도 다 안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만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왜 가려둔 걸까요?
 
마지막 작품이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그 작품 앞에서 서성거리는 당신과 블레어를 발견한 직원이 다가와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직원: 방금 보신 조각상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고객님.
 
가려진 액자가 아직 하나 남았는데도 말이에요.
 
발레리안:(..........흠) 아직 공개되지 않는 작품인가요?
 
직원: 이 작품은 공개 예정이 없습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함께 구비했지만,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는 곤란한 그림이라서요.
 
블레어:음... 꽤나 취향이 듬뿍 담긴 작품인가보지. 하지만... (주변을 슬쩍 돌아보고) 여기까지 봤는데 그래도 마지막 정도는 보고 가야하지 않겠어?
 
발레리안:당연하지. (직원이 다른 곳 볼때 몰래 볼지 아님 꼬셔볼지 고민하고 있다.)
 
어 떤 것 을 고 를 까 요 ♬
 
발레리안:(매혹해보고 안되면 몰래 보는거 해봐도 되나요)(자신있는 수치가 두개뿐이라)
 
발레리안 하고 싶은 거 다 합시다
 
발레리안:(그럼 일단 매혹부터.) 저희만 딱 볼 수 있게 허락해주시면...안될까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매혹 판정
 
발레리안:
매혹
기준치: 55/27/11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크흡)
 
직원: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 호텔의 규정이라서요. (단호!)
 
단호하게 거절한 직원은 죄송하다며 출구 쪽 자리로 돌아갑니다.
 
발레리안:(이 틈에...........은밀하게... 보자.)
 
은밀행동 판정
 
발레리안:
은밀행동
기준치: 80/40/16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하)
 
하하
 
당신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은밀하게 커튼을 슬쩍 걷어냅니다.
 
청색의 커튼을 걷어내자, 애틋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 여인이 보입니다.
 
여태까지 당신이 보아온 그림 속 흰 여인은 검은 여인을 끌어안은 채로 잔에 입술을 묻고 있습니다.
 
잔에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마시는 흰 여인은 사랑에 겨운 얼굴로 눈을 내리 뜹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흰 여인을 끌어안은 것은 검은 여인.
 
혈색이 붉은 얼굴은 마찬가지로 사랑에 젖어 있습니다.
 
힘없이 쥐고 있는 은색의 나이프가 얼룩덜룩하게 젖어 있습니다.
 
잔에 든 것과 같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으로.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커튼의 그림자가 드리운 탓에 미처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두 여인의 팔은 각각 피에 젖어 있습니다.
 
심해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새파란 색으로, 상당히 이질감이 듭니다.
 
그에 반해 육지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선명한 붉은색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붉은 육지와 푸른 바다의 경계선,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발레리안:(피를..섞어서..먹인..건가?!)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 곤란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갑니다.
 
여인에게 왕자 따위 존재하지도 않다니!
 
여인과 여인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맺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발레리안:(그것도 그거지만 아무래도 유혈이라.)
 
(To GM):
정신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블레어:(커튼 속을 보다가 입술을 꽉 물자, 피가 턱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린다.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닦아내곤) ...다행이네. 마지막에는 그래도 행복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아서. 저게 행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행복, 이겠지? (그림에서 눈을 피하려는 듯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발레리안:(커튼을 내린다.) 둘은 평온해보이니..아마도. ...레레. 뭔가... 방법을 찾은거같아.
..날 믿어줄 수 있어?
 
블레어:...응? ...응, 응. 그렇지. 난 언제나 그대를 믿어. (웃고 있지만 어딘가 정신을 팔린 듯한 모습이다.)
 
발레리안:그러면 우선, 방으로 돌아가자.
(손을 꽉 잡고 전시관을 나선다.)
 
블레어:...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잡은 손을 꼼질대다가 꾹 붙잡고 따라나간다.)
 
객실에 도착하면, 어느덧 창밖으로 저녁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겨울의 일몰은 특히나 짧으니 금세 완전히 어두워질테죠.
 
발레리안:(한시라도 빨리..이 사태를 해결해야해.. 동화에서 보면 그것도 밤이 고비잖아? 협탁에 있던 잔은 아직도 있나요)
 
블레어는 방에 도착하자 침대에 뛰어들어 베개에 얼굴을 묻어 가립니다.
 
그 모습은 꼭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짐승처럼 괴로워하는 듯 보여요.
 
잔은 아직 협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블레어:...발레리안, (떨리는 목소리가 불렀다.)
 
발레리안:레레.. 둘의 피를 섞어서 마시면.. 지금의 괴로움이.. 나아질지도 몰라. 아니, 나아질거라 생각해.
(빈잔을 들고 나이프를 꺼내었다.)
....날 여전히 믿는다면..팔을 내어줘.
 
블레어:(베개에서 얼굴을 떼어내면 붉게 핏발 선 눈에, 날카롭게 솟은 송곳니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자신의 팔을 물었는지 이미 너덜해진 손바닥과 구멍 뚫린 팔뚝이 보이지만... 이미 그것으로는 부족했는지.
팔을 내어주는 듯했다가) ...먹고 싶어. (중얼거리고는 목덜미를 쥐어 잡아 끌어서 살결에 이빨을 세운다.)
 
발레리안:(일단은 밀어내보기로 한다.) 그걸로는, 완전히 해소할 수 없어.. 제발.. 레레. 날 믿는다고 했었잖아. (어깨를 잡고 밀어본다.)
 
근력 대항합니다.
 
발레리안:
근력
기준치: 70/35/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블레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블레어를 밀어냅니다.
 
한 가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가져온 잔의 은색으로 빛나는 표면은 깨끗하게 닦여 있습니다.
 
당신의 얼굴이 비춰 보일 정도로요.
 
잔 안에는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안: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진심 200퍼센트 상태)
 
어쩐지 그림 속의 잔이 눈에 익더라니.
 
객실의 빈 잔과 꼭 닮았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알 수 없지만……
 
당신은 잔의 바닥에 무어라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또한 당신은 칼을 쥡니다.
 
아침 식사를 나누던 테이블에 놓인 은색 나이프.
 
미술관에서 보았던 그것과 꼭 같은 모양새입니다.
 
날카롭게 벼루어진 날과 손잡이를 타고 오르는 탐스러운 꽃송이들이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연 판정
 
발레리안:
자연
기준치: 50/24/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강행..해봐도되나요..)
 
가능합니다
 
발레리안:(해보겠습니다. 블레어의 팔 어디를 벨지 고민하면서..)
 
자연 강행
 
발레리안:
자연
기준치: 50/24/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손잡이에 새겨진 꽃은 분명, 해당화입니다.
 
바닷가에서 곧잘 피는 꽃.
 
해당화의 꽃말이 뭐더라.
 
하지만 당장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죠.
 
블레어는 다시 몸부림을 치기 시작합니다.
 
블레어:...먹게 해줘. 그대야, 브이, 한 입만, 응?
 
발레리안:(해당화의 꽃말은.. 이끄시는대로. 잔의 문구는..동화에서 나오는거잖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는.. 숨을 가다듬고 오른 팔을 붙잡으려 합니다.) 지금만 내 말을 따라주면, 맘껏 먹게 해줄테니까..응?
 
행동해주세요.
 
발레리안:(동화의 결말은 쉽게 오지 않는다. 역경을 이겨내야만... 블레어의 오른 팔을 그어 피를 내고 잔에 담으려합니다.)
 
근력 대항
 
발레리안:
근력
기준치: 70/35/12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블레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발레리안:(엄마야)
 
그러나 블레어는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당신의 팔을 쳐내고는 뺨, 혹은 턱 그 어드메를 물어뜯습니다.
 
건강 판정
 
발레리안:
건강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제발..레레........정신차려..
 
체력 -1
 
행동해주세요.
 
발레리안:(다시 한번 팔을 힘으로 붙잡아 피를 내려합니다. .. 제발.......)
 
근력 대항
 
발레리안:
근력
기준치: 70/35/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아!)
 
블레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식욕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를 뿌리쳐내지 못한 사이, 그의 이빨이 목덜미에 다시금 박힙니다.
 
건강 판정
 
발레리안:
건강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체력 -1
 
다음 행동해주세요.
 
발레리안:(식욕에 취해 들리지 않는걸까. 닿지 않는걸까. 내 목소리가.. 붙잡는 대신 나이프를 휘둘러봅니다. 어디든..피만 얻으면 되니까..)
 
근접 판정
 
발레리안:
근접전(격투)
기준치: 8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이프가 블레어의 팔을 긁고 지나갑니다.
 
피가 배어나옵니다.
 
발레리안:(잔에 피를 받아봅니다..)
 
당신을 삼키려 달려드는 블레어를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까요
 
근력 대항
 
발레리안:
근력
기준치: 70/35/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블레어: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블레어에게서 피를 채취하는 데 성공합니다.
 
발레리안:(드디어.... 내 팔을 그어 피를 잔에 담아 두 피가 섞이게 합니다.)
(그리고 입에 살짝 머금고 블레어에게 입맞춥니다.)
 
당신이 휘두른 칼은 블레어의 팔을 그었습니다.
 
그리하여 잔에 담긴 블레어의 피는, 믿을 수 없게도, 새파란 색을 띠었습니다.
 
푸르스름한 색은 도저히 육지의 이가 흘리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합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하고……
 
현실감 없는 이 광경에서, 당신을 현실로 끌어 당기는 것은 짙은 쇠비린내와 짭조롬한 바다내음입니다.
 
당신 자신의 팔을 그으면 붉기만한 피가 피부를 적십니다.
 
상처의 통증, 살점이 벌어지는 감각, 날붙이가 몸을 가르는 촉감……
 
모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잔에 담긴 피는 소리도 없이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더 이상 붉지도, 파랗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
 
독과 같은 액체가 잔에서 찰랑입니다.
 
당신이 그것을 입에 머금고 키스하면, 블레어는 언제나 그것을 바라왔던 것처럼 당신에게 입술을 내맡깁니다.
 
눈을 내리 깐 얼굴은 사랑에 겨워 있습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 양,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마지막 모금이 완전히 목을 타고 넘어가면……
 
깜빡,
 
깜빡,
 
 
 
깜빡.
 
이런,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순식간에 시야가 아득해지고, 눈앞이 깜깜하게 내려 앉습니다…….
 
정신은 침잠하고 침잠해, 깊은 곳으로 침몰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멀리, 영원히, 안녕히.
 
……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흰 천장.
 
언제…… 침대에 누웠더라?
 
기억나지 않습니다.
 
블레어 또한 옆자리에 누워 곤히 자고 있습니다.
 
지난 날의 일이 꿈인가 싶지만, 팔의 상처가 아릿합니다.
 
블레어의 팔에도 긴 자상이 그어져 있습니다.
 
빈 잔과 칼은 온데간데 사라졌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블레어의 안색은 편안하고, 호흡은 일정하며, 상처는 불그스름합니다.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 닿으면, 그제서야 실감합니다.
 
아, 이상한 이야기들은 모두 끝났다고.
 
우리의 결말 또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라고……
 
창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여인은, 그래서 뭍으로 올라오고자 했던 걸까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잔잔한 해당화 향기와 함께.
 
END 4. 오늘의 룸서비스입니다.
 
KPC, PC 생존
 
보상 : San 1d6 회복, 인어의 비늘 (효과 : 소지 시 매혹 +5)
 
블레어와 발레리안은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이번 아침 식사는 그저 맛있을 거예요.